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그러나 임찬혁이 거절하기도 전에 손이림이 먼저 막았다.“절대 못 안아.”손이림이 단호하게 말했다.“너는 되고 나는 안 된다고? 임 선생님이 네 거야?”곽미선이 턱을 들고 말했다. 모두 수도의 명문가 아가씨이고, 또 수도의 두 꽃이라고 불리우고 있기에 두 사람은 원래부터 늘 서로 겨루었었다.곽미선은 본래 임찬혁에 대한 감정을 조금 숨기고 있었지만 손이림이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임찬혁을 안는 걸 보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나도 뒤떨어져서는 안 되지!’“내가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야! 저리 가서 끼 부려. 찬혁이 꼬시지 말고!”손이림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입 좀 깨끗하게 건사하지 그래? 임 선생님을 보자마자 안는 건 끼 부리는 게 아니야?”곽미선이 화를 내며 말했다. “나와 찬혁이는 남다른 사이거든. 근데 넌 얼마나 알았다고 안으려 해? 네가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 좀 봐, 이 여우년아!”손이림이 경멸하며 말했다. “누가 여우년인지 모르겠네. 자기는 염치없게 약혼자가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이랑 썸 타면서.” “나랑 하찬림 약혼은 이미 취소됐거든? 누가 여우라는 거야?” 손이림은 곽미선을 짚으며 말했고 두 사람은 다툴 수록 점점 언성이 높아졌다.“둘이...”이 모습을 본 임찬혁은 머리가 조금 아파왔다. 그가 말리려고 할 때 쯤, 그가 난처해하는 걸 빠르게 눈치 챈 곽미선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임 선생님, 저 먼저 갈게요. 나중에 제가 살 테니까 같이 밥 한 번 먹어요.”“네, 안녕히 가세요!”임찬혁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는 곧 쓴웃음을 지었다. 원래는 모두 아무 사이도 아니었는데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누가 믿겠나?이 장면을 본 육소연은 크게 놀랐다.여태껏 안중에도 두지 않았던 임찬혁이 곽미선과 손이림의 환영을 받으니까. ‘심지어 둘이 임찬혁을 놓고 싸웠어.’임찬혁이 곽미선을 위해 병을 치료한 건 그녀도 알고있었다.‘그럼 손이림은?’‘하찬림의 약혼녀가 이렇게 많
하지만 그녀는 손이림이 힐튼 호텔에 온 이유가 임찬혁이 자기 거라는 걸 뽐내기 위해서였다는 걸 몰랐다.“허. 내가 이 돈도 낼 수 없을 것 같아? 네가 안 사줘도 되거든?”손이림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여기가 너의 호텔인 이상 손님인 나는 네 하늘이겠지? 얼른 술 좀 따라 봐!”손이림은 득의양양해하며 곽미선더러 그와 임찬혁에게 술을 따르라고 했다.“너!”곽미선은 화가 나서 표정이 변했지만 손이림의 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상대방은 확실히 손님이었으니 그녀는 여기서 싸울 수 없었다.술 한 잔 따르고 바쁘다고 자리를 피할 수밖에.“아하하!”곽미선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손이림은 입을 가리고 즐겁게 웃었고 그 모습을 본 임찬혁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고개만 저었다.“최근 용국에 두 가지 큰 일이 생겼어!”손이림은 멀어지는 곽미선의 뒷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첫 번째는 남경 전신이 돌아가셨다는 거야. 백만 군대를 통솔하는 사람이 없으니 곧 새로운 전신이 탄생하겠지.”“넌 남경 전신 자리를 노려볼 수 있어. 그럴 자격도 얻을 수 있을 거고. 내일 국왕이 상을 줄 때 만약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남경 전신이 되고 싶다고 말해 봐.”“만약 네가 정말 전신이 되어 백만 명의 병사를 손에 넣는다면, 용국 전체에서 아무도 너를 어쩔 수 없었을 거야.”그녀의 말에 임찬혁은 마음이 흔들렸다. 하씨 가문에 전신이 있기 때문에 대용문파를 보전하는 전제하에 하씨 가문을 멸망시킬 자신이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만약 그가 정말 전신이 될 수 있다면, 그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아니, 지어는 공명정대하게 임씨 가문을 몰락시킨 범인을 찾았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붙잡을 수도 있었다.“다른 하나는?”린쉬안이 궁금해했다.“다른 하나는 바로 국제 무도 협회에서 곧 용국에 시찰하러 온다는 거야. 곧 열릴 다음 글로벌 무도 대회를 개최할 도시를 고르기 위해 말이지.”“어느 나라에서 개최하든 모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 거고 국제에서의
