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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이 사람 미친 거 아니야?’

작은 틈새로 놈이 점점 내 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러다가 흙이 가득 묻은 구두가 시야에 들어왔고, 그와 동시에 내 손을 묶었던 밧줄도 풀렸다.

‘큰일 났네.’

나는 놀란 나머지 밧줄을 꼭 쥐고 아직도 묶여 있는 척 연기했다. 하지만 송윤찬이 갑자기 내 앞에 막아서더니 귀찮은 말투로 물었다.

“여자는 어디 있지? 설마 여기까지 와서 날 속이는 건 아니겠지? 내가 돈깨나 줬을 텐데.”

놈은 그 말을 듣자 채 못한 말도 뒤로한 채 송윤찬을 먼 곳으로 끌고 갔다.

나는 천천히 그 뒤를 따라갔다.

그때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지독하게 풍기는 악취에 나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송윤찬은 내 앞에서 여자를 고르는 척 방을 한참 둘러봤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에게 차가운 물건을 건넸다.

그건 다름 아닌 비수였다.

안으로 들어온 뒤, 눈앞에 있는 놈 외에 다른 사람은 들어오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이곳의 경비는 매우 삼엄해야 할 텐데, 놈 혼자 우리를 당당하게 끌고 들어오다니. 그것도 내가 경찰이라는 걸 아는 상황에서.

이건 너무 이상했다.

지금은 움직일 때가 아니기에 나는 말없이 비수를 옷소매 안에 숨겼다.

송윤찬은 대충 여자 한 명을 골라 밖으로 향했다. 하지만 비수를 쥔 그의 손끝이 점점 새하얗게 질렸다. 나는 얼른 그를 말리려 했다.

다음 순간, 방안에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멈추지 않은 채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설마 들킨 건 아니겠지?’

나는 송윤찬이 바보 같은 짓을 할까 봐 심장이 벌렁거렸다.

그 발소리가 멈춘 순간 내 가슴도 따라서 철렁했다. 심지어 가슴에 마치 큰 바위가 눌러앉은 것처럼 숨을 쉬기 어려웠다.

그 사람은 입구까지 도착한 것 같았다.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우리를 안내하던 놈이 깍듯한 태도를 보이는 걸 봐서 꽤 높은 사람이 온 게 틀림없었다.

송윤찬도 긴장했는지 내 뒤로 물러섰다.

“오늘 장사 잘되나 보네? 손님이 벌써 몇 명이야?”

남자의 말에 똘마니는 바로 헤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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