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공주님, 차에 타세요 라고 말해봐!”손이림은 차 앞에 와서 임찬혁을 향해 매력적인 표정을 지어보였다.임찬혁은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안 올라오면 갈 거야.”“흥! 철벽남 같으니라고!”손이림은 입을 삐죽 내밀고 스스로 조수석을 열고 앉았다.“이 차 괜찮네!”손이림은 앉은 후에 두 번 흔들었다.“얼마에 샀어?”“다른 사람이 준 거야.”임찬혁이 시동을 걸면서 말했다.“누가 줬는데?”“곽미선 씨.”“뭐? 그 여우년이?”손이림의 눈빛에는 질투가 어렸다.“차가 필요하면 나한테 말하지 왜 남한테 달라고 해? 내 주차장에 널린 게 차인걸? 마음에 드는 거 아무거나 몰고 다녀도 돼!”손이림은 약간 배신 당한 느낌이 들었다.아마도 그녀 자신조차도 그녀의 이런 느낌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임찬혁은 이미 아내가 있고, 심지어 자신의 절친인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질투한단 말인가?임찬혁은 약간 말문이 막혔다.“사실 다른 사람이 미선 씨에게 준 건데 미선 씨가 원하지 않아 나에게 준 거였어. 특별히 나한테 사준 게 아니고.”당시의 상황은 좀 복잡한 터라 임찬혁은 한두 마디로 모든 걸 설명할 수가 없었다.“곽미선이 평소에 부끄러워하고 숙녀인 척하는 거에 속지마. 나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거든. 걔는 절대로 너 좋아해. 그러니까 걔한테 반하지 마!”“만약 나한테 덜미가 잡힌다면 즉시 효진이한테 말할 테니까!”손이림이 경고했다.“내가 그렇게 쉽게 반하겠어?”임찬혁은 갑자기 이마에서 땀이 났다.쪽!손이림은 갑자기 조수석에서 머리를 내밀어 거의 임찬혁 쪽에 몸을 붙인 후 그의 얼굴에 뽀뽀했다.“뭐하는 거야?”그녀의 행동에 임찬혁은 깜짝 놀랐다.방금 전까지 자기 아내한테 일러바치려고 했으면서 지금 뽀뽀하다니?“왜 그렇게 놀라?”손이림은 임찬혁이 이렇게까지 반응이 큰 것을 보고 억지로 그의 어깨를 누른 후 또 뽀뽀했다.좋은 향수냄새에 임찬혁은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손이림은 뽀뽀를 하고서야 다시 앉았다.
“연예계에 관심이 없는 너도 아는 걸 보면 정말 유명하긴 한가 보네!”손이림은 다른 커플들처럼 임찬혁의 팔에 가슴을 꽉 붙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임찬혁은 유이의 일을 더 자세하게 말하지 않았다. 손이림이 그녀를 좋아하니까. 이럴 때 말해서 굳이 상대방의 기분을 망칠 필요는 없었다.게다가 유이는 현재 용운 그룹의 모델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핫 할수록 그에게도 도움이 됐다.그들이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콘서트가 시작되었다.오랜만에 본 유이는 정말 많이 변했다. 전에는 청순한 컨셉이었지만 지금은 영어 노래를 부르며 해외 가수들 스타일을 많이 따라배운 편이라 콘서트 분위기는 더욱 후끈후끈했다.이 콘서트도 수도에서 적지 않은 이슈를 불러일으켰지만 국제 무도 협회보다는 아니었다.임찬혁과 하찬림이 전신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는 것이 지금 수도에서 가장 핫한 뉴스였다. 콘서트에 참석한 사람들을 포함해서 모두가 이 일을 의논할 정도로.그러나 그들은 거의 모두 하찬림을 지지했다. 무도 협회 사람들이 무조건 하찬림을 뽑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임찬혁은 이런 유언비어를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콘서트가 끝나고 나온 후 날이 이미 어두워졌기 때문에 임찬혁은 손이림을 집까지 데려다 주려고 했다.“참, 네 아버지가 이젠 널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해?”돌아가는 길에 임찬혁이 궁금해 하며 물었다. “원래는 다시 가두려고 했지만 내가 한마디 하니까 겁 먹었는지 안 가두겠다고 하던걸.”손이림이 비밀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무슨 말을 했는데?”이에 임찬혁의 호기심이 발동했다.“만약 다시 나를 가둔다면 네 애를 가질 거라고 했어. 그러니까 겁 먹더라고!”손이림이 조금 득의양양하게 말했다.이 대답에 임찬혁은 조금 부끄러워하며 그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참, 나한테 할 말 있지 않아?”손이림이 갑자기 수줍은 표정을 지어보였다.“내가?”임찬혁은 어리둥절해졌다. “나랑 약속한 게 있잖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
