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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칼끝이 남자의 얼굴을 그어 핏자국이 났는데도, 그는 내 손에 쥔 비수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당연하지, 네가 그 버스에 자주 탈 때부터 이미 눈치챘어.”

‘이 사람은 대체 누구지?’

‘버스에서 만난 그놈과 한패인가? 아니면 첫날 만난 그놈인가?’

내 머릿속에 수많은 얼굴이 스쳐 지났지만, 눈앞의 남자와 매치되는 사람은 없었다.

그때 남자는 도발하듯 손을 휘휘 저었다.

그 순간 숨이 턱 막히더니 갑자기 그날 욕실 창밖에서 핸드폰을 흔들던 그 의문의 남자가 떠올랐다.

‘그놈이었어?’

‘그러니까 내가 경찰인 걸 알고 일부러 내 계획을 역이용한 거네?’

‘그런데 왜 역이용했지? 내가 경찰인 줄 알면면 멀리 도망가야 하는 거 아닌가?’

수많은 질문이 머릿속에 가득 차 귓가에서 윙윙 소리가 났다.

다음 순간, 방안에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여자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방을 꽉 채웠다.

그 사람들은 통일된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이곳을 지키는 보안팀 같았다.

나는 쉽사리 방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남자가 내 구속에서 벗어나 내 손목을 잡은 채 칼끝을 내 눈에 겨누었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서 칼끝을 바라봤다.

‘대체 어느 틈에?’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송윤찬도 놈들에게 완전히 포위되었다.

우리의 상황은 매우 불리했다. 전혀 승산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나와 송윤찬은 정말 이곳에서 죽어야 할지도 모른다.

서늘한 칼끝이 내 눈을 찌르려는 순간, 머릿속에 번뜩 생각이 떠올랐다.

이놈들이 계략을 꾸미고 나를 유인한 건, 나를 잡기 위한 것만이 아닐 거다. 아마 내 죽음으로 저들을 공격하려는 다른 사람들에게 쉽사리 움직이지 말라는 경고를 날리려는 것일 수 있다.

‘이 자식이 바로 배후였어, 뒤에서 이 모든 걸 설계한 의문의 판매자.’

나는 남자의 손목을 잡은 채 온 힘을 다해 버텼다. 그러자 그는 이것까지 예상했던 바인 것처럼 득의만면해서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난 네 죽음으로 경찰 전체를 위협할 거야.”

남자는 말하면서 미친 듯 웃더니 손에 힘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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