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심장 예뻐요?

엄마, 내 심장 예뻐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By:   연일  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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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내가 동생보다 닭다리를 하나 더 먹었다는 이유로 나는 폭설이 내리는 날 집에서 쫓겨났다. 그 후 고고학을 연구하는 아빠가 직접 내 시체를 파냈지만 머리가 없었던 지라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분명 시체에 나와 똑같은 흉터가 있었는데도 아빠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엄마는 직접 내 심장을 파서 학생들에게 보여주셨다. “이건 선천적인 심장병을 앓고 있는 심장입니다. 다들 함께 연구해 봅시다.” 오래 전 엄마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지 다 알아볼 거라고 했다. ‘엄마, 전 이제 심장밖에 남지 않았는데 알아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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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고고학을 연구하는 아빠는 근처의 한 산이 폭설로 인해 붕괴가 되면서 오래된 무덤이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빠는 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해 보호 채취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3구의 고인 시신과 머리 없는 여자의 시체 1구가 발견되었다. 고고학 연구팀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의 도움 하에 아빠는 직접 땅속에 묻혀 있던 여자의 시체를 발굴해냈다. 하지만 난 머리가 없었던 탓에 신분을 확정 지을 수 없었고 시체는 영안실로 옮겨졌다.그리고 경찰은 무덤을 파는 중에 만약 머리를 찾게 되면 바로 연락을 달라며 아빠에게 당부했다. 아빠의 동료인 장현석 아저씨는 시체의 손에 남겨진 흉터를 보더니 얼른 물었다. “내 기억에 민주도 손에 저런 흉터가 있었는데 설마 민주는 아니겠지? 혹시 모르니 전화 한 번 해봐.” 아빠는 발굴된 고인의 시신을 수습하는데 전념했고 조심스럽게 그것들을 보호함에 넣으며 덤덤하게 말했다. “다른 누가 죽어도 그 계집애는 절대 죽지 않았을 거야. 천생이 남보다 기가 센 운명이야. 또 어디 남자나 꼬시러 갔나 보지. 신경 쓰지 않아도 돼.”“내 일도 바빠 죽겠는데 시체 머리까지 찾으라고? 틀림없이 좋은 여자는 아니었을걸. 혹시 집 남편한테 얻어맞고 쫓겨나온 걸지도 모르지.” 매번 나를 언급할 때마다 아빠는 좋은 말투가 아니었다. “며칠 전 민주가 너 보러 왔던 거로 기억하는데?” 아빠는 여전히 하던 일에 열중하며 대답했다.“맞아. 하지만 내가 쫓아냈어. 그 썩을 계집애가 감히 내가 민수 먹으라고 준비한 토종 닭다리를 먹으려고 들잖아? 완전히 미친 거지.” “그날 밤 바로 쫓아냈어.” 장현석이 계속 말했다. “민주도 어쩌다가 널 보러 온 건데 왜 그렇게까지 한 거야? 고작 닭다리일 뿐이잖아.”“게다가 요 며칠 연속 폭설이 내렸는데 만약 무슨 사고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그래도 전화 한 통 해보는 게 좋겠어.” 그러자 아빠는 손에 들고 있던 공구를 버리고는 장현석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장씨, 미쳤어? 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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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고고학을 연구하는 아빠는 근처의 한 산이 폭설로 인해 붕괴가 되면서 오래된 무덤이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빠는 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해 보호 채취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3구의 고인 시신과 머리 없는 여자의 시체 1구가 발견되었다. 고고학 연구팀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의 도움 하에 아빠는 직접 땅속에 묻혀 있던 여자의 시체를 발굴해냈다. 하지만 난 머리가 없었던 탓에 신분을 확정 지을 수 없었고 시체는 영안실로 옮겨졌다.그리고 경찰은 무덤을 파는 중에 만약 머리를 찾게 되면 바로 연락을 달라며 아빠에게 당부했다. 아빠의 동료인 장현석 아저씨는 시체의 손에 남겨진 흉터를 보더니 얼른 물었다. “내 기억에 민주도 손에 저런 흉터가 있었는데 설마 민주는 아니겠지? 혹시 모르니 전화 한 번 해봐.” 