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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풍족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나날을 보낼 수 있겠지만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김예훈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만 들을 수 있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럼 내가 널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줄게. 그럼 나와 너 사이에 더 이상 신분 차이는 존재하지 않을 거야. 그때가 되면 우리 사이도 더 좋아지겠지...”

이때, 임은숙과 정군이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방금 흥분과 실망을 오갔다가 이제야 현실로 돌아왔다.

임은숙은 정민아를 노려보며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민아야, 너 지금 뭐한 거야! 인생에 한 번도 없을 기회를 그냥 이렇게 날려버리면 어떡해?”

그녀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플 정도였다. 방금 한순간 자기 어머니를 뛰어넘을 수도 있겠다는 행복한 상상에 잠겼었지만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정군 역시 어이가 없는 표정이었다.

“민아야, 우리가 화병에 걸려 죽길 바라는 거야? 이 쓰레기 같은 놈이랑 무슨 좋은 날을 보내겠다고 김세자를 거절한 거야? 지금이라도 부대표님 찾아가서 잘못했다고 빌어! 우린 이미 정씨 가문에서 쫓겨난 몸이야!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일어설 기회가 없다고!”

그러나 정민아가 진지하게 답했다.

“엄마, 아빠, 날 못 믿어요? 저도 충분히 엄마, 아빠가 부귀를 누리게 할 수 있어요.”

“아이고!”

정군은 딸의 말에 고구마 먹은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임은숙 역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김예훈을 김세자로 바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때, 김예훈이 웃으며 두 사람한테 말했다.

“장모님, 장인어른, 걱정하지 마세요. 나중에 우리 가족도 10대 상류 가문의 일원이 될지도 모른다고요. 제가 장담해요.”

정군은 그가 얄밉기만 했다.

“됐어,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김세자도 겨우 보통 상류 가문을 세웠는데 네가 무슨 실력으로 10대 상류 가문의 일원이 되겠다는 거야? 지금 제정신이야? 예훈아, 너도 지금 민아 등골을 빨아먹고 있는 거야! 알고는 있어?”

임은숙도 핀잔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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