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교가 보낸 두 사람이 추하의 길을 가로막았다."추하 성녀, 묻고 싶은 게 있어.""너랑 같이 있던 그 여자 이름이 뭐지? 어느 세력이야?""숨기는 거 없이 사실대로 말해.""알려주지. 우리 성자가 그 여자에게 반했어."찰싹!추하는 두말없이 손바닥으로 두 사람의 뺨을 내리쳤다."추하, 뭘 하려는 거지? 네가 감히 우리 둘을 때리다니?""너 간이 밖으로 나왔구나. 우리 둘이 성자인 것을 알면서도 감히 손을 대?"“너희 남천문이 우리 음양문과 맞서려는 거야?”찰싹!추하는 또 한 번 공중에서 뺨을 때렸다."나를 협박한다고? 너희 둘이 누구인지 잊었어?""이민교 곁에 있는 개 두 마리에 불과한 주제에 감히 누가 누굴 겁줘?""돌아가서 이민교한테 내 동생 건드리지 말라고 전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준다고."“꺼져.”두 사람은 당황한 듯 일어나 말했다. "아, 알았어. 네가 한 말 그대로 전할게.""꺼져."두 사람은 당황해서 도망쳤고, 추하의 얼굴은 안 좋아 보였다.그녀는 남천문의 성녀여서 평소에 산을 잘 내려오지 않기 때문에 최은영이 매우 걱정되었다.종문 안에서 그녀는 수련 밖에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았다.따져보면 그녀는 진정한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최은영과 짧게 지내는 동안 그녀는 인생의 소울 메이트를 찾은 것 같았다.특히 최은영의 사악한 천부적인 재능 때문에 추하는 그녀와 친구가 되기로 결심했다.추하는 음양문의 실력이 남천문과 막상막하인데다 이민교의 성격을 알고 있어 은영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었다.그녀는 원래 음양문에 한번 가볼 생각이었으나 최은영의 곁에 추 선생이 있으니 누가 그녀를 해칠 수 있겠냐고 생각했다.또한 추하는 추 선생이 최은영을 태극종에 데려 오려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태극종의 보호 덕분에 추하는 아무도 은영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 믿었다."이민교, 너 최은영을 건드리지 않는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넌 쓴맛을 보게 될 거야."추하는 혼잣말을 마치고는 재빨
최은영은 칼같이 예리한 눈빛으로 이주교를 훑어보았다. 그리고 이때 이주교 또한 최은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포스러운 기운을 느꼈다."말도 안돼,절대 말도 안된다고!""네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강할수가 있어?설마...""너, 너는 총 수련자냐?""네 총의가 이미 성경에 들어선거야?"이주교가 말을 하자마자 최은영의 손안에 쥐여져 있던 은용창에서 공포스러운 총소리가 울려퍼졌다."총의가 성경에 들어섰구나!"이주교는 다시 한번 놀랐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다음에 바로 최은영의 전의가 타올랐기 때문이었다."전의도 성경에 들어섰어!""네, 네 총의와 전의가 모두 성경에 들어선 것으로도 모자라 신의 경지와 반 발자국밖에 안남았다고?!""어떻게 이럴수가 있어?"이주교는 너무도 놀라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마음속으로도 너무 당황했다. 그는 그제서야 왜 자신이 방금 전 최은영한테 놀라 뒷걸음질 했는지 깨닫게 되였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총의와 전의가 모두 성경에 들어섰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최은영이 그에게 살수를 쓴다면 겨우 반단계 무신의 경지인 그를 한 수면 순식간에 죽일수 있었다.그러나 크게 놀란 뒤 그는 곧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는 바로 평소에 안하무인이고 도도한 모습으로 회복했다."아가씨, 아가씨 능력은 내가 본 가운데서 제일 사기야, 내가 아가씨를 너무 얕봤어, 너무 업신여겼고.""그렇지만 결과는 같아, 아가씨는 내가 점 찍어 놓은 여자야. 아가씨는 반드시 내 여자가 돼야 하고.""실력만 강해서 뭐해, 이 사회는 결국 배경이랑 인맥을 보는데.""아가씨는 우리 음양사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몰라, 우리 음양사가 어떤 존재인지 모른다고.""내가 명확히 알려주자면 태극종은 아가씨를 지키지 못해.""지금 나랑 간다면 아무일도 발생하지 않았던 셈 쳐줄게. 지금 가지 않는다면 아가씨한테 장담하지, 아가씨는 이 세상에 온 걸 후회하게 될거야."이주교는 말하면서 오만방자한 표정을 짓고는 길을 비켰다.그
