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임옥희는 정군과 임은숙을 보며 말했다.“사위 교육 좀 제대로 시켜. 민아 앞날이 창창한데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면 안 되지! 결정해야 할 건 일찍이 결정하는 게 좋아.”임옥희는 가문이 곧 상류에 진입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 김예훈 같은 데릴 사위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가 귀한 단약을 선물로 줬더라도 별 소용은 없었다. 큰 어르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젊은이들의 잠재력과 능력이었으니 말이다.정군과 임은숙은 큰 어르신의 뜻을 바로 알아챘다.“네, 알겠습니다. 어머니!”잠시 후, 정민아 가족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떠날 준비를 했다. 그제야 큰 어르신이 임무경을 보며 진지하게 물었다.“무경아, 넌 쟤네 가족을 어떻게 생각해?”임무경은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정군과 은숙이는 사실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죠. 하지만 민아는 꽤나 괜찮은 아이예요. 하지만 왜 저런 사람과 결혼했는지 모르겠네요. 참 아쉬워요.”큰 어르신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래, 나도 같은 생각이야. 우리 가문이 상승세를 탄 건 맞지만 우리는 비즈니스 쪽에 많이 약해. 민아가 자원을 가문으로 끌어들이면 우리도 곧 1류 가문이 될 수 있을 거야.”이에 임무경이 대꾸했다.“알겠어요, 엄마. 괜찮은 놈 골라 정민아 짝으로 만들어 줄게요. 민아의 마음이 움직인다면 저 데릴사위를 내쫓는 건 식은 죽 먹기죠.”“신중하게 움직여. 민아가 이혼해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한대. 우리 가문은 민아를 필요로 하니까 괜히 사단 만들지 마.”큰 어르신이 귀띔했다.임무경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정씨 가족들을 쳐다봤다.“엄마, 정씨 가족이 필요하다면 정씨 증조할아버지한테 부탁하면 되지 않습니까?”“뭐? 임씨 가문 사람도 아닌 그 자를 어떻게 믿어? 임은숙이 여태까지 정씨 가문을 휘어잡지 못했는데 민아가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지금으로써 가장 좋은 방법은 정민아를 우리 편으로 만들고 정씨 가문을 거덜내는 거야! 그러면 우리 가문도 1류 가문이 될 수 있을 거고 김씨 가문을 초
그러나 정군은 저절로 눈살이 찌푸러졌다.“그렇게 쉽지 않을 거야. 할아버지가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니까. 게다가 프로젝트를 가지고 떠나려면 더더욱 쉽지 않을 거야.”정민아도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정씨 가문을 떠나는 건 좋은 거지만 쉽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그녀는 정씨 가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실력은 별로 없었지만 남의 등골 빨아먹는 건 일등인 사람들이었다. 프로젝트는 고사하고 맨 몸으로 떠나는 것도 쉬운 게 아니었다.이때, 김예훈이 입을 열었다.“민아야, 하고 싶은 건 다 해. 내가 모든 힘을 다해 도와줄게.”정민아는 그를 보며 기쁨의 미소를 보였다. 그녀는 그의 이런 점이 좋았다. 그녀가 뭘 하든 뒤에서 지지해줬기 때문이다.그러나 정군과 임은숙은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봤다. 그가 진짜 바보인지 아니면 바보인 척하는지 알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정민아가 정씨 가문을 벗어나면 가장 먼저 벗어 던질 짐이 바로 김예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김예훈을 떨쳐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사실, 김예훈은 이 점을 확실히 고려하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하정민이 준 자료를 되새기고 있었다. 임씨, 나씨, 손씨, 윤씨 가문의 실력이 모두 뛰어나진 않았다. 그들은 단지 1류 가문의 명예를 달고 있었을 뿐이었다. 다만 네 가문이 힘을 합친다면 과거 김씨 가문을 초월한다는 점이 걸렸다.CY그룹이 김씨 가문의 모든 산업과 자원을 인수했으니 네 가문은 분명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다.김예훈은 오늘 자리를 빌려 나머지 세 1류 가문을 보려 했지만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그리고 임씨 가문은 관리직 가문에 불과했지만 임옥희와 임무경이 뭘 노리고 있는지 아직 알 수 없었다.하지만 곧 충돌이 벌어질 게 분명했다.나중에 임씨 가문을 상대할 때 정민아도 임씨 가문에 속하니 그녀의 감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프리미엄 가든에 도착했을 때 하은혜가 전화를 걸어왔다.CY그룹 쪽에서 김씨 가문의 자산을 이
