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에서는 이미 명단을 전부 작성했다.이번에 전국 용무 대회에 참가한 사람은 모두 백여 명이고 경기장에는 모두 십여 개의 링이 준비되어 있었기에 10라운드도 안 되어 절반이 떨어져 나갈 수 있었다.오늘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바로 임찬혁과 하찬우였다.그 두 사람은 보통 참가자가 아닌 가문의 원한과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사이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누가 이길지에 대해서는 큰 분쟁이 없었다. 하찬우는 반보 무왕이었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우월한 환경에서 자라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각종 유명한 전문가들의 가르침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귀한 약재들을 먹고 살아왔다.아직 30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이미 반보 무왕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그가 천재라는 걸 뜻했다.반면 임찬혁도 명문가 후손이긴 했지만 임씨 가문이 사라진 이후 생활이 어려운 탓에 지금까지 사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경주의 용무 대회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그가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성과였다.수도에 와서 행패를 부린 건 죽음을 자초한 행위라는 거다. “나는 굳이 하찬우가 아니더라도 임찬혁이 1라운드만에 떨어질 것 같아.”“경주는 작은 지방이잖아. 오늘 다른 지방 참가자들 중에 그 녀석보다 강한 사람이 많고도 많을 걸?”관중석에서 하미현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시합에 참가한 백여 명 중, 모든 참가자들이 한 지방의 1위를 차지하고 온 사람들이었기에 그녀는 임찬혁이 제일 약할 거라고 단정했다.“나도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좋은 일이지.”육소연이 말을 이었다.“만약 다른 사람한테 진다면 살 기회라도 있겠지만 하찬우와 붙는다면 죽고야 말 테니까.”“하찬우가 방금 전에 살점을 모두 잘라서 개 먹이로 주겠다고 했잖아.”“조용히 좀 해, 제발. 찬혁이가 무사하기를 바랄 수는 없어?”그들의 대화를 듣던 육성재가 소리쳤다.그러나 사실 그도 임찬혁이 다른 사람에게 지는 게 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만약 정말 결승전에 진출해서
‘임찬혁이 운이 좋은 건가?’임찬혁의 진짜 실력을 보고 싶어 했던 관중들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안타까워하며 그가 너무 쉽게 이겼다고 감탄했다.한편, 임찬혁도 조금 놀란 상태였다. 상대방이 일부러 넘어진 것 같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곧 2라운드 경기가 시작되었다.이번에 임찬혁과 맞붙은 사람은 50대의 마른 남자로, 1라운드에서 아주 쉽게 상대를 이긴 고수였다.“정청송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심판의 경기 시작이라는 외침소리와 함께 임찬혁은 공격하려고 했지만 정청송은 갑자기 안색이 바뀌더니 배를 꽉 잡았다.“아이고. 배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에 가야 할 것 같네. 내가 졌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정청송은 바로 링에서 내려왔다.“임찬혁, 승!”2라운드 역시 임찬혁은 손도 대지 않고 승리를 거두었다.“헐. 설마 승부 조작한 거야?”“설마 임찬혁이 능력 좀 있어서 돈으로 모든 선수들을 매수한 후 자기를 이기게 해달라고 한 거 아니야?”“한 번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지만 두 번은 불가능하잖아.”...관중석에서 사람들이 따지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그걸 들은 임찬혁 또한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유를 몰라 답답했다.육성재, 육소연, 손이림과 곽미선 등은 모두 어리둥절해졌다.그러나 이때 하찬우가 시합 상대를 이기고 팔짱을 끼며 걸어왔다.“이미 네가 무사히 결승전까지 갈 수 있도록 다 준비해놨으니까 걱정마. 넌 나랑 붙어야지.”“네 목숨은 내 거니까!”하찬우가 음흉하게 웃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임찬혁이 다른 사람에게 지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그를 직접 죽일 수 없을 테니까. “그래? 고맙네.”임찬혁은 하찬우의 행위가 너무 유치하게만 느껴졌다.진짜로 맞붙는다고 하더라도 쉽게 결승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상대방이 이렇게까지 준비한 이상 굳이 사람들을 상대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는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이 대화를 들은 후 관중들은 깊게 깨달았다.“아, 이건 찬우 도련님의
