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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깨어나지 못하다

유 원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산모는 7개월 만에 조산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은 보통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일어나는데,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는지라 아이 출산 과정에 위험이 따른 거고요. 더욱이 첫째 아이를 출산할 때 태아의 위치가 안 좋아 산모가 출혈을 많이 한 상태입니다. 둘째는 제왕 절개로 무사히 꺼냈지만 조산한 아이일수록 불안정하기에 인큐베이터에서 경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현재까지는 그나마 무사하다는 유 원장의 말에 하천을 포함한 식구들은 그제야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태아의 위치가 바르지 않았다지만 그래도 아이의 목숨은 건진 셈이니까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런데 그때.

“그럼 우리 집사람은요?”

하천이 다급하게 물었다.

주가을의 얘기에 유 원장의 표정은 더욱 심각해졌다.

“산모는 출혈을 많이 한데다 출산 과정 탈진이 온 뒤로 아직 의식이 없습니다.”

그는 말을 하면서 시간을 힐끔 확인했다.

“24시간 안에 깨어나지 못한다면 아파 식물인간으로 평생 깨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뭐라고요?”

충격적인 유 원장의 말은 마치 청천벽력처럼 하천과 그 식구들의 뇌리를 세게 내리쳤다.

“식물인간? 그럴 리가 없어!”

하천은 거의 본능적으로 주가을이 있는 산실로 달려갔다. 그 힘이 어찌나 셌는지 의사 몇 명이 달려들어도 막을 수 없었다.

산실에 있던 간호사가 하천의 딸과 아들을 잉큐베이터에 넣고 있었지만 그는 자기 자식을 볼 겨를도 없이 모든 관심이 주가을에게만 쏠렸다.

그 시각, 주가을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했고 머리는 여전히 축축하게 젖어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금방 전쟁을 치르고 난 모습 같았다.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은 어딘가 조금은 편안해 보였다. 게다가 보아하니 두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잠든 모양이었다.

“가을아.”

하지만 하천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돌아오는 건 그저 침묵뿐이었다. 그 순간 하천은 온몸의 힘이 쭉 빠져나갔다.

그는 주가을의 손을 쥐고 그녀의 맥박을 확인했지만 미약하게나마 잡히는 맥은 집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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