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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임훈은 미안해하며 말했다.

할아버지로서 해야 할 책임도 한 적이 없다.

“괜찮아요. 오빠가 저를 지키고 보호해줬어요.”

진서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네가 진서준보다 몇 달 일찍 태어났어.”

임훈이 사실을 알려줬다.

진서라는 임훈의 손녀딸이다.

그리고 진서준은 임훈 둘째 동생의 외손자다.

게다가 진서라는 진서준보다 몇 달 일찍 태어났다.

진서준과 진서라는 이 사실을 듣고 그대로 얼었다.

아직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상관없긴 해. 누나든 오빠든 둘은 한 가족이야.”

임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시간도 늦었는데 먼저 돌아가겠습니다.”

진서준이 일어서서 말했다.

“준아, 얘네 좀 데려다줘라.”

임훈은 나가면 임씨 가문 다른 사람에게 의심을 살까 봐 나가지 않으려 했다. 그렇게 둘은 인사를 나누고 차를 타고 떠났다.

“솔아, 경성에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나한테 전화해라!”

임준은 사랑이 듬뿍 담은 얼굴로 진서라를 보았다.

임준과 임훈 두 사람 모두 진서라에게 미안함 뿐이다.

“넷째 할아버지, 그냥 진서라라고 부르세요.”

진서라는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네 말대로 할게. 서라라고 부를게.”

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반쯤 달리다가 앞에 롤스로이스 한 대가 길을 막고 있었다.

“넷째 어르신, 진씨 가문의 차입니다.”

운전기사가 번호판을 보고 임준에게 말했다.

임준은 그 차를 보고 나서 진서준에 말했다.

“네 할아버지가 오셨다.”

진서준은 얼떨떨하니 그 롤스로이스 차를 바라보았다.

뒷좌석 차창이 천천히 내려앉으면서 진서준의 눈앞에 한 노인의 얼굴이 나타났다.

진서준은 노인을 보면서 알 수 없는 친근감을 느꼈다.

“서라야, 너희들 먼저 돌아가라. 내가 가서 볼게.”

진서준은 차에서 내려 그 롤스로이스로 향했다.

뒷좌석에 들어서자 진서준이 노인을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마찬가지로 노인도 미간에 자상함과 죄책감이 가득하며 진서준을 쳐다보았다.

“서준아...”

“당신이 바로 제 할아버지입니까?”

진서준이 물었다.

“그래!”

진혁이 힘껏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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