김세자는 임씨, 나씨, 손씨, 윤씨 가문이 모두 3년 전 사건과 연루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김세자가 다시 돌아왔으니 네 가문은 앞으로 두 발 뻗고 잠들 수 없을 것이다....성남 명월호수, 이곳은 풍경이 뛰어난 관광지였다. 그러나 이곳의 중심은 이미 몇 년 전 누군가의 개인 장소가 되었다. 주변에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흩어져 이곳의 안전을 엄호하고 있었다. 게다가 몸을 숨긴 스나이퍼들이 이곳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가끔씩 빨간 점이 이곳을 훑고 지나갔다.오늘 이 구역은 철저히 봉쇄되었다. 대외적으로 공사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누군가가 이곳을 전세 냈다.관광지 주변에 특수한 장비를 설치해 이곳은 신호가 없었고 전화를 할 수도 받을 수도 없었다.이때, 관광지 중심에 위치한 작은 섬에 네 노자가 마주한 채 앉아있었다. 그들 뒤엔 젊은이들이 서 있었다. 네 노자 중 한 명은 임옥희였다.경기도에서 3번째로 힘이 센 임무경도 서 있었으니 나머지 세 노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각각 나씨, 손씨와 윤씨 가문의 회장님들이었다.성남에 원래 6개의 1류 가문이 있었지만 복씨 가문은 이미 망하고 선우 가문은 자기 코가 석자인 상황이었다. 그리고 성남의 꼭대기인 김씨 가문이 해산된 상황에서 지금 이 4대 가문이 성남의 권세를 대표하고 있었다.특히 나씨, 윤씨와 손씨 가문은 진정 실력이 뛰어난 가문이라 관직 가문인 임씨 가문과는 좀 달랐다. 간단히 말하면 임씨 가문이 4대 가문 중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였다.원래 네 가문 모두 김씨 가문의 큰 어르신인 이일매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었지만 이일매가 떠난 지금 김만태가 자리를 주도하고 있었다. 네 어르신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밖에 없었으니 말이다.그러나 김만태는 자리에 앉지 않고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그는 김씨 가문 사걸 중 한명이었다. 예전에 김병욱한테 밀려 머리를 들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를 누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김만철과 달리 그는 김예훈한테 경쟁
이때, 김만태의 낚싯대가 보일 듯 말 듯 움직였다. 그가 낚싯대를 힘껏 잡아당기자 커다란 몸집의 돔이 높게 날아 언덕으로 떨어졌다. 돔은 펄떡이며 살려고 애를 썼다. 네 가문의 회장님은 이 광경을 보며 두 눈을 크게 떴다.김만태는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펄떡이는 물고기를 바라봤다. 돔의 숨이 완전히 끊기고 나서야 낚싯대를 내려놓고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여러분, 근래 성남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에 임옥희가 가장 먼저 의혹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제가 오히려 만태 도련님한테 묻고 싶습니다. 왜 모두들 김씨 가문이 무너졌다고 생각하는 거죠? 김씨 가문의 모든 자산이 CY그룹으로 넘겨졌다는 게 사실인가요?”김만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냥 힘에서 밀렸을 뿐이죠. 그냥 그 사람한테 조그만 양의 물건을 뺏긴 거죠. 하지만 우리가 얻은 정보에 비하면 잃어버린 자산이 많지는 않아요.”임옥희가 눈살을 찌푸렸다.“만태 도련님, 3년 전의 김세자는 진정한 강자였을지 몰라도 오늘날 우리와 겨룰 자격은 없죠!”“인맥.”김만태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세상에서 가장 이용하기 좋은 게 인맥 아닙니까? 어떨 때 보면 권력보다 더 쓸모있는 게 인맥 같아요.”이에 임옥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럼 저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김세자가 인맥으로 이일매를 쫓아낸 거라면 4대 가문도 그와 겨룰 힘은 없었다.이에 김만태가 대꾸했다.“너무 두려워할 필요 없습니다.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지만 한번의 패배로 뭘 결정할 수는 없어요. 지금 배후에서 이 모든 걸 지휘하고 있는 사람이 김씨 가문의 큰 어르신이란 걸 잊지 마세요.”이에 네 회장의 두 눈이 살짝 커졌다. 이일매가 보여준 게 빙산의 일각이라면 그 배후에 있는 사람은 어떨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김씨 가문은 심지어 성남에 보유하고 있는 대량의 재산을 기꺼이 포기했다. 4대 가문의 회장님들은 그만한 담력이 없었다.김만태가 말을 이어갔다.“그분이 이번에 등용한 인맥
네 회장의 안색이 어두웠다.이를 보며 김만태가 씩 웃었다.“네 분이 이렇게 진지한 모습은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진짜 걱정이 많은가 봐요.”이에 윤해진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만태 도련님, 약속한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봐 걱정이 많습니다.”손장건도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경기도에 있은 시간만 해도 얼맙니까? 김세자가 아니라 염라대왕이 온다고 해도 저희 털끝도 건드릴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만태 도련님이 뒤를 봐주고 계시니 마음이 어느 정도 놓입니다.”나성군도 질세라 입을 열었다.“맞습니다. 김세자가 아무 소리 소문도 없이 우리를 공격했다면 꼼짝없이 무너지겠지만 지금 미리 알게 되었으니 쉽지는 않을 겁니다. 게다가 저희 네 가문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그들은 김세자와 맞설 자신이 있는 듯했다. 비록 4대 가문 중 그 누구도 과거의 김씨 가문과 비할 수 없었지만 네 가문이 힘을 합치면 경기도에서 그들과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이때, 임옥희가 미소를 지었다.