경기장 안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쏠렸다.대부분이 오늘 임찬혁이 어떻게 하찬우의 손에 죽게 되는지 보고 싶어 온 것이기 때문이다.‘드디어!’모두가 숨을 죽였다.비록 그들 모두 임찬혁이 하찬우의 손에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보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임찬혁과 생사전을 겨루기를 신청합니다. 한 사람이 죽지 않는 이상 이 시합은 끝나지 않을 겁니다. 패배를 인정해도 쓸모 없어요. 그리고 누구도 끼어들어서는 안 됩니다.”하찬우가 갑자기 심판을 향해 입을 열었다.“이건 대방도 동의해야 합니다.” 심판은 50대의 노인으로, 용국의 상무였다.만약 선수들 사이에 정말로 해결할 수없는 모순이 있다면 생사전을 겨루어도 됐었다. 다만 이것도 쌍방이 모두 동의해야만 가능했다.“정말 하찬우 선수와 생사전을 벌이겠습니까?”심판이 물었다.“아니요!”임찬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관중석에 앉아있던 육성재가 먼저 소리쳤다.이건 딱 봐도 하찬우가 파놓은 함정이었다. 만약 임찬혁이 정말로 생사전을 겨루겠다고 한다면 그는 더 이상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반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임찬혁이 목숨을 지키기 위해 물러설 건지 아니면 하찬우와 정면으로 승부할 건지 궁금했다.“네, 그러겠습니다.”임찬혁은 싸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생사전은 반드시 한 사람이 죽어야 했다. 패배를 인정해도 쓸모 없다는 거다.이건 그가 원하는 거였다. “동의했네요!”하찬우는 임찬혁이 번복할까 봐 얼른 말했다.“본 시합은 생사전이며 승부가 나기 전까지 누구도 끼어들어서는 안 됩니다.”심판은 큰 소리로 선포한 후에 링 위에서 내려왔다.“정말 멍청해. 만약 동의하지 않았더라면 오늘까지는 살 수 있었을 텐데.”“하지만 지금 넌 더 이상 기회가 없어.”하찬우가 발을 구르자 철근 콘크리트 바닥으로 된 링이 갑자기 분열되었다.이 장면을 본 모두가 일제히 숨을 참았다. ‘이게 바로 반보 무왕의 실력인가?’“임찬
임찬혁이 번개처럼 빠르게 하찬우의 뺨을 때린 거였다.“으아악!”하찬우는 비명을 지르며 날개 꺾인 새처럼 뒤로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다.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크게 놀라 거의 대부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뺨 한 대로 하찬우를 날려버렸다고?’‘무려 반보 무왕을?’오늘 하찬우는 한 라운드도 한 수를 버티는 상대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임찬혁과의 경기에서는 더욱 전에 보여준 적이 없던 어마무시한 힘이 담긴 주먹을 날렸는데 임찬혁은 날아가지 않고 되려 하찬우가 날아갔다. ‘임찬혁은 작은 지방에서 1위를 한 것 뿐이잖아.’‘만약 하찬우가 상대를 매수하지 않았더라면 결승전에도 진입하지 못했을 텐데, 우리가 과소평가 한 거였어?’이 뺨만으로도 그의 실력이 하찬우의 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육성재는 무척 놀란 표정을 지었고 손이림도 마찬가지로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리고 곽미선과 곽해준 역시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특히 곽해준은 더욱 한숨 돌렸다. 임찬혁이 죽지 않는 한 그의 병은 아직 완치될 가능성이 있으니까.그러나 하씨 가문 사람들, 전정우등 다른 세가의 사람들은 모두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링 위를 바라보았다. 만약 직접 보지 않았다면 그들은 꿈에도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가장 믿을 수 없는 건 역시 하찬우였다.그는 반쪽 얼굴이 크게 부은 채로 멍 때렸다.뛰어난 재능에 무수한 자원까지 합쳐진 덕분에 그처럼 젊은 나이에 반보 무왕의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거다.임찬혁은 망한 가문의 자식에 불과한데 어떻게 자신보다 강할 수 있다는 말인가? “끝까지 가보자!”하찬우는 이 일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는 땅을 박차고 일어나 활을 떠난 화살처럼 재차 임찬혁을 향해 돌진했다.짝!그러나 가까이 가자마자 또다시 뺨을 맞고 날아갔다. 전혀 피할 수가 없었다. 아니, 심지어 상대방이 어떻게 손을 썼는지도 똑똑히 보지 못했다.그러나 임찬혁은 제자리에서 그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호랑이처럼 재빨리
