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시 윤씨 가문이 당신들 앞잡이었지? 그 녀석들이 나한테 덤빈 걸 당신들과 천천히 따질 생각이야, 난.”용운 그룹 대표는 여전히 물러서지 않았다.“뭘 원하는 겁니까?”하찬림은 이를 악물었지만 감히 전화를 끊지는 못했다.만약 일반인이라면 누가 감히 하씨 가문을 개돼지만도 못하다고 욕할 수 있겠나?그러나 그는 용운 그룹 대표의 욕을 들으면서도 비위를 맞추는 수밖에 없었다.상대방은 지금 그가 무도 협회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 아니, 전신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키를 가지고 있으니까.“정말 내 화를 풀어주고 싶다면 체면은 내려놓아야 할 거야.”용운 그룹 대표가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하죠.”하찬림은 희망이 있어보여 다시 정신을 차렸다.“지금 옷을 다 벗고 스타킹을 신은 채로 유룡도 호텔 안팎을 한 바퀴 돈다면 팽 회장의 요청을 거절할게.”용운 그룹 대표가 말했다.“뭐라고요? 너무한 거 아닙니까?”하찬림이 갑자기 크게 화를 냈다.뚜... 뚜...그의 말에 전화가 바로 끊겼다.꺼진 통화를 보며 하찬림은 너무 어이가 없었다.몇 초 후, 그는 다시 용운 그룹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이건 그가 전신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 천하를 탈취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연관 되니까.“잘 생각해봤어?”용운 그룹 대표가 물었다. “꼭 이 조건이어야 합니까?”하찬림은 단념하지 않았다.“내가 농담이라도 한다는 거야?”용운 그룹 대표는 좀 짜증이 났다.“당신이 원하는대로 할 테니까 약속 지켜요.”하찬림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그래, 기대할게.”말을 마친 용운 그룹 대표는 전화를 끊었다.막 떠나려고 할 때 하찬림은 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화장실에 다른 사람이 있나?’‘하지만 들어올 때는 분명히 아무도 없었는데.’비록 방금 전에 통화를 하고 있었지만 만약 사람이 들어온다면 그는 무조건 알아챘을 것이다.그는 방금 전에 자신과 통화한 용운 그룹 대표가 자신의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여러
모두들 밖에서 나는 비명소리에 주의를 돌렸다.밖에서 하찬림은 옷을 벗은 채로 검은 스타킹을 신고 호텔을 돌며 뛰어다녔다.이 순간, 하찬림의 팬들은 모두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하찬림은 그녀들의 마음속 첫사랑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명문가 자제에 잘생기고 성격 좋고 싸움도 잘하는 게 어디 흔한가?그녀들은 꿈에서까지 그의 아이를 낳고 싶을 정도로 그를 좋아했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하찬림의 초상화를 벽에다 붙여놓고 매일 자기 전과 일어난 후에 한번씩 보기까지 했었다.그런데 그가 이런 취미가 있었다니?실시간으로 실연한 여자들은 눈을 가리거나 머리를 부여잡고 울기까지 했다.한편 안에 있던 관원들, 각 명문가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랐다. 하찬림은 국민 엄친아로서 미래가 아주 밝았다. 그 자신도 자존감이 높았고.‘지금 이게 뭐하는 거야?’‘미치기라도 한 건가?’ ‘이미지가 구겨질 걱정은 하지 않는 거야?’하용박은 깊이 한숨을 내쉬며 난감해했다. 그는 줄곧 얌전하던 아들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곽미선과 손이림도 놀라워 했다. 이건 그녀들이 줄곧 알고 지내던 하찬림이 할 짓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특히 손이림은 더없이 증오하는 표정을 지었다. 전에도 싫어했지만 지금은 더욱 상대방과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이 장면을 보며 육소연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그녀를 놀라게 한 것은 팽 회장이 용운 그룹 대표를 선택했다는 거였다. 이건 용운 그룹 대표의 실력이 하찬림보다 한수 위라는 걸 설명했다.그녀는 이미 자신이 용운 그룹 대표의 부인이라고 생각했다.그는 그녀를 위해 이미 하씨 가문의 십이금강과 옹씨 가문을 없앴으니까. 용운 그룹 대표가 자신에게 푹 빠졌다고 생각한 그녀는 더욱 더 그를 좋아하게 됐다.그러니 그가 잘 나가는 게 당연히 기쁠 수밖에. 육소연은 옆에 있는 임찬혁을 한 눈 본 후 그가 더욱 하찮게 여겨졌다.‘오만한 오크 같은게.’‘하찬림보다도, 용운 그룹 대표보다도 못한 게 나랑 결혼하겠다니. 망상이지.’한편
