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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연하남과 결혼하기
짝사랑 연하남과 결혼하기
Author: 전구

제1화

나는 25살이 되도록 남자 한 번 만나본 적 없다.

그런 나에게 베프 임유미가 갑자기 저녁에 두 남자와 침대 하나를 써야 한다고 했다.

나는 눈을 반짝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크게 난처하지 않았다. 두 남자를 전에 만나본 적 있었으니까.

한 명은 내 이상형이다. 185라는 큰 키에 내 인생 계획보다 더 선명한 턱선, 그리고 또렷하고 맑은 눈, 긴 손가락과 깅 다리를 갖고 있었다.

그 남자는 뭐든 좋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를 보며 침만 흘릴 뿐, 감히 불결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남자는 유미의 친동생 임시우, 나보다 무려 8살이나 어렸으니까.

무엇보다 시우는 아직 미성년자다. 그가 아무리 완성형 얼굴을 가졌다지만, 난 절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할 없다.

게다가 우리가 왜 네 명이서 한 침대를 써야 하냐면, 나와 유미는 모두 알거지였으니까. 우리는 월세와 생활비로만 꾸역꾸역 버티고 있었다.

유미의 동생 시우와 건우는 매번 방학만 되면 우리가 사는 곳에서 놀러 오겠다고 했다.

여행 경비를 절약하려면 두 사람을 우리 집에 머무르게 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셋방 침대가 커서 4명이 자도 끄떡없다.

오늘 세 명과 같은 높이의 공기를 마시려고 나는 무려 7센티나 되는 하이힐을 신고 꼬박 하루를 돌았다.

그러니 꽤 누나 같았다.

하지만 4명이 샤워하는 게 문제라 나는 세 명보다 한발 먼저 집에 돌아갔다.

역시 신발을 갈아신으니 편했다.

계속 동생들 앞에서 누나다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그 얼굴만 보면 나도 모르게 어색해진다.

오늘도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뽀송하게 말린 뒤, 방에 향수를 가득 뿌렸다. 그것도 모자라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고 저녁인 데도 톤업 크림을 발랐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나는 묵묵히 노크 소리를 기다렸다.

잠시 뒤, 문소리가 들렸다. 문을 빼꼼히 열었더니 눈앞에 나타난 검은 옷을 입은 남자한테서 단번에 압박감이 느껴졌다.

나는 남자를 흘긋 보고는 뒤 돌아 방금 씻고 향수까지 뿌린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거울로 그가 나를 계속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물론 하루 종일 같이 놀러 다녔지만 남동생 둘과 한 공간에 있으니 너무 어색했다.

유미가 샤워하는 동안 시우는 나와 가까운 쪽에 누웠다. 그리고 건우는 밖에 눕고 나는 맨 안쪽에 누웠다.

나는 시우가 체육학과라는 걸 잊어 마냥 작을 줄만 알았다. 그런데 매일 농구를 해서인지 반팔티를 입고 침대에 누워 팔근육을 드러낸 모습은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물론 그 모습을 감히 바라볼 수 없었지만.

시우는 계속 남성미를 발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와 처음 접촉하는 나는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눕지 않고 계속 유미만 재촉했다.

시우와 건우는 각자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이따금 시우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 눈빛이 너무 뜨거워 당황한 나머지 나도 핸드폰을 하는 척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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