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만년이 오늘 밤 작전을 실행한 이유는 바로 그가 자신의 지원군을 데리고 등장했기 때문이었다.지난번, 진서준과의 대결에서 그는 적잖은 수모를 당했다.만약 다시 진서준과 정면 대결을 하게 된다면 분명 이길 수 없을 것이다.복수를 위해 박만년은 체면도 버리고 남조에서 세 명의 대종사를 더 불러오기까지 이르렀다.비록 세 사람 다 1급이었지만 어찌 됐든 대종사로서 상당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4대 1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질 수 없을 것이다.진서준은 갑자기 나타난 세 명의 대종사를 보고도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사실 진서준은 박만년이 자신의 지원군을 데리고 등장했을 거라는 사실을 예상하고 있었다.“다 같이 덤벼. 저 자식 무조건 죽이는 거야!”박만년이 소리를 지르며 제일 먼저 진서준에게 달려들었다.다른 세 사람도 조금의 주저 없이 진서준에게 곧장 달려들었다.박만년이 조금 전에 했던 말 때문이었다. 그들은 진서준만 죽이면 남은 세 여자와 한 명씩 잘 수 있다는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조금 전, 밖에서 염탐 중이던 세 사람은 허사연 일행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만약 박만년의 실력만 아니었다면 세 사람도 진작 안으로 들어왔을 것이다.지금, 세 사람은 빨리 진서준을 해치우고 예쁜 여자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네 명의 공격에도 진서준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열기와 혈해를 동시에 움직이고 있었다.진서준은 자신의 앞에 보이는 1급 대종사를 겨냥해 우선적으로 공격했다.우선 가장 약한 자부터 해치우는 것이 진서준의 전략이었다.우선 가장 약한 세 명부터 해치우고 마지막으로 박만년을 죽일 생각이었다.검의 날은 빛에 반사되어 섬뜩한 빛을 내뿜었고, 그의 움직임은 나비처럼 얇으면서도 압도적인 힘과 속도를 품고 있었다.“조심해. 절대 정면으로 맞서선 안 돼! 이 녀석 실력은 나랑 비등비등한 수준이란 말이야!”박만년이 다급하게 큰 소리로 경고했다.하지만 그 1급 대종사는 박만년의 말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20대 초반
강기가 스쳐 지나간 바닥은 순식간에 부서져 잔해로 변해버렸다.진서준은 그 두려울 정도로 강한 강기를 보며 두 손으로 검은 단단히 잡고는 몸속의 모든 영해를 전부 그 천문검에 쏟아부었다.칼날이 밑으로 향하자 그 강기와 정면으로 부딪쳤다.순식간에 방 두 개를 초토화할 수 있을 정도의 강지자 진서준의 검에 의해 두 갈래로 갈라졌다.쿵...강기에 담긴 힘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거실의 안의 모든 것들이 가루로 되어갔다.하지만 이미 주방으로 피신한 덕에 허사연 자매는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하지만 그 두려운 힘을 목격한 네 사람의 심장박동이 목 끝까지 쿵쿵 울려댔다.“서준아...”“오빠...”네 사람은 진서준이 걱정되면서도 그에게 묘한 죄책감을 품고 있었다.진서준을 도와주지 못하는 자신들이 너무 무능하고 쓸모없게 느껴졌다.그 순간, 허사연의 몸에 들어간 알약의 약효가 다시 발동했다.조금 전, 허사연이 이미 아이스 권법을 사용했지만 그 기술은 약효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고 잠시 억제만 할 뿐이었다.허사연은 다시 급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아이스 권법으로 약효를 억제하려 애썼다.진서준을 도와줄 수 없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이 시점에 진서준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었다.“언니, 왜 그래?”허사연의 상태를 발견한 허윤진이 다급히 물었다.허사연은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지금 그녀는 모든 집중력을 기술에만 쏟아부어야 했다.“그 알약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김연아가 말했다.허윤진이 허사연의 어깨를 만져보았다.“어머! 너무 뜨겁잖아!”지금 허사연의 몸은 불덩이 그 자체와 다름없었다.“언니, 지금 몸 상태 어떤 것 같아?”허윤진이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아무 대답 없는 허사연에 허윤진의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펑펑!박만년이 데리고 온 두 대종사 역시 비명과 함께 자리에 쓰러졌다.그렇게 두 사람은 눈도 감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그들이 함께 손을 잡아도 진서준의 검을 당해내지 못했다.박만년은 살기가 가득 찬 진서준을 바라보
