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김세자가 한 명만 바라본다고?”정민아는 궁금한 듯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 한 명이 엄청 중요하다고 했어.”“네가 김세자에 대해 그렇게 잘 알아?”정민아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리고 다시는 네가 김세자라는 말은 하지 마. 절대 믿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하지만 김세자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많으니까 3일 후 의식에 참석할 거지?”정민아가 초대장을 내밀며 말했다. CY그룹이 산하 그룹에 보낸 초대장이었다.정민아는 참석하고 싶었지만 요즘 정씨 가문을 떠날 일 때문에 너무 바빴다. 그러나 의식엔 꼭 참석해야 했기에 자기 대신 김예훈을 보내려고 했다.“그래, 한번 가볼게.”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남문호 부모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다. CY그룹한테 넘길 자산 중 3년 전 김예훈이 남문호의 도움으로 세운 Q그룹도 있었기 때문이다.이날 밤, 김예훈은 프리미엄 가든으로 가 남문호 부모한테 이 계획을 알렸다. 두 분의 삶은 예전에 비해 많이 부유해졌다. 두 사람은 김예훈의 얘기를 듣고 눈물을 보였다.김예훈은 두 분한테 미안한 마음이 컸다. 나중에 CY그룹의 지분으로 두 분한테 보상해드리고 싶었다....늦은 밤, 김예훈이 집에 도착했을 때 정군과 임은숙이 와 있었다. 정소현은 학교로 가 며칠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정군과 임은숙은 김예훈을 보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정군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예훈아, 마침 잘 왔어. 내일 우리 도와 일 하나만 처리해줘.”김예훈은 흠칫 놀랐다. 몇 년 동안 그가 부탁하는 게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의아하긴 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정군이 말을 이어갔다.“우리 아내한테 사촌 동생이 한 명이 있는데 내일 해외에서 돌아올 거야. 반월만에 가서 놀고 싶다고 했는데 우리가 마침 일이 있지 뭐야. 너랑 민아가 가서 같이 가줘, 우리가 며칠 있다가 갈게.”김예훈은 먼저 정민아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가 아무 말이 없자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정군과 임은숙은 집으로 돌아갔다
프리미엄 가든, 김예훈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내일 반월만에 들를 거야.”“총사령관님, 영광입니다! 제가 마중하러 나갈까요?”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김예훈은 바로 거절했다.“아니야. 도착하면 전화할게.”“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송준이었다. 과거 당도 부대 경호팀의 일원이었지만 지금은 제대한 지 1년이 넘었다. 송준은 반월만에서 알아주는 인물이었다. 그러니 반월만에 갈 때마다 그한테 연락하는 게 먼저였다.다음날 이른 아침, 김예훈은 하은혜한테 콜택시를 부탁하지 않고 정민아의 차에 타 바로 반월만으로 향했다. 반월만은 성남의 항만으로 유람객이 자주 찾는 곳이었다. 임은숙의 사촌 동생이 귀국한 후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반월만 호텔에 도착한 후 이들은 드디어 만났다.정민아의 사촌 이모의 이름은 장미순이었다. 비록 나이가 반백 살에 가까웠지만 패션이 젊은 사람에 못지않았다.그녀는 정민아를 보자마자 아주 반갑게 맞이했다.“민아야, 진짜 오랜만이야! 부모님은 어디 계셔? 같이 오지 않았어?”“네, 잠시 볼일이 있어서 이틀 후에 올 거예요.”장미순은 미소를 지은 채 정민아를 보고 있었다.“볼일이 있는 게 아니라 부끄러워서 안 온 거 아니야? 뭐, 그럴 수도 있지. 우리 사위 유문석이 해외에서 박사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후 대기업 팀장 자리까지 올랐잖아. 네 남편보다 훨씬 낫지. 우리 사위랑 자기 사위랑 비교될까 봐 창피해서 못 온 거 아니야? 부모님한테 전화 드려, 절대 비교하지 않을 테니까 마음 놓고 와도 된다고.”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녀의 표정은 득의양양했다.정민아는 순식간에 기분이 상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이모, 전 제 부모 대신 마중하러 온 거지, 이모한테 비웃음당하려고 온 게 아닙니다.”이에 장미순이 가볍게 웃었다.“말 그렇게 하지 마. 난 그냥 솔직한 거지, 나쁜 사람은 아니야. 다 널 위해서 하는 말 아니냐. 자, 자, 여긴 네 사촌 동생 이아영,