하찬림의 기세는 용과 같아서 서 있는 것 만으로도 사람에게 엄청난 위압감을 줬다.다른 관원들조차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와 거리를 두었는데, 마치 그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그러나 임찬혁은 이런 것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얼마든지 시험해보셔도 좋습니다.”‘이림이의 정보가 맞았어. 정말로 새로운 전신을 뽑을 생각이군.’현재 표면상으로는 수도에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없었다. 만약 전신 후보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면, 아니, 전신이 될 수 있다면 용국의 정보 조직이 그의 소유가 될 테니 복수를 하든 어머니를 찾든 훨씬 편리해질 것이다.“저 사람은 저와 경쟁할 자격이 없습니다.”이때 하찬림이 공손하게 말했다. 그의 눈에는 짙은 살기가 어려있었다. “지금 당장 저 사람과 비무를 겨루어 남문 밖에서 목을 베어버리겠습니다.”하찬림은 죽은 사람을 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이번 용무 대회 1등은 본래 하씨 가문 거였다.그러나 임찬혁이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동생까지 폐인으로 만들었다.더욱 화가 나는 것은 그의 약혼녀인 손이림과 범상치 않은 관계라는 거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상대방을 죽이고 싶었다.“날 죽이겠다고? 너 따위가?”임찬혁은 하찬림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밖에 나가서 한 번 겨뤄볼래?”지금 당장은 전면적으로 하씨 가문과 싸울 수 없었기에 그는 이런 일대일 대결을 더욱 많이 할 수 있기를 바랐다.대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모두들 경악하며 임찬혁을 바라보았다.그들은 이미 임찬혁이 바로 20여 년 전, 멸문 당한 임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현재 권력도 세력도 없는 그와 달리 하씨 가문은 아주 큰 가문인데, 조금도 기 죽지 않는단 말인가?“두 사람 모두 용국의 뛰어난 인재들이지. 자네들에게 맡겨야 할 중요한 임무가 있으니 지금 같은 상황에 절대로 내분이 일어나서는 안 돼.”“아무리 원한이 있어도 이 임무를 완수하기 전까지는 평화롭게 지내야 할 거야.”국왕은 손을 저으며 부드
“어... 이건?”먼지가 가득 쌓인 땅문서가 그의 눈길을 끌었다.임씨 가문의 땅문서였다.20여 년 전, 임씨 가문이 멸문한 후 파손된 저택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던 탓에 임씨 가문의 땅은 국가에 의해 회수되었고 땅문서도 국고 안에 대충 방치되어 있었다.“저는 이 땅문서를 원합니다.”임찬혁은 땅문서를 손에 꼭 쥐었다.“아...”고민호는 임찬혁의 행위에 좀 놀랐다. 이렇게 많은 보물들이 있는데 그깟 땅문서 하나를 가지겠다니.“다른 보물도 고르실 수 있습니다. 이 땅문서는 제가 그냥 드릴게요.”고민호가 말했다.“괜찮습니다. 저는 그저 이 땅문서만 원합니다.”임찬혁은 땅문서를 품에 안고 밖으로 걸어갔다.지금 그의 마음속에는 이 땅문서보다 더 귀중한 게 없었다.그는 원한을 갚아야 할 뿐만 아니라, 임씨 가문을 재건하여, 하늘에 계신 선대들의 영혼을 달래줘야 했다.고민호는 감탄하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본 후 동의했다.“국제 무도 협회 사람들은 오늘, 내일 안에 도착할 겁니다. 그때 그들을 만나러 가시라고 문자 드릴게요.”“어떻게 팽 회장님의 인정을 받을 건지는 당신에게 달려있습니다.”고민호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고민호가 임찬혁을 돌려보내자마자 청룡이 임찬혁에게 연락했다.“국제 대도 4대 악인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납치해서 청화궁 내부로 들어갔는데, 그 안에 외국인도 있습니다. 저희가 개입할까요?”청룡이 심각하게 말했다.“4대 악인?”임찬혁은 잠시 멍해졌다. 비록 이 4대 악인에 관해서 들어본 적이 없지만 청룡의 말투를 들어보면 범상치 않은 인물들 같았기 때문이었다.“먼저 사람을 보내서 청화궁을 에워싸. 내가 들어가 볼 테니까.”지금 그는 이미 대용문파를 인수한 상태였고 게다가 청화궁도 그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기 때문에 직접 가봐야 했다....청화궁 외곽은 지금 보수 중이었다.그러나 안쪽의 90% 는 이미 보수가 끝났기 때문에 며칠 걸리지 않아 완전히 준공될 수 있었다.청화궁의 가장 깊은 대전 안.“
