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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Author: 낭아감자
곧바로 김예훈은 몸을 일으킨 후 회의실을 나섰다.

이윽고 송준은 이유정 등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이유정, 유문석과 장소훈 등은 고개를 숙인 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 후, 송준이 이유정을 보며 입을 열었다.

“어느 손으로 할까요?”

그가 대놓고 말하지 않았지만 이유정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떨리는 오른손을 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걸로 할게요.”

“여자니까 10대로 줄여줄게요.”

짝!

이유정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오른손으로 자기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단번에 얼굴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오늘 송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더 비참한 결말을 맞이할 거란 걸 알고 있었기에 세게 때리는 수밖에 없었다.

송준은 고개를 돌려 장소훈을 쳐다봤다.

“남자니까 여자보다는 더 큰 벌을 받아야겠죠?”

장소훈은 벌떡 일어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테이블에 있는 펜을 들어 자기 손바닥으로 내리찍었다. 고통의 전율이 온몸으로 전해졌지만 그는 꾹 참으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이에 다른 사람들도 따라 펜으로 손을 내리찍었다.

송준은 몸을 돌려 부하한테 명령을 남겼다.

“지금부터 이들이 가진 재산에서 부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재산을 모조리 빼앗아 보육원에 기부해. 그리고 앞으로 이들이 성남에서 고개를 들 수 없게 모든 회사에 고용금지 공고를 내려! 그리고 김세자의 신분을 발설하는 사람은 바로 죽이도록 해.”

그의 명령에 이유정은 사색이 되었다.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던 그녀가 어떻게 이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러나 명령이 내려진 이상 앞으로 거지로 살 결심을 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여태까지 저지른 모든 악행이 모조리 되돌아올 것이다. 이젠 권세를 잃었으니 그동안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들이 보복하러 찾아올 게 분명했다.

그때가 되면 살아남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다.

...

한편, 김예훈은 락커에서 몸에 맞는 슈트로 갈아입고 프러포즈하러 나섰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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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지존 사위   제829화

    정가을이 입꼬리를 올리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할아버지 말이 맞아요. 그래도 가족이었으니까 너무 무례하게 굴면 안 되죠. 할아버지 말 못 들었어요? 얼른 꿇으세요!”이에 정민아가 담담하게 답했다.“우린 당당하게 입구로 들어온 거야! 우리가 왜 무릎을 꿇어야 하는데?”그러자 정가을이 풉 하고 웃었다.“그래요? 그렇다면 입구로 당당하게 들어왔다 쳐요. 하지만 내가 여기 주인인 거 잊었어요? 이건 명령이니까 얼른 꿇어요! 안 그러면 오늘 프러포즈가 끝나고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릴 테니까!”이에 정군과 임은숙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김예훈이 실력이 있다고 해도 어찌 김세자와 비기겠는가? 성남의 일인자인 김세자가 말만 하면 김예훈은 감쪽같이 사라질 것이다. 게다가 정가을은 그러고도 충분히 남을 사람이었다.이때, 직원 몇 명이 다가오더니 예를 갖추며 말했다.“정씨 가족이시죠? 프러포즈가 곧 시작될 거니까 중앙 자리로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직원은 정민아 가족이 정씨 가문과 연을 끊은 사실을 모르고 있어 정민아 가족을 정씨 가족이라 칭했다.이에 정동철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내가 정씨 가문의 주인일세. 김세자가 진짜로 우리 가문의 딸한테 프러포즈한단 말인가?”직원이 웃으며 답했다.“김세자께서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다 되었으니까 자리에 착석해 주세요.”직원이 그들을 이끌고 중앙으로 향했다.정가을은 미소를 지으며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정민아를 쳐다봤다.“이제 내 백마왕자가 오기만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네요. 오늘 프러포즈가 끝나면 언니랑 재밌게 놀아줄게요.”“그래, 오늘 프러포즈가 먼저야. 주인이 되고 저 가족을 처리하면 돼.”정지용이 그녀의 말을 맞받아쳤다.곧, 정씨 가문과 정민아 가족이 중앙에 도착했다.정가을은 마음에 드는 듯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김세자가 자기한테 프러포즈하는 모습을 정민아한테 꼭 보여주고 싶었다.정군과 임은숙은 고개를 쳐들고 중앙에 서 있는 정가을을 보며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지 말지 고민하