“가자!”손이림은 곽미선을 노려보고는 임찬혁을 끌고 갔다.안에는 곽해준, 전정우, 서해영, 허원무 그리고 어떻게든 방법을 써서 들어온 육씨 가문 사람들까지 있었다.임찬혁을 보는 전정우의 눈빛은 매우 서늘했다.임찬혁의 복수 대상에 그의 가문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지금 그와 하씨 가문은 한데 묶여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손을 쓰지 않아도 하씨 가문이 상대방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호텔 내부에서 사람들은 모두 팽건웅이 얼른 결과를 발표하기만을 기다렸고 호텔 밖에서도 다들 이 일을 토론하고 있었다.“누가 국제 무도 협회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누군가가 물었다.“당연히 하찬림이지. 하찬림은 실력이 출중할 뿐만 아니라 집안도 명문가잖아. 무도 협회가 바보가 아닌 이상 하찬림을 뽑겠지.”“무도 협회에 들어가는 사람이 전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했었지? 그럼 하씨 가문에는 이제 전신이 두 명이 있겠네.”“요행으로 용무 대회 1등을 가지긴 했지만 임찬혁 따위는 하찬림의 상대가 아니지.”“어차피 임찬혁의 끝은 정해져 있는 걸. 결국 하찬림의 손에 죽게 될 텐데 뭘.”이때 한정판 고급차 한 대가 멈추더니 하찬림과 하용박이 차에서 내렸다.“찬림아, 안심해라. 내가 이미 아는 사람한테 부탁해서 국제 무도 협회의 내부인원한테 팽건웅 앞에서 네 칭찬을 해달라고 했으니까 말이야. 보낸 선물만 해도 몇 십억이 넘으니까 오늘 반드시 네가 뽑힐 거다.”하용박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하찬림은 싸늘하게 웃었다. “국왕께서 저더러 요즘은 임찬혁과 평화적으로 지내라고 하셨으니 이 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직접 임찬혁을 병신으로 만들어 동생의 복수를 할 겁니다.” 전력을 다해 살려내 목숨은 건졌지만 너무 심하게 다친 탓에 하찬우는 이제 평생동안 침대 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와! 하찬림 도련님 너무 잘생기셨다!”“이게 바로 신이 내린 얼굴이라는 건가?”“내 마음속 첫사랑인 찬림 도련님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이 모습을 구경하던 사람들의 표정은 다채로웠다.‘미친 거 아니야?’어떤 남자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손이림은 애초에 하찬림을 난감하게 할 작정이었나 보네.’‘그런데 왜? 하찬림처럼 우수한 사람을 놔두고 왜 굳이 임찬혁 같은 거지 새끼를 좋아하는 거지?’“이림아, 농담하지 마.”하찬림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려고 애썼다. 그는 계속 미소 지으며 조금 전보다 더 부드럽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미소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았다.“나는 곧 국제 무도 협회에 들어갈 거고 남경 전신의 자리도 얻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진짜로 결혼하자.”하찬림은 결국 그가 제일 자신있어 하는 자신의 찬란한 미래를 이야기 했다.손이림이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조건을 들으면 무조건 설렐 테니까.하씨 가문의 장자, 전신, 그리고 국제 무도 협회의 일원 중 아무 신분이나 얘기하고 다녀도 여럿 여자를 설레게 할 수 있었다.손이림이 개의치 않는다고 하더라도 손씨 가문은 결국 그녀를 하씨 가문으로 시집 보내게 되어있었다.“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하자. 넌 아직 무도 협회에 들어가지 못했잖아.”“먼저 장담하지마. 나중에 창피해질 수도 있으니까.”손이림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내가 아니면 임찬혁이 무도 협회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는 말이야?” “나는 충분히 이번 무도 협회 회원으로 뽑힐 자신이 있어. 만약 날 선택한다면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하찬림은 오만하게 임찬혁을 한 눈 보고는 손이림에게 애절하게 말했다.그러나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여러분, 오늘 제가 무도 협회에 들어간 기념으로 여기서 파티를 열려고 합니다.”하찬림은 사람들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할수록 그가 자신 있다는 걸 알릴 수 있었으니까.이어서 그는 호텔 매니저를 불러 파티 준비를 하라고 했다.“미리 말씀해 주지 않으셔서 파티를 열기에는 준비해둔 식재료가 부족해요. 정말 죄송합니다.”매니저가 미안해 하며 말했다.“부족하면 부족한만큼 더 사요. 돈이