“여러분, 김세자가 우리를 당해낼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한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먼저 김세자부터 없애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김만태 도련님 근심도 없어질 거고 우리도 맘 편히 지낼 수 있게 되지 않습니까?”임옥희의 말에 나머지 세 회장이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의 말에 다른 뜻이 담겨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바로 김씨 가문이 경기도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김세자를 무너뜨리고 그의 재산을 똑같이 분할하려는 것이다. 비록 네 가문 모두 이일매의 지시에 따르긴 했지만 이건 천재일우의 기회 아닌가! 이번 기회에 네 가문 모두 최상급 가문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김만태는 임옥희의 뜻을 바로 알아채고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 김씨 가문이 경기도에서 물러난 이상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경기도를 네 분한테 맡기면 저희 집 큰 어르신도 마음이 놓일 겁니다. 이 일이 잘 마무리되면 저도 금릉으로
나머지 세 회장은 그녀의 말을 못 들은 척했다.윤해진은 바로 화두를 돌리며 짐짓 엄숙하게 말했다.“제가 며칠 전에 들은 바로는 당도 부대의 총사령관이 당도 부대의 시험장에 나타났대요. 저희가 현장에 없었던 게 아쉽기만 하네요.”나성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이일매가 경기도를 떠난 지금 우리도 우리의 앞날을 걱정해야 합니다. 총사령관이 우리의 편이 될 수 있다면 김세자 따위는 두렵지도 않습니다.”손장건도 한마디 거들었다.“그러니깐요. 김세자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비즈니스계의 거물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총사령관은 살아있는 전설이죠! 나중에 우리 나라 국방부장이 될 지도 몰라요. 어떤 힘을 갖게 될 지 모른다는 얘기죠.”그의 말에 모두 입이 떡 벌어졌다.“근데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울 뿐입니다. 다른 건 고사하고 그냥 만나보는 것도 영광인데...”임옥희가 탄식하며 말했다.동시에 그녀는 속으로 다른 꿍꿍이를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그 살아있는 전설이 그녀의 손녀 사위가 된다면 경기도에서 그녀를 괴롭힐 수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입 밖에 낼 수 없었다.이때, 임무경이 마른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여러분, 이런 말을 해도 될 지 모르겠는데요.”“응? 총사령관이랑 연관 있어? 얼른 말해 봐!”모두의 눈길이 임무경한테로 향했다.임무경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주위를 훑어봤다.“제가 들은 소식에 의하면 9대 국방부가 근래 방어 임무를 서로 교환한답니다. 강남 국방부 총사령관이 경기도 국방부랑 교대할 거라 했습니다. 때가 되면 성대한 의식이 열릴 거고 경기도 국방부 총사령관도 분명히 초대받을 것입니다. 고위 관직과 국방부 외에 비즈니스계의 거물들도 초대한다고 하던데, 여러분들 실력으로 의식에 참석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요?”“그럼 이번 기회에 총사령관을 한번 뵐 수 있겠네!”회장님들은 설렜다.나성군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총사령관이 부대를 이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강대한 글로벌 그
회장들은 투닥거리다가 깔깔 웃었다. 모두 장난치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잠시 후, 나성군이 손짓하자 부하가 자료 한 아름을 안고 나타났고 다른 사람한테 나누어 줬다. 3일 후, 김씨 가무의 모든 프로젝트와 자산이 CY그룹한테로 넘어간다는 계약서였다. 그리고 그날 성대한 의식이 열릴 것이다.“여러분, 이 일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얘기를 나눠보죠.”이에 윤해진이 대꾸했다.“그럴 필요없이 김세자와 만나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만약 김세자 실력이 3년 전과 같다면 바로 처리하면 그만입니다. 만약 3년 전보다 강해졌다면 대책을 마련해야죠.”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김씨 가문이 무너진 이상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 그들을 짓밟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지금 4대 가문은 운명 공동체가 되었다....4대 가문뿐만 아니라 정민아도 CY그룹이 김씨 가문을 삼킬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김세자가 김씨 큰 어르신 잔치에 귀인들과 나타나 김씨 큰 어르신이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협박했다고 했어. 그래서 김세자라는 사람도 인맥의 힘을 빌려야 자기 물건을 돌려받을 수 있구나 생각했어.”정민아가 감탄했다.이에 김예훈이 눈살을 찌푸렸다.“소문이 그렇게 돌았어?”“소문이야 무성하지. 뭐 김세자가 우리 나라 우두머리의 사생아라고 해. 심지어 김세자가 우리 나라에서 꽤나 힘이 센 여자의 남자가 되어 복수한다나...”김예훈이 고개를 저었다.“내가 들은 바로 김세자가 자기 힘으로 상황을 뒤집었다고 하던데? 김씨 큰 어르신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면 김씨 가문은 끝났을 거래.”이에 정민아가 피식 웃었다.“나도 들었어. 하지만 그건 현실적이지 않아. 김세자도 사람인데... 배후에 아무런 힘도 없이 혼자 경기도의 김씨 가문을 뒤집었? 말도 안 돼.”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정민아는 무엇보다 김세자의 연애에 관심이 많았다.“그 여자가 40이 넘었다고 하던데, 김세자는 서른도 되지