  • 지존 사위   제830화

    “김세자와 그의 사랑하는 여인한테 축하의 박수를 보냅시다!”현장에 우레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렸고 모두들 주인공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도대체 누가 김세자의 여인인지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비록 정씨 가문의 딸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소문을 믿지 않았다.이때, 송준이 손뼉을 치자 하얀 정장을 입은 직원 18명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들은 당도 부대의 군사와 귀족 자녀들로 이루어져 하나같이 아우라가 넘쳤다. 그들은 손에 선물 상자를 들고 있었다.손님들은 선물 상자에 어떤 값진 물건이 들어있을지 기대에 부풀어 올랐다.잠시 후, 송준이 그들을 이끌고 정씨 가족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정가을은 가장 앞에 서서 흥분에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그녀와 달리 정민아 가족의 표정은 잔뜩 일그러졌다.정민아 역시 표정이 어두웠다. 김세자가 탐났던 것이 아니라 자기 남자도 이처럼 성대한 행사를 열어주길 바랐다.그리고 김세자가 정씨 가문의 딸한테 프러포즈한다는 건 정민아 가족의 봉변이었다. 속 좁은 정가을이 그들을 놓아줄 리가 없었다.정민아가 실망감에 고개를 숙였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를 감싸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두려워하지 마.”김예훈이었다. 언제부터 곁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나타나자 정민아도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어떤 두려움이든 두 사람이 같이 맞선다면 두렵지 않을 듯했다.중앙에 도착한 송준은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형수님, 김세자의 프러포즈를 받아주세요.”정가을은 지금 이 순간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눈물범벅이 된 채 앞으로 다가갔다.“당...당연하죠.”그러나 송준은 다가오는 그녀를 혐오하듯 밀어냈다.“비키세요.”“뭐...? 감히 절 밀어내요?”정가을은 어안이 벙벙했다. 송준이 어떻게 감히 자기를 밀어낸단 말인가?이 장면에 다른 사람들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 기쁨에 겨웠던 정씨 가족도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설마 김세자가 말했던 여인이 정가을이 아니란 말인가?송준이 정가을을

  • 지존 사위   제831화

    그 말을 들은 순간, 정가을은 머리가 터질 듯이 어리벙벙했다.‘김세자가 말했던 여인이 내가 아니란 말인가?’이윽고 그녀는 어지러움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정민아 쪽을 쳐다봤다.‘정민아? 김세자의 프러포즈 대상이 정민아란 말이야?’이 생각이 들자 정가을은 당장이라도 혀를 깨물고 싶었지만 용기가 부족했다.동시에 정민아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는 자기한테 성큼 다가선 후 허리 숙여 인사하는 송준을 보고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형수님, 부디 세자의 프러포즈를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이건 세자가 형수님을 위해 준비한 선물입니다. 세자는 보석 88개뿐만 아니라 백운산 산기슭에 자리 잡은 별장 그리고 롤스로이스와 현금도 준비했습니다!”김세자가 정민아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들은 사람들은 까무러칠 듯이 놀랐다. 이걸 자그마한 선물이라고 했으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3년 전, 손수 백억 가치에 달하는 그룹을 만든 김세자가 아니랄까 봐,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정민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그 말은 김세자가 말했던 정씨 가문의 여인이 저란 말이에요?”송준은 확신에 찬 채 답했다.“네, 형수님이 고개만 끄덕이면 앞으로 형수님이 CY그룹의 안주인이 되는 겁니다!”“그게...”정민아는 선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송준이 말한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황함에 어쩔 줄 몰랐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만 뻥긋거렸다.방금까지 오늘의 주인공이 정가을이라 확신하고 있었으니 어찌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같은 시각, 곁에서 지켜보던 임은숙은 흥분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얼른 원한다고 말해! 얼른!”모든 이의 시선이 정민아한테로 집중됐다.그러나 정민아는 넋이 나간 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같은 시각, 5대 강국의 연맹도 두려워하지 않던, 북유럽 여전사의 고백에도 끄떡하지 않던, 제국의 제1순위 상속권에도 굴하지 않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지금 이 순간 긴장감에 떨고 있었다.사실, 송