육소연 등 기타 육씨 가문 사람들도 모두 비웃음이 어린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전에 그들은 임찬혁이 하찬림과 경쟁하는 것은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라고 말한 적이 있었고 현실도 정말 그들의 말대로였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럼 지켜볼게.”임찬혁은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방을 하잖아 했다.“팽 회장님이 도착하셨습니다!”이때 누군가 큰 소리로 외치자 홀 전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60여 세의 키가 크고 약한 노인이 걸어 들어왔는데 중산복을 입고있어 더욱 품격 있어 보였다.그의 등장에 사람들은 전부 입을 다물고 경건해졌다.그가 바로 국제 무도 협회 회장인 팽건웅이기 때문이었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무도 협회의 사람들이 따라다녔는데, 그 중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늘씬한 미녀가 특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피부가 하얗고 몸매가 섹시할 뿐만 아니라 입은 것도 개방적이니까.스키니로 완벽한 몸매를 모두 드러낸 탓에 그녀의 큰 가슴은 더욱 돌출되어 보였다.손이림, 곽미선과 같은 전형적인 동방미인들과는 달리 그녀는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아름다움이었다. 사람들의 뜨거운 눈빛에도 그녀는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좀 자랑스러워했다.“팽 회장님 안녕하십니까!”“안녕하세요!”...팽건웅이 무대 위로 오를 수 있도록 모두들 길을 비켜섰다.“여러분, 저의 본적은 영남 월수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용국에 오자마자 친근감이 느껴지더군요. 오늘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팽건웅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태도가 겸손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건 매우 드문 일이었다. “쓸모없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무도 협회에 스카웃 하고 싶은 사람은-”팽건웅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긴장했다. 이미 하찬림일 줄은 알지만 직접 들으니 저도 모르게 가슴이 떨려서였다. 지금 이 순간은 하찬림 또한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는 기대에 찬 표정으로 팽건
하찬림은 지금에서야 이 무도 협회 회장의 무서운 실력을 느낄 수 있었다.“팽 회장님 한 번만 봐주세요!”하용박이 얼른 나서서 사정했다.하씨 가문은 비록 용국에서 제멋대로 날뛰고 있지만, 팽건웅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는 무려 국제 무도 협회의 회장이니까. 그의 뒷배경은 매우 무서웠다.무도 협회에 누구를 들일지는 정말 그의 한마디면 되는 일이었다. 아무도 그를 막을수 없었다. “팽 회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하찬림은 부득이하게 얼른 잘못을 인정했다.그의 말을 들은 팽건웅은 기운을 거두었고 하찬림도 몸이 느슨해져 크게 숨을 헐떡였다.하지만 그의 얼굴은 매우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사람들 앞에서 제 체면이 구겨졌기 때문이었다. 하찬림은 방금 모든 사람들에게 팽건웅이 선택할 사람은 틀림없이 자신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었지만 팽 회장은 다른 사람을 뽑았다.더 우스운 것은 아까 축하 파티를 열겠다고 호텔 매니저한테 분부했다는 거다.이때, 호텔 매니저가 하찬림의 곁에 다가왔다.“식재료는 이미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곁들일 것으로 어떤 술을 원하시나요? 지금 가서 구매하려고요.”이 말을 들은 하찬림의 얼굴은 더욱 더 굳어졌다.무도 협회에 들어갈 수도 없는데 사람들에게 밥을 사준다면 더욱 더 망신 아닌가?그러나 후회하기에는 좀 늦었기에 침묵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말 좀 해보세요.”“설마 돈 떼먹으려는 건 아니겠죠?”매니저는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식재료에 이미 많은 돈을 썼기 때문이었다. 하찬림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매니저는 그의 팔을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말 좀 해보세요!”“도대체 무슨 뜻이에요?”“말 좀 해보시라니까요!”하찬림은 매니저를 세게 밀치고 이를 악물었다.“알아서 해!” 만약 사람이 많지 않았더라면, 그는 정말 이 매니저를 때려죽였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눈알을 굴리더니 곧 음험한 웃음을 지었다.“팽 회장님, 저는 당신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말하면서 그는 팽건웅을 향해 공수했다. “용운 그룹
