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 남매는 차를 타고 임준을 따라 국립 공원 쪽으로 갔다.공원 뒤편에는 산을 끼고 세워진 캐슬이 있었다.끝이 안 보일 정도로 컸다.서씨 가문과 유씨 가문의 집도 임씨 가문의 집과 비교할 수 없다.경치가 아름다운 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진서준은 부자들의 삶이 얼마나 사치스러운지 다시 한번 느꼈다.“조금만 더 가면 도착합니다. 큰 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임준은 웃으며 진서준과 진서라를 바라보았다.진서준은 멍했다.임준의 큰 형이면 현재 임씨 가문의 가주지 않은가?진서준은 임씨 가문의 다른 가족분들이 자기네를 만나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그들을 만나려고 하는 사람이 임씨 가문의 가주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오빠...”진서라는 진서준의 손을 잡고 약간 불안해했다.사실 예전에 진서준의 어머니 조희선이 진서라에게 어떤 말을 한 적이 있다.그때 진서라는 그 말을 마음에 새겨지지 않았다.그러나 지난번 유지수에게 잡혀간 뒤 진서라도 마음속에 의문점이 하나 생겼다.특히 임준을 보고 난 뒤 진서라의 추측은 더욱 확실해졌다.“서라야 괜찮아. 어찌 됐건 넌 내 동생이야!”진서준은 단호하게 말했다.“응!”진서라도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차는 곳 화려한 어느 장원으로 들어갔다.장원으로 들어가 좀 더 가고 나면 호화로운 큰 별장이 보였다.“도착했습니다.”임준이 말했다.진서준 남매는 차에서 내려 임준을 따라 큰 별장으로 들어갔다.거실에는 임준과 비슷하게 생긴 어르신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형님, 데려왔어요!”임준은 소파에 있던 어르신을 향해 말했다.그는 얼른 손에 쥐고 있던 신문지를 내려놓고 진서준과 진서라를 바라보았다.진서라를 보자 어르신은 감격에 겨워 일어섰다. 몸에 있는 모공 하나하나가 다 솟아오르는 듯했다.진서라는 임훈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강한 내적 친밀감이 느꼈다.“솔아!”“내 손녀 솔아!”임훈은 달려가 진서라의 손을 감격에 겨워 잡았다.임훈이 진서라를 부르는 이름을 듣고 진서준 남매는 이전의 추측을 확신
“지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내공이 매우 낮은 수선자들이야.”“수선자도 생로병사를 겪어. 4천여 년이 지난 지금 벌써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그런데 네 아버지가 수선법문을 어디서 구하셨는지 몰라.”“그 수선법문을 가진 게 죄지...” “그 수선법문 때문에 모든 가문을 질투하게 했어.”진서준은 임훈을 뚫어지라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임씨 가문도 수선법문을 빼앗아요?”“오빠...”진서준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진서라는 매우 무서웠다.“네 어머니 진짜 이름을 알아?”임훈은 진서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되려 질문을 던졌다.“조희선 아니에요?”진서준은 멍했다.임훈은 고개를 저었다.“당연히 아니지. 둘째의 딸이자 내 조카 임수련이야!”“너랑 솔이가 친남매는 아니지만 사촌지간이야.”“네 아버지가 수련이랑 결혼하고 나서야 수선법문을 얻었지.”“그러고 나서 임씨 가문과 은씨 일가가 손을 잡고 네 아버지 손에 있는 수선법문을 빼앗으려 했지!”“심지어 장백과 곤륜사람들까지 찾아왔어.”진서준의 안색이 갑작스레 변했다.“그럼 우리 아버지가 이미...”“죽지는 않았어. 다만 죽은 것과 다름없지. 신농 사람들에게 끌려가 신농에 갇혀서 영원히 나올 수 없게 됐어.”“해외 사람들도 선법 이야기를 듣고, 네 아버지가 수감되기 전 대한민국 무도계를 공격했었어.”“수련이가 너를 낳고 네 아버지가 너랑 네 어머니가 무슨 일 생길까 봐 나와 상의해서 수련이 보고 이름 바꾸고 경성을 멀리하라고 결정했어!”“솔이 같은 경우에는 부모가 모두 그 재앙에서 숨죽였어. 수련이가 솔이도 데려가면 너희 모자 신분을 더 잘 숨길 수 있을 것 같아서.”임훈은 말을 마친 후 진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진서준, 너도 선법을 수련했지?”“맞아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감옥에 있을 때 창욱 어르신이 가르쳐 주셨어요.”“역시나... 너네 진씨 가문이 수백 년 전에 한 선인에게 은혜를 입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아마 네 아버지의 선법도 그분이 가