이선우는 늘 최은영을 걱정했고 늘 최은영이 보고싶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르네르의 수호신이었는데 지금 그의 신분을 가장 꺼려하는 것은 르네르의 8대 권력자들과 3대 왕족이었다.곤륜산으로 가기 전에 그는 반드시 이 일들을 전부 해결해야 했다.그리고 지금 최은영과 그의 사부가 이미 르네르를 떠났는데 그들은 이 일에 대하여 이미 국왕과 협의를 봤었다.그는 그렇게 뒷수습을 하는 사람이 되였다. 비록 지금까지 그가 봉행해왔던건 누가 강하면 누가 왕이라는 거였지만.그러나 진효종등 권력자들과 3대 왕족은 르네르에서 모두 백년, 심지어 수천년을 전승해왔었다.그들의 뿌리는 극히 깊으며 관련된 각 업종은 모두 르네르의 기초였다.그들을 죽이는 것은 아주 쉬웠다. 그가 생각만 한다면 죽일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단번에 멸망시키면 르네르의 실력이 곤두박질칠 것이 뻔했다.자칫하면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었다. 이건 그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그는 진효종 등 권력자들과 3대 왕족을 완벽하게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은인해 왔었다.현재 그 신비한 세력은 그의 눈에서는 더 이상 그렇게 신비롭게 보이지 않았다. 이미 곤륜산의 그 초연한 세력이라는 것을 확정했기 때문에.그리고 그들의 최종 목적은 자신의 비밀임도 확정했다. 르네르의 권력자와 3대 왕족들은 그냥 그들의 장기말에 불과했다.다음 일은 좀 까다로웠지만 더 이상 꺼릴 것이 없었다.그의 스승 유동백과 국왕의 전에 그 계획에 따르면 현재 일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진효종등 권력자들의 연맹은 이미 와해되기 시작했으며 그들의 종말이 곧 다가오고 있었다. 손을 대지 않고 그들더러 자멸하라 하는게 가장 좋은 결과였다. 다음으로 비교적 까다로운 것은 3대 왕족이었다.일년여 동안 3대 왕족과 진효종등 권력자들은 줄곧 암암리에 합작하고 있었다.그와 최은영을 겨냥한것도 모자라 국왕에게까지 3대 왕족의 그림자가 붙어있었지만 그들은 아직까지
진효종 등 권력자들과 3대 왕족은 단한번도 국왕과 곤륜산 쪽 세력들의 판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었다.진씨 가문 가장은 오래전부터 이 점을 의식했으나 한번도 승인한 적이 없었다.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서 그는 부득이 인정할수 밖에 없었다.그는 생각을 잠시 정리하다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 저희는 줄곧 저희가 강하다고 여겨왔습니다, 저희가 모든 자원을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해왔어요, 세력과 저희가 가지고 있는 배경이 저희들로 하여금 르네르에서 제멋대로 행동하게 했습니다.""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웃기고 멍청한 일입니까.""이렇게 오랫동안 저희는 곤륜산의 그 세력들과 국왕에게 장난감처럼 놀아났습니다!""저희는 저희가 가진 이 모든게 르네르의 뿌리를 흔들수 있을거라 여겨왔었지요, 얼마나 멍청합니까, 얼마나 바보 같아요.""방금 전 제 아래 사람이 곤륜산 쪽에서부터 가져온 소식을 들었습니다. 무도 봉인이란건 존재하지 않아요.""모든 건 국왕과 수라지존, 그리고 곤륜산 쪽에서 저희 눈을 가리려고 퍼뜨린 헛소문이었습니다.""이제 정확하게 알려드릴수 있습니다, 구품지존 이상의 경계는 모두 무신이에요!""무신은 하나의 새로운 경계입니다. 무신까지 도달하려면 반드시 신맥을 뚫어야합니다!""여러분들은 상상도 못하시겠지만 신맥을 뚫는 방법은 오직 경지가 무로 돌아가 보통 사람이 되는 것 밖에 없어요.""그리고 신기단약을 복용하면 구품지존 이상이 될수 있습니다. 그제서야 진정으로 무신의 경지에 오르는 겁니다.""국왕은 저희를 장기말로 삼았습니다. 저희를 구품지존에 묶어놓은지 약 100여년이에요.""이렇게 긴 시간은 그가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기에 충분해요. 그의 계획이 이미 거의 실현된 것도 알리고요.""곤륜산의 세력에는 유동백과 수라전존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모르는 개인과 일부 세력들도 있고 모두 부단히 그의 계획에 참여하고 있어요.""저희가 일어날수 없을거라 생각한 일들, 국왕이 반드시 두려워 할거라는 일들, 사실은 모두 저희의 눈을 막는 것이었습
