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됐네. 소장군이면 큰 관직이잖아!”육성재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박수를 쳤다.“만약 제가 국제 무도 협회에 들어갈 수 있다면 전신 후보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임찬혁이 계속 말했다.“진짜?”전신이라는 두 글자에 육성재는 넋이 나갔다.육소연과 하미현 등조차도 충격이 먹은 표정을 지었다.무려 전신이니까.전신은 백만 명의 병사들을 거느리는 존재였다. 만약 임찬혁이 정말로 전신이 된다면 그들은 평생 함부로 말 걸 수도 없으리라.하미현은 침을 삼켰다. 만약 전이었다면 딸을 죽어도 임찬혁에게 시집보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점 찍어둔 사위가 무려 용운 그룹 대표니까.그러나 만약 임찬혁이 전신이 된다면 그녀는 정말 누구를 사위로 삼아야 할지 결심이 서지 않았다.“저와 경쟁하는 것은 하찬림이지만 전 이길 자신이 있어요.”임찬혁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는 방금 팽건웅 등을 구했기 때문에 상대방의 공손한 태도를 보아 전화 한 통이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뭐? 하찬림과 경쟁한다고?”이 말을 듣자마자 사람들의 안색이 다시 변했다.“너는 가망이 없어.”하미현은 손을 저으며 얼굴을 찡그렸다.‘방금 전에 누구를 사위로 뽑아야 하는지 고민했었기 망정이지. 임찬혁은 전신이 아닌 꿈만 꾸는 녀석인 걸.’“허씨 가문은 인맥이든 재력이든 모두 네가 비교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하찬림과의 경쟁에서 정말로 네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행으로 용무 대회 1위 좀 했다고 오만해지기는. 하찬림은 하찬우와 비교할 수도 없어!”“차라리 그냥 물러나. 하찬림에게 약간 좋은 인상을 남기면 네 시체를 온전하게 내버려둘 수도 있잖아.”하찬림과 경쟁을 하려는 임찬혁이 너무 주제 넘었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육소연도 입을 삐죽거렸다. 그녀는 임찬혁이 기껏해봤자 소장군 밖에 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전신은 불가능하지.’“모두 그냥 입 다물어!”육성재는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비록 그도 임찬혁이 하찬
“뭐야?”모두들 그녀의 목소리에 시선이 집중 되었다.방금 임찬혁이 누가 국제 무도 협회에 들어갈 수 있으면 누가 전신 후보라고 했었다.만약 소장군의 직위가 그렇게 무섭지 않다면, 전신의 직위는 어느 세가의 명문가에게도 뒤쳐지지 않았다. 즉 임찬혁이 진짜로 전신이 되기만 하면 몸값이 즉시 올라간단 말이다. 적어도 세가의 명문가와 한급이라고 칠 수 있었다. 아무리 유구한 역사를 가진 가문이라고 해도 백만 병사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팽 회장님이 누구를 뽑으셨다니? 찬혁이 아니니?”육성재가 눈을 부릅뜨고 감격에 겨워 물었다.육성재 뿐만 아니라 모두가 육지영을 보고 있었다.비록 임찬혁이 하찬림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소식은 너무 갑작스러웠다.원래대로라면 국제 무도 협회가 수도에 오면 정부 쪽에서 모두가 다 알도록 크게 환영한 뒤 다시 임찬혁과 하찬림을 시험해야 했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절차이니까.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했다.하지만 그들은 무도 협회가 수도에 온다는 말을 아직 듣지도 못했는데 예비 인원까지 뽑았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사 임찬혁이 1% 의 기회 밖에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하찬림의 경쟁대상이었으니 그들도 따라서 긴장되기 시작했다.만약 임찬혁이 운이 좋아서 정말 무도 협회에 들어간다면 크게 성공한 셈이 된다.모두들 마음이 좀 복잡해졌다. 그들은 이 사람이 임찬혁이길 바라야 할지, 바라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그건... 아직 공개하지 않았어요.”“내일 유룡도 호텔에서 발표하겠대요.”유룡도 호텔은 용국이 전문적으로 외국 방문단을 접대하는 곳이었다.이때, 임찬혁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는데 고민호가 걸어온 전화였다.“국제 무도 협회에 들어갈 인원은 팽 회장님 쪽에서 이미 정했으니 내일 아침 일찍 유룡도 호텔로 가시길 바랍니다.”“네.”임찬혁이 대답하며 미간을 찌푸렸다.국왕은 상대방에게 자신과 하찬림을 추천했다고 했으니 이치대로라면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자신