이에 4대 악인은 넋이 나갔다.이곳은 청화궁의 깊은 곳일 뿐만 아니라 들어오기 전에 이미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다 찾아봤기 때문에 그들은 눈 앞의 남자가 어떻게 갑자기 나타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팽건웅 등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어렸다.‘살 수 있어!’“너 도대체 누구야?”팔을 잘린 사람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이를 악물고 물었다.“용운 그룹 대표다!”임찬혁이 바로 말했다.그가 이 신분을 이용하려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그가 대용문파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기 때문이었다. 대용문파의 지존 신분은 비밀 카드이기에 반드시 관건적인 시각에 사용해야만 원하던 효과를 낼 수 있었다.“감히 용국 경내에서 악행을 저질러? 그냥 죽어.”그가 손을 뻗자 벽에 꽂힌 보검은 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빨려가듯이 순식간에 그의 손에 돌아갔다.슈슉슉!검빛이 반짝이더니 순식간에 악명이 자자한 4대 악인은 반응도 하지 못한 채 전부 머리가 잘리고는 경련하면서 쓰러졌다.“당신들은 국제 무도 협회 사람들입니까?”임찬혁이 사람들을 풀어주고 물었다.“네. 혹시 얼굴을 보여주실 수 있으십니까? 은인님의 얼굴을 기억해서 후에 이 은혜를 갚을 수 있도록요.” 팽건웅이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른 사람들 역시 감격하기도, 놀라기도 했다.4대 악인의 실력은 강해서 그들조차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사람 앞에서 그들은 조금도 반항하지 못하고 쓰러졌다.“괜찮습니다. 그냥 마침 지나가던 길일 뿐이었으니까요.”임찬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영웅님, 저는 로이스라고 합니다. 방금 전에 너무 용감하시고 멋졌어요. 당신의 얼굴을 한 번 봐도 될까요?”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젊은 여자가 앞으로 나와 눈빛을 숭배하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그녀는 하얀 피부와 섹시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는데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탓에 가슴의 절반이 밖에 드러났다. 조금만 더 움직이면 나머지 절반도 나올 것 같았다.그녀의 용국어는 그다지 표준적이지 않았지
“잘됐네. 소장군이면 큰 관직이잖아!”육성재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박수를 쳤다.“만약 제가 국제 무도 협회에 들어갈 수 있다면 전신 후보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임찬혁이 계속 말했다.“진짜?”전신이라는 두 글자에 육성재는 넋이 나갔다.육소연과 하미현 등조차도 충격이 먹은 표정을 지었다.무려 전신이니까.전신은 백만 명의 병사들을 거느리는 존재였다. 만약 임찬혁이 정말로 전신이 된다면 그들은 평생 함부로 말 걸 수도 없으리라.하미현은 침을 삼켰다. 만약 전이었다면 딸을 죽어도 임찬혁에게 시집보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점 찍어둔 사위가 무려 용운 그룹 대표니까.그러나 만약 임찬혁이 전신이 된다면 그녀는 정말 누구를 사위로 삼아야 할지 결심이 서지 않았다.“저와 경쟁하는 것은 하찬림이지만 전 이길 자신이 있어요.”임찬혁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는 방금 팽건웅 등을 구했기 때문에 상대방의 공손한 태도를 보아 전화 한 통이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뭐? 하찬림과 경쟁한다고?”이 말을 듣자마자 사람들의 안색이 다시 변했다.“너는 가망이 없어.”하미현은 손을 저으며 얼굴을 찡그렸다.‘방금 전에 누구를 사위로 뽑아야 하는지 고민했었기 망정이지. 임찬혁은 전신이 아닌 꿈만 꾸는 녀석인 걸.’“허씨 가문은 인맥이든 재력이든 모두 네가 비교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하찬림과의 경쟁에서 정말로 네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행으로 용무 대회 1위 좀 했다고 오만해지기는. 하찬림은 하찬우와 비교할 수도 없어!”“차라리 그냥 물러나. 하찬림에게 약간 좋은 인상을 남기면 네 시체를 온전하게 내버려둘 수도 있잖아.”하찬림과 경쟁을 하려는 임찬혁이 너무 주제 넘었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육소연도 입을 삐죽거렸다. 그녀는 임찬혁이 기껏해봤자 소장군 밖에 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전신은 불가능하지.’“모두 그냥 입 다물어!”육성재는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비록 그도 임찬혁이 하찬