“어?”유문석은 당황했다.이때, 장미순은 유문석의 표정을 보고 얼른 나서서 분위기를 풀었다.“내가 제대로 소개해줄게. 유문석은 지금 경기도 CY그룹 팀장이야. CY그룹 알지? 전설의 김세자가 세운 회사잖아. 회사가 우리 사위의 재능을 알아보고 거금을 들여 귀국시켰잖아. 앞으로 회사에 어떤 공헌을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라나 뭐라나. 앞으로 우리도 성남에 눌러앉을 계획이니까 자주 보자.”유문석은 장미순의 말을 들으며 겸손하게 미소를 지었다.“민아 씨, CY그룹 자회사에서 일한다면서요? 그럼 저희랑 가족이나 다름없으니까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세요.”정민아도 웃으며 답했다.“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 제가 CY그룹 고위 인사들이랑 다 아는 사이거든요. 예전에 하은혜 비서가 절 보러 직접 찾아왔는걸요.”유문석의 어깨가 으쓱했다.그러나 김예훈은 그의 말을 듣고 ‘풉’하고 웃었다.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쁜 하은혜가 회사 팀장 마중을 나간다고?“왜 웃어요?”유문석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회장님 비서인 하은혜와 한번 만나는 건 CY그룹 모든 직원의 꿈이었다.“아닙니다, 계속하세요.”김예훈이 손을 내저었다.“절 비웃은 거예요? 데릴사위인 당신보다 CY그룹에서 일하는 제가 훨씬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유문석은 아까부터 김예훈이 아니꼬웠다.김예훈이 얼른 사과했다.“맞아요. 아주 큰 영광이고 가문을 빛내는 일이죠.”유문석의 표정이 더욱 보기 안 좋았다. 그는 김예훈이 일부러 조롱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언니, 이 사람 뭐야? 아무 능력도 없으면서 질투심만 가득하네. 도대체 어디가 좋아서 이런 사람한테 시집간 거야?”이아영은 불쾌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여보, 신경 쓰지 마. CY그룹에 오자마자 하은혜 비서의 대접을 받았잖아. 곧 있으면 김세자의 눈에 들어 그분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유문석은 김예훈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사실 그는 회사에 온 첫날 멀리에서 하은혜를 봤을 뿐이었다. 그는 김예훈이 CY그룹
“어떻게 설명하지?”유문석의 표정이 진지했다.“김세자가 내 눈앞에 나타났을 때 빛줄기가 마침 그의 몸을 비추고 있었어. 신처럼 보였었지. 명불허전이란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어. 게다가 세상에 단 한 대밖에 없는 롤스로이스를 타고 오셨어. 다이아몬드가 가득 박힌 차가 김세자랑 아주 잘 어울렸어. 그리고 보디가드 때문에 그분 근처는 얼씬도 할 수 없어!”“풉!”김예훈은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유문석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또 웃어? 날 비웃는 거야? 아니면 김세자를 비웃는 거야?”모두들 눈살을 찌푸렸다. 경기도에서, 특히 성남에서 김세자를 모르면 간첩이나 다름없었다.그러니 다른 사람들 눈에 김예훈은 미친놈과 마찬가지였다.김예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거짓말하는 건 괜찮지만 제 아내를 오해하게 하면 안 되죠. 제가 팩트를 얘기할게요.”“팩트? 네가 뭔데?”유문석은 어이가 없었다.“첫 번째, 김세자는 보디가드를 고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죠. 차도 가장 저렴한 걸 타고 다니고요. 둘째, 김씨 가문 사람들은 렉서스만 타고 다니는 거 몰라요? 그게 김씨 가문의 철칙인데? 김세자 역시 김씨 가문 사람이었으니까 렉서스를 타고 다니죠.”그의 말에 사람들은 눈길만 주고받았다. 일리가 있었지만 믿어야 할지 몰랐다.유독 정민아만이 그를 믿었다. 남편이 하은혜와 친하니 김세자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유문석이 말한 김세자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았다.그러나 유문석은 김예훈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민아야, 네 남편은 어디서 버르장머리를 배운 거야? 감히 내 사위를 지적해? 우리 사위는 CY그룹의 팀장이야! 그런 사람이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어?”장미순이 앞으로 나서서 사위를 도와줬다.이아영 역시 남편 편이었다.“언니, 언니 남편 허언증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오늘 보니까 그게 거짓말이 아니었네. 언니 남편이 김세자랑 어떻게 아는 사이겠어?”가족들의 지지에 유문석은 바로 자신감을 되찾았다.“넌