  • 지존 사위   제832화

    그녀는 송준이 말한 그 김세자가 지금 그녀의 곁에 버젓이 서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정민아는 결심을 내린 듯 한숨을 내쉬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송 대표님, 김세자의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사람과 어울리지 않으니까 거절하겠습니다. 이렇게 전해주세요.”헉!그녀의 말에 홀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모두 그녀의 말을 믿을 수가 없어 하나같이 사색이 되었다.김세자의 여인이 되려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다른 사람한텐 꿈만 같은 일을 정민아가 거절했다. 도저히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듣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송준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을 힐끔 보고 얼른 말했다.“형수님, 거절하는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정민아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저는 김세자와 모르는 사이입니다. 그리고 김세자는 고마운 마음을 갚고 싶은 것이지 저를 사랑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게다가 김세자는 저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인데, 어떻게 어울릴 수가 있겠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전 이미 결혼한 지 3년이 된 유부녀입니다!”그녀는 김예훈한테로 고개를 돌렸다.송준은 세간에 감춰진 가장 큰 비밀을 폭로하고 싶었으나 김예훈이 고개를 저으며 말렸다. 김예훈이 왜 마음을 바꿨는지 모르겠지만 송준은 그의 명령에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네, 정민아 씨의 뜻을 알겠으니 더 이상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정민아 씨는 영원히 CY그룹의 귀빈입니다!”송준이 손을 휘익 젓자 직원들이 모두 물러섰다.그는 다시 무대에 올라선 후 한숨을 들이켜고 말했다.“모두들 자리에 앉아서 식사하세요. 지금부터 두 번째 행사를 진행하겠습니다.”모든 손님들이 자리에 앉았다. 정씨 가족들도 혼이 나간 정가을을 이끌고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이곳에 그들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이윽고 당도 부대의 군인들이 달려와 정씨 가족을 가리키며 말했다.“이곳에 당신들을 위한 자리는 없습니다. 얼른 나가세요.”호텔에서 쫓겨난 정씨 가족은

  • 지존 사위   제833화

    “풍족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나날을 보낼 수 있겠지만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김예훈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만 들을 수 있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럼 내가 널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줄게. 그럼 나와 너 사이에 더 이상 신분 차이는 존재하지 않을 거야. 그때가 되면 우리 사이도 더 좋아지겠지...”이때, 임은숙과 정군이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방금 흥분과 실망을 오갔다가 이제야 현실로 돌아왔다.임은숙은 정민아를 노려보며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민아야, 너 지금 뭐한 거야! 인생에 한 번도 없을 기회를 그냥 이렇게 날려버리면 어떡해?”그녀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플 정도였다. 방금 한순간 자기 어머니를 뛰어넘을 수도 있겠다는 행복한 상상에 잠겼었지만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정군 역시 어이가 없는 표정이었다.“민아야, 우리가 화병에 걸려 죽길 바라는 거야? 이 쓰레기 같은 놈이랑 무슨 좋은 날을 보내겠다고 김세자를 거절한 거야? 지금이라도 부대표님 찾아가서 잘못했다고 빌어! 우린 이미 정씨 가문에서 쫓겨난 몸이야!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일어설 기회가 없다고!”그러나 정민아가 진지하게 답했다.“엄마, 아빠, 날 못 믿어요? 저도 충분히 엄마, 아빠가 부귀를 누리게 할 수 있어요.”“아이고!”정군은 딸의 말에 고구마 먹은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임은숙 역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김예훈을 김세자로 바꾸고 싶은 심정이었다.이때, 김예훈이 웃으며 두 사람한테 말했다.“장모님, 장인어른, 걱정하지 마세요. 나중에 우리 가족도 10대 상류 가문의 일원이 될지도 모른다고요. 제가 장담해요.”정군은 그가 얄밉기만 했다.“됐어,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김세자도 겨우 보통 상류 가문을 세웠는데 네가 무슨 실력으로 10대 상류 가문의 일원이 되겠다는 거야? 지금 제정신이야? 예훈아, 너도 지금 민아 등골을 빨아먹고 있는 거야! 알고는 있어?”임은숙도 핀잔을 놨다.