최은영의 등장은 태극종과 교전 중이던 음양사 제자들의 주의를 불러 일으켰다.“내가 최은영이야. 이주교는 내가 죽였어. 복수를 하려는 거라면 나한테 해.”그녀의 위풍당당한 등장에 치열하게 교전 중이던 양쪽 문파가 전투를 멈추었다.음양사 쪽에서 무인 한 명이 앞으로 걸어나왔다. 이주교의 생모이자, 2급 무신인 고명혜였다.“내 아들 죽인 년 얼굴이 궁금했는데 너였구나? 비천하고 천박한 년!”“내 아들의 선택을 받았으면 그걸 영광으로 알았어야지! 감히 반기를 들고 내 아들을 죽였어?”“널 죽여서 내 아들의 제물로 바치겠다. 죽어!”고명혜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무신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장병기를 주로 사용하는 무인이었다.고명혜가 장창을 휘두르며 최은영에게 달려든 순간, 갑자기 나타난 추선이 최은영의 앞을 가로막고 눈빛 하나로 고명혜를 압살했다.“고명혜, 어른으로서 비겁하게 어린애에게 창을 휘둘러?”“아, 음양사 인간들은 원래 이런 족속들이었지.”“하지만 이 아이는 안 돼. 이 아이는 르네르의 칠성 여전신이자, 우리 태극종의 제자야.”“우리 태극종의 제자에게 해를 가하려는 인간은 나 추선이 용서하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추선은 무시무시한 기운을 석방하며 순식간에 고명혜를 비롯한 무인들을 격퇴했다.그리고 이때, 태극종의 종주 곽소가 무인들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했다.“추선 이 영감탱이가 드디어 돌아왔네.”“이쪽이 르네르에서 그 유명하다던 백조 여전신이지?”“듣던 대로 미인이네. 게다가 무인의 자질도 놀라울 정도로구만!”“고작 무황의 경지에 도달했는데 총의와 전의는 이미 성경급이야. 대단한 처자일세!”곽소는 한걸음에 최은영의 앞에 다가오더니 칭찬을 늘어놓았다. 태극종의 다른 무인들도 그녀를 에워싸고 자세히 관찰했다.그들은 최은영의 수련 경지와 그녀가 가진 자질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태극종의 젊은 세대들 중에서도 최은영만큼 천부적 자질을 가진 인재는 없었다.최은영의 등장은 곽소와 다른 장로들에게 태극종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
검기가 나타난 순간, 모두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섬뜩한 공포가 그들을 포위했다.곽소와 같은 강자들도 똑 같은 공포를 느꼈다. 눈까풀이 떨리고 온몸에 솜털이 전부 일어나는 느낌이었다.살면서 피바람을 많이 경험한 그들이지만 최은영이 방출한 검기는 그들에게도 낯선 것이었다. 그것은 이미 그들의 인지 범위를 벗어난 기운이었다.그들은 검기가 무섭다고만 느꼈지 이 검기의 근원이 어디서 왔는지는 아직 인지하지 못했다.곽소와 다른 장로들도 최은영의 천부적 자질이 검증되었기에 그것의 출처를 크게 따지지는 않았다.태극종의 다른 장로들도 마찬가지였다.그들은 최은영이 여기까지 온 것도 추선이나 곽소의 인맥 덕분이라고 생각했다.태극종은 외부인을 극도로 경계하는 문파였지만 그와 동시에 강자를 존중하는 조직이었다.그들이 보기에 최은영이 방출한 이 검기는 추선이나 곽소의 도움이 있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녀가 검기를 석방했을 때도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추선과 곽소에게서 최은영에 관해 들은 바가 있었지만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천부적 재능과 배경을 가졌는지는 모르고 있었다.태극종의 엘리트로 추앙 받아온 그들이었기에 다소 오만하고 안하무인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그들은 태어나자마자 태극종에 입문하여 모든 청춘을 태극종에 바친 사람들이었다.그래서 생각이 그렇게 깊지 않았고 강한 자에게만 굴복했다.일부는 조금 전 최은영이 보인 검기에서 공포를 느꼈고 그녀의 재능이 자신들보다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젠장! 저건 뭐지?”“태극종에는 별 희한한 놈들만 모였네? 나이 든 것들은 뒤에서 뒷짐 지고 구경하는데 제자들은 불만이 많은가 봐?”“곽 종주, 그렇게 자부하더니 제자들이 당신 말을 별로 따르지 않고 싶어하는 눈치인데?”“고작 이 정도 실력으로 우리 음양사를 상대하려 했던 거야?”“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저년은 내가 데려가야겠어! 아무도 나를 막지는 못해!”고명혜가 떠들어대는 와중에