“뭐야? 김세자가 한 명만 바라본다고?”정민아는 궁금한 듯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 한 명이 엄청 중요하다고 했어.”“네가 김세자에 대해 그렇게 잘 알아?”정민아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리고 다시는 네가 김세자라는 말은 하지 마. 절대 믿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하지만 김세자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많으니까 3일 후 의식에 참석할 거지?”정민아가 초대장을 내밀며 말했다. CY그룹이 산하 그룹에 보낸 초대장이었다.정민아는 참석하고 싶었지만 요즘 정씨 가문을 떠날 일 때문에 너무 바빴다. 그러나 의식엔 꼭 참석해야 했기에 자기 대신 김예훈을 보내려고 했다.“그래, 한번 가볼게.”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남문호 부모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다. CY그룹한테 넘길 자산 중 3년 전 김예훈이 남문호의 도움으로 세운 Q그룹도 있었기 때문이다.이날 밤, 김예훈은 프리미엄 가든으로 가 남문호 부모한테 이 계획을 알렸다. 두 분의 삶은 예전에 비해 많이 부유해졌다. 두 사람은 김예훈의 얘기를 듣고 눈물을 보였다.김예훈은 두 분한테 미안한 마음이 컸다. 나중에 CY그룹의 지분으로 두 분한테 보상해드리고 싶었다....늦은 밤, 김예훈이 집에 도착했을 때 정군과 임은숙이 와 있었다. 정소현은 학교로 가 며칠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정군과 임은숙은 김예훈을 보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정군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예훈아, 마침 잘 왔어. 내일 우리 도와 일 하나만 처리해줘.”김예훈은 흠칫 놀랐다. 몇 년 동안 그가 부탁하는 게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의아하긴 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정군이 말을 이어갔다.“우리 아내한테 사촌 동생이 한 명이 있는데 내일 해외에서 돌아올 거야. 반월만에 가서 놀고 싶다고 했는데 우리가 마침 일이 있지 뭐야. 너랑 민아가 가서 같이 가줘, 우리가 며칠 있다가 갈게.”김예훈은 먼저 정민아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가 아무 말이 없자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정군과 임은숙은 집으로 돌아갔다
“하하하하! 역시 병신이 맞았어!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너희들 꼬락서니를 봐!”추문성 일행의 처참한 모습을 본 맹승현은 사악하게 미소를 지었다.“이러고도 내 앞에서 잘난 척했던 거야? 그것도 모자라 정의를 되찾고 싶어? 아직 수류탄을 던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겁을 먹다니! 정말 던져버리면 무서워서 울겠네? 정말 안 되겠네. 추씨 가문? 동씨 가문? 제발 웃기지 마! 1인자 자리에 앉아있는 건 아무도 너희와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야. 정말 자기가 대단한 줄 알고 나 같은 사람이랑 비교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럴 자격이 있기나 해?”맹승현은 추문성의 얼굴을 때리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임수민 등 아름다운 여성들은 모두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동씨 가문이든 추씨 가문이든 진주·밀양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오늘 이 자리에 무고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면 맹승현과 함께 죽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됐어. 오늘은 충분히 기회를 많이 줬어.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마.”맹승현은 한껏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길에서 나를 만나든 윤지 씨를 만나든 멀리 썩 꺼져. 앞으로 우리가 참석하는 자리에는 동씨 가문도, 추씨 가문도 나타나지 말아야 할 거야. 아니면 만날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 그리고 내 말대로 얼른 돈이랑 고서희 씨를 돌려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이기 전에. 알겠어?”맹승현은 테이블 위에서 샴페인 병을 집어 들고 추문성의 머리를 내리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진주·밀양에서는 아무도 내 앞에서 뭐라 하지 못해. 너희들은 그럴 자격도 없어.”추문성은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얼굴은 일그러진 것이 맹승현이 수류탄만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직접 나섰을 것이다.추문성이 이토록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자 맹승현은 더욱더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나는 어때!”바로 이때, 인파를 뚫고 한 사람이 거만한 모습으로 맹승현 앞에