박만년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진서준에게 아직 비장의 카드가 남아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았다.하지만 지금 그는 진서준이 여기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지금의 진서준을 분명 마지막 남은 힘을 겨우 짜내고 있었으니 말이다.어쩌면 자신을 위협하려고 일부러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무슨 카드인지 어디 한 번 꺼내 봐. 내가 너 따위를 두려워할 것 같으냐!”박만년이 냉소를 흘리며 진서준을 비웃었다.진서준은 천천히 검을 거두었다. 그의 몸 위로 혈기가 퍼지더니 혈해의 힘이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절반도 안 되는 영기로 박만년을 죽이려는 건 그야말로 허황한 망상에 불과했다.진서준이 모든 영기를 끌어모아 일격을 날리는 게 아닌 이상, 박만년을 죽일 수 있는 확률은 지극히 낮았다.지금 진서준은 체내에 넘쳐나는 혈기에 의존에 사력을 다한 싸움을 해야만 했다.진서준의 주변에 피어오르는 혈기를 바라보며 박만년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자식이, 그렇다고 내가 너한테 기회를 줄 것 같아?”성공을 코앞에 둔 박만년은 진서준에게 역전당하는 상황을 원치 않았다.만약 정말 진서준에게 역으로 살해당한다면 저승에 간다고 해도 절대 마음이 편치 못할 것 같았다.박만년은 두 주먹을 휘둘러 뱀처럼 피어오른 강기를 진서준에게 날려 보냈다.진서준은 주먹으로 자신에게 달려드는 두 뱀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펑펑!거대한 두 구렁이는 탱크 한 대를 파괴할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었지만 진서준의 주먹 앞에서 힘없이 갈라져 버리고 말았다.자세히 보니 진서준의 주먹에는 얇은 혈기가 둘려 있었다.그 혈기는 마치 전국 시대 장군들이 입던 갑옷처럼 단단했다.진서준의 별장은 계속 진동하고 있었고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듯싶었다.진서준의 눈빛에 냉기가 들어차더니 순간적으로 몸을 움직인 그는 앞으로 한 발자국 내디뎠다. 그의 몸이 활처럼 팽팽해졌다.극도로 긴장된 온몸의 근육이 꿈틀대더니 진서준은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둘렀다.하
진서라가 김연아를 보며 말했다.별장은 한쪽 벽만 남겨놓고 다 무너져 본래의 형태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김연아는 진서라와 함께 힘을 합쳐 진서준을 부축했다.“큰일 났어요, 서준 씨. 우리 언니 좀 봐주세요!”그 순간, 허윤진이 크게 소리치며 달려왔다.그녀는 허사연의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체온은 아까보다 훨씬 뜨거웠고 허사연의 온몸이 불에 달궈진 듯 빨갛게 달아올랐다.“얼른. 나한테 업혀!”진서준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그는 진서라와 김연아의 도움으로 허사연의 앞에 가까스로 도착했다.“사연이한테 무슨 일 있었어요”“방금 그 영감탱이가 발정 약을 먹였거든요...”허윤진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뭐라고요?”진서준의 분노가 다시 끓어올랐다.주먹 한 방으로 박만년을 쉽게 보내준 것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진서준은 허사연의 몸을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그녀의 몸은 끓는 물처럼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빨리 사연이 옆집으로 옮겨요!”허윤진은 그 말에 망설임 없이 허사연을 업고 별장으로 달려갔다.“이제 어떻게 하죠?”옆 별장에 도착하자 허윤진이 진서준에게 물었다.“저도 지금 남은 영기가 얼마 없어요. 사연이를 구하기 위해선 그 방법 하나예요.”진서준의 마음이 복잡해졌다.“무슨 방법인데요?”“그... 짓을 하는 거요...”지금 진서준은 매우 지쳐있었다. 지금 남은 영기만으로는 허사연의 몸 안에 있는 사악한 불길을 내보낼 수 없었다.허윤진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더니 말했다.“그럼 빨리해요!”어차피 허사연과 진서준은 언젠가 그런 짓을 할 사이였다.다만 그 기일이 조금 앞당겨 졌을 뿐이었다. 더군다나 지금 이건 허사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일이었다.“우선 사연이부터 침실로 옮겨. 나도 일단 쉴 테니까.”진서준이 말했다.방금 혈용권을 사용한 진서준은 이미 탈진 상태였다.그에게는 잠시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그럼 최대한 서둘러요. 시간 더 지체했다간 우리 언니 죽어요!”허윤진은 진서준을 재촉하며 허사연을 침실
