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은 사방에서 음산한 바람이 간간이 불어오는 걸 느꼈을 뿐만 아니라 주위의 귀신들도 보았다.그 귀신들은 전부 육음취사진 때문에 몰려든 것이었다.“진서준 씨, 어제 이승재 씨가 여기 와봤는데 여기에 누군가 진법을 설치했다고 했어요...”주혁구가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그 사람 말이 맞아요. 여긴 원래 풍수가 좋은 곳이었는데 누군가 이곳에 육음취사진을 만들어서 지금처럼 이렇게 된 거예요.”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게다가 이 진법을 만든 지 꽤 된 것 같아요. 적어도 100일은 됐어요.”“뭐라고요? 100일이요? 그렇게 오래됐다고요?”주혁구는 당황했다.웨스트 팰리스 건설 초기에 주혁구는 매일 같이 그곳에 와봤었다.그때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진법을 만든 사람은 수법이 아주 고명해요. 일반인들은 절대 눈치챌 수 없어요. 만약 살귀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이승재도 보아내지 못했을 거예요.”진서준이 덤덤히 말했다.진서준의 말에 이승재는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 씨 말이 맞아요. 살귀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전 진법이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을 거예요.”“진안은 찾았나?”진서준이 물었다.이승재가 수치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어젯밤 저랑 주 사장님은 살귀 때문에 겁을 먹고 도망쳐서 진안의 위치를 파악할 새가 없었어요.”그러다가 뭔가 떠올린 건지 물었다.“진서준 씨, 진법을 파괴할 수 있는 보물을 가져오신 건가요?”육음취사진은 비교적 고급적인 진법으로 진안을 찾는다고 해도 보물의 도움이 없다면 진안을 파괴하기가 어려웠다.이승재는 진서준의 두 손이 텅 비어있자 궁금해서 물었다.“아니.”진서준이 고개를 저었다.“겨우 육음취사진인데 보물까지 쓸 필요 없어.”이승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의 스승님이라고 해도 이렇게 거만한 말을 내뱉을 수는 없었다.“정말 건방지군!”이때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진서준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진서준은 그 목소리가 조금 익숙했다. 곧바로 고개를 돌려 확인해 보니 골동
“그럴 바에야 차라리 무릎 꿇고 나한테 애원하는 게 어때? 어쩌면 내가 시체는 온전히 남겨줄지도 모르잖아.”은태산이 보기에 진서준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청년이었다.오늘 저녁 은태산은 진서준을 죽이기 위해 온 것이다.“이분은 진 마스터님이에요!”이승재가 화를 내며 외쳤다.은태산은 흠칫하더니 곧이어 크게 웃으며 말했다.“진 마스터? 장난해?”만월호 전투를 은태산은 직접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남주성에 진 마스터라는 사람이 권해철을 압도적으로 이겼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진 마스터라는 사람이 혈운 조직의 대성 종사 한 명을 죽였다는 말도 들었다.은태산은 물론이고 그의 스승도 진 마스터를 보면 피해야 했다.그러나 은태산은 진서준이 바로 그 진 마스터라는 걸 믿지 않았다.“저 자식이 진 마스터라면 난 염라대왕이다!”은태산이 흉악하게 웃었다.“오늘 밤 너희 모두 이곳에서 죽어야 해!”그렇게 말하면서 은태산은 방울 하나를 꺼내 살짝 흔들었다.다음 순간, 공사장 안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점점 더 날카롭게 들렸다. 마치 누군가 손톱으로 유리를 긁는 것 같은 소리였다.“오빠...”진서라와 유정은 겁을 먹고 덜덜 떨었다. 그들은 진서준의 팔을 한 쪽씩 꼭 잡고 놔주질 않았다“무서워하지 마. 지금 당장 저 노인을 해치울 테니까.”진서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한 뒤 두 여자의 팔에 손을 올렸다.두려워하던 두 사람은 갑자기 편안한 기운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걸 느꼈고, 이내 진서라와 유정 두 사람은 마음이 안정됐다.은태산은 그 광경에 눈빛이 달라졌다.“이 자식, 꽤 실력이 있네. 하지만 오늘 내 손에서 살아남는 건 불가능해.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말이야.”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당신 때문에 내 동생이 겁을 먹었어.”“난 그들에게 겁만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의 피를 이 진법 중의 살귀에게 바칠 거야!”은태산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이때 흰색의 무언가가 먼 곳에서 날아왔다.그건 바로 이승재와 주혁구가 어제 마주쳤던 살귀였다