한계를 넘어선 맹승현의 행동에 추하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말았다.그녀는 진주·밀양 용전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김예훈의 이익도 대표하고 있는데 이렇게 쉽게 맞을 수가 있겠는가?다음 수난 추하린은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며 차갑게 말했다.“맹승현, 내가 괜히 진주·밀양 용전 전주가 된 줄 알아? 정말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추하린의 명령과 함께 주위에 열몇 명의 부하들이 동시에 나타나 총알을 장전하고 맹승현을 겨냥했다.하지만 맹승현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그는 무표정으로 추하린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옥루 회관을 무단침입한 것도 모자라 윤지 씨 앞에서 위세를 부리는데 너를 건드리지 않으면 누굴 건드리겠어? 내가 말해주는데 추하린! 진주·밀양 용전 전주면 다른 사람에게 겁줄 수는 있겠지만 나한테는 안 먹혀. 네까짓 게 추문성을 위해 나서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야.”추하린이 냉랭하게 말했다.“나랑 제대로 한번 붙어볼 생각인가 봐? 사람도 많고 총도 많은데 굳이 나를 건드리겠다고?”맹승현은 피식 웃기만 했다.“총으로 나를 쏴보든가! 나를 죽이지 못하면 추씨 가문의 남자는 대대로 노예가 되고 여자는 창녀가 될 것이야.”맹승현이 외투를 풀어 헤치는 순간 옷 속에서 또 몇 개의 검은 수류탄이 보였다.수류탄이 터지는 순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죽을 운명이었다.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에 사람들은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수십 명의 용전 부하들과 경호원들은 본능적으로 후퇴했고, 어떤 사람들은 은신처를 찾느라고 정신이 없었다.맹승현은 그야말로 진정한 미친놈이었다.남윤지조차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심지어 왜 이런 미치광이를 전쟁터에서 데려왔는지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맹승현의 스타일을 봤을 때 정말로 동반자살 하는 행동을 저지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추문성은 피식 웃으며 앞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추하린이 꽉 잡았다.“왜. 아까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나를 죽이겠다면서? 왜 이제는 하나둘 겁먹은 거야
“체면을 지켜주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 뺨을 때리면 뭐 어쩔 거냐고.”남윤지는 천천히 소파로 돌아가 다리를 꼬고 앉았다.그러면서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참기만 하더니 드디어 폭발할 준비가 된 거야? 이제는 나를 때리려고? 자, 한 대 쳐봐. 어떻게 나를 건드릴 건지 지켜볼 거니까.”“너!”추문성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뒤에서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수십 명의 제복을 입고 전신 무장한 사람들이 나타나 총을 빼 들고 전체 마당을 포위했다.이때 제복을 입고있는 추하린이 긴 다리를 뻗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남윤지 씨, 저희 추씨 가문을 건드리기 전에 제 의견을 물어본 적 있어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고 있냐고요.”말하는 사이 추하린은 추문성 앞으로 다가가 그의 퉁퉁 부어오른 얼굴과 처참한 모습을 보고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어머, 이게 누구야. 진주·밀양 용전 전주 추하린이잖아. 왜? 전주를 며칠 해봤다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감히 옥루 회관에 와서 소란을 피워? 그것도 모자라 지금 나에게 도전장을 내민 거야?”남윤지가 가소로운 표정으로 말했다.“김현민 도련님이 어르신 생신 때문에 너를 해결할 시간이 없었을 뿐인데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할 판에 여기서 허세를 부려? 이런 제기랄! 이따 네 뺨까지 때려줄까?”맹승현도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창피하게 그깟 총을 꺼내지도 마. 하나같이 피를 본 적도 없는 초보들이 방아쇠를 당길 줄이나 알아? 그것도 모르면서 어디서 잘난 척하는 거야.”‘맹승현?’이때 추하린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추문성이 여기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났다고 해서 바로 달려오느라 김예훈을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다.추문성이 남윤지만 건드렸다면 그걸로 끝났겠지만 문제는 맹승현도 있다는 것이다.남윤지와 맹승현은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 두 가문을 대표하고 있어 잘못했다간 용전도 이 상황을 수습하지 못할 수도 있었