  • 지존 사위   제834화

    임은숙과 정군은 분노에 부글부글 끓었다. 두 사람이 가자고 고집을 부리자 정민아도 할 수 없이 따라나섰다. 김예훈은 다음 행사에 참석해야 했지만 일단 정민아를 따라서 이곳을 나섰다.그들이 밖으로 나서자 이미 밖으로 쫓겨났던 정씨 가족이 가까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뭐 하는 거예요? 우리는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정민아는 그들이 자기 가족한테 나쁜 짓을 할까 두려움이 앞서 부모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이에 정동철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민아야, 이 할아버지가 못된 짓을 많이 했지? 할아버지가 저 멍청한 가을이 말에 속아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거야. 할아버지가 가을이를 호되게 혼낼 테니까 화 풀어.”정민아가 그의 말에 답하기도 전에 그는 정가을한테 다가가 그녀의 뺨을 세차게 때렸다.그러곤 다시 돌아와서 말을 이어갔다.“민아야, 만약 화가 풀리지 않았다면 네가 직접 때려도 돼. 이 할아버지가 뒤를 봐줄게.”정민아는 심경이 복잡했다. 그녀는 반항할 힘도 없는 정가을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래도 가족이었으니까 여기까지 하죠.”김예훈은 이 광경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성격이었다면 여기서 끝나지 않았을 테지만 정민아가 그만하자고 했으니 나설 필요가 없었다.이때, 정동철이 예전에 김예훈과 체결했던 계약서를 꺼내 갈기갈기 찢었다.“민아야, 넌 아직도 우리 가족이야. 정가 그룹의 대표님 자리도 네거야!”“맞아요, 누나 말고 대표님 될 사람은 없죠! 누나가 우리를 이끈다면 우리도 곧 상류 가문이 될 수 있을 거예요!”정지용이 알랑거리며 말했다. 김세자가 택한 여인이 정민아였으니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정민아는 정씨 가족한테 완전히 실망했었지만 지금 왠지 그들이 불쌍해 보였다. 정씨 가문이 계속 이렇게 나아간다면 곧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정민아의 흔들리는 모습에 정동철은 기회를 포착했다.“민아야, 가문으로 돌아와 대표님이 될 거면 이 할아버지 말 들어. 이 쓰레기 같은 남

  • 지존 사위   제835화

    그러나 잠시 마음이 흔들렸던 정민아의 표정이 갑자기 결연해졌다.“할아버지, 그러니까 제가 정씨 가문으로 돌아가서 대표님이 되려면 조건이 예훈이랑 이혼하고 김세자의 여인이 되라는 거죠?”정동철이 미소를 지었다.“할아버지는 너를 위해 말한 거야.”이에 정민아의 표정이 점차 차가워졌다.“전 그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계약서에 이미 사인했으니까 저희는 더 이상 정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말을 마친 정민아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 그녀는 정씨 가문한테 실망할 대로 실망했다. 그들은 가족 간의 친정이 아닌 이익에만 관심이 있었다.만약 김세자가 오늘 정가을을 선택했다면 정동철이 정민아한테 이런 조건을 내놓기라도 했을까? 조건은 고사하고 짓밟지 못해 안달이 났을 것이다.이런 가족은 없기만도 못했다.정군과 임은숙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화가 난 정민아를 설득할 방법은 없었으니 말이다.정군은 김예훈을 째려보며 꾸짖었다.“내가 민아랑 얘기할 거니까 따라오지 마!”김예훈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원래 따라갈 생각도 없었다. 그는 바로 몸을 돌려 다시 홀로 들어섰다.퍽!이때, 뭔가가 날아와 김예훈의 등을 타격했다. 다름 아닌 정동철이 던진 돌멩이였다.“모두 다 너 때문이야! 네가 아니었다면 민아가 가문을 떠나지도 않았을 거라고! 너 같은 쓰레기 때문이야! 다 너 때문이야!”정동철은 전혀 반성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는 아직도 자기와 자기 가문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듯했다.김예훈은 옷을 훌훌 털고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 여기서 화낼 시간에 가문 자산을 어떻게 지킬지 고민이나 하세요. 지금 살고 있는 별장도 김세자가 선물한 거죠? 김세자가 빼앗아가면 어쩌려고 그러세요?”말을 마친 그는 홀로 들어섰다.그의 말에 정동철은 사색이 되었다. 김예훈이 귀띔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을 것이다. 예전에 받은 선물은 거의 모두 돈으로 바꿨고 이미 다 써가고 있었다.만약 이런 상황에 김세자가 자

