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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전화가 끊기자 진서준은 마침내 자신에게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깨달았다.

바로 며칠 전, 진서준과 맞붙었던 박만년이었다.

“이 빌어먹을 영감탱이가 감히 사연이를 인질로 잡아!”

진서준의 몸에서는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차 안이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자 진서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진서준의 차는 스포츠카라도 된 듯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갔다.

...

진서준의 집.

허사연을 포함한 네 명의 여자들은 손발이 결박된 채 거실 바닥에 앉아 있었다.

아리따운 여자 네 명을 보는 박만년의 눈빛이 음침했다.

올해 80이 넘은 나이였지만 오랜 세월 동안 무도를 연마해온 덕에 겉모습은 60대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진서준 그 녀석 참 대단하구먼. 이렇게 예쁜 여자를 넷이나 숨겨두고 있었다니!”

“어쩐지, 그날에 나랑 마주쳤을 때 바로 꽁무니를 빼더라니. 여기서 나랑 맞붙기 싫었던 거구나.”

박만년의 눈빛이 음침하게 변하더니 희롱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박만년의 역겨운 눈빛에 허사연은 온몸이 소름이 돋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 나이를 먹고도 아직 그런 더러운 생각이나 하다니!

정말 사람 새끼도 아니네!

“네 남자 오기 전까지 재밌는 거나 좀 해볼까?”

박만년이 손을 비비며 허사연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 늙어빠진 영감탱이가 진짜! 가까이 오지 마!”

허윤진은 망설임 없이 욕설을 내뱉으며 박만년을 매섭게 쳐다보았다.

“감히 나한테 그딴 소릴 해? 그렇다면 너로 정해야겠구나!”

박만년의 눈빛이 싸늘해지더니 허윤진의 몸을 감고 있던 밧줄을 거칠게 잡아끌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이 미친놈이. 너 뭐 하는 거야? 당장 놓지 못해!”

허윤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뭐하냐고? 재밌는 거 하려고 그러지!”

박만년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허사연을 포함한 네 명 모두 박만년이 자신들을 상대로 그딴 더러운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저 나이에, 아직도 성욕이란 게 있단 말이야?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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