아빠는 발굴된 고인의 시신을 수습하는데 전념했고 조심스럽게 그것들을 보호함에 넣으며 덤덤하게 말했다. “다른 누가 죽어도 그 계집애는 절대 죽지 않았을 거야. 천생이 남보다 기가 센 운명이야. 또 어디 남자나 꼬시러 갔나 보지. 신경 쓰지 않아도 돼.”“내 일도 바빠 죽겠는데 시체 머리까지 찾으라고? 틀림없이 좋은 여자는 아니었을걸. 혹시 집 남편한테 얻어맞고 쫓겨나온 걸지도 모르지.” 매번 나를 언급할 때마다 아빠는 좋은 말투가 아니었다. “며칠 전 민주가 너 보러 왔던 거로 기억하는데?” 아빠는 여전히 하던 일에 열중하며 대답했다.“맞아. 하지만 내가 쫓아냈어. 그 썩을 계집애가 감히 내가 민수 먹으라고 준비한 토종 닭다리를 먹으려고 들잖아? 완전히 미친 거지.” “그날 밤 바로 쫓아냈어.” 장현석이 계속 말했다. “민주도 어쩌다가 널 보러 온 건데 왜 그렇게까지 한 거야? 고작 닭다리일 뿐이잖아.”“게다가 요 며칠 연속 폭설이 내렸는데 만약 무슨 사고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그래도 전화 한 통 해보는 게 좋겠어.” 그러자 아빠는 손에 들고 있던 공구를 버리고는 장현석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장씨, 미쳤어? 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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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하지만 3일 전 난 확실히 값비싼 선물을 사가지고 아빠를 보러 왔었고 아빠 집에서 한동안 묵으려고 했다. 그러나 고작 내가 닭다리 한 개를 더 먹었다는 이유로 아빠는 나를 쫓아낸 것이다. 그날 밤, 폭설이 내리고 있었고 난 얇디얇은 니트만 입은 채 눈밭에서 벌벌 떨다가 어쩔 수 없이 어릴 때 숨바꼭질을 하던 동굴에서 잠시 몸을 녹이려 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건 브로콜리가 맞았다. 브로콜리는 비록 싼 편이었지만 아빠는 주민수가 좋아하지 않았기에 자주 사시 않았고 난 먹을 수 없었다. 아빠는 엄마가 첫사랑과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불륜녀와 외도를 했고 그 다음 해 아들을 낳아 집에 데려왔다. 이에 엄마는 참을 수 없고 이혼을 선택했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 두 사람 모두 날 데려가려 하지 않았고 마지막에는 외할머니가 날 맡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연세 많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난 철저히 의지할 곳을 잃었다. 나는 장 보는 아빠를 따라다녔고 아빠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건 다 우리 아들 주려고 산 겁니다. 이번 달 시험에서 등수가 10등이나 올라서 제대로 보상해 주려고요.” 하지만 사실상 주민수는 꼴찌에서 10등 진보한 것뿐이었다. 당시 내가 매년마다 전교 1등을 할 때 아빠는 단 한 번도 이렇게 나를 칭찬해준 적 없었고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셨다.“성적 좋은 게 무슨 대수야? 넌 분명 네 엄마의 남자 밝히는 그 유전자를 물려받았어.” “이제 시집 갔다가 바람나면 남자한테 쫓겨날 게 뻔한데, 게다가 그렇게 못생겨서 누가 널 데려가려고 하겠어?” 아빠는 엄마를 미워하면서 나도 함께 미워했다. 사실 나를 데리고 유전자 검사만 해보면 내가 친딸이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었지만 아빠는 감히 그러지 못했다. 아빠는 그동안 자신이 잘못 미워한 것일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집에 돌아온 후 아빠는 요리를 시작했고 온 집안에는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을 했다. 방에 있던 강설경이 팩을 붙이고 나와 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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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내 영혼은 또 한번 찢기는 듯했다. 곧바로 난 병원의 영안실로 향했는데 법의관이 내 시체를 부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법의관은 바로 내 진짜 엄마의 현남편인 강언민이었다. 메스로 내 가슴을 가르던 강언민은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고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가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비록 40이 넘었지만 여전히 매우 아름다웠다. 아쉽게도 난 엄마의 미모를 물려받지 못했지만 말이다. “이 시체는 선천적인 심장병을 가지고 있었어. 게다가 아주 희귀한 원초적 대동맥 확장 케이스야.” 엄마는 바로 손을 뻗어 이를 확인했고 장갑과 메스를 들어 내 심장을 들어냈다. 그러자 강언민이 바로 이를 말렸다. “이건 불법이야!” 