  • 지존 사위   제836화

    그들은 이미 성남에 부동산을 사며 김세자의 예물에 너도나도 손을 댔었다. 모든 걸 다시 토해내는 건 이미 불가능한 일이었다.“할아버지, 이제 어떡해요? 우리 진짜 거리로 나앉는 거 아니겠죠?”정지용은 이미 예전의 패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부유한 가문에서 거지가 될 생각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어떻게든 민아의 용서를 얻어야 해. 안 그러면 우리 정씨 가문은 망하고 말 거야!”김예훈이 백운가든의 홀로 돌아왔을 때 오늘의 두 번째 행사 준비가 마침 끝났다. 홀엔 무수한 기자들이 몰려있었고 모두 두 번째 행사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김예훈은 예정된 계획대로 행동하지 않았다. 원래 계획은 정민아의 손을 잡고 무대에 올라서려고 했지만 그녀가 김세자를 거절했으니 나설 필요가 없어졌다. 하여 그는 모든 주도권을 잠시 송준한테 넘겼다.김예훈이 모습을 드러내자 송준은 아무 말도 없이 무대로 올라갔다.이때, 김예훈은 주위에 신분 불명의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걸 발견했다. 아마 성남의 1류 가문에서 파견한 자들일 거라 생각했다. 모두 김세자의 신분을 알아내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했지만 애석하게도 오늘 역시 실패하고 말았다.시간이 되자 무대 위의 송준이 손뼉을 쳤고, 과거 성남의 거물이 창백해진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 명은 과거 김씨 가문의 YE그룹을 책임지던 김 총관이었고 다른 한 명은 김병욱을 대신해 BJ그룹을 책임지는 곽영택이었다. 두 사람은 기운이 없는 듯 풀이 죽어 있었다.남혁수 부부도 자리에 있었다. 그들 역시 김세자를 보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송준은 두 계약서를 곽영택과 김 총관한테 건네주며 말했다.“여러분, CY그룹은 YE그룹과 BJ그룹의 자산을 합병할 거고 준비작업은 이미 끝났습니다. 오늘 이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세 그룹은 하나의 그룹으로 합쳐질 것이지만 계속하여 CY그룹의 명의를 사용할 겁니다.”현장에 우레 같은 박수가 터졌다. 곽영택과 김 총관은 할 수 없이 계약서에 자기 이름을 사인해야 했다.기자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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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759화

    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일본인이 말 잘하는 걸로 유명하던데 오늘 그걸 직접 경험할 줄이야. 대한민국 무신이 나한테 이런 말을 했으면 분명 믿었을 거야. 그런데 입만 번지르르하고 배신에 익숙한 일본인이 한 말을 어떻게 믿으라고. 내가 곧 죽을 나이가 된 건 맞지만 알건 다 알아. 남양국과 대한민국 간의 분쟁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어. 그런데 만약 언젠가 일본이 목적을 달성하는 날이 다가온다면 우리 남양국도 좋은 날이 없을 건 확실해. 공과 사를 불문하고 내가 너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설득에 실패한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얼마든지 덤벼. 지옥으로 보내줄 거니까.”아마미네 토시로는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속으로는 김예훈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진주·밀양에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거지? 김예훈을 죽이지 않았다간 앞으로 일본인이 진주·밀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거야.”“불가능할 텐데? 지금은 물론 전성기 시절에도 나를 죽이지 못했을 거야. 나를 죽이려면 아마 야마자키파 전 수장인 야마모토 타케시를 모셔 와야 할 거야.”양상철은 태연하기만 했다.“넌 아직 그럴만한 자격이 없어.”아마미네 토시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분은 더 이상 속세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 너 같은 잡것들이 어르신을 방해하지 않게 내가 노력할 수밖에.”아마미네 토시로는 또 알약을 하나 삼켰다.알약을 삼키자마자 그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눈동자가 새빨개지기 시작했다.다음 순간 양상철을 향해 비수를 날렸다.양상철은 넓은 소매를 휘둘러 비수를 한쪽으로 내팽개쳤다.펑.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숲속에 불꽃이 튀겼다.이 모습에 양상철은 속으로 일본인이 정말 뻔뻔하다고 욕했다.‘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 정정당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옆길로 샐 궁리만 한다니. 정말 염치가 없네.’공격을 피한 양상철은 앞으로 나