‘요청하기 전에 먼저 원하는지 안 원하는지 물어봤었어야 했는데!’팽건웅은 조금 자책했지만 그래도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당신이 처방한 약은 정말로 신기하게도 한 번 마시고 바로 효과가 있더군요. 당신은 또 저희를 한 번 구해준 셈입니다.”“저는 진심으로 당신이 무도 협회에 가입하길 바랍니다. 만약 원한다면 당신을 회장으로 지지할 테니 한 번만 고려해 주세요.”팽건웅의 태도는 매우 겸손했다. 만약 다른 사람이 본다면 놀라서 입을 벌릴 정도로.그는 용국 국왕을 상대할 때도 이렇게 겸손한 태도를 보인 적이 없었다.“이미 결심한 일이니 더 말하셔도 쓸모 없습니다. 만약 원하신다면 앞으로 친구로 지내도 되고요.”“이번에 임찬혁을 무도 협회에 들이세요. 물론 이건 비밀로 하셔야 합니다. 누구에게도 제가 이렇게 시켰다고 하시면 안 돼요.”용운 그룹 대표의 문자를 보고 팽건웅은 한숨을 쉬며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상대방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문자에 다시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무도 협회에 가입 시키지 못하더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면 그것도 영광스러운 일이니까.“네.”팽건웅은 답장 뒤에 기뻐하는 이모티콘을 보냈고 그걸 본 임찬혁은 조금 놀랐다.늘 점잖은 팽건웅이 이렇게 귀여운 면이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그가 하찬림의 부탁을 들어준 이유는 아직까지 자신이 용운 그룹 대표라는 것을 폭로하고 싶지 않아서였다.그가 무도 협회에 들어가는 건 문자 한통이면 되는 일이었지만 말이다.그리고 하찬림이 반란을 일으키려는 생각을 품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도 있었다.상대방이 자신을 끌어들이려는 이상, 상대방의 뜻대로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옆에 있어야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건지 확실히 알 수 있으니까.이때 팽건웅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는데 너무 빤히 쳐다봐서 뒷통수가 뚫릴 것 같았다. 팽건웅은 지금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았다.임찬혁이 무슨 장점이 있는지도 모르고 용운 그룹 대표와 무슨 사이길래 그가 굳이 임찬혁을 가입시키라고
쿠쿵.팽건웅의 말에 장내의 모든 사람들이 굳어진 채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찬림이 허풍을 떨 수는 있더라도 팽건웅이 절대 이런 일로 거짓말을 할수는 없었다.즉 용운 그룹 대표는 정말로 국제 무도 협회에 가입하기를 거절했다는 것이다.‘정... 정말 미친 거 아니야?’아마도 이때까지 용운 그룹 대표가 처음으로 무도 협회 가입을 거절한 사람일 것이다.사람들은 지금 빠르게 머리를 굴려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누구일지 추측했다. 팽건웅 뿐만 아니라 그의 뒤에 있는 기타 무도 협회 성원들도 모두 다소 애석해 했다. 그들 모두 용운 그룹 대표와 아는 사이가 되고 싶어 했었으니까.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로이스는 원망 어린 표정으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용운 그룹 대표의 용맹한 모습이 머릿속에 단단히 박혀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감히 회장님을 거절하다니.’그녀는 지금 더 더욱 그에게 빠질 것 같았다. 육성재, 손이림과 곽미선의 얼굴에도 모두 놀라움이 어렸다. 사실 방금 전에 팽건웅이 용운 그룹 대표를 가입시키겠다고 했을 때 그들은 모두 실망했었다.그렇게 되면 임찬혁은 기회가 없을 테니까.임찬혁과 하씨 가문 사이가 안 좋은 지금, 전신 후보 정도는 되어야 임찬혁이 무사할 수 있었다.이 기회가 없으면 하찬림도 전신 후보가 되지 못하겠지만, 가문의 세력으로 임찬혁을 상대하는 건 아주 쉬웠다.‘그런데 용운 그룹 대표가 물러났다고?’‘가능성이 적지만 찬혁이에게도 다시 기회가 생긴 셈이잖아?’한편, 육소연은 놀라서 입을 가렸다. 그녀는 용운 그룹 대표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포기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반면 하찬림, 하용박, 전정우 등의 얼굴은 매우 밝았다.용운 그룹 대표가 물러나면 무도 협회에 들어가는 사람은 반드시 하찬림일 테니까.집안이든, 개인이든, 사회 영향력이든지를 막론하고 하찬림은 임찬혁보다 훨씬 위였다.용국의 엄친아라는 별명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하찬림이 만약 용운 그룹 대표를 물러나게