그것은 수라지존의 검기였다.곽소가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추선은 그대로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다른 장로들에게 발언 기회도 주지 않고 퇴각을 지시했다.남은 어린 후배들은 뭐라고 말도 해보지 못하고 추선의 무시무시한 눈빛에 겁에 질려 뒤로 물러섰다.“다들 잘 들어. 불만이 있든 없든 지금은 입을 다물고 뒤로 물러서. 너희 평소에 엘리트라고 칭찬 많이 받았지? 그럼 오늘 눈 똑바로 뜨고 진짜 천재가 어떤 건지 잘 봐둬!”“다 뒤로 물러서. 앞으로 나서는 자가 있으면 내가 용서치 않을 거야.”추선이 무시무시한 기를 석방하자 태극종의 어린 제자들은 그대로 수십 미터 물러났다.곽소와 태극종의 다른 장로들도 그 모습을 보고 분분히 그의 말에 수긍했다.하지만 그들의 얼굴에서는 걱정이 떠나지 않았다.최은영은 장창을 휘두르며 순식간에 고명혜의 앞으로 돌진했다.음양사의 수많은 강자들이 앞에 있었지만 그녀는 전혀 두려움 없이 번뜩이는 살기로 모두를 압도했다.“고명혜 씨,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하나야. 당신과 같이 온 자들이 다 누구인지 나한테 알려주는 것.”예전의 최은영이었다면 이렇게 입씨름을 할 필요도 없이 바로 공격을 개시했을 것이다.그녀의 손에 들고 있던 검기가 파르르 진동하기 시작했다.고명혜를 비롯한 음양사의 무인들은 최은영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치미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어디서 저런 건방진 것이 튀어나왔을까?”“목숨이라도 부지하고 싶으면 지금 당장 태극종 뒤로 가서 숨어.”“와봐. 어디 얼마나 대단한 실력을 가졌길래 혼자 우리 음양사를 도륙하겠다고 나섰는지 두고 보자고!”“네가 그렇게 원한다면야… 이쪽이다!”고명혜는 천천히 손가락을 들어 한쪽을 가리켰다.최은영도 주저하지 않고 그곳을 향해 검기를 휘둘렀다.귀를 진동하는 굉음과 함께 섬뜩한 검기가 공중을 날아 고명혜가 가리킨 방향으로 날아갔다.“쟤 그냥 멍청이 아니야?”“그 검기 하나로 우리 음양사 전체를 날려버린다고? 웃겨 죽겠네!”“그 용기 하나는 가상하니 네 이름
하늘에서 내린 이 검기는 음양사 수장과 다른 무인들의 인지 범위를 넘어섰다.“다들 잘 들어. 절대 실력을 숨기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저 검기를 막아내.”음양사 수장의 외침이 허공을 갈랐다. 천무경에 도달한 그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다른 무인들도 지체하지 않고 기력을 방출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무아지경의 경지에 오른 그 검기는 그들의 방어막을 무시하고 들어왔다.푸흡!음양사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건축물이 순식간에 폐허가 되었다.“젠장! 이게 다 뭐야!”음양사 수장이 놀라서 눈을 부릅뜨며 욕설을 내뱉었다. 온몸의 솜털이 다 일어나고 등에서 식은땀이 비오듯 흘렀다.“겁먹지 말고 버텨!”수장이 허공으로 뛰어 올라 사방으로 기운을 흩뿌렸다.하지만 얼마 못가 그는 그대로 바닥에 추락했다. 그 검기는 마치 영혼이 달린 것처럼 모두를 꼼짝달싹 못하게 봉인했다.“수장님!”겁에 질린 무인들이 자신들의 수장을 향해 뛰어갔다.하지만 또 다시 들려온 굉음과 함께 검기가 그대로 음양사 수장의 가슴을 갈랐다.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 모르고 그대로 고꾸라졌다.다른 무인들은 당황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 검기가 나타난 순간부터 그들은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섬뜩한 죽음의 기운을 느꼈다.하지만 그것이 그대로 수장의 가슴을 가를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음양사의 자존심이 처참하게 뭉개진 순간이었다.그것은 음양사의 무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하게 수장의 심장을 찔렀다.허공에 피가 흩뿌려지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검기는 마치 자아 의식이 있는 것처럼 수십 갈래로 갈라져 사방으로 흩어졌다.음양사의 장로들과 제자들은 사방에서 오는 무시무시한 검기의 위력을 당해내지 못했다.검기가 허공에서 칼춤을 추자 품계가 낮은 음양사 무인들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가장 무서운 건 공중의 공기마저 검기의 통제를 받는 것처럼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