진서준은 은태산과 살귀의 몸에 똑같은 술법을 걸었다. 그래서 살귀는 오로지 은태산 한 사람만 공격했다.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칼날이 바닥을 긁는 것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살귀는 흰색 그림자가 되어 은태산을 향해 달려들었다.“빌어먹을, 왜 나한테 오는 거야? 저 사람들이야말로 네 적이라고!”은태산은 참지 못하고 욕했다. 그는 서둘러 가방 안에서 피처럼 빨간색의 동검을 꺼냈다.검의 그림자가 마치 거대한 그물망처럼 살귀를 향해 날아들었다.그러다 갑자기 은태산의 안색이 확 달라졌다. 그는 자신의 공격이 전부 빗겨나갔음을 발견했다.이때 은태산은 위기감을 느꼈다. 한기 한 줄기가 그의 발밑에서부터 피어올랐다.은태산이 움직이기도 전에 그의 등 뒤에서 음산한 바람이 불었고, 사람 머리보다도 더 큰 검은색의 거대한 발톱이 은태산의 등을 할퀴었다순간 은태산의 등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그 장면에 이승재 등 사람들은 모골이 송연했다.겁을 먹어서 다리가 떨리지 않았더라면 이승재와 주혁구는 이미 도망쳤을 것이다.진서라와 유정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두 사람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서둘러 고개를 돌려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보지 않으려 했다.“빌어먹을, 빌어먹을!”엄청난 통증 때문에 은태산의 얼굴이 심하게 구겨졌다. 마치 부러진, 오래된 나무뿌리 같았다.살귀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다음 공격에서 살귀는 은태산의 머리를 노렸다.은태산은 극심한 통증을 참고 품 안에서 자색의 옥패를 꺼냈다.옥패 위에는 원귀보다도 더 흉악한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옥패를 꺼낸 순간 살귀는 뒤로 흠칫 물러나며 두려운 얼굴로 은태산을 바라보았다.은태산 같은 사수는 몸에 이런 종규옥패를 항상 지니고 다닌다. 자신이 키운 귀신이 갑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걸 막기 위해서 말이다.“빌어먹을 놈, 누가 네 적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거야? 저들이야말로 네가 죽여야 할 사람이야!”은태산이 살귀를 향해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살귀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것은 은태산
“오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진서준이 위로했다.“괜찮아. 진법이 파괴돼서 귀신들이 전보다 더 난폭해졌을 뿐이야. 내가 준 부적 절대 몸에서 떼지 마.”사람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 뒤 부적을 넣은 곳에 손을 올리며 당황한 얼굴로 주변을 보았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은태산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넋이 나갔다.그는 진서준이 정말로 그의 스승이 만든 진법을 파괴할 줄은 몰랐다. 심지어 발을 구르는 방법으로 말이다.이 젊은이는 대체 누구일까? 설마 정말 진 마스터는 아니겠지?문득 은태산은 자신의 곁에 아직 살귀가 있다는 걸 떠올렸다.진법이 파괴되자 살귀는 더욱 난폭해졌다. 그는 은태산이 들고 있는 종규옥패는 신경 쓰지 않고 곧장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아아아...”은태산은 살귀에게 공격당해 만신창이가 되어 피 칠갑을 하게 되었다.그는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전부 너 때문이야. 네가 진법을 파괴하지 않았더라면 살귀가 이렇게 강해지지는 않았을 거야. 너희들 모두 오늘 나랑 같이 이곳에서 죽자!”미쳐버린 살귀 앞에서 은태산은 승산이 전혀 없었다.은태산은 진서준도 살귀의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진서준은 냉소했다.“미쳐버리면 뭐 어때요? 살귀를 죽이는 건 내게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쉬운 일인데.”살귀는 갑자기 고개를 홱 들더니 진서준을 향해 울부짖었다. 진서준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말이다.“세상에, 저 살귀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요!”이승재는 혀를 내두르며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살귀를 바라보았다.이승재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조금이라도 더 살 생각이 없다면 와 봐.”살귀의 얼굴에 같잖다는 표정이 드리워졌다. 그것은 이내 진서준을 공격했다.“죽어...”살귀는 울부짖으면서 말했다. 비록 귀에 거슬리는 소리고 똑똑히 들리지도 않았지만 다들 그 말을 알아들었다.이승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는 진서준이 살귀를 완전히 화나게 했음을 알았다.진서준이 살귀를 죽이지 않는다면 오늘 그들 모두