  • 지존 사위   제2758화

    오륜 사찰 금지구역.아마미네 토시로는 복부 상처를 감싸 쥔 채 얼굴이 일그러져있었다.그는 곧 알약 하나를 삼키고는 절벽 끝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아래쪽 상황을 지켜보았다.잠시 후 그는 얼굴이 약간 창백해지더니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혜선 스님이 아직 저 자식을 죽이지 않았다니. 역시 여자 등이나 처먹는 기생오라비가 맞았어. 여자들마다 아까워서 죽이지 못하잖아.”아마미네 토시로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이곳에 남긴 흔적을 없애고는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일어서는 순간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무언가를 짐작한 듯 재빨리 거즈로 상처를 감싸고는 검을 쥐고 심각한 표정으로 뒤쪽을 바라보았다.1분 1초가 흘러가면서 주변 공기는 점점 무겁게 가라앉았다.이 순간은 1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잠시 후, 마침내 숲속에서 어떤 노인이 뒷짐을 쥐고 서서히 걸어 나왔다.그는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내면서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아마미네 토시로를 쳐다보았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맞은편에 있는 노인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남양 무신 양상철?”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나를 알아봤으면 너의 아들보고 너한테 전하라고 한 말도 들었을 텐데. 지금 보니 내 말을 귓등으로 흘린 모양이군. 왜. 10년 동안 너무 조용하게 지냈더니 나를 잊은 거야?”남양 무신 양상철을 알고 있는 아마미네 토시로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남양국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섬라국과 화국에 의해 멸망하지 않은 것도, 심지어 동해 해역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양상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전해지기로는 대한민국 출신인 그의 조상님이 남양국으로 이주한 뒤 혼자 힘으로 이 나라를 일궈냈다고 했다.남양 무신은 남양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양국을 쥐락펴락할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도 했다.간단히 말해서 남양국에는 무신이 한 명뿐이지만 단 한 명으로 모든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적어도 아마미네 토시로는 지금 상태로는 절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 지존 사위   제2757화

    “총사령관님은 젊고 멋있는 분이야. 포스까지 장난 아니라고. 그분은 우리 대한민국 국방부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무슨 염치로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하는 거야? ‘총사령관’이라는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혜선 스님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이 이유만으로도 난 네가 너무 싫어졌어. 오륜 사찰에 사람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되는 규칙만 없었더라면 넌 오늘 살아서 나가지도 못했을 거야.”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인데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네.”혜선 스님은 김예훈이 우상인 총사령관의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김예훈을 쫓아내. 저 자식이 원하든 말든 진주 밖으로 쫓아내라고. 그리고 앞으로 김예훈이 총사령관이라고 자칭하거나 진주·밀양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오륜 사찰에서 죽여버릴 거라는 공식적인 입장도 전해.”혜선 스님은 말을 끝내자마자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다음 순간, 열몇 명의 오륜 사찰 제자들이 나타나 검으로 김예훈을 겨냥했다.그중 한 명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김예훈, 꺼져.”김예훈은 이들을 무시한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혜선 스님을 바라보며 말했다.“혜선 스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해. 나를 오륜 사찰에서 쫓아내는 건 상관없는데 진주·밀양에서 쫓아낼 생각은 하지도 마. 내가 총사령관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한마디만 물을게. 김현민이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걔가 과연 전설 속 당도 부대 총사령관일까? 나이, 실력은 막론하고, 정말 김현민이 총사령관이라고 생각해? 총사령관님은 유라시아 전쟁에서 5대 강국을 단숨에 제압하고 혼자 힘으로 일본의 수많은 검신, 음양 대가들을 물리치신 분이야. 총사령관님 같은 분이 굳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탐내서 일본인에게 굽신거릴까? 솔직히 말해서 김현민 같은 사람한테 총사령관이라는

  • 지존 사위   제2756화

    “24시간 내로 진주에서 꺼져주시면 예전에 있었던 일을 따지지도 않을게요. 어쩌면 저희가 약간의 혜택도 드릴 수 있어요.”혜선 스님의 진지한 말투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성녀님, 저희 오늘 두 번째로 만나는 거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도 싫으세요? 제가 정말 진주를 떠났으면 좋겠어요?”“네. 김예훈 씨가 진주에 오고부터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요.”혜선 스님은 차분한 모습으로 제자가 건넨 차를 마시며 말했다.“안동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의 기둥과도 같아요. 김예훈 씨 존재만으로도 진주·밀양에 피바람이 불고 있는데 하루빨리 떠났으면 좋겠어요. 안동 김씨 가문을 위한, 진주·밀양을 위한, 김예훈 씨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 간단한 조건을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혜선 스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걸 보면 김현민이 수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있든 없든 수장 자리를 지켜낼 자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일로 제가 진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혜선 스님이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씨,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해서 그래요. 제가 왜 진주를 떠나야 하는 거죠?”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직설적으로 말했다.“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제 자유 아닌가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오륜 사찰이 아직 저한테 해명해야 할 것이 있는 건 둘째치고, 그런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가 실수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고 꺼지라는 거예요? 혜선 스님, 장사를 너무 잘하시네요. 오히려 제가 그 보잘것없는 몸매를 보고 눈을 버릴 뻔했는데도요? 서로 없었던 일로 하는 건 괜찮은데 이걸로 저를 협박해서 진주에서 쫓아내려