“끄아아악!”하찬우는 처량한 비명을 질렀지만, 손발이 부러진 상태라 폐인처럼 조금도 반항할 힘이 없었다.이 개들은 그가 특별히 임찬혁을 위해 준비한 것으로, 이미 며칠 동안 굶은 상태였기에 따끈따끈한 살점이 날아오는 걸 보자마자 그 중의 한 마리가 재빨리 뛰어올라 낚아챈 후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다 먹은 후에 그 개는 입술을 핥으며 임찬혁을 향해 끊임없이 꼬리를 흔들었다.아직 충분히 먹지 못한 게 분명했다. “멍멍!”고기를 먹지 못한 다른 몇 마리의 개들도 모두 게걸스럽게 침을 흘리며 임찬혁을 향해 미친 듯이 짖기 시작했다.이 장면은 본 모든 사람들이 소름이 돋아 식은 땀을 흘렸다.개가 사람 고기를 먹는 것을 처음 봤기 때문이다.전에 하찬우가 개를 끌고온 걸 보며 그들은 오늘 개의 배에 들어갈 것이 임찬혁의 살덩어리인 줄 알았었다.‘하지만 그게 하찬우의 살덩어리었다니.’‘결국 돌을 들어 제 발등을 찧는 거였잖아?’이런 생각을 하며 모두가 탄식했다. “너 이 새끼!”“죽여버릴 거야!”하용박은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어 하찬우를 구하러 가려고 했다.세상에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개한테 먹히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 있겠나?“그들은 생사전을 겨루고 있으니 누구 한 명 죽기 전까지는 누구도 간섭 못 합니다.”그러자 주최측의 고수들이 하용박을 막았다.임찬혁과 하찬우의 생사전은 주최측의 허락을 받은 것이니 그들은 공평성을 보장할 의무가 있었다.오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만약 하씨 가문이 규칙을 파괴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이 일은 곧 용국에 퍼질 것이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힌 정부의 위신에 금이 갈 것이 분명했다.하용박은 이가 부러질 정도로 어금니를 꽉 물었다.지금 참견하지 못하게 하고 죽은 뒤에 참견하게 하면 무슨 쓸모가 있는가?그러나 주최즉의 강자들은 그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하씨 가문이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감히 정부와 맞설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경고하는데, 감히 한 번만
하씨 가문이 실력이 강해서 한 번에 없애기 힘들었기에 그는 차라리 한 명씩 덤비기를 바랐다 하찬우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상대방이 그를 찾아와 복수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오는 사람마다 죽겠지만 말이다.사람들은 여전히 충격에 빠져있었다.임찬혁이 사람들 앞에서 하찬우를 그런 몰골까지 만들만큼 미친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건 하씨 가문과 한 명이 죽을 때까지 결판을 내보자는 게 아닌가?이때 심판이 임찬혁을 무대에 올라오게 했다.“이번 용무 대회의 1위는 경주의 임찬혁 선수입니다!”이어서 수도의 시장, 고민호가 임찬혁에게 직접 금메달을 수여했다.이건 임찬혁의 하이라이트였지만 육성재, 손이림과 곽씨 가문의 부녀를 제외하고는 박수를 치는 사람이 없었다.전의 용무 대회 1위는 모두가 앞다투어 연을 맺으려는 대상이었다.매 회 용무 대회 1위는 모두 전신이 될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서경 전신 하용한, 즉 하찬우의 둘째 삼촌이 바로 그 회 용무 대회 1위었다.모두가 임찬혁을 멀리하는 이유는 그가 하씨 가문의 미움을 샀기 때문이었다. 하용박이 이미 하찬림이 폐관수련을 마치는 날이 바로 임찬혁이 죽는 날이라며 엄포를 놨기에 만약 임찬혁과 너무 가까워진다면 하씨 가문의 배척을 받을 게 뻔했다.비록 임찬혁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역시 하씨 가문이 조금 더 대단했다.“먼저 돌아가서 쉬어요. 내일 왕님의 부름을 받으면 가서 벼슬과 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안심해요. 지금 당신은 나라 사람이라 아무도 감히 쉽게 건드리지 못할 테니까요.”고민호는 오십이 넘었지만 여전히 우아하고 위엄 있었다.그의 뜻은 매우 분명했다. 임찬혁더러 하씨 가문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였다.후에 임찬혁의 뒤에는 나라가 있을 테니까.“감사합니다.”임찬혁은 진심으로 고마웠다. 모두 하씨 가문을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직 고민호만이 그를 지지했으니까. 상대방이 일반인과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그렇게 이번의 용무 대회도 정식으로 막을 내렸다.“임찬
