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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무방비 상태였던 나는 아 하고 소리 질렀다가 얼른 입을 닫았다.

남자는 나에게 바싹 기대 내 옆구리살을 꼬집었다.

하지만 지난번과 다른 건, 등 뒤의 남자는 마치 처음인 것처럼 동작이 어색했다.

심지어 떨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내 허리를 잡고 있던 남자의 손끝마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남자의 손톱이 내 피부를 스치는 순간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상대가 어제의 남자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남자는 힘든 일 한 번 해본 적 없는 것처럼 손바닥이 부드러웠고, 새끼손가락은 손톱이 조금 길었다.

어제의 남자는 사진상으로 봤을 때, 손톱이 불쌍할 정도로 짧았는데 말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남자가 갑자기 내 몸에 기대더니 곧이어 끈적끈적하고 축축한 느낌이 전해졌다.

남자의 혀는 내 목덜미에서 맴돌았고 무거운 숨소리는 귓가에 울려 퍼졌다.

주위 승객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들리지 않았지만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보고 있다는 걸 상상할 수 있었다.

나는 너무 놀랐지만 어쩔 수 없이 감정을 억누르고 마지막 남은 이성으로 생각했다.

이건 너무 이상하다.

단 이틀 만에 같은 자리에서 남자 두 명에게 성희롱당하는 건 로또에 당첨되는 것보다 더 확률이 희박하다.

그런데 나 같은 집순이가 마침 이런 일을 당하다니.

‘설마...’

나는 의심이 들어 얼른 핸드폰을 꺼내 아직 동의하지 않은 친구 추가 요청에 문자를 남겼다.

[우리 이따 내려요. 네?]

문자를 보내자마자 등 뒤에서 알람음이 들렸다. 남자의 손놀림마저 멈췄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는지 손을 거두었다.

나는 마음이 급해져 또 문자를 보냈다.

[차 안에서 하는 건 불편하잖아요. 다음 정류장 근처에 작은 골목이 있어요.]

등 뒤의 남자는 고민하는 듯했다.

‘이 남자는 나랑 같이 내릴까?’

버스 속도가 점점 느려지자 내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

‘이 남자는 정말 나랑 같이 내릴까?’

‘내가 꿍꿍이를 꾸미거나 나한테 무슨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나는 심호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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