“뭐야?”모두들 그녀의 목소리에 시선이 집중 되었다.방금 임찬혁이 누가 국제 무도 협회에 들어갈 수 있으면 누가 전신 후보라고 했었다.만약 소장군의 직위가 그렇게 무섭지 않다면, 전신의 직위는 어느 세가의 명문가에게도 뒤쳐지지 않았다. 즉 임찬혁이 진짜로 전신이 되기만 하면 몸값이 즉시 올라간단 말이다. 적어도 세가의 명문가와 한급이라고 칠 수 있었다. 아무리 유구한 역사를 가진 가문이라고 해도 백만 병사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팽 회장님이 누구를 뽑으셨다니? 찬혁이 아니니?”육성재가 눈을 부릅뜨고 감격에 겨워 물었다.육성재 뿐만 아니라 모두가 육지영을 보고 있었다.비록 임찬혁이 하찬림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소식은 너무 갑작스러웠다.원래대로라면 국제 무도 협회가 수도에 오면 정부 쪽에서 모두가 다 알도록 크게 환영한 뒤 다시 임찬혁과 하찬림을 시험해야 했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절차이니까.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했다.하지만 그들은 무도 협회가 수도에 온다는 말을 아직 듣지도 못했는데 예비 인원까지 뽑았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사 임찬혁이 1% 의 기회 밖에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하찬림의 경쟁대상이었으니 그들도 따라서 긴장되기 시작했다.만약 임찬혁이 운이 좋아서 정말 무도 협회에 들어간다면 크게 성공한 셈이 된다.모두들 마음이 좀 복잡해졌다. 그들은 이 사람이 임찬혁이길 바라야 할지, 바라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그건... 아직 공개하지 않았어요.”“내일 유룡도 호텔에서 발표하겠대요.”유룡도 호텔은 용국이 전문적으로 외국 방문단을 접대하는 곳이었다.이때, 임찬혁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는데 고민호가 걸어온 전화였다.“국제 무도 협회에 들어갈 인원은 팽 회장님 쪽에서 이미 정했으니 내일 아침 일찍 유룡도 호텔로 가시길 바랍니다.”“네.”임찬혁이 대답하며 미간을 찌푸렸다.국왕은 상대방에게 자신과 하찬림을 추천했다고 했으니 이치대로라면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자신
“자, 공주님, 차에 타세요 라고 말해봐!”손이림은 차 앞에 와서 임찬혁을 향해 매력적인 표정을 지어보였다.임찬혁은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안 올라오면 갈 거야.”“흥! 철벽남 같으니라고!”손이림은 입을 삐죽 내밀고 스스로 조수석을 열고 앉았다.“이 차 괜찮네!”손이림은 앉은 후에 두 번 흔들었다.“얼마에 샀어?”“다른 사람이 준 거야.”임찬혁이 시동을 걸면서 말했다.“누가 줬는데?”“곽미선 씨.”“뭐? 그 여우년이?”손이림의 눈빛에는 질투가 어렸다.“차가 필요하면 나한테 말하지 왜 남한테 달라고 해? 내 주차장에 널린 게 차인걸? 마음에 드는 거 아무거나 몰고 다녀도 돼!”손이림은 약간 배신 당한 느낌이 들었다.아마도 그녀 자신조차도 그녀의 이런 느낌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임찬혁은 이미 아내가 있고, 심지어 자신의 절친인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질투한단 말인가?임찬혁은 약간 말문이 막혔다.“사실 다른 사람이 미선 씨에게 준 건데 미선 씨가 원하지 않아 나에게 준 거였어. 특별히 나한테 사준 게 아니고.”당시의 상황은 좀 복잡한 터라 임찬혁은 한두 마디로 모든 걸 설명할 수가 없었다.“곽미선이 평소에 부끄러워하고 숙녀인 척하는 거에 속지마. 나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거든. 걔는 절대로 너 좋아해. 그러니까 걔한테 반하지 마!”“만약 나한테 덜미가 잡힌다면 즉시 효진이한테 말할 테니까!”손이림이 경고했다.“내가 그렇게 쉽게 반하겠어?”임찬혁은 갑자기 이마에서 땀이 났다.쪽!손이림은 갑자기 조수석에서 머리를 내밀어 거의 임찬혁 쪽에 몸을 붙인 후 그의 얼굴에 뽀뽀했다.“뭐하는 거야?”그녀의 행동에 임찬혁은 깜짝 놀랐다.방금 전까지 자기 아내한테 일러바치려고 했으면서 지금 뽀뽀하다니?“왜 그렇게 놀라?”손이림은 임찬혁이 이렇게까지 반응이 큰 것을 보고 억지로 그의 어깨를 누른 후 또 뽀뽀했다.좋은 향수냄새에 임찬혁은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손이림은 뽀뽀를 하고서야 다시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