“임찬혁? 가석방 받았어? 일찍 출소했네? 안 그래도 교도소에 이혼 도장 받으러 가려고 했는데, 덕분에 시간 낭비 안 해도 되겠어.”“뭐라고? 너 대신 5년 동안이나 감옥살이를 한 사람에게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그건 당신이 원해서 한 거 아니야? 나는 곧 우명 씨와 결혼해, 시간 나면 와서 축하해줘.”하씨 집안.화려한 롱 드레스를 입은 하정연은 쭉쭉빵빵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야말로 여성스럽고 매혹적인 차도녀의 대명사이다.그리고 그녀 앞에는 촌스러운 남자가 서 있다. 비록 옷은 허름했지만 그의 당당한 기세와 멋진 아우라는 전혀 숨겨지지 않았다.남자는 지금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경악에 찬 얼굴을 하고 있다.5년 전,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쳤다.남자친구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대신 감옥에 보내기 위해 여자친구는 바로 혼인신고를 했고 두 사람은 정식 부부가 되었다. 감옥에 수감 되기 전 그녀는 그가 감옥에서 나올 때까지 꼭 기다리겠다고 맹세했다.임찬혁은 아내가 감옥에 가는 걸 차마 두 눈 뜨고 볼 수 없어 그녀 대신 본인이 자수해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지금 그는 가석방을 받아 예전 출소일 보다 일찍 출소했고 여자친구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그녀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를 맞이한 건 뜻밖에도 이혼 합의서와 결혼 청첩장이었다.“너 지금 정우명 같은 인간쓰레기에게 시집가려고 그러는 거야?”임찬혁은 차가운 얼굴로 하정연 옆에 서 있는 양복 차림에 손목에 롤렉스를 찬 남자를 노려보았다.이 사람은 예전에 하정연을 괴롭힌 적이 있다.이 때문에 임찬혁은 이 남자와 주먹질하며 싸우기까지 했었다.그런데 하정연이 지금 이 인간과 결혼을 하겠다고?정말 어이가 없어 헛웃음 밖에 안 나온다!“우명 씨는 재산만 몇백억이야.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남을 헐뜯어?”하정연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찬혁 씨, 돈 많은 사람 질투하는 거야? 그러니까 평생 짝을 못 만나지. 정말 한때 찬혁 씨 같은 사람과 연애를
슥슥슥!청룡의 뒤에 있는 수백 명의 부하가 일제히 이마를 땅에 대고 절을 하며 큰소리로 외쳤다.“지존께서 출옥하신 것을 경축 드립니다!”“지존께서 출옥하신 것을 경축 드립니다!”“지존께서 출옥하신 것을 경축 드립니다!”...소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 그들의 행동에 임찬혁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당신이 제 사부의 부하입니까?”“맞습니다. 지존 어르신께서 명령하시길 앞으로 당신이 대용문파의 새로운 지존이시며 대용문파 백만 군중을 호령하실 거라고 하셨습니다!”청룡이 임찬혁의 말에 바로 대답했다.“그 영감탱이가 확실히 저를 속이지는 않았네요.”임찬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혀를 찼다.감옥에 있는 동안 그는 한 어르신을 알게 되었다.상대는 하늘을 거스르는 무예와 의술에 능통했고 임찬혁에게 그것들을 아낌없이 가르쳤다. 그가 있었기에 임찬혁은 감옥에서 공을 세워 감형을 받아 출소할 수 있었다.감옥에서 나오기 전, 그 어르신은 자신이 대용문파의 주인이라고 했고 지금은 임찬혁을 대용문파의 차세대 지존으로 임명한다고 했다.사실 임찬혁은 이 어르신이 미친 소리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 보니 진짜 사실이다. “이 약재들을 구할 방법을 알아봐 주세요!”임찬혁은 약재들이 적혀있는 리스트 한 장을 꺼내 청룡에게 내밀었다.“알겠습니다.” 청룡은 두 손으로 리스트를 받았고 한 번 힐끗 쳐다보더니 속으로 내심 놀라는 눈치였다.리스트에 있는 약재들은 모두 천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보물들이었다. 그리고 어떤 약재는 심지어 그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역시 새로 오신 지존의 요구사항은 특별했다.사실 이것은 그 어르신이 임찬혁에게 꼭 모으라고 당부한 약재이다.그 어르신의 말에 의하면 임찬혁의 경맥이 후천적으로 손상되어 무술 영역에서는 종사의 경지밖에 머물 수 없다고 했다.그래서 이러한 약재가 있어야만 손상된 경맥을 회복할 수 있었다.비록 종사의 경지로도 무술 고수의 정상에 우뚝 서기에 충분하지만 더 높이 올라갈수록 실