이에 모든 사람의 눈길이 그한테로 향했다.이아영은 피식 웃었다.“언니, 언니 남편 진짜 제정신이야?”장미순도 어이가 없었다.“진짜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예전에 자기를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칭했다며? 이번에는 김세자야?”정민아는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당신 같이 오는 게 아니었어. 사람들 앞에서 쪽팔리게 이게 뭐야?”김예훈은 어안이 벙벙했다.‘내가 프러포즈를 한다고? 누가 퍼뜨린 소식이지?’유문석은 김예훈을 얕잡아봤다.“김세자가 프러포즈할 거라고 확실히 들었습니다. 증거도 있는걸요. 이 때문에 CY그룹 내부에 라인이 생기기 시작했어요.”“그럼 김세자의 프러포즈를 받을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누군가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정민아도 궁금했다. 정씨 가문과 김씨 가문은 오랫동안 연락을 이어왔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김세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김세자의 프러포즈 상대도 궁금했다.유문석은 주위를 쓱 훑어보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모두 아시는 분일 거예요. 정씨 가문의 딸이라고 하던데...예전에 김세자가 정씨 가문에 예물을 보냈다고 했어요. 하지만 당시 김씨 가문이 합병되지 않아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못 했다고 했죠.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제대로 프러포즈를 할 거랍니다!”“정씨 가문이요?”정민아는 입이 떡 벌어졌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일이 있었던 듯싶었다.“설마 소현이?”정민아는 혼자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녀의 동생은 아직 학생이었다.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 예전에 예물을 보낸 건 김씨 가문이 그를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그는 곧바로 이곳을 벗어나 사람이 없는 곳으로 향한 후 하은혜한테 전화했다.“내가 프러포즈한다고 소문이 났던데, 어떻게 된 거야?”김예훈의 말투가 냉랭해졌다.“대표님, 제가 지금 보고드리려 했어요. 왜 그렇게 소문이 났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 소문을 추적하고 있고 아직 누가 그랬는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누가 이 소문을 퍼뜨렸든 목적은 간
같은 시각, 정씨 가문의 어르신이 왕좌에 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진짜 하늘이 돕는구나! 우리한테도 이런 날이 있다니!”이에 정씨 가족들이 모두 모여들었다.“할아버지, 무슨 좋은 소식이라도 있는 거예요?”정지용의 표정이 기대에 가득 찼다.정동철은 바로 소식을 가족한테 보여줬다. CY그룹의 김세자가 3일 후에 정씨 가문의 여인한테 프러포즈한다는 소식이었다.이 소식에 정지용은 몸이 부르르 떨렸다.“할아버지, 이 정씨 가문이 우리를 가리키는 거죠?”“그래! 지금 우리가 사는 별장도 김씨 가문이 예물로 준 거잖아! 그러니까 이걸 준 사람이 바로 김세자라고! 이렇게 김세자랑 다시 인연이 닿게 될 줄 몰랐어!”정지용은 목소리가 떨렸다.“할아버지, 김세자가 프러포즈 대상이 누군지 말하지 않았어요?”그는 그 여자가 정소현 혹은 정민아가 아니길 바랐다.정동철의 표정이 진지해졌다.“곧 답이 있을 거야.”이윽고 누군가가 정동철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통화를 마친 정동철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김세자가 말한 여자가 23살이래!”“뭐요? 23살이요?”정씨 가문에 23살인 여성은 정민아와 정가을밖에 없었다. 정민아는 이미 데릴사위와 결혼한 몸이었지만 김세자가 그녀를 좋아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었다.만약 정민아를 배제한다면 남은 사람은 정가을밖에 없다! 정가을은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얼굴이 빨개졌다.“예전에 김씨 가문의 예물이 정민아를 위한 거라고 했는데 이제 누굴 위한 건지 알겠네요. 민아가 여기 없는 게 아쉽네요.”정민아가 함께 있었다면 제대로 비웃었을 것이다.가족들은 정가을한테 갑자기 잘해주기 시작했다.“가을아, 이제 네가 우리 가문의 미래고 희망이야.”“그래, 나중에 우리 잊으면 안 돼.”정가을이 웃으며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어딜 가든 우리 가족은 잊지 않을 겁니다. 지용 오빠, 행사가 끝나면 우리 가문 회사 대표도 바꿀 거예요. 정민아는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아요.”정지용은 그녀의 뜻을 바로 알아챘다.“가을아, 좋