“그리고 강씨 가문 지분이 추씨 가문의 것도 아닌데 대신 결정할 자격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면 당신 주인이 이미 두려워서 우리를 건드리지 못하는 건가? 그래서 이런 굴욕적인 조건을 스스로 제안한 건가?”남윤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응시하며 다음 행동을 위해 그의 표정으로 뭔가를 읽어내려 했다.하지만 추문성이 무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남윤지 씨,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고 한 번만 더 물을게요. 저희랑 이 거래를 할 의향이 있는 거예요?”남윤지는 천천히 다가와서 추문성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이렇게 좋은 조건이라면 물론 거래할 의향이 있지만 아쉽게도 네가 강서연 씨를 납치한 게 아니거든. 설령 그렇다 해도 당신 주인이 이렇게 큰 힘을 들여 데려가겠다고 하는데 차라리 계속 붙잡아 두고 강씨 가문이 당신들이랑 연을 끊게 하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 당신 주인이라는 사람은 그깟 똑똑한 척하는 머리와 기술로 진주·밀양에서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지? 정말 순진하긴. 나타나기조차 두려워서 너 같은 쓰레기를 보낸 것만 해도 병신인 것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 오늘 이 모든 것은 김예훈을 위해 준비된 것인데 김예훈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이른바 거래를 할수 없었다.게다가 추문성은 그녀와 거래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남윤지 씨는 저의 체면을 지켜줄 생각이 없나 봐요?”“당연히 체면은 지켜줘야지.”남윤지는 샴페인을 들고 다가왔다.“당신 체면을 봐서 고서희를 납치한 일은 따지지 않을게. 돌아가서 사람을 풀어주고 옥루 회관에 2천억 원을 배상하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을게. 내 조건을 들어줄 수 있겠어? 안 된다면 너까지 잡아둘 수밖에. 네가 먼저 옥루 회관 사람들을 건드렸으니 붙잡아도 너희 누나도 뭐라고 하지 못할 거야.”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걸어오던 임수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추문성 도련님, 동의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아까 동영상이랑 사진을 많이 찍었
가까워진 남윤지의 얼굴을 보던 추문성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추문성은 그녀를 때리지 않으려고 꾹 참고 있었다.쨕!추문성이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남윤지가 다시 한번 추문성의 다른 한쪽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자식. 여자한테 맞고도 반격할 용기도 없는 멍청한 자식. 이러고도 체면을 지켜달라고? 체면이라고 있는 거야?”이순간 남윤지는 추문성을 극도로 경멸했다.‘진주·밀양 도련님 중의 한 명으로서 나한테 손대지도 못하는데 잘나면 얼마나 잘났을까? 그냥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얼굴을 감싸고 있는 추문성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얼마나 처참한지 이보다도 더 처참할 수가 없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박장대소를 지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술잔을 부딪치며 좋은 구경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이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부잣집 도련님이 쩔쩔매는 모습이 온라인에 퍼진다면 절대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다.동하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윤지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동하임은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남윤지와 맹승현의 막무가내를 봤을 때 가끔은 능력과 인맥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실력이야말로 진정으로 믿을 구석이었다.지금 이 순간 남윤지의 실력이 추문성보다 강하기 때문에 추문성이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심지어 말도 하지 못했다.“농담도 심하시네요.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따님이자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제가 아무리 겁 없는 사람이라도 남윤지 씨를 어떻게 모욕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제 체면을 지켜주셨으면 바람이네요.”추문성의 눈빛은 차가웠고, 이 순간 그는 분노도 두려움도 없었으며 오히려 얼굴에 남은 손자국을 문질렀다.