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당신이 진 마스터님이라고요?”임진우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눈을 부릅뜬 채 진서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그게 중요한가요? 어찌 됐든 당신은 내 상대가 못 돼요.”진서준은 임진우를 힐끔 쳐다보더니 더는 상대하지 않고 아까 자신에게 말을 건 사람을 돌아봤다.구경꾼의 시선도 따라서 그쪽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머리가 하얗게 센 늙은이가 하얀 도포를 입고 서 있었는데 아우라가 남달랐다.그러다 한 중년 남자가 얼굴 근육을 파르르 떨며 감탄을 내뱉었다.“원현성 마스터님이잖아.”젊은이들은 원현성이 누군지 모르는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60대 이상의 늙은이들은 일제히 황송한 표정으로 한걸음 물러섰다.“저 사람이 도대체 누군데요?”누군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원현성은 인의방 일 순위에 오른 사람이야. 지의방의 수호자기도 하지. 지의방에 들어가려면 일단 원현성과 두수 이상은 겨뤄보고 원현성이 오케이 해야 지의방에 들어갈 수 있어.”“하지만 원현성은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이런 장소에 잘 나타나지 않지.”칠십은 넘어 보이는 백발의 늙은이가 이렇게 설명했다.“아까 진 마스터님을 부르지 않았나요? 진 마스터 님을 데리로 온 것 같은데요?”“아마 진 마스터에게 복수하려고 일부러 찾아온 것 같은데?”“그러면 진 마스터님 위험한 거 아니에요? 인의방 일 순위를 어떻게 이겨요?”아래에서 지켜보던 구경꾼들이 연신 감탄을 뱉어냈다.비록 원현성은 인의방 일 순위였지만 실력으로 따지면 지의방 톱 팔십 안에는 무조건 들 수 있었다.진서준은 최근에 소문이 자자하긴 했지만 아직 너무 어렸다. 승패는 이미 정해진 것 같았다.링 가장자리로 걸어간 원현성은 고작 20대인 진서준을 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진 마스터님, 드디어 뵙네요.”진서준은 전에 원현성 아들의 단전을 망가트려 반병신으로 만들어 놓았다. 원현성은 어떻게든 이 원수를 갚고 싶었다.진서준은 링 밖에 서 있는 호국사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첫 번째 라운드는 승패가 이미 갈린 것 아닌가요? 선포
“저... 저분 현천 진군인 것 같은데?”누군가의 감탄에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그쪽으로 쏠렸다.백발이지만 동안인 늙은이가 천천히 안으로 입장하자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세상에.”진서훈 뒤로 또 한 명의 늙은이가 보였는데 그 늙은이는 호국 장군이자 청연 진군인 최현우였다.두 호국 장군의 등장에 사람들이 숙연한 표정으로 존경심을 드러냈다.이 두 사람은 천의방에 오른 거물이었다. 25년 전 무도의 난을 겪은 사람들이기도 했다.두 사람은 지금도 여전히 한국이 외세의 침략을 받지 않게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봉호전은 예전부터 호국 장군이 관리하고 있었지만 현장에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늘 한꺼번에 두 명이나 참석한 것도 모자라 같이 등장하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걸음도 참 빠르시네요. 저 좀 기다려주세요.”이 목소리에 구경꾼들이 다시 넋을 잃고 말았다. 아우라가 남다른 늙은이가 잰걸음으로 두 호국 장군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대박. 천자 진군까지 오셨어... 오늘 도대체 무슨 날이야? 한꺼번에 세 명의 호국 장군이 한자리에 모인 거 아니야...”현장에 있는 여러 대종사, 그리고 원현성까지도 표정이 어두워졌다.‘설마 진서준 때문인가?’진서준이 국안부 상경인 건 원현성도 알고 있었다.이렇게 젊은 사람이 국안부의 상경이 되었다는 건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소리였다.국안부는 지금 한국의 자랑이면서 보물이기도 했다.만약 이 세 사람이 진서준을 지키려 한다면 원현성은 복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진서준의 시선도 세 명의 호국 장군에게 향해 있었다.세 사람 다 기운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래도 진서준은 그들 체내에 있는 무서운 힘을 느낄 수 있었다.만 년 전에 있었던 천고 괴물처럼 보는 사람을 섬뜩하게 했다.마침 고개를 든 진서훈은 진서준과 시선이 마주치자 가볍게 웃어 보였다. 진서훈이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진서준은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봉호를 따내면 얘기 좀 하자.”진서훈은 선천의 힘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고 있었다