그가 정말로 살귀를 죽였다니. 게다가 내친김에 다른 원귀들까지 없애버렸다.은태산은 한동안 넋을 잃은 채로 신과 같은 진서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이 순간, 은태산은 자신이 아주 하찮게 느껴졌다. 그가 바닷가의 자갈이라면 진서준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큰 바다였다.은태산은 꿈만 같아서 자기 뺨을 때렸다. 강렬한 통증이 이것이 꿈이 아님을, 모든 것이 진짜 발생한 일임을 일깨워줬다.이승재와 주혁구는 진서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무한한 경외심이 드는 동시에 깊은 두려움이 들었다.그들의 머릿속에 자신이 진서준의 앞에서 건방을 떨었던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만약 그들이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진서준과 싸우려 했다면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을까?그런 생각이 들자 이승재와 주혁구 두 사람은 몸이 더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등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제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불러주세요!”정신을 차린 주혁구가 서둘러 정중하게 진서준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이승재 또한 마찬가지였다.“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서준 씨!”와준 것이 진서준이라서 다행이었다. 만약 권해철이 왔더라면 은태산 같은 괴물과의 싸움에서 누가 죽고 누가 살 지 알 수 없었다.이때 은태산은 진서준이 바로 그 진 마스터라는 걸 믿고 서둘러 무릎 꿇고 사죄했다.“제가 조금 전에 진 마스터님께 대들었습니다. 부디 아량을 베풀어 절 살려주세요.”지금 은태산은 사죄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계속 진서준과 맞서 싸우려 한다면 죽음밖에 없었다.“당신은 평범한 사람들을 해쳤어요. 내가 당신을 놓아준다면 그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에요!”진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은태산이 내뿜는 사악한 기운을 통해 진서준은 그가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많이 빼앗아 갔음을 알 수 있었다.“제발 살려주십시오. 저한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앞으로는 절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을 거라고 제가 장담하겠습니다.”은태산은 몸에 남은 상처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계속해 고개
“난 떠나기 전에 이곳에 진법 몇 개를 만들어 놓을 거야.”진서준이 말했다.방어 진법을 제외하고 진서준은 여러 개의 공격 진법을 만들었다.표기를 하지 않은 사람이 억지로 진서준의 진법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면 공격 진법이 발동될 것이다.하지만 진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량의 영기와 옥석이 필요했다.“주 사장님, 옥석 백 개 구매해 주세요. 옥석이면 됩니다.”진서준이 주혁구를 보며 말했다.“문제없습니다. 돌아가서 부하에게 찾으라고 시키겠습니다.”주혁구 등 두 사람이 떠난 뒤 진서준은 그제야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왔다....유혁수의 죽음을 혈운 조직의 몇몇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대성 종사들이 오늘 한곳에 모였다.“남주성에 나타난 천재가 권해철을 이기고 유혁수를 죽였다고 합니다. 만약 그를 우리 혈운 조직에 가입시킨다면 우리 실력이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한 중년 남자가 말했다.그러나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민머리의 남자가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그건 안 됩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우리 혈운 조직이 유혁수를 죽인 원수를 혈운 조직에 가입시켰다는 걸 알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겠습니까?”정장을 입은 남자가 민머리 남자의 말에 동의했다.“그 진 마스터라는 사람 가만둬서는 안 됩니다. 죽입시다. 그를 죽여서 우리 혈운 조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걸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겁니다.”“이런 천재를 우리 혈운 조직에 가입시키지 않는다니, 너무 아쉽군요.”중년 남자가 탄식했다.상석에 앉은 노인이 덤덤히 말했다.“천재는 어디에나 있는 법입니다. 하지만 우리 혈운 조직의 체면은 하나뿐이죠. 진 마스터를 죽여서 우리 혈운 조직의 위엄을 떨칩시다.”네 사람은 남주성으로 가서 진 마스터를 죽이기로 결정을 내렸다.만약 세상 물정을 좀 아는 무인이 그 네 사람을 봤다면 겁을 먹고 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그 네 사람은 모두 널리 이름을 떨친 대성 종사였다.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만약 네 사람이 협력해 진서준을