양홍선은 유신그룹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었고 유효진은 그녀의 아들이 감옥에 있는 상황에 사채까지 진 어려운 처지라는 것을 알고 회사 관례를 깨가며 양홍선의 60만 원인 월급을 100만 원까지 인상해 줬다. 그뿐만이 아니라 유효진은 양홍선에게 선물도 자주 가져다주었다. 그야말로 얼굴만큼이나 마음씨까지 이쁜 유효진이었다. “양씨 아주머니, 마침 이곳을 지나다가 지난달 월급을 계산해 드리려고 왔어요.”유효진은 돈다발을 꺼내 양홍선의 손에 쥐어 주워줬다.“고마워요...”하지만 양홍선은 손에 쥐어진 돈이 400만 원이나 되는 것을 보고 서둘러 돌려주며 말했다.“제 월급은 백만 원이에요... 이건 너무 많아요.”유효진은 돈을 다시 양홍선의 품으로 건네며 화내는 척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아주머니가 열심히 일해서 우수사원으로 뽑혔잖아요. 그래서 드리는 거예요. 월급 외에 나머지는 보너스입니다. 계속 안 받으려 하시면 저 진짜 화낼 거예요.”유효진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양홍선은 4백만 원이나 되는 무거운 돈다발을 어쩔 수 없이 받으며 그녀의 마음 씀씀이를 다시 한번 깊이 새겼다.양홍선도 잘 알고 있다. 이게 진짜로 보너스가 맞았다면 월급 형식으로 재무팀에서 그녀에게 줄 것이다. 이렇게 직접 돈다발을 건네준다는 건 분명 유효진이 그를 돕기 위해 자신의 주머니를 턴 것이다.“유 대표님, 우리 어머니를 잘 보살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임찬혁이 그녀 옆으로 다가가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며 유 대표라는 이 여자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꼈다.“당신이 바로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 임찬혁 씨인가요?”유효진은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그녀는 임찬혁이 감옥에 갔다는 말에 그에게 안 좋은 인상을 받고 있었다. 게다가 양홍선이 사채를 짊어진 대부분 이유가 임찬혁 때문이다.그래서 임찬혁을 만나기 전부터 유효진은 그를 이미 인간쓰레기 반열에 올려놓았으니 그를 대하는 태도 역시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아... 네, 맞아요. 저예요.”그녀의 가
포르쉐 타이칸은 마치 한 마리의 용처럼 도로를 질주했고 그들은 곧 경주시 제일 병원 VVIP 병실에 도착했다.병상에 있는 유효진은 이미 심각한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고 몸에는 각종 기기가 연결되어 있었다. 그녀의 맥박은 미약하여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았다.어제까지 재계를 종횡무진했던 절세미인이 갑자기 생명이 위독하다는 것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병상 옆에서 그녀의 맥을 짚고 있는 한 노인이 눈에 띄었다.유설진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어르신 뒤에 있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김 도련님, 이 사람은...?”이 남자는 김세부동산의 이사 김승태로 유효진이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떠는 지독한 유효진 스토커였다. 병상 옆의 어르신도 김승태가 데려온 것이다. “이 사람은 바로 유명한 신의 이시진 선생이에요. 효진 씨 병을 보이게 하려고 제가 특별히 모셨어요.”김승태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유설진을 향해 말했다. 그녀의 쭉쭉빵빵한 가슴을 힐끗 스쳐 지나가는 그의 눈빛에는 욕망의 불꽃이 튀었다가 사라졌다. 두 자매는 한 명은 성숙하고 지적이며 다른 한 명은 젊고 활발하다. 게다가 몸매와 용모 모두 일품이기에 두 사람의 마음을 동시에 쟁취할 수 있는 남자는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일 것이다. “이시진 선생?” 유설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시진 선생은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소문이 자자한 유명 신의로서 만약 이시진 선생이 맥을 짚어 준 것을 알았더라면 굳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임찬혁에게 부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디 이시진 선생께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유설진은 격동된 표정으로 이시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때 진맥을 마친 이시진이 ‘허허’ 웃더니 입을 열었다.“아가씨의 병세는 이미 천계의 중생이 수명을 다하여 죽을 때가 되어야 보인다는 다섯 가지 징후인 천인오쇠의 지경에 이르렀어요. 이 상황에서는 오직 귀문십삼침만이 아가씨를 구할 수 있어요. 다행히 저는 여러분들이 찾는 유일한 귀문심삼침을 놓을