  • 지존 사위   제2755화

    옷을 갈아입고 나온 혜선 스님은 정말 선녀와 다를 바 없었다.그녀는 유리알 같은 눈동자로 김예훈을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제 목욕탕에 무단 침입했으니 김예훈 씨를 죽일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전에 선재 스님 사건 때 저희 오륜 사찰에 해명을 요구했었죠? 이제 서로 빚진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혜선 스님.”오륜 사찰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성녀님의 알몸까지 봤는데 이대로 넘어간다고? 아, 선재 스님 사건을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면 누가 손해 보는 거지?’이때 한 여제자가 무의식적으로 혜선 스님을 힐끔 쳐다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설마 오륜 사찰과 맨날 사이가 안 좋던 저 자식을 성녀님이 인정해버린 걸까?’김예훈은 그저 어이없기만 했다.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어쨌든 잘못한 것이 있으니 천천히 목욕탕에서 나와 혜선 스님이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향긋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그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한 제자가 말했다.“그건 성녀님께서 몸 닦는 수건인데...”퍽.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선 스님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앞으로 걸어가 김예훈의 가슴팍을 쳤다.퍽.김예훈은 재빨리 손으로 막았지만 뻘쭘한 마음에 별로 힘을 쓰지도 않았다.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혜선 스님이 이미 수건을 빼앗아 간 후였다.혜선 스님의 표정은 다시 냉랭해지면서 김예훈을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이제 저희 오륜 사찰에 볼일 없을 것 같은데 이만 가시죠.”김예훈은 상대방의 분노를 느끼고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가 칼을 빼 들고 죽일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돌아서서 말했다.“가긴 가겠지만 한마디만 할게요. 오늘 이 일이 정말 우연이라면 제가 해명해야 되겠지만...”김예훈은 말을 하다 말고 눈빛이 차가워지고 말았다.“만약에 오륜 사찰이 일본인과 손잡고 저를 함정에

  • 지존 사위   제2754화

    “성녀님? 도포? 오륜 사찰? 당신이 바로 혜선 스님이에요?”보지 말아야 할 모습까지 다 봐버린 김예훈은 표정이 일그러져있었다.오륜 사찰의 성녀인 혜선 스님의 목욕탕에 빠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을 보니 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만 같았다.‘성녀의 목욕탕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계획이었나? 정말 그의 계획이라면 김현민이 자기를 죽일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을까?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김현민 그 자식이 성녀 혜선 스님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혜선 스님은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잠시 후, 갑자기 자기 목욕탕에 나타난 이 건방진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이때 혜선 스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뭐? 몇 번이고 우리 오륜 사찰의 얼굴에 먹칠하고 경매회까지 망친 그 김예훈?”“선재 스님을 해친 것도 모자라 3일 안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았어?”“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성녀님, 저 자식이 이곳에 나타난 건 성녀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모욕이에요. 죽여야 한다고요.”오륜 사찰의 한 제자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곧장 달려들어 김예훈을 검으로 찌르려 했다.퍽.이때 혜선 스님이 손가락을 튕겨서 검을 날려버리고는 뒤돌아 병풍 뒤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진주에 어쩌다 천연 온천이 생겼는데 여기서 피를 볼 순 없지.”제자들 모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성녀님, 저희가 너무 성급했나 봐요. 지금 바로 저 자식을 데리고 나가서 죽여버릴게요.”제자들은 검을 빼 들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아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은 김예훈을 째려보았다.‘계속 우리 오륜 사찰을 건들던 놈이 감히 성녀님 목욕탕에 뛰어들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툭하면 죽이느니 마느니 하지 말고 제 설명 좀 들어보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무리 그래도 여자 목욕탕에 뛰어들어 못 볼 꼴