이 사실을 아는 사람 외에는 진서준이 경성 진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상상도 하지 않는다.어느 가문도 직계를 감옥에 3년이나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천교들에게 있어서 3년이라는 시간은 더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다.무인에게는 시간이 곧 생명이다.그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정말 돈만 쓰고 생명도 잃게 되는 것과 같다.다만 진서준이 감옥에서 구창욱을 따라 선법을 3년 동안 수련했을 거라고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진서준도 지금 모든 걸 깨달았다. 어쩐지 진씨 가문의 외척들이 그를 보고 진씨 가문의 누군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아직은 진씨 가문에 돌아갈 수 없어.”임훈이 말했다.“왜요?”진서준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그는 아직 일면식도 없는 할아버지를 만나 뵙고 싶어했다.이 모든 걸 계획한 사람!“네 아버지가 선법을 얻은 일을 말한 게 바로 진씨 가문에서 전해진 거야.”임훈이 말했다.순간 진서준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진씨 가문에 스파이가 있는 건가요?”진씨 가문에 스파이가 없다면 진서준 아버지가 선법을 얻은 일도 밖으로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진씨 가문 안의 모든 사람이 수선자가 되면 대한민국에 진씨 가문과 맞싸울 수 있는 가문이 몇 개 있을까?“진씨 가문뿐 아니라 임씨 가문에도 있는 걸 우리가 찾아냈어.”임훈이 설명했다.“4대 가문의 전쟁은 끝이 없어.”“그때 네 아버지와 수련이가 결혼했을 때도 은씨 일가와 양씨 가문에서 둘의 결혼식을 방해했었지.”“근데 결국 실패해서 두 가문이 손을 잡고 우리와 맞싸웠어.”경성의 4대 가문은 보기에는 평화로운데 실제로는 사방이 적이다.실제로도 그들 사이에는 싸움이 그치지 않았다.국안부가 있음에 더욱 그렇다.“그럼 제 외할아버지는요?”진서준이 물었다.임훈과 임준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두 사람이 말을 하지 않은 걸 보고 진서준의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그 내부자가 바로 외할아버지인가요?”“응...”임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도 그가 그런 사람일 줄은
임훈은 미안해하며 말했다.할아버지로서 해야 할 책임도 한 적이 없다.“괜찮아요. 오빠가 저를 지키고 보호해줬어요.”진서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 네가 진서준보다 몇 달 일찍 태어났어.”임훈이 사실을 알려줬다.진서라는 임훈의 손녀딸이다.그리고 진서준은 임훈 둘째 동생의 외손자다.게다가 진서라는 진서준보다 몇 달 일찍 태어났다.진서준과 진서라는 이 사실을 듣고 그대로 얼었다.아직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상관없긴 해. 누나든 오빠든 둘은 한 가족이야.”임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시간도 늦었는데 먼저 돌아가겠습니다.”진서준이 일어서서 말했다.“준아, 얘네 좀 데려다줘라.”임훈은 나가면 임씨 가문 다른 사람에게 의심을 살까 봐 나가지 않으려 했다. 그렇게 둘은 인사를 나누고 차를 타고 떠났다.“솔아, 경성에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나한테 전화해라!”임준은 사랑이 듬뿍 담은 얼굴로 진서라를 보았다.임준과 임훈 두 사람 모두 진서라에게 미안함 뿐이다.“넷째 할아버지, 그냥 진서라라고 부르세요.”진서라는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 네 말대로 할게. 서라라고 부를게.”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차가 반쯤 달리다가 앞에 롤스로이스 한 대가 길을 막고 있었다.“넷째 어르신, 진씨 가문의 차입니다.”운전기사가 번호판을 보고 임준에게 말했다.임준은 그 차를 보고 나서 진서준에 말했다.“네 할아버지가 오셨다.”진서준은 얼떨떨하니 그 롤스로이스 차를 바라보았다.뒷좌석 차창이 천천히 내려앉으면서 진서준의 눈앞에 한 노인의 얼굴이 나타났다.진서준은 노인을 보면서 알 수 없는 친근감을 느꼈다.“서라야, 너희들 먼저 돌아가라. 내가 가서 볼게.”진서준은 차에서 내려 그 롤스로이스로 향했다.뒷좌석에 들어서자 진서준이 노인을 뚫어지라 쳐다보았다.마찬가지로 노인도 미간에 자상함과 죄책감이 가득하며 진서준을 쳐다보았다.“서준아...”“당신이 바로 제 할아버지입니까?”진서준이 물었다.“그래!”진혁이 힘껏 고개를