“저는 오늘 화해를 구하러 온 것이지 남윤지 씨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가끔 어떤 일은 크게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문제가 커져봤자 모두에게 좋지 않잖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피하지 못한 추문성은 제대로 뺨을 맞았다.얼굴에 빨간 손자국이 나 있는 그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추문성이 소리를 질렀다.“남윤지 씨!”바로 이때 사면팔방에서 남씨 가문의 경호원이 열몇 명 달려왔다.이들은 하나같이 총을 들고 추문성의 이마를 겨냥하고 있었다.그가 조금이라도 경솔한 행동을 한다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길 기세였다.김예훈과 동하임은 사람무리와 동떨어지고 말았다.“제 이름이 함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줄 알았어요? 부를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시냐고요.”남윤지는 한껏 싫증난 표정이었다.“추씨 가문은 그저 1류 가문에 불과하면서 누나가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꿰차면 우리 앞에서 체면이 세워질 거로 생각하셨어요? 허씨 가문의 힘을 빌려 이 자리까지 온 거 잊었어요? 예전에는 허씨 가문에 빌붙어 살더니 이제는 김예훈 씨한테 의지하려는 거예요? 정말 자존심도 없어요? 제가 말해주는데 옛정만 아니었다면 바로 총으로 쏴 죽였을 거예요. 어디서 체면을 지켜달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남윤지는 어제 김예훈에게 뺨을 맞고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오늘 남지훈과 함께 판을 짜놓은 것도 김예훈을 이곳까지 불러내서 기회를 틈타 죽여버리기 위함이었다.그런데 김예훈은커녕 추문성이 찾아와서 떠들 줄 몰랐다.이로 인해 남윤지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미지만 아니었다면 직접 총으로 추문성을 쏴 죽였을 것이다.동하임이 옆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남윤지, 말로 해결해요. 다 이 바닥 사람들인데 추문성 도련님도...”“무슨 할 얘기가 있다고 그러세요?”남윤지는 싫증난 표정으로 웨이터가 건넨 따뜻한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아까 추문성의 뺨을 때린 것이 자기 손을 더럽혔다고 느낀 모양이다.그녀는 수건을 추문성의 얼굴에 던져버린 후 냉랭하게 말했다.“저를 건드려 놓고 협박하러 오셨어요? 이러고 무슨 화해 한다고. 추문성 씨,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아니면 누가 이럴
“화해? 화해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맹승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조롱하는 표정으로 지었다. 그러면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이걸 먹어버리면 내가 윤지 씨를 대신해 이른바 화해를 받아줄게!”맹승현의 행동을 지켜보던 김예훈은 그의 허리춤에 걸려있는 또 다른 수류탄들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는 흑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사람답게 수시로 이런 물건을 지니고 있었다.‘사고로 자신은 물론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일까 두렵지도 않은가?’다른 사람들도 수류탄을 보고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몇몇 아름다운 여성들은 심지어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맹승현에게 잘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이런 살상 무기를 가지고있는 남자는 무섭기도 하지만 무한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결국 여자들은 항상 강한 남자에게 복종하기 마련이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무시한 채 남윤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분명 화해하러 왔다고 말씀드렸어요. 강서연 씨를 납치해 갔다고 들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풀어주시죠.”“강서연 씨요? 강씨 가문 강서연 씨?”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손발이 다 있는 사람이 왜 저한테 있다고 말씀하세요? 그것도 모자라 납치한 걸 풀어달라고요? 추문성 도련님,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남윤지 씨,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실 텐데요.”추문성은 그녀에게 많은 배려를 하지 않았다.“고서희 씨가 저희 손에 있는데 당연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수밖에 없는거 아니겠어요?”남윤지의 눈빛은 차가워지고 말았다.“고서희가 당신들 손에 잡혔던 거예요? 글쎄 오랫동안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던 거네요.”김예훈은 예리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남윤지의 말로부터 그녀가 바로 이번 사건의 주동자 중의 한 명임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강서연도 옥루 회관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양측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맹승현은 갑자기 일어나서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큰소리쳤다.“추문성, 감히 옥루 회관의 사람을 잡아? 반 시간만 더 줄 테니