임찬혁은 마치 엄청난 농담을 들은 것처럼 고개를 저었다. “네 재미난 연출 덕분에 용운 그룹 대표가 기회를 포기했으니까 고마워. 하지만 네가 한 노력은 내가 무도 협회에 뽑힐 밑거름이 될 거야.”“네가 너무 창피해서 회장님이 뽑지 않으실 테니까.”임찬혁이 비웃으며 말했다. “내 노력이 네가 성공하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누가 네게 그런 말을 할 용기를 준 거지?”“오늘은 네 얼굴이 아무리 두꺼워도 소용없어.”하찬림은 피식 웃은 뒤 팽건웅을 향해 공수했다.“회장님, 이제 용운 그룹 대표가 물러났으니 저와 임찬혁 사이에서 선택하실 수 있겠죠?”“그건 당연합니다.”팽건웅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저에 대해 들은 적이 있으시겠지만 한 번 더 자기소개 하겠습니다.”“제 이름은 하찬림이고 제 가문은 천년 세가로, 역사가 유구하고 자원도 풍부합니다. 만약 저를 무도 협회에 가입시키신다면, 반드시 용국에 당신들의 존재를 더 널리 알리겠습니다.”“뿐만 아니라 앞으로 무도 협회가 용국에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게 뭐든 대신 완벽하게 해내겠습니다.”“용국에서 제가 할 수 없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 외에도 무도 협회 성원들의 수련을 돕기 위해 저희 가문에서는 매해마다 무도 협회에 천재지보를 바칠 생각입니다.”...하찬림은 한숨에 자신을 선택하면 좋은 점 십여 가지를 말했다. “저와는 달리 임찬혁은 가난뱅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재 명의의 자산도 술집 두개 밖에 없고요.”“이번에 전국 용무 대회도 제가 없었기에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겁니다. 제가 참여했더라면 저 녀석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가 없습니다.”“회장님, 저와 임찬혁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하찬림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물었다.“하찬림, 너무한 거 아니냐?”육성재은 더 이상 가만히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지금 이건 세력으로 협박하는 게 아닌가? 임찬혁한테 너무 불공평했다.“이건 개인 실력을 겨루는 자리인데 왜 굳이 집안 배경을 들먹이는 거야?”만약 평상시었다면
“찬혁 군, 국제 무도 협회에 가입하신 것을 환영해요!”이때 섹시한 로이스가 걸어가 임찬혁에게 포옹을 했다.임찬혁은 가슴이 무겁고 부드러운 무언가에 닿은 것을 느꼈지만 외국인들은 줄곧 열정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장내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모두들 깜짝 놀라서 팽건웅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도 하찬림이 우수하다고 칭찬하던 팽건웅이 마지막에는 임찬혁을 선택했으니까.정말 예상외였다.임찬혁이 어떻게 용국의 자랑인 하찬림보다 더 무도 협회에 어울린다는 건가?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하용박, 전정우 등은 모두 어벙벙해졌고 육성재, 손이림, 곽미선은 놀란 한편 진심으로 기뻐했다.육소연 역시 얼굴에 놀라움이 어렸다.손석구는 도대체 왜 임찬혁을 선택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제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을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건 다름아닌 하찬림이었다.“회장님... 뭐라고요?”“잘못 말하신 거 아니에요?”하찬림은 달걀 한 알을 넣을 수 있을만큼 입을 크게 벌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용운 그룹 대표한테 요청을 거절하라고 겨우 설득한 건 자신인데 뽑힌 건 임찬혁이었으니 말이다.“제가 임찬혁 군에게 무도 협회에 가입하라고 했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팽건웅이 다시 한 번 말했다.“이유가 뭡니까?”“우수한 저를 두고 임찬혁 따위를 뽑는 이유가 뭐냔 말입니다. 전 이 결정에 의의 있습니다!”방금 전까지 붕 떴던 기분이 바닥에 내려앉은 지금, 하찬림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 질렀다.이번에는 줄곧 신중했던 하용박도 하찬림을 막지 않았다. 그 역시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제 결정을 당신에게 이유를 설명해야 할 필요는 없을 텐데요?”팽건웅은 코웃음을 치며 공포스러운 위압감을 내뿜었다.“그건...”하찬림은 팽건웅이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 팽건웅은 확실히 누구를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었