링.진서준은 위협적인 원현성 앞에서도 꽤 덤덤했다. 파란 진기가 진서준을 에워싸고 원현성의 공격을 막아주고 있었다.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대치하고 있다가 그 자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젊은 무인들은 두 사람의 그림자만 얼핏 보였고 이따금 들리는 굉음은 누군가 귓가에 폭탄을 던진 것처럼 컸다.나이가 든 종사들은 두 사람의 움직임 정도는 보아냈지만 어떤 무술을 쓴 건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4급 이상의 대종사만이 그 무술을 어렴풋이 헤아릴 수 있었다.“대박. 저건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경지가 아니야.”“속도와 힘으로만 봐도 진 마스터님은 이미 대종사의 경지에 오른 것 같은데?”“더 소름인 게 뭔지 알아? 원 마스터님은 원래 술법을 쓰는 영선이지 무도를 전문적으로 수련한 사람이 아니야.”이 말에 사람들은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술법 영선이 이렇게나 빠른 속도와 힘을 가지고 있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무도 실력이 1급 대종사밖에 안 되는 원현성이 이런 실력을 뽐낼 수 있었던 건 진기를 발바닥과 손바닥에 집중시켰기 때문이었다.원현성은 매번 움직일 때마다 몸이 바람처럼 가벼웠고 진서준에게 주먹을 날릴 때도 강기가 아닌 진기를 사용했다.경기 시작 3분 만에 두 사람은 이미 백번 남짓하게 겨뤘고 그때마다 생겨난 여파는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송경식의 선천의 힘으로 보호하지 않았다면 젊은 무인들이 많이 다쳤을지도 모른다.“언니, 서준 오빠 링으로 올라갔어요?”유정이 서산객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했다.“응. 상대는 원현성이야. 들어보니 실력이 무시무시하다던데.”허사연이 걱정스레 말했다.“네? 원현성이요? 너무한데?”유정이 화들짝 놀랐다.예전에 서남에 있을 때 유기명이 말해서 들은 적이 있었다.인의방에서만 일 순위지만 실력은 무섭기 그지없다고 했다.“어르신, 진서준이 원현성에게 진다면 구해주실 수 있나요?”유정이 서산객에게 물었다.“아가씨, 링에 오르고 나서는 생사를 운명에 맡겨야 해요.”“게다가 호국 장군도 세 명이나 계시니
진서준은 원현성이 진기로 만들어낸 용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내가 이번에 신청한 봉호가 뭔지 아직 모르죠?”진서준이 앞으로 한걸음 성큼 다가섰다.순간 검의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검도를 수련하는 무인들의 등과 허리춤에 찬 장검이 전율했다.“세상에 용이 많다 한들 나를 보면 머리를 조아려야 합니다.”“제가 신청한 봉호는 용존입니다.”정말 오만하기 그지없는 말이었다.용에게 머리를 조아리라고 한 건 진서준이 처음이었다.관전하던 세 명의 호국 장군들도 진서준의 호탕한 기세에 놀라고 말았다.“진 장군님, 진서준 씨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요.”송경식이 웃으며 말했다.“아버지만 봐도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죠.”진서훈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진서준의 재능이 아직 아버지 진요한을 따라잡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오만한 건 똑같았다.그런 진서준을 바라보는 허사연의 눈빛은 흠모와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여자라면 누구든 자기 남자가 능력 좋고 대단한 사람이길 바랄 것이다.“이번 경기의 승자는 나에요.”짧은 한마디였지만 예리한 검과도 같이 위협적이었다. 진서준은 이 말과 함께 다시 자취를 감췄다.종사들의 눈에는 서슬 퍼런 진서준의 검밖에 보이지 않았다. 진서준이 언제 검을 휘둘렀는지 알아채기도 굉음이 들렸다.금속으로 만든 링은 수십만 킬로그램이 넘는 물건으로 부순 것처럼 절반이 날아간 상태였다.원현성이 만든 용은 두 발로 진서준의 검을 꽉 잡고 있었다.검은 가벼워 보였지만 힘이 무시무시했다. 원현성의 용은 마치 등에 집채같은 산이라도 업은 것처럼 힘들어 보였고 원현성의 얼굴도 점점 빨갛게 달아올랐다.원현성이 두 손으로 주문을 읊자 용의 몸집이 점점 더 선명해지기 시작했다.진서준은 원현성을 힐끔 쳐다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한방에 용을 없애줄게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진서준은 다시 자취를 감췄다.다시 사람들 앞에 나타났을 때 진서준의 빛은 은하수처럼 눈 부신 빛을 내며 하늘에서 떨어졌다.허공에서 반짝이는 진서준의 검을 보고 사람들은