“해주시 윤씨 가문이 당신들 앞잡이었지? 그 녀석들이 나한테 덤빈 걸 당신들과 천천히 따질 생각이야, 난.”용운 그룹 대표는 여전히 물러서지 않았다.“뭘 원하는 겁니까?”하찬림은 이를 악물었지만 감히 전화를 끊지는 못했다.만약 일반인이라면 누가 감히 하씨 가문을 개돼지만도 못하다고 욕할 수 있겠나?그러나 그는 용운 그룹 대표의 욕을 들으면서도 비위를 맞추는 수밖에 없었다.상대방은 지금 그가 무도 협회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 아니, 전신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키를 가지고 있으니까.“정말 내 화를 풀어주고 싶다면 체면은 내려놓아야 할 거야.”용운 그룹 대표가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하죠.”하찬림은 희망이 있어보여 다시 정신을 차렸다.“지금 옷을 다 벗고 스타킹을 신은 채로 유룡도 호텔 안팎을 한 바퀴 돈다면 팽 회장의 요청을 거절할게.”용운 그룹 대표가 말했다.“뭐라고요? 너무한 거 아닙니까?”하찬림이 갑자기 크게 화를 냈다.뚜... 뚜...그의 말에 전화가 바로 끊겼다.꺼진 통화를 보며 하찬림은 너무 어이가 없었다.몇 초 후, 그는 다시 용운 그룹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이건 그가 전신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 천하를 탈취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연관 되니까.“잘 생각해봤어?”용운 그룹 대표가 물었다. “꼭 이 조건이어야 합니까?”하찬림은 단념하지 않았다.“내가 농담이라도 한다는 거야?”용운 그룹 대표는 좀 짜증이 났다.“당신이 원하는대로 할 테니까 약속 지켜요.”하찬림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그래, 기대할게.”말을 마친 용운 그룹 대표는 전화를 끊었다.막 떠나려고 할 때 하찬림은 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화장실에 다른 사람이 있나?’‘하지만 들어올 때는 분명히 아무도 없었는데.’비록 방금 전에 통화를 하고 있었지만 만약 사람이 들어온다면 그는 무조건 알아챘을 것이다.그는 방금 전에 자신과 통화한 용운 그룹 대표가 자신의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여러
모두들 밖에서 나는 비명소리에 주의를 돌렸다.밖에서 하찬림은 옷을 벗은 채로 검은 스타킹을 신고 호텔을 돌며 뛰어다녔다.이 순간, 하찬림의 팬들은 모두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하찬림은 그녀들의 마음속 첫사랑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명문가 자제에 잘생기고 성격 좋고 싸움도 잘하는 게 어디 흔한가?그녀들은 꿈에서까지 그의 아이를 낳고 싶을 정도로 그를 좋아했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하찬림의 초상화를 벽에다 붙여놓고 매일 자기 전과 일어난 후에 한번씩 보기까지 했었다.그런데 그가 이런 취미가 있었다니?실시간으로 실연한 여자들은 눈을 가리거나 머리를 부여잡고 울기까지 했다.한편 안에 있던 관원들, 각 명문가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랐다. 하찬림은 국민 엄친아로서 미래가 아주 밝았다. 그 자신도 자존감이 높았고.‘지금 이게 뭐하는 거야?’‘미치기라도 한 건가?’ ‘이미지가 구겨질 걱정은 하지 않는 거야?’하용박은 깊이 한숨을 내쉬며 난감해했다. 그는 줄곧 얌전하던 아들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곽미선과 손이림도 놀라워 했다. 이건 그녀들이 줄곧 알고 지내던 하찬림이 할 짓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특히 손이림은 더없이 증오하는 표정을 지었다. 전에도 싫어했지만 지금은 더욱 상대방과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이 장면을 보며 육소연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그녀를 놀라게 한 것은 팽 회장이 용운 그룹 대표를 선택했다는 거였다. 이건 용운 그룹 대표의 실력이 하찬림보다 한수 위라는 걸 설명했다.그녀는 이미 자신이 용운 그룹 대표의 부인이라고 생각했다.그는 그녀를 위해 이미 하씨 가문의 십이금강과 옹씨 가문을 없앴으니까. 용운 그룹 대표가 자신에게 푹 빠졌다고 생각한 그녀는 더욱 더 그를 좋아하게 됐다.그러니 그가 잘 나가는 게 당연히 기쁠 수밖에. 육소연은 옆에 있는 임찬혁을 한 눈 본 후 그가 더욱 하찮게 여겨졌다.‘오만한 오크 같은게.’‘하찬림보다도, 용운 그룹 대표보다도 못한 게 나랑 결혼하겠다니. 망상이지.’한편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