“사실이 눈앞에 뻔히 펼쳐져 있는데도 변명을 한다고요? 계속 그렇게 약속을 안 지키면 사람을 시켜 당신을 강제로 약속 지키게 할 수도 있어요!”김승태는 기세등등한 얼굴로 무릎 꿇은 임찬혁을 당장이라도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인간쓰레기 같은 자식! 조금 전에는 이시진 선생의 치료를 방해하더니 지금은 유 대표님이 죽기 직전이라고 저주하다니! 너무 괘씸하네요!”“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왜 하는 거예요? 조금 전까지 도련님과 내기하기로 하지 않았어요? 우리는 당신이 약속한 걸 옆에서 똑똑히 본 증인이에요!”“이런 쓰레기 같은 놈과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그냥 손발을 부러뜨리고 내던져 버리면 그만이죠!”주위 사람들이 임찬혁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유효진은 분명 깨어났는데 죽기 직전이라고 하니 사람을 속여도 유분수지! 심지어 옆에 있는 유설진마저 눈살을 찌푸렸다.조금 전까지 이시진의 의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임찬혁을 그저 무식한 인간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언니가 이미 깨어난 상황에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이 인간의 심보가 나쁘다는 것을 설명한다. 임찬혁이 움직이려 하지 않자 김승태는 눈에 불을 켜고 매섭게 노려보더니 경비원을 보며 말했다. “저 인간 머리를 조아려 내 가랑이 밑으로 지나가게 하세요.”하지만 바로 이때, 이변이 발생했다.“웩!”막 정신을 차렸던 유효진이 갑자기 고통스러운 얼굴로 피를 토하며 다시 쓰러졌다.모두들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금 전까지 환희로 가득했던 병실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큰일 났어요! 유 대표의 호흡이 멈췄어요!”“맥박도 안 잡혀요!”“혈압도 측정이 안 돼요! 동공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옆에 가만히 서 있던 김승태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어떻게 된 거지?분명 방금 치료를 받아서 좋아졌는데?왜 갑자기 이러는 거지?진짜 이 시골 촌뜨기 같은 녀석의 말이 맞는 건가?“엄마, 엄마 연우 떠나면 안 돼...”연우는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리며 유효진의 팔을 잡고 흔들었지만 그녀는 아무런
김승태는 어금니가 깨질 정도로 볼을 꽉 깨물었다.항상 당당하던 김씨 집안 도련님이 어디를 가나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존경받던 그가 이 순간 거지꼴을 하고 있는 시골 촌뜨기에게 고개를 조아려야 한다니!그것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신 유효진 앞에서! 하지만 임찬혁의 기세에 김승태는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어야 했다. 퍽퍽퍽!세 번 절을 한 김승태는 허리를 숙여 임찬혁의 가랑이 밑을 기어지나 갔다. “지독한 자식, 어디 한 번 두고 봐!”김승태는 모진 말을 내던지고 허겁지겁 자리를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그제야 조금 전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났다.의젓한 김씨 도련님이 임찬혁에게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하는 모습을 만약 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 곧이어 그들도 서로 눈치를 보며 허겁지겁 병실을 떠났다.임찬혁은 곧 엄청난 복수를 당할 것이 뻔하기에 이 사람과 빨리 선을 그어야 했다.조금 전까지 사람으로 꽉 차 있던 병실에는 이제 임찬혁과 유설진, 유효진, 연우 이렇게 네 사람만 남았다.유설진의 아름다운 눈에 순간 빛이 반짝였다. 사실 그녀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찬혁이 진짜로 언니를 살려줄 줄 몰랐고 그 실력 또한 이시진 선생보다 몇 수는 더 위에 있을 줄은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 보통 사람들은 김승태 같은 부잣집 도련님을 보면 반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데 임찬혁은 그에게 무릎을 꿇리고 절까지 하게 했다.다른 건 몰라도 이 용기 하나만은 절대 일반인이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이때 유효진도 침대에서 일어나 긴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어제 그녀는 밤늦게까지 일하는 중에 갑자기 명치가 아팠고 저도 모르는 새에 바닥에 기절해 있었다.물론 잠깐 깨어나긴 했지만 바로 피를 토하며 혼수상태에 빠졌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깨어났다. “언니, 컨디션은 좀 어때요?”유설진이 다가가 유효진을 다정히 부축하며 물었다.“괜찮은데? 조금 있으면 퇴원해도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