하지만 엄마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내 병원에 마침 교육용 도구로 쓰일 이런 심장이 필요했어. 내가 선천적 심장병의 특효약을 연구하고 싶기도 하고.” “만약 이 시체의 가족들도 알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영광스러워할 거야. 난 당신이 이번 일로 뭐라고 하지 않을 거란 거 알아.” 엄마는 조심스럽게 그 심장을 용기에 넣어 가져가려 했고 이때 강언민이 물었다. “이 심장을 연구하려는 게 딸 때문이야?” 내 영혼은 갑자기 멍해졌고 설마 엄마가 계속 나를 신경 쓰고 있었고 마음속으로 그리워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에 잠겼다. “당연하지. 우주는 이제 겨우 10살이야. 난 우주가 더 이상 심장병으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어.”“반드시 가능한 빨리 최고의 치료방법을 연구해낼 거야.” 이 말에 나는 마치 얼음 속에 떨어지는 것 같았다. 난 그들이 10년 전 딸이 생겼고 불행하게도 그 아이 또한 나와 같은 심장병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강우주는 엄마의 세심한 보살핌 하에 포동포동하게 잘 크고 있었고 5살 때 이후로 난 강우주를 거의 보지 못했다. 반대로 외할머니는 모든 퇴직금을 내 수술에 들였기에 난 자연히 평소에 영양제도 적게 먹을 수밖에 없었고 마치 원숭이처럼 말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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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나는 엄마가 입가의 웃음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한동안 컴퓨터 화면만 멍하니 쳐다보았고 그 뒤에는 핸드폰을 여러 번 확인했다. 그리고는 방금 전화가 스팸 전화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차 키를 챙기고 떠나려 했다. 차에 탄 후 엄마는 집에 전화를 걸었고 그 너머에서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언제 와요? 우주는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는 바로 눈이 반달 모양이 되도록 방긋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엄마도 우주 보고 싶지. 그런데 엄마가 지금 일이 있어서 집에 못 돌아가니까 밥 잘 먹고 혼자서도 잘 자야 해.” 전화를 끊은 뒤 엄마는 출발했고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는데 이 순간 무슨 기분인지 알 수 없었다. ‘슬플까, 아니면 기쁠까?’ ‘아마 기쁘겠지?’경찰서에 도착하니 아빠도 와있었고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았지만 모두 안색이 좋지 않았다. 아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당신이 왔는데 왜 나까지 부른 거야? 죽은 게 주민주라고 해도 나랑 뭔 상관인데? 어차피 내 친딸도 아닌데 말이야!” 이 순간 엄마는 아빠의 뺨을 한 대 때렸고 모든 사람들이 멍해졌다. “주군성, 헛소리하지 마. 나 서옥빈은 너에게 미안할 짓은 한 적 없어. 오히려 네가 불륜녀와 낳은 아들을 함께 집에 끌어들였지. 정말 뻔뻔스러워!” 두 사람이 곧바로 싸움으로 번졌고 경찰이 그들을 떼어냈다. “다들 조용하세요. 두 분 경찰서가 시장 바닥인 줄 아세요? 현재 피해자는 두 분의 딸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걱정은커녕 싸우다니요?” 두 사람은 다시 조용히 앉아 경찰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 아침 야산의 한 집에 있던 개가 귀 한쪽을 물고 다녔다고 합니다.” “놀란 마을 사람들이 바로 신고를 했고 저희는 개집에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된 머리와 피해자의 지갑을 발견했습니다.” “안의 신분증으로 봤을 때 피해자가 바로 주민주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엄마가 의문을 제기했다.“주민주는 장주시에서 학교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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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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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경찰도 당연히 화장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고 그들은 학교로 가서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아빠는 바로 따라왔고 엄마도 서로 겨루기라도 하듯 따라왔다. 