“안 돼!”그러나 임찬혁이 거절하기도 전에 손이림이 먼저 막았다.“절대 못 안아.”손이림이 단호하게 말했다.“너는 되고 나는 안 된다고? 임 선생님이 네 거야?”곽미선이 턱을 들고 말했다. 모두 수도의 명문가 아가씨이고, 또 수도의 두 꽃이라고 불리우고 있기에 두 사람은 원래부터 늘 서로 겨루었었다.곽미선은 본래 임찬혁에 대한 감정을 조금 숨기고 있었지만 손이림이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임찬혁을 안는 걸 보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나도 뒤떨어져서는 안 되지!’“내가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야! 저리 가서 끼 부려. 찬혁이 꼬시지 말고!”손이림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입 좀 깨끗하게 건사하지 그래? 임 선생님을 보자마자 안는 건 끼 부리는 게 아니야?”곽미선이 화를 내며 말했다. “나와 찬혁이는 남다른 사이거든. 근데 넌 얼마나 알았다고 안으려 해? 네가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 좀 봐, 이 여우년아!”손이림이 경멸하며 말했다. “누가 여우년인지 모르겠네. 자기는 염치없게 약혼자가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이랑 썸 타면서.” “나랑 하찬림 약혼은 이미 취소됐거든? 누가 여우라는 거야?” 손이림은 곽미선을 짚으며 말했고 두 사람은 다툴 수록 점점 언성이 높아졌다.“둘이...”이 모습을 본 임찬혁은 머리가 조금 아파왔다. 그가 말리려고 할 때 쯤, 그가 난처해하는 걸 빠르게 눈치 챈 곽미선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임 선생님, 저 먼저 갈게요. 나중에 제가 살 테니까 같이 밥 한 번 먹어요.”“네, 안녕히 가세요!”임찬혁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는 곧 쓴웃음을 지었다. 원래는 모두 아무 사이도 아니었는데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누가 믿겠나?이 장면을 본 육소연은 크게 놀랐다.여태껏 안중에도 두지 않았던 임찬혁이 곽미선과 손이림의 환영을 받으니까. ‘심지어 둘이 임찬혁을 놓고 싸웠어.’임찬혁이 곽미선을 위해 병을 치료한 건 그녀도 알고있었다.‘그럼 손이림은?’‘하찬림의 약혼녀가 이렇게 많
하지만 그녀는 손이림이 힐튼 호텔에 온 이유가 임찬혁이 자기 거라는 걸 뽐내기 위해서였다는 걸 몰랐다.“허. 내가 이 돈도 낼 수 없을 것 같아? 네가 안 사줘도 되거든?”손이림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여기가 너의 호텔인 이상 손님인 나는 네 하늘이겠지? 얼른 술 좀 따라 봐!”손이림은 득의양양해하며 곽미선더러 그와 임찬혁에게 술을 따르라고 했다.“너!”곽미선은 화가 나서 표정이 변했지만 손이림의 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상대방은 확실히 손님이었으니 그녀는 여기서 싸울 수 없었다.술 한 잔 따르고 바쁘다고 자리를 피할 수밖에.“아하하!”곽미선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손이림은 입을 가리고 즐겁게 웃었고 그 모습을 본 임찬혁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고개만 저었다.“최근 용국에 두 가지 큰 일이 생겼어!”손이림은 멀어지는 곽미선의 뒷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첫 번째는 남경 전신이 돌아가셨다는 거야. 백만 군대를 통솔하는 사람이 없으니 곧 새로운 전신이 탄생하겠지.”“넌 남경 전신 자리를 노려볼 수 있어. 그럴 자격도 얻을 수 있을 거고. 내일 국왕이 상을 줄 때 만약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남경 전신이 되고 싶다고 말해 봐.”“만약 네가 정말 전신이 되어 백만 명의 병사를 손에 넣는다면, 용국 전체에서 아무도 너를 어쩔 수 없었을 거야.”그녀의 말에 임찬혁은 마음이 흔들렸다. 하씨 가문에 전신이 있기 때문에 대용문파를 보전하는 전제하에 하씨 가문을 멸망시킬 자신이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만약 그가 정말 전신이 될 수 있다면, 그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아니, 지어는 공명정대하게 임씨 가문을 몰락시킨 범인을 찾았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붙잡을 수도 있었다.“다른 하나는?”린쉬안이 궁금해했다.“다른 하나는 바로 국제 무도 협회에서 곧 용국에 시찰하러 온다는 거야. 곧 열릴 다음 글로벌 무도 대회를 개최할 도시를 고르기 위해 말이지.”“어느 나라에서 개최하든 모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 거고 국제에서의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