진혁의 말을 듣고 진서준은 완전히 멍해졌다.그는 원래 자신이 경성의 진씨 가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진씨 가문이 주워온 자식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진서준은 도대체 어느 가문 사람이고, 혈용체는 또 무엇인가?설마 진서준이 혈용권을 쓸 수 있는 것도 혈용체 때문인 건가?“네 아버지가 내 핏줄은 아니지만, 항상 친자식처럼 대했어!”진혁이 진서준을 보며 말했다.“서준이 너도 내 친손자로 대했고.”“그때 그 일이 아니었다면 넌 벌써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되었을 거야. 사는 것도 지금보다 훨씬 좋을 거고.”진혁의 말은 사실이다.진혁은 진서준의 아버지에게 늘 잘 해주고, 다섯 아이 중 진서준의 아버지를 가장 예뻐했다.게다가 진서준의 아버지도 무도 재능이 매우 뛰어나다.20대 초반에 벌써 대종사이다.그러고 구창욱한테 선법을 수련하고 나서 그의 실력은 놀라운 속도로 눈에 띄게 성장했다.당시 진서준의 아버지를 통제하기 위해 은씨 일가, 양씨 가문, 곤륜 그리고 장백이 수많은 고수를 동원했었다.그러나 그중 절반이 진서준 아버지의 손에 잡혀 희생했다.“저희 아버지 성함이 어떻게 되죠?”진서준이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진요한.”진서준은 이 이름을 마음속에 깊이 기억해 두었다. 이어서 물었다.“그해 우리 아버지를 죽이려고 한 사람들 나 누구였어요?”“뭐 하려고?”진혁은 진서준의 눈에 살기가 가득한 걸 보고 가슴이 철렁거렸다.‘설마 진요한을 위해 복수라도 하려고 하는 건가?’“복수요.”진서준은 담담하게 복수 두 글자를 말했지만, 그 안의 무게는 더없이 무거웠다.은씨 일가와 양씨 가문은 더는 말할 필요가 없다.곤륜과 장백은 더더욱 넘사벽의 존재이다.심지어 신농과 남사 이 두 개의 은세종문도 그 당시에 참여했었다.진서준 혼자서 복수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구창욱처럼 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 않는 한, 복수의 길이 곧 죽음의 길이다.“서준아, 네가 속상하고 화난 건 알지만, 그렇게 많은 상대를 혼자서 소화할 수 있는 실력이
심지어 당시 해외의 용의 안식 계획도 특별히 진요한을 위해 세워졌다.“그래, 먼저 돌아가. 이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하면 돼.”진혁은 진서준에 전화번호 하나를 주었다.아는 사람이 불과 5명뿐인 진혁의 개인 번호이다.진서준은 번호를 메모한 후 바로 영화로 태웠다.“할아버지, 꼭 진씨 가문의 스파이를 찾아내야 합니다.”진서준이 떠나기 전에 정중하게 말했다.“20년 넘게 찾았는데도 코빼기도 안보여.”“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찾아 낼거야. 어떻게 된 건지 꼭 알아내야지.”진씨 가문 안의 스파이에 대해 진혁은 항상 신경이 쓰였다.20여 년 동안 진혁은 스파이의 단서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았다.그러나 마치 증발한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진혁이 여러 방법을 통해 스파이를 찾아내려고 했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차에서 내린 진서준은 망연자실한 듯 혼자 천천히 별장을 향해 걸어갔다.‘내 신분이 이미 확실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주워 온 자식이라니...’‘혈용체는 또 뭐고...’빵빵...진서준이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을 때, 한 대의 슈퍼카가 진서준을 향해 미친 듯이 빵빵거렸다.진서준이 뒤를 돌아보는데 패셔너블하게 차려입고 잘생긴 한 젊은이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눈멀었어?”젊은이는 진서준에 욕설을 퍼부었다.“됐어요. 이런 촌놈이랑 따져서 뭐해요.”조수석에 앉은 여자가 말했다.진서준은 정신을 딴 데 팔았지만, 길 한가운데가 아닌 길가에서 걷고 있었다.옆에 차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말 똑바로 해!”진서준이 정색하며 말했다.젊은이는 어리둥절하더니 스포츠카에서 그대로 튀어나왔다.“야! 너나 똑바로 말해. 한 방에 천국 가게 할 수 있어!”그러고 주먹을 들어 진서준의 가슴에 대고 한 대 쳤다.진서준은 아까 들은 얘기들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 젊은이가 자신에게 손을 대는 것을 보고, 진서준도 참지 않고 주먹으로 상대했다.진서준이 감히 자기와 맞싸우려고 하는 것을