길에서 경찰은 내 팔목에 칼자국이 많은 것으로 보아 아마 내가 자해를 한 것일 거라고 설명했다. “주민주는 심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두 분은 대체 부모님으로서 뭘 하신 겁니까? 당시 법원에서 주민주의 양육권을 엄마 쪽에 넘겼는데 엄마로서 조금도 돌보지 않은 겁니까?” 엄마는 침묵했다. 엄마는 아빠를 벗어나고 싶었기에 자연히 아빠와 닮은 나를 데려가고 싶지 않았다. 학교에 도착한 후 경찰은 조교와 연락했지만 우리를 맞아준 것은 이혜진 주임이었고 원래의 조교는 해고되었다고 한다. 내가 사고가 났던 날 밤, 그 재벌 2세는 여자친구를 데리고 시내에서 차를 몰다가 브레이크가 고장나 가로등을 들이받았고 두 사람은 즉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경찰은 재벌 2세의 핸드폰에서 당시 내가 모함을 당했던 진실을 찾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핸드폰에는 조교와 재벌 2세의 대화 기록도 있었고 당시 조교는 제벌 2세에게서 돈을 받고 나에게 처분을 내린 것이었다. 지금 학교에서는 이미 일의 진실이 모두 밝혀졌고 조교도 바로 해고되었다. 이혜진 주임은 돌아온 나를 축하해 주려고 했지만 기다려진 것은 오히려 나의 사망 소식이었다. 이혜진 주임은 이미 50이 넘었고 평소 모든 학생들에게 다 잘해주었으며 당시 내가 모함을 당할 때에도 오직 이혜진 주임만이 나를 믿어주었다. 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혜진 주임은 매우 슬퍼했고 절망적인 듯 말씀하셨다. “얼마나 좋은 아이인데 이렇게 가다니.” 난 손을 뻗어 이혜진 주임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지만 닿을 수 없었다. 이혜진 주임은 그들을 데리고 나의 기숙사로 향했다. 아빠는 눈물을 머금고 내 물건들을 정리했고 엄마는 책꽂이에서 내 노트를 발견했다. 첫 번째 페이지를 펼치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왜 아빠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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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나는 부모님을 따라 다시 야산으로 돌아왔고 아빠는 경찰서에 도착하자마자 집으로 도망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야산으로 가 수색해보려 했다. 고고학 연구팀이었던 아빠는 경찰들이 실수로 옛 무덤을 파헤칠까 걱정되어 자연히 따라간다고 했다.엄마도 이번에는 주동적으로 따라간다고 했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 모두들 수색을 시작했지만 오직 아빠만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있는 것 같았다. 난 서투른 척하는 아빠를 보면서 우스울 따름이었다. 경찰들은 새로운 수색 과정에서 주민수의 학생증을 발견했고 엄마는 쏜살같이 달려와 아빠의 뺨을 때렸다. “당신 아들이 내 딸을 죽인 거야. 정말 미쳤어! 어쩐지 계속 여기서 시간을 끈다 했어!” 다툼 중에서 경찰은 나의 핸드폰을 발견했지만 아쉽게도 고장이 났고 복구해야 했다.경찰은 부모님을 데리고 경찰서로 돌아왔고 강설경과 주민수도 데려왔다. 주민수는 겁에 질린 듯 강설경의 품에 숨었고 강설경은 오히려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경찰관님, 잃어버린 지 오란 내 아들 학생증이 왜 거기에서 나타난 건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렇게 다짜고짜 사람을 잡아오다니! 인터넷에 다 폭로해 버릴 겁니다.” 엄마의 날카로운 눈빛이 강설경 손목의 팔찌에 꽂혔고 곧바로 빼앗아 확인했는데 과연 “민주”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경찰관님, 민주 것인 팔찌가 지금 저 여자의 손에 있습니다. 제 딸은 분명 저 모자가 죽인 겁니다. 당장 저들을 잡으세요!” 이에 강설경이 펄쩍 뛰며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 이 팔찌는 주민주가 가면서 나에게 준 거야. 어쨌든 내가 그를 한동안 돌봤으니 그 대가로 말이야.” “퉤! 당신이 민주를 챙겨? 민주 팔에 난 흉터가 당신이 뜨거운 물을 부어서 생긴 거라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오, 사실 엄마는 다 알고 있었네. 그런데도 왜 계속 내버려 두신 걸까?’ 두 사람은 계속 말다툼을 이어갔고 아빠는 감히 끼어들지 못하고 주민수를 데리고 그 뒤에 숨어만 있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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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난 주민수에 의해 돌에 묶여 한바탕 맞은 뒤에도 의식은 있었다. 하지만 주위가 무너지는 걸 발견했지만 난 아무리 해도 발에 묶인 밧줄을 벗어날 수 없었고 흙이 콧구멍으로 조금씩 스며드는 것을 느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난 본능적으로 아빠와 엄마를 외쳤다. 