“게다가 추문성 도련님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을 장악하고 있잖아요. 추씨 가문이 지금 진주·밀양에서 지위가 얼마나 높은데요. 추문성 도련님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생각이나 해보셨어요? 만약에 정말 겁도 없이 죽였다가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을 데려와서 저희 옥루 회관을 더럽히면 어쩌려고요.”남윤지는 애가 타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추문성 도련님이 오늘 화해할 겸 사과하러 왔다는데 왜 총을 꺼내 들고 무릎부터 꿇게 만들어요. 이래서 어떻게 화해한단 말이에요.”남윤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분명 어제 일어난 일은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는 모양이었다.추문성이 김예훈의 사람이라면 그를 밟아 죽이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물론 추문성을 밟아 죽이기 전에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싶었다.“그래요. 윤지 씨 체면을 봐서라도 오늘 밤은 죽이지 않을게요.”이때 맹승현의 손짓 하나에 웨이터가 공손하게 샴페인을 한잔 가져왔다.맹승현은 샴페인 잔을 들고 추문성의 머리에 부으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대로 사과해. 무릎 꿇으라면 꿇고 머리를 박으라면 박아. 아니면 윤지 씨 기분을 망쳤다간 제일 먼저 죽여버릴 거니까.”맹승현이 소파에 다시 앉았지만 그의 보디가드들은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 일행을 째려보고 있었다.현장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추씨 가문이 김현민의 대립 구도에 서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무슨 염치로 윤지 씨한테 화해하러 온 거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것도 모자라 저 김예훈이라는 사람을 위해 화해를 요청하다니.’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기억했다.남윤지는 맹승현을 비난할 생각이 없었고,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쳐다보았다.“추문성 도련님, 모욕을 당하게 해서 죄송해요. 제가 맹승현 도련님
맹승현은 인내하는 추문성을 보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추문성, 내 앞에서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못하겠으면 한 번만 더 물을게. 무릎 꿇을 거야 말 거야.”이 말에 동하임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제가 너무한다고요?”맹승현은 동하임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동하임 씨 아버지가 진주·밀양 1인자라고 해서 제가 하임 씨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요? 저를 방해한다면 똑같이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예요.”맹승현은 왼손으로 동하임의 얼굴을 쥐어 잡으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더니 추문성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음산하게 말했다.“셋 셀 때까지 무릎 꿇으면 윤지 씨랑 이야기할 기회를 줄게. 그런데 무릎을 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물론 저항해도 좋지만 그러는 순간 너희들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맹승현은 피식 웃으며 숫자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셋, 둘, 하나...”이 순간 추문성은 맹승현 몸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듯해 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부잣집 도련님인 추문성의 성격을 봤을 때 절대 굴복할 리가 없었지만 오늘 밤 목적을 생각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동하임이 놀라며 말했다.“추문성 도련님!”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굽신거릴 수 있다는 것은 김예훈의 예상 밖이었다.양쪽이 대판 싸울 기세였는데 말이다.“아이고, 추문성 도련님. 어쩌다 무릎을 꿇었을까? 아까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총으로 쏴보라더니. 왜 갑자기 겁을 먹었어?”맹승현은 총으로 추문성의 턱을 쳐들며 조롱하듯 말했다.“난 네가 진작에 마음에 안 들었어. 누나가 지켜주니까 맨날 잘난 척하더니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봐? 내 눈에는 너 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야. 더 자랑할 게 뭐가 있다고. 당도 부대에 3년 동안 있다가 장병급 실력자가 되어서 돌아온 거? 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