은범은 마치 진서준을 산 채로 잡아먹으려는 듯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보고 있었다.“감히 나를 때려? 네 집안을 망하게 할 것이야!”은범은 큰 소리로 소리쳤다.“이 촌놈은 아마 경성의 4대 가문도 모를 거예요.”옆에 있는 여자는 도도하게 서 있으면서 진서준을 얕보았다.“은범 도련님이 죽이려는 자가 하루를 버틴 걸 본 적이 없어.”“어서 와서 은범 도련님께 사과해!”진서준은 그냥 은범을 혼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은범도 은씨 일가의 사람이지만 보아하니 겨우 20대 초반이다.진서준은 은씨 일가 사람들이 저지른 죄를 은범의 탓으로 돌릴 수 없었다.그러나 은범이 방금 집안을 망하게 한다는 말을 듣고 아주 불쾌했다.“우리 집안을 어떻게 망하게 만드는지 보고 싶네.”진서준은 은범을 보고 차가운 눈빛을 날렸다.은범은 진서준의 눈빛을 마주친 후 몸에 소름이 돋았다.마치 독사에게 찍힌 것처럼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은범은 정신을 차린 후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래도 은씨 가문의 직계 도련님인데 뭐도 안 되는 놈의 눈빛에 쫄아서 말을 잊지 못하다니!정말 아이러니하다.만약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무슨 면목으로 살아가겠는가.“야, 어디 네 이름을 불러봐봐. 하루 안에 널 죽일 수 있는지 두고 봐!”진서준은 웃음을 터뜨렸다.“방금까지 지 잘나간다고 까불지 않았나?”“인제 와서 이름을 물어보냐.”“왜, 이름이 뭔지 모르면 못 찾아낼까 봐?”진서준의 말에 은범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경성에서 다른 세 가문의 후배라도 감히 그와 이렇게 말할 엄두가 안 난다.“그래, 너 딱 기다려.”은범은 이를 갈며 말했다.“다음에 너를 찾을 때, 내가 죽이고 만다.”진서준은 은범에게 다가가서 그를 내려다보았다.“확실해?”“그래!”은범은 고개를 들고 단호하게 말했다.그는 진서준이 감히 그에게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어쨌든 자신의 신분을 얘기했다.은범은 놀라서 입을 쩍 벌렸다.진서준이 그의 다른 쪽 손을 땅에 밟고 있는 걸 보았기 때문이
“누가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든 거야!”은기훈이 은범과 함께 온 여자를 노려보며 물었다.그 여자가 벌벌 떨며 조심스럽게 답했다.“저희도 그 청년을 모릅니다.”“모른다고? 그런데 왜 이렇게 험하게 은범이한테 손댄 거야!”은기훈은 상대방이 이유 없이 손을 썼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가 자초지종을 대강 말했다.사소한 일로 아들의 두 손이 부러졌다는 것을 안 은기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며칠 전에도 경성에 많은 사람들이 섞여 있으니 말썽 피우지 말라고 당부했건만!”은기훈이 한심하다는 듯이 은범을 바라보았다.곧 봉호대전이 시작하는 시기라 대한민국의 천교들이 모두 경성으로 모이고 있었다.이렇듯 중요한 때에는 되도록 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게 이로웠다.“됐어요! 아들이 이렇게 다쳤는데 왜 아직 애 탓을 해요!”은범의 어머니가 아니꼬워하며 말했다.“아들 두 손이 부러졌으니 얼른 복수할 생각이나 해요!”은기훈도 복수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가해자를 모르니 어디로 가서 복수해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말이 쉽지. 누가 손댔는지도 모르잖아!”은기훈이 차갑게 대꾸했다.“일단 상처를 잘 치료하게 하고 봉호전이 시작할 때 다시 데리고 와. 내 생각에는 범이한테 손댄 그 청년도 봉호전에 참가할 것 같아.”은기훈은 생각이 또렷하고 머리도 매우 총명했다.은범이 은씨 일가의 자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심하게 다치게 했다는 것은 상대방이 틀림없이 당대의 천교여서 은씨 일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혹은 은씨 일가가 그에게 어떠한 보복도 못 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었다.이런 사람은 무조건 봉호전에 참가할 것이다.진서준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임준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허사연이 얼른 다가가 물었다.“서준 씨, 임씨 가문에서 왜 온 거예요?”“서라가 말 안 했어?”진서준이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아니요. 서라는 오자마자 방에 들어가서 쉬고 있어요.”허사연이 답했다.허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