“깼어?”진서준을 바라보는 허사연의 눈빛은 애정이 가득 담겨있었고 달콤하기 그지없었다.어젯밤, 두 사람은 결국 마지막 단계까지 다다랐순간까지 뜨겁게 불을 지폈다.비록 허사연은 약효에 영향을 받아약기운 때문에 머리가 좀 흐릿했어지러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젯밤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침에 깨어났을 때, 그녀는 뜻밖에도 자신이 성공적으로 경지를 돌파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윤진 씨가 방금 나 부르지 않았어?”진서준이 물었다.“응.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들어오라고 할까?”허사연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뭐? 우리 둘이 지금 이 모양 이 꼴로 있는데 들어오게 한다고?”진서준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허사연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지금 그와 허사연은 벌거벗은 채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데, 고작 얇은 여름 이불 하나에 의지해 몸을 가리고 있었다.이불도 아주 얇은 여름 이불에 불과했기에 완전히 몸을 가리기에는 역부족이다.이불 하나로는 그들의 중요한 부위를 가릴 수밖에 없다.그런데 만약 허윤진이 지금 들어온다면 그대로 거품 물고 쓰러지지 않을까...“그게 뭐 어때서? 우리 전에 목욕도 같이한 사이인데? 그리고 앞으로 윤진이랑도 이런 짓을 해야 할 텐데 그렇게 부끄러워하면 어떡해?”허사연이 반박했다.꼴깍...진서준은 마른 침을 삼키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전에 허윤진은 허사연과 함께 그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그런데 허윤진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진서준은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허사연이 또 직접 이 말을 했으니 진서준도 더 이상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새 사람 만났다고 나 버리면 안 돼. 만약 나랑 아흔하고 날 버린다면 우리는 절대 서준 널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허사연은 진서준의 가슴팍을 깨물어 키스 마크를 남기며 으름장을 놓았다.“아니야. 내가 어떻게 널 버릴 수 있겠어?”진서준이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맹세했다.“나 진서준은 하늘에 맹세한다. 절
“어제 박만년과 격투를 싸우다가 벌이다가 옷이 전부 찢어져서요. ”“그리고 바지는라면 사연이가 찢었...”직접 말하자니 더욱 부끄러워져 진서준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어? 그럼 형부 지금 아무것도 안 입은 거예요?”허윤진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진서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그녀의 말은 진서준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었다.“빨리 옷이나 가지러 가요!”“네,알겠어요. 잠시만 기다려줘요.”허윤진은 그대로 진서준의 방으로 가 옷 한 벌을 가져와 주었다.“우리 언니는요? 옷 안 필요하대요?”“아쉽지만 제 별장에는 언니 옷이 없어서요. 근데 정이가 전에 여기 살면서 남겨뒀던 옷이 있으니까 언니도 입을 수 있을 거예요.”잠시 생각에 잠긴 진서준이 입을 열었다.이 별장은 진서준이 혼자 살던 별장이었지만 나중에는 유정과 고한영도 한동안 머무르게 되었었다.“윤진아, 나도 서준 씨 옷으로 부탁해. 다른 사람 옷은 입기 싫어서 그래.”먼 곳에서 허사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서준은 허사연보다 훨씬 큰 키를 갖고 있었던 탓에 허사연은 진서준의 옷도 모두 입을 수 있었다.곧 허윤진은 그녀의 말대로 진서준의 옷 한 벌을 더 챙겨왔다.“고마워요.”옷을 받은 진서준은 대충 감사 인사를 전하고 서둘러 문을 닫아버렸다.이후 두 사람은 각자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이윽고 옷을 다 챙겨입은 진서준은 허윤진이 허사연에게 겨우 운동복 한 벌만 가져다줬다는 것을 발견했다.트레이닝복은 원래 헐렁한 데다가 속옷도 입지 않은 허사연이 입으니 걸을 때마다 묵직하고 말랑한 무언가가 걷잡을 수 없이 출렁거렸다.진서준의 눈길도 저도 모르게 그쪽으로 향했다.“뭘 봐.”허사연이 짓궂은 눈빛으로 진서준을 사랑스럽게 쳐다보았다.“어젯밤에 충분히 많이 만졌잖아.”얼굴이 화끈 달아오른얼굴이 화악 달아오른 진서준은 어색해진 분위기에 겸연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자, 이제 씻고 와. 점심 먹을 시간이잖아.”그렇게 두 사람은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다.