“다음.”현장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진서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경기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은 진서준이 무조건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야 진서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걸 알아챘다.지구전이 펼쳐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서준은 단 두 방에 원현성을 때려눕혔다.너무나도 무서운 실력이었다. 어떻게 저런 경지까지 올라가게 된 건지 의문이었다.“대박. 형부가 이겼어. 형부가 이겼다고.”허윤진의 함성에 적막이 깨졌다.서산객도 눈이 휘둥그레졌다.“아가씨, 아가씨가 찾은 이 남자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요.”유정은 지금 매우 흥분한 상태라 서산객이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진서준의 동생이라는 명목으로 같이 다니고 있지만 진서준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허사연도 잘 알고 있었기에 누구도 서산객의 말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정말 의외네.”관전하던 진서준이 감탄했다.진서준의 마지막 한 방은 5급의 정점을 찍은 대종사와 맞먹는 실력이었다.5급 대종사여도 진서준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공격으로 진서준은 체내의 영해가 거덜 난 상태였다.다행히 진서준은 영기를 회복하는 단약을 미리 준비했다.아까 차에서 임준도 진서준에게 단약을 건네줬다.진서준은 임씨 가문과 혈연관계가 있었기에 임준도 진서준이 잘못되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었다.“이만 내려가요. 목숨은 살려줄게요.”진서준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원현성에게 덤덤하게 말했다.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용의 안식 계획을 들은 뒤로 진서준은 국내의 무인들에게 조금 인자해졌다. 무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무도에 대한 인자함도 있었다.내년 4월 해외의 강자들이 대한민국의 무인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일 예정이라고 들었기에 원수를 지지만 않으면 진서준도 절대 죽일 생각은 없었다.“왜 나를 풀어주는 거죠?”원현성이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의아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 진서준도 분명 원현성이 그를 죽이려 했다는 걸 알 텐데 말
허사연과 그녀의 일행이 고개를 돌려 이지성과 강성준을 바라보았다.“너희 둘이구나!”그 두 사람을 보자 허사연 일행의 눈에도 분노가 일었다.“허사연 씨, 당신도 진서준과 함께 온 거예요?”이지성이 음흉한 눈빛으로 허사연을 쳐다보며 말했다.“잠시 후 제가 진서준을 죽이고 나면 당신은 제 것이 될 거예요.”“네가 진서준을 죽인다고?”허사연이 코웃음을 치며 경명스럽게 말했다.“하, 그 쓰레기 같은 놈을 죽일 수 있을지 없을지는 곧 알게 될 거예요.”이지성은 그렇게 말하고 류재훈 앞에 섰다.“저도 대회에 나가겠습니다.”류재훈은 이지성과 진서준 사이의 갈등을 몰랐다.하지만 이지성이 겨우 종사 경지에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눈빛은 연민으로 바뀌었다.‘이놈은 진 마스터님의 실력을 모르는 모양이군.’“서류를 작성하세요.”류재훈이 차갑게 말했다.이지성은 즉시 서류를 작성한 뒤,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는 듯이 경기대 위로 올라갔다.“안 그대로 너희들을 찾으려 했는데 제 발로 찾아왔구나.”진서준은 아래에 서 있는 강성준을 한 번 쳐다본 뒤, 류재훈에게 말했다.“저 사람도 함께 올라오라고 하시죠.”강성준과 이지성은 그 말을 듣고 모두 얼어붙었다.‘이 녀석 미친 거 아니야? 둘을 동시에 상대하겠다고? 자기 실력을 제대로 모르는 것일까?’무시당했다고 느낀 이지성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진서준, 나 이제는 횡련 종사야! 예전의 그 쓰레기가 아니란 말이야. 이제 너를 죽이는 데 한 손이면 충분해.”이지성은 여전히 진서준이 내공 무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비록 반년 동안 보지 못했지만 이지성은 진서준이 종사가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소년 종사는 매우 희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진서준 같은 쓰레기가 소년 종사가 될 리가.’강성준은 진서준이 실력이 약하지 않은 종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지성은 횡련 종사였기에 진서준의 상대가 되지는 않더라도 그의 체력을 상당히 소모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진서준이 힘을 다 썼을 때,