하지만 이미 아내를 안고 꿈나라에 든 아빠와 딸을 재우고 있는 엄마, 그 누구도 나를 신경 쓰진 않았다. 난 협소한 공간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뭐? 내가 말했잖아, 그 애가 운이 안 좋은 거라고. 게다가 내 아들은 고작 16살인데 당신들이 얼마나 큰 죄를 선고할 수 있는데?” “하물며 실수라고 말했잖아. 여차하면 명절이나 기일에 민수가 주민주 무덤 가서 절을 올리면 될 거 아니야?” 강설경은 여전히 개의치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는데 그녀에게 있어서 내 목숨은 크게 값진 것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주민수는 미성년자이니 증거가 있더라도 큰 처벌은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주위의 경찰은 이 말을 들은 뒤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청소년보호법은 철없는 아이들이 잘못을 깨닫고 고치게 하기 위한 것이지 당신들이 거리낌 없이 법을 어기는 도구가 아닙니다!” 경찰의 호통에 그제야 강설경은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고 아빠는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나 말했다. “경찰관님, 이제 증거까지 다 나왔으니 법원에서 주민수에게 어떤 죄를 선고하게 되는 겁니까?” “이 일을 조용히 넘어갈 순 없을까요? 전 주민주의 친아버지이니 저에게 그럴 권리는 있는 거 아닌가요? 집안 애들끼리 장난 치다가 난 사고잖아요!” 난 아빠의 앞으로 다가갔고 그의 두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아빠의 빨간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 있었지만 그 눈물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주민수를 위한 것이었다. 아빠의 억지에 경찰은 당연히 아랑곳하지 않았다.“당신은 그럴 말 할 자격 없습니다!” “주민수가 어떤 죄를 선고받을지는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야 할 거고 당신들은 진실을 알면서도 숨긴 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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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경찰의 질문에 강언민은 모든 것을 묵인했고 엄마는 대성통곡했다.“왜! 왜 내 딸에게 그런 거야! 이 짐승 같은 놈아!”“민주야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너에게 그렇게까지 했는데 넌 여전히 엄마를 보호하려고...” 엄마는 미친 듯이 자신의 뺨을 때렸고 맑은 따귀 소리가 경찰서에 울려 퍼졌지만 내 마음에는 그 어떤 파장도 일지 않았다. 내 심장은 이미 엄마에 의해 분해되었으니 말이다. 강언민은 자신의 죄를 감형 받기 위해 엄마가 시체에서 심장을 훔쳤고 직업도덕을 어겼다며 고발했는데 그들이 개처럼 서로 물어뜯는 모습은 정말 웃겼다. 영혼이 되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천대를 받던 중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이었다. 주민수와 강언민은 구속되어 항소 절차를 진행했고 아빠는 강설경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의 죄는 병원의 결정을 기다려야 했는데 혼비백산하여 아빠와 함께 돌아가겠다고 했다. 아빠도 마음에 약간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러라고 했고 엄마는 전에 내가 지내던 방의 문을 열었는데 그곳은 이미 잡화실로 변해 있었다. 엄마는 잡화실에서 내 옷을 찾아냈고 품에 안고 고통스럽게 눈물을 흘렸는데 그 중에 한 무더기의 반송된 편지를 발견했다. 그건 내가 어릴 때 엄마에게 보냈다가 반송된 편지들이었는데 매 한 통의 편지마다 엄마에게 나를 보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엄마는 바닥에 앉아 한 통 한 통 뜯어보기 시작했고 눈물이 종이를 적셔 글자가 희미해질 정도였다. 가장 마지막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엄마, 이번 생에 저를 사랑해주지 않았으니 다음 생에는 꼭 사랑해줘야 해요.]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와 엄마의 까만 머리를 금색으로 물들였고 엄마의 눈가에는 잔주름이 몇 개 더 생긴 것 같았다.하룻밤 사이에 엄마는 열 몇 살이나 늙은 것 같았다.엄마는 편지 봉투를 마치 보물처럼 공책에 꼼꼼히 끼운 후 가방에 넣었다. 엄마는 문을 열고 아빠와 강설경이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는데 강설경이 욕설을 퍼부었다. “주민주가 운이 안 좋은 게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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