진서준은 김씨 가문과 서씨 가문이 자기가 금운에 다시 돌아간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차를 몰고 가기로 했다.“오늘은 좀 쉬고,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자!”진서준은 아직 몸이 덜 회복됐다고 느꼈다.어제 박만년이랑 그렇게 싸우고, 허사연을 위해 해독약까지 찾아다녔었다.저녁에 아우디 차 한 대가 진서준의 집 앞에 멈춰 섰다.곧이어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한 여자가 차에서 내려 초인종을 눌렀다.“누구세요?”허윤진이 나가서 문을 열었다.문을 열고 눈앞에 보이는 사람을 보더니 허윤진의 눈에 분노가 떠올랐다.“부끄러운 줄도 모르네. 네가 무슨 염치로 여길 와!”“내가 안 오고 진서라가 죽으면 네가 책임이라도 질 거야?”유지수는 허윤진의 말에 전혀 연연치 않고 웃으며 말했다.“정말 염치라는 게 없는 사람이구나!”허윤진은 유지수를 차갑게 째려보더니 마지못해 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했다.유지수가 오는 것을 본 진서준의 눈에 차가운 눈빛이 돌았다.“왜 그렇게 쳐다봐? 안 반가워?”유지수는 아예 진서준 맞은편 소파에 앉아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약만 꺼내고 가!”진서준은 차갑게 대했다.“그렇게 매몰차게 굴지 말고 적어도 음식 대접을 해주고 가라고 해야지.”유지수는 가련한 모습을 드러냈다.그러나 그녀의 이런 모습은 진서준의 동정심은커녕 오히려 더욱 싫어하고 역겨웠다.꼼수가 많고 이기적이다.진서준이 유지수라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다.지난번에 고양시에서 왕우림이 진서준에 어떤 사람이 천기각의 각주로 속였다고 말했었다.유지수를 찾아가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녀가 도망쳤다.그러나 진서준은 그가 유지수에게 그 가짜 각주에 관해 물어도 말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했다.“우리 집은 당신을 환영하지 않으니 빨리 나가.”허사연이 차갑게 말했다.유지수에 대해 허사연도 호감이 전혀 가지 않고 뼛속 깊이 미워한다.진서준이 유지수를 위해 감옥까지 들어갔는데, 아무런 생각도 없이 이지성과 결혼을 해서 아들까지 낳았다.이런 뼛속까지 나쁜 여자를 보
진서준도 유지수가 갑자기 티테이블에 다리를 올려놓을 줄은 몰랐다.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치마 밑을 다 보았다.“뭐 하는 거야? 내 남자를 유혹하려는 거야?”허사연은 순간 화가 나서 다급히 손으로 진서준의 눈을 가렸다.진서준은 고개를 돌려 화가 나서 말했다.“유지수, 주의 좀 해라.”“내가 뭐 했다고? 난 그냥 다리가 좀 저려서 다리를 올려놓았을 뿐이야.”유지수는 아주 억울한 척했다.“이 파렴치한 인간아!”허윤진은 유지수를 벌거벗은 채 거리에 버리고 싶었다.“자기 언니랑 한 남자를 두고 다투는데, 우리 둘 중 누가 더 파렴치한 인간일까?”유지수가 되려 허윤진에게 칼날을 날렸다.허윤진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갛게 변했다.“무슨 헛소리야!”“네가 진서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나 본데, 누가 진서준을 좋아하는지 한눈에 알아!”유지수는 가볍게 웃었다.일찍이 고양시에서 유지수는 허윤진이 진서준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우리 둘 다 진서준에 시집갈 거야. 할 말 남았어?”허사연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유지수는 허사연이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그녀가 보기에 허사연은 매우 보수적인 여자고, 자신의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친동생도 제외할 것도 없다.인제 보니, 유지수는 자신이 허사연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아니면, 진서준의 매력을 과소평가한 게 아닌지 싶다.허사연과 같은 여자가 진서준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은 진서준의 매력을 충분히 설명해준다.“자매가 동시에 한 남자를 좋아하다니. 진서준 참 재밌게 사네.”유지수는 시큰둥하게 한마디 했다.“닥쳐. 여기 남아서 밥이나 얻어먹고 싶으면 입 다물어!”진서준은 정색하고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알았어, 입 다물게.”유지수는 다리를 내리고 소파에 옆으로 누웠다.그녀의 치마 네크라인이 높은 편이 아니다.그런 자세로 누우면 가슴라인이 다 보인다.‘이 여자, 속옷도 안 입고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