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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링.

진서준은 위협적인 원현성 앞에서도 꽤 덤덤했다. 파란 진기가 진서준을 에워싸고 원현성의 공격을 막아주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대치하고 있다가 그 자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젊은 무인들은 두 사람의 그림자만 얼핏 보였고 이따금 들리는 굉음은 누군가 귓가에 폭탄을 던진 것처럼 컸다.

나이가 든 종사들은 두 사람의 움직임 정도는 보아냈지만 어떤 무술을 쓴 건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4급 이상의 대종사만이 그 무술을 어렴풋이 헤아릴 수 있었다.

“대박. 저건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경지가 아니야.”

“속도와 힘으로만 봐도 진 마스터님은 이미 대종사의 경지에 오른 것 같은데?”

“더 소름인 게 뭔지 알아? 원 마스터님은 원래 술법을 쓰는 영선이지 무도를 전문적으로 수련한 사람이 아니야.”

이 말에 사람들은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술법 영선이 이렇게나 빠른 속도와 힘을 가지고 있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무도 실력이 1급 대종사밖에 안 되는 원현성이 이런 실력을 뽐낼 수 있었던 건 진기를 발바닥과 손바닥에 집중시켰기 때문이었다.

원현성은 매번 움직일 때마다 몸이 바람처럼 가벼웠고 진서준에게 주먹을 날릴 때도 강기가 아닌 진기를 사용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두 사람은 이미 백번 남짓하게 겨뤘고 그때마다 생겨난 여파는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송경식의 선천의 힘으로 보호하지 않았다면 젊은 무인들이 많이 다쳤을지도 모른다.

“언니, 서준 오빠 링으로 올라갔어요?”

유정이 서산객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했다.

“응. 상대는 원현성이야. 들어보니 실력이 무시무시하다던데.”

허사연이 걱정스레 말했다.

“네? 원현성이요? 너무한데?”

유정이 화들짝 놀랐다.

예전에 서남에 있을 때 유기명이 말해서 들은 적이 있었다.

인의방에서만 일 순위지만 실력은 무섭기 그지없다고 했다.

“어르신, 진서준이 원현성에게 진다면 구해주실 수 있나요?”

유정이 서산객에게 물었다.

“아가씨, 링에 오르고 나서는 생사를 운명에 맡겨야 해요.”

“게다가 호국 장군도 세 명이나 계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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