반월만, 김예훈이 통화를 마치고 돌아올 때 정민아는 이미 체크인 수속을 끝냈다.김예훈은 그녀를 지그시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3일 후에 있을 일은 비밀로 해야 했다....호텔 방으로 돌아온 장미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아영아, 문석아. 예전에 은숙 언니가 이 임무를 줬을 때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저 사람 진짜 병신인 것 같아. 민아가 행복하려면 저 아이 남편을 집에서 쫓아내야 해. 문석아, 계획대로 움직여. 저놈이 이성을 잃게 만들어 선 넘는 행동을 해야 해.”유문석이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장모님. 이건 임씨 큰어르신이 직접 준 임무니까 어떻게든 완성할 거예요. 이 기회에 임씨 가문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어야죠. 민아 씨는 뭐가 좋아서 저런 놈한테 시집갔는지 모르겠네요.”그의 말투에 어쩐지 질투가 섞여 있는 듯했다. 슈퍼스타에 버금가는 미모와 모델 같은 몸매를 지닌 정민아가 왜 김예훈 같은 놈한테 시집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아영도 한마디 거들었다.“그래도 그놈 덕분에 오늘 마음껏 뽐냈잖아.”장미순이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문석아, 이 일이 순조롭게 끝나면 임씨 큰어르신이 널 중히 여길 거야. 여생을 네 덕분에 편하게 살 수 있게 됐어.”“장모님, 앞으로 저희 유씨 가문도 큰 가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이건 유문석의 야심이었다. 비록 지금 임씨 가문의 힘을 빌려 김세자를 위해 일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기회만 있다면 유씨 가문이 궐기할 거라 믿고 있었다.“우리 사위 같은 아들 하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장미순이 기쁘게 웃으며 말했다. 내일 임은숙 부부가 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되었다. 비록 이번 임무의 목표는 김예훈을 쫓아내는 것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그녀와 앞을 다투던 사촌 언니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싶었다....다음날 이른 아침, 롤스로이스 한 대가 반월만 호텔 앞에 멈춰 섰다.송씨 가문의 차였다. 송씨 가문은 기껏해야 2류 가문이
“도대체 누구지? 누구길래 송준이 직접 데리고 온 거지?”“어머, 엄청 젊어 보여. 20대인 것 같은데?”“성남의 귀인인가 봐, 진짜 대단한 인물일 거야!”...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호텔 입구라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핸드폰을 들고 촬영하기 시작했다....송준은 고개를 숙인 채 흥분의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살아있는 전설이 자기 차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었다. 운전기사도 긴장감에 사색이 되었다. 반월만에 온 손님들은 송준을 만나지 못해 안달이 났지만 송준은 이 사람 앞에서 안절부절못했다. 운전기사는 젊은이의 신분을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총...”송준이 말하려고 할 때 김예훈이 마른기침을 했다.“도련님!”송준은 눈치가 아주 빨랐다.“1년 만에 이렇게 다시 연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련님의 전화를 받은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이젠 롤스로이스도 타고, 출세했네.”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송준은 차 내부의 창문을 열고 헤헤 웃으며 말했다.“이게 모든 도련님 덕분입니다.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지금 아마 뒹굴뒹굴 놀고 있는 놈팽이에 불과했을 겁니다. 도련님께서 저의 운명을 바꾸셨습니다.”“난 그냥 힘을 실어준 거야. 나중에 성공을 얻는지 마는지는 자기 자신한테 달렸지. 네가 출세한 모습을 보니까 나도 기뻐.”김예훈이 미소를 지었다.당시의 당도 부대는 금수저들이 놀고먹는 곳이었지만 김예훈이 총사령관이 된 이후로 금수저들은 참혹한 훈련을 받게 되었다. 덕분에 그들은 부대의 엘리트가 되었거나 전역한 후 사회의 엘리트가 되었다. 그러니 김예훈은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모두 도련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도련님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죠.”송준은 겸손하기까지 했다.“좋아. 요즘 성남에서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어. 박인철이랑 오정범이 날 대신 그 일을 책임지고 있어. 만약 반월만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너도 성남으로 넘어와.”김예훈은 송준의 실력을 믿고 있었다. 마침 주변에 능력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터라 그
