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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진서준은 원현성이 진기로 만들어낸 용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이번에 신청한 봉호가 뭔지 아직 모르죠?”

진서준이 앞으로 한걸음 성큼 다가섰다.

순간 검의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검도를 수련하는 무인들의 등과 허리춤에 찬 장검이 전율했다.

“세상에 용이 많다 한들 나를 보면 머리를 조아려야 합니다.”

“제가 신청한 봉호는 용존입니다.”

정말 오만하기 그지없는 말이었다.

용에게 머리를 조아리라고 한 건 진서준이 처음이었다.

관전하던 세 명의 호국 장군들도 진서준의 호탕한 기세에 놀라고 말았다.

“진 장군님, 진서준 씨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요.”

송경식이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만 봐도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죠.”

진서훈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진서준의 재능이 아직 아버지 진요한을 따라잡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오만한 건 똑같았다.

그런 진서준을 바라보는 허사연의 눈빛은 흠모와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자라면 누구든 자기 남자가 능력 좋고 대단한 사람이길 바랄 것이다.

“이번 경기의 승자는 나에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예리한 검과도 같이 위협적이었다. 진서준은 이 말과 함께 다시 자취를 감췄다.

종사들의 눈에는 서슬 퍼런 진서준의 검밖에 보이지 않았다. 진서준이 언제 검을 휘둘렀는지 알아채기도 굉음이 들렸다.

금속으로 만든 링은 수십만 킬로그램이 넘는 물건으로 부순 것처럼 절반이 날아간 상태였다.

원현성이 만든 용은 두 발로 진서준의 검을 꽉 잡고 있었다.

검은 가벼워 보였지만 힘이 무시무시했다. 원현성의 용은 마치 등에 집채같은 산이라도 업은 것처럼 힘들어 보였고 원현성의 얼굴도 점점 빨갛게 달아올랐다.

원현성이 두 손으로 주문을 읊자 용의 몸집이 점점 더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진서준은 원현성을 힐끔 쳐다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한방에 용을 없애줄게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진서준은 다시 자취를 감췄다.

다시 사람들 앞에 나타났을 때 진서준의 빛은 은하수처럼 눈 부신 빛을 내며 하늘에서 떨어졌다.

허공에서 반짝이는 진서준의 검을 보고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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