다음 날 아침, 우소영은 호텔을 떠나 홀로 북쪽의 별장 구역으로 향했다.이내 그녀는 한 별장 앞에 도착했다.벨을 누르자 이승재가 안에서 달려 나왔다.“우소영 종사님, 오셨어요!”우소영을 본 이승재는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우소영이 말한 오래된 친구는 바로 이승재의 스승인 권해철이었다.며칠 전, 우소영은 권해철이 서울로 와서 진 마스터라는 사람과 대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권해철이 패배했다는 소식도 들었다.당시 우소영은 아주 놀라워했다. 그녀가 알기로 남주성에 권해철을 이길만한 사람은 그녀의 스승님인 탁현수뿐이었기 때문이다.남주성에는 오직 탁현수만이 반보 선천이었다.우소영이 권해철을 보러온 첫 번째 이유는 오래된 친구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고 두 번째 이유는 그 진 마스터라는 사람의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만약 진 마스터가 반보 선천이라면 우소영은 권해철에게 그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네 스승님은? 상처를 치료하는 중이시냐?”우소영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어제 새벽에 돌아왔을 때 스승님께서는 내상이 완전히 나으셨습니다. 지금 거실에서 종사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이승재가 대답했다.두 사람은 별장 거실로 들어갔고 편한 차림새의 권해철이 거실 소파에 앉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마시고 있는 걸 보았다.“너도 참, 내상이 다 나았으면서 직접 날 마중 나오지도 않고 말이야!”우소영이 원망스러운 어투로 말했다.권해철은 웃었다.“우리 사이에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이승재는 그들의 대화를 듣지 못한 것처럼 우소영에게 차를 따라준 뒤 곧바로 거실을 나섰다.권해철과 우소영은 나이가 비슷했지만 한 명은 술법을 수련하고 다른 한 명은 무도를 수련했다.두 사람은 젊었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당시 두 사람은 수련에만 매진하여 연애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그리고 연애할 마음이 들었을 때 둘은 이미 나이가 들어 예전 같지 않았다.“너 진 마스터라는 사람 때문에 크게 다쳤었다면서?”우소영이 걱정스
탁현수는 전설 속 선천 대종사와 겨우 반보 차이였다.그러나 그 반보는 그를 거의 10년간 괴롭혔다.“해철아, 진 마스터님을 뵐 수 있게 힘 좀 써줄 수 있겠어?”우소영이 기대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건 진 마스터님께 물어봐야 할 것 같아.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말이야.”권해철이 쓴웃음을 지었다.만약 진서준이 언짢아한다면 그는 평생 이 서울시에 누워있어야 할지도 몰랐다.“그래, 그러면 부탁 좀 할게.”권해철은 휴대폰을 꺼내 진서준에게 연락했다.이때 진서준은 방 안에서 수련하고 있었다.휴대전화가 울리자 진서준은 천천히 눈을 떠 침대맡에 놓였던 휴대전화를 들었다.“무슨 일이죠?”진서준이 물었다.“진서준 씨, 제 친구가 진서준 씨를 뵙고 싶어 하는데 혹시 시간 있으신가요?”권해철은 아주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 그의 스승님을 대할 때처럼 말이다.권해철의 사문으로 가기 위해서는 권해철의 안내가 필요했고, 권해철의 부탁하는 태도도 무척 공손했기 때문에 진서준은 거절하기 어려웠다.“네! 언제 어디서 볼까요?”진서준이 물었다.진서준이 승낙하자 권해철은 웃으며 말했다.“오늘 점심에 플라잉 호텔에서 볼까요?”“좋아요.”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진서준 씨.”전화를 끊은 뒤 권해철은 미소 띤 얼굴로 우소영을 바라보았다.“너도 들었지?”우소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의아한 듯 물었다.“들었어. 그런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아주 젊은 것 같던데?”우소영이 이런 의문을 품는 것은 정상이었다.그녀가 만났던 사람들 중 종사 수준에 다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50대였다.40대에 종사 경지에 이르러도 천재라고 불릴만했다.그런데 진서준의 목소리는 40대도 되지 않은 듯했다.권해철은 피식 웃었다.“일단은 얘기해주지 않겠어. 진 마스터님을 뵙게 되면 넌 아주 깜짝 놀라게 될 거야!”다른 한편, 진서준은 권해철의 전화 때문에 수련을 방해받게 되자 계속해 수련할 마음이 사라졌다.“점심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 회사에 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