진서준도 이지성과 강성준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 둘의 성격상 주먹이 직접 그들에게 꽂히지 않으면 죽어도 믿지 않을 것이다.“믿지 못하겠다면 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돼.”진서준이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이지성과 강성준을 그냥 죽이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고 그 둘에게 너무 후한 처사였다.진서준은 그들이 끝없는 공포와 절망 속에서 죽어가게 하고 싶었다.아래의 관중들을 한 번 본 이지성의 안색이 변했다.그들의 눈빛 속에서 연민과 조소를 본 것이다.“그냥 잘 살면 안 되나? 왜 굳이 진 마스터님을 도발하러 나왔을까.”“아까 그 대련장은 진 마스터님이 한 칼에 베여버린 게 맞아. 우리가 증인이다.”“쯧쯧, 저 두 사람 후회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사람들은 비웃으며 말했다.종사 수준의 실력으로 진서준에게 도전하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행위였다.이지성과 강성준은 당황했다.“이건 사실이 아니야. 사실일 리 없어! 이 사람들은 분명 네가 돈을 주고 데려온 엑스트라들일 거야!”이지성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진서준에게 달려들었다.반년 만에 이지성은 정말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가 되어 있었다.만약 반년 전에도 이지성이 횡련 종사였다면 서울시에서 그는 거칠 것 없는 존재였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에게 남은 길은 오직 하나뿐이었다.그것은 바로 죽음의 길이었다.진서준은 심지어 칼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지성과 같은 상대에게 칼을 사용하는 것은 천문검에 대한 모욕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네가 우리 아버지를 죽이고 우리 집안을 파탄으로 만들었어. 죽여버릴 거야!”이지성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고 그의 눈에서는 증오가 흘러넘칠 것 같았다.이지성은 지난 반년 동안 매일 밤 꿈속에서 진서준을 보았다.그는 정말로 진서준을 뼛속까지 증오했다.하지만 진서준 또한 이지성을 똑같이 증오하지 않을 수 없었다.출소하고 나서 두 다리가 모두 부러진 어머니가 쓰레기를 주워야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진
황현은 겁에 질려 떨고 있는 강성준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이냐?”“스승님, 저 사람 저를 죽이려 해요!”강성준이 진서준을 가리키며 말했다.황현은 진서준을 한 번 보고 그가 젊은 청년임을 확인한 후 화난 듯 말했다.“뭐가 무서워서 그러냐? 저 녀석도 기껏해야 종사일 텐데 그 정도도 이기지 못한단 말이냐?”반년 동안 자신이 애써 가르친 제자가 같은 수준의 청년에게 겁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며 황현은 한심해했다.“그는... 그는 종사가 아니에요. 그는 대종사입니다.”강성준은 울먹이며 말했다.“대종사라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황현의 첫 반응은 당연히 믿지 않는 것이었다.“이지성을 보세요. 진서준 주먹 한 방에 저렇게 당했어요!”강성준은 땅에 누워 있는 이지성을 가리키며 말했다.황현은 처음엔 이지성이 그냥 바닥에서 자는 줄 알았다.자세히 보니 이지성의 온몸 뼈가 부서져 있었다.그때 이지성의 스승인 곽기린도 달려왔다.당산성의 무인들은 곽기린을 보자 표정이 변하며 길을 비켜 주었다.“저 사람은 곽 대종사의 제자였군!”한 노련한 종사가 놀라며 말했다.“곽 대종사? 그게 누구지?”누군가 물었다.“곽기린! 우리 당산성의 4급 대종사이자 지의방에 소속된 괴물이지.”“10년 전, 당산성에 있는 한 가문이 곽기린을 건드렸다가 하룻밤 사이에 곽기린이 그 가문을 몰살시켰지. 대종사 두 명이 곽기린 손에 죽었어.”“그 후 몇 년 동안 당산성의 5급 이하 대종사들은 곽기린에게 전부 당했어! 그는 당산성에서 제일가는 대종사라 불릴 자격이 충분한 인물이지.”그 노련한 종사가 설명했다.“헉...”사람들은 숨을 들이마셨다.당산성은 중부 삼성처럼 무인이 희귀한 곳이 아니었다.당산성의 각 도시에는 네다섯 명의 무도 종사가 있었으며 대종사의 수도 열 명이 넘었다.그런 사람 중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은 그 실력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련장에 도착한 곽기린이 처참한 이지성의 모습을 보자 눈에는 분노가 불타올랐다.그가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