  • 지존 사위   제2753화

    쨕.아마미네 토시로는 옆으로 날아가더니 세게 바위에 부딪히면서 피를 뿜어냈다.그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비록 처음부터 온갖 함정까지 파놓으면서 김예훈을 평생의 적으로 대했지만 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줄 몰랐다.연기까지 하면서 겨우 이곳까지 끌고 왔는데 김예훈을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뺨 맞을 줄은 더더욱 몰랐다.‘정말 괴물이네.’퍽.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이를 꽉 깨물더니 말없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칼날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처럼 빠르고도 정확했다.김예훈도 무심한 표정으로 검을 휘둘렀다.‘쨍’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김예훈은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울창한 숲 변두리에 서 있었다.“대단한데?”아마미네 토시로는 칼날을 만지작거리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 같은 사람은 몇 년 더 지나면 아마 내가 너의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널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자신 있었다면 왜 이런 꼼수를 부린 거지? 일본인은 무신 경지에 이르렀어도 결국엔 본성을 잃지 못하네. 네가 도망치려고 바다에 뛰어든 순간부터 넌 영원히 나를 따라잡을 수 없었어. 지금까지 너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도 네가 또 어떤 꼼수를 준비했는지 알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너무 실망이네.”“실망하긴 아직 이른 것 같은데?”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예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어? 여기에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냐고. 모르고 있었다면 내가 알려줄까?”아마미네 토시로는 검으로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쿵.격렬한 진동이 울리면서 김예훈이 서 있던 절벽이 순식간에 갈라졌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검을 앞으로 던졌다.“풉.”몸에 검이 제대로 꽂힌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후회되지 않는 듯 미친 듯이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반면으로

  • 지존 사위   제2752화

    “풉!”핏덩이를 토해낸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역시 대단해. 어린 나이에 탑 무신 급 경지에 이르다니.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너 같은 사람이 우리 일본의 귀족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마미네 토시로, 아무리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난 널 살려줄 마음이 없어. 요트에 있을 때 이미 이 구역 통신을 차단하라고 했거든. 간단히 말해서 네가 방금 나 몰래 보낸 메시지, 아무도 볼 수 없다는 뜻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이 살짝 굳으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몇 분 전에 보낸 구조 요청 메시지가 발신 실패로 떠 있는 것이다.“이런 제기랄!”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본능적으로 고함을 질렀다.“정말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받아라! 불사참!”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양손에 들고 있던 검을 힘껏 내리쳤다.칼날이 얼마나 매서운지 마치 귀신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김예훈은 아무런 무기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찌푸린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아마미네 토시로가 이 기세를 몰아 검을 휘두를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김예훈을 스쳐 지나 산꼭대기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다.김예훈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무신이라는 놈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공격하는 척하면서 또 도망쳐?’“아마미네 토시로, 그만 도망치지?”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그만 쫓아오지?”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울창한 숲을 이용해 김예훈을 따돌리려 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전혀 급할 거 없이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쫓아가는 것이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는 듯했다.곧 두 사람은 산 정상에 가까운 한 공터에 도착하게 되었다.먼저 땅에 발이 닿은 아마미네 토시로의 얼굴에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다음 순간 그는 땅을 구르더니 미리

  • 지존 사위   제2751화

    야마자키파 검신, 일본 무신, 황실 어의인 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명 눈치가 있는 놈이었다.오늘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까지 불러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한 방에 무너질 줄 몰랐다.이런 상황에서 아마미네 토시로가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남아서 김예훈과 맞서 싸울 일은 없었다.그래서 상대를 존중하는 척 부하의 뺨까지 때리고, 부하의 시체로 요트 엔진을 고장 내서야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친 것이다.게다가 도망치는 경험까지 풍부해서 바다 한가운데에 있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닷가에 도착해 있었다.김예훈은 요트 위에 남아있는 잔병들을 힐끔 쳐다보았다.이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져 마치 어떤 신념이 완전히 무너진 듯했다.이들과 말 섞기도 싫은 김예훈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아마미네 토시로가 도망친 방향으로 쫓아갔다.어쨌든 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었기에 아무리 겁을 먹었다고 해도 실력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김예훈은 오늘로써 한 방에 끝내고 싶었다.아니면 어딘가 숨어서 언제 또 습격할지 몰랐다. 김예훈은 상관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안전 또한 고려해야 했다.아마미네 토시로도 김예훈이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속도를 내 바닷가의 울창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이 지역은 진주 태산 뒷산으로 진주 상류 인사들이 휴양하는 곳이라 절대 개발이 허락되지 않았다.이곳은 산짐승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진주에서 보기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아쉽게도 지금의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온 힘을 다했더니 마침내 절벽 끝에 오래 방치된 정자 하나를 발견했다.그런데 숨을 돌리기도 전에 멀지 않은 숲속에서 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김예훈, 내가 이렇게까지 멀리 왔는데 좀 쉬면 안 돼? 요트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으로는 부족했어? 왜 하필 나를 따라다니는 거야. 노인을 공경할 줄도 몰라?”아마미네 토시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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