“만약 기회를 준다면 전에 일은 모두 없던 걸로 칠게. 아니면 네가 무도 협회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우리 가문의 블랙리스트에 계속 들어있을 거야. 언젠가는 죽을 거란 얘기지.”하찬림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감탄하는 눈빛으로 하찬림을 바라보았다. 임찬혁의 각도에서 보면 이건 확실히 매우 솔깃한 조건이었다.하지만 함정이기도 했다.만약 임찬혁이 동의하고 이 기회를 놓친다면 하찬림이 훗날에 다시 죽이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을 테니까.“허허, 너는 없던 일로 하고 싶을지 몰라도 나는 아니야.”“너희 가문은 지은 업보가 많으니 반드시 피로 갚아야 해.”임찬혁이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네가 이 기회를 원한다면 줄 수도 있어.”“네가 손이림 아가씨와 파혼하겠다고 하면 말이야. 파혼만 하면 넌 이 판을 뒤집을 수 있어.”그는 이미 손석구가 손이림을 하찬림에게 시집보내려는 마음을 굳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지만 하찬림 쪽에서 주동적으로 파혼을 하려고 한다면 손석구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그리고 어차피 하찬림에게 기회를 줘도 그는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임찬혁은 잘 알고있었다. 팽건웅은 자신의 편이니까.“그건...”하찬림은 망설였다. 그는 자신이 이정도까지 몰리는 날이 올 줄은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자기의 결혼으로 기회를 맞바꾼다는 건 남자로서 매우 치욕적인 일이었다. 모두들 놀란 눈빛으로 임찬혁을 보다가 곧 그를 멸시했다.비록 손이림은 명문가 아가씨에, 예쁘고 여럿 남자들 마음속의 여신이었지만 그래봤자 여자였다.여자를 위해 자신의 미래를 거는 게 말이 되는가?‘시야가 좁은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지.’모두가 이렇게 생각했다. 한편 손이림도 어벙벙해졌다. 임찬혁이 지금 하찬림을 거절하기만 한다면 무사히 이길 것이다. 아니, 어쩌면 차기 전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자신을 위해 하찬림에게 기회를 주려고 하다니?그녀는 지금 정말로 깊이 감동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어. 찬혁이는 정
“그래요. 이건 제게 간단한 일인걸요.”하찬림은 재빨리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이미 유이를 초대했으니 내일 꼭 와주세요!”하찬림은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무리 인기 있어도 유이는 결국 그저 스타일 뿐이었다. 출연료만 많이 주면 언제든지 부를 수 있다는 거다.그는 방금 전에 유이의 매니저에게 연락을 취해 줄 출연료를 상의했고, 상대방도 흔쾌히 내일 힐튼 호텔에 와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대했다. “역시 찬림 도련님이야. 일 처리가 빠르다는 말이야. 전화 한 통으로 끝내다니.”“이게 바로 차이 아니겠어? 임찬혁은 아직 반응도 하지 못했는데 찬림 도련님은 모든 일을 다 끝내놨잖아.”“임찬혁은 지금 엄청나게 후회하고 있을걸? 하찬림과 공평하게 경쟁하겠다고 한 순간부터 저 녀석은 이미 진 셈이야.”...모두들 동정 어린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보며 바보라고 비웃었다.팽 회장이 무도 협회에 들어오라고 한 것 자체가 그에게는 엄청난 행운인데 감히 하찬림과 공평 경쟁을 하겠다고 하다니.이건 일부러 지려고 하는 수준이 아닌가?“임찬혁 군, 만약 하찬림 군이 정말 유이를 초대했다면, 우리는 거기 가서 먹을 거예요?”로이스는 임찬혁을 향해 눈을 깜박거리며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었다.현재 임찬혁과 하찬림은 경쟁 중이기 때문에 그녀는 다 같게 대해야 했다.“하찬림은 유이를 불러낼 수 없을 겁니다. 유이는 제 쪽에 와서 노래를 부를 테니까요.”임찬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유이가 정말 인기가 많긴 한가 보네. 로이스조차도 팬인 걸 보면.’만약 다른 스타였다면 하찬림한테 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유이는 아니었다. 그녀는 그가 한마디만 해도 불러낼 수 있으니까.“나랑 재력을 겨루겠다는 건가?”하찬림이 싸늘하게 웃었다. “유이가 이미 오겠다고 한 건 우선 말하지 않을게. 그냥 순순히 재력을 비기더라도 네가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재력을 비겨. 내가 도와줄 테니까.”손이림이 나서서 말했다.임찬혁은 그녀가 파혼하는 것을 돕기 위해 하찬림에게 기회를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