“하하하하! 역시 병신이 맞았어!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너희들 꼬락서니를 봐!”추문성 일행의 처참한 모습을 본 맹승현은 사악하게 미소를 지었다.“이러고도 내 앞에서 잘난 척했던 거야? 그것도 모자라 정의를 되찾고 싶어? 아직 수류탄을 던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겁을 먹다니! 정말 던져버리면 무서워서 울겠네? 정말 안 되겠네. 추씨 가문? 동씨 가문? 제발 웃기지 마! 1인자 자리에 앉아있는 건 아무도 너희와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야. 정말 자기가 대단한 줄 알고 나 같은 사람이랑 비교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럴 자격이 있기나 해?”맹승현은 추문성의 얼굴을 때리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임수민 등 아름다운 여성들은 모두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동씨 가문이든 추씨 가문이든 진주·밀양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오늘 이 자리에 무고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면 맹승현과 함께 죽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됐어. 오늘은 충분히 기회를 많이 줬어.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마.”맹승현은 한껏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길에서 나를 만나든 윤지 씨를 만나든 멀리 썩 꺼져. 앞으로 우리가 참석하는 자리에는 동씨 가문도, 추씨 가문도 나타나지 말아야 할 거야. 아니면 만날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 그리고 내 말대로 얼른 돈이랑 고서희 씨를 돌려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이기 전에. 알겠어?”맹승현은 테이블 위에서 샴페인 병을 집어 들고 추문성의 머리를 내리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진주·밀양에서는 아무도 내 앞에서 뭐라 하지 못해. 너희들은 그럴 자격도 없어.”추문성은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얼굴은 일그러진 것이 맹승현이 수류탄만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직접 나섰을 것이다.추문성이 이토록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자 맹승현은 더욱더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나는 어때!”바로 이때, 인파를 뚫고 한 사람이 거만한 모습으로 맹승현 앞에
한계를 넘어선 맹승현의 행동에 추하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말았다.그녀는 진주·밀양 용전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김예훈의 이익도 대표하고 있는데 이렇게 쉽게 맞을 수가 있겠는가?다음 수난 추하린은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며 차갑게 말했다.“맹승현, 내가 괜히 진주·밀양 용전 전주가 된 줄 알아? 정말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추하린의 명령과 함께 주위에 열몇 명의 부하들이 동시에 나타나 총알을 장전하고 맹승현을 겨냥했다.하지만 맹승현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그는 무표정으로 추하린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옥루 회관을 무단침입한 것도 모자라 윤지 씨 앞에서 위세를 부리는데 너를 건드리지 않으면 누굴 건드리겠어? 내가 말해주는데 추하린! 진주·밀양 용전 전주면 다른 사람에게 겁줄 수는 있겠지만 나한테는 안 먹혀. 네까짓 게 추문성을 위해 나서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야.”추하린이 냉랭하게 말했다.“나랑 제대로 한번 붙어볼 생각인가 봐? 사람도 많고 총도 많은데 굳이 나를 건드리겠다고?”맹승현은 피식 웃기만 했다.“총으로 나를 쏴보든가! 나를 죽이지 못하면 추씨 가문의 남자는 대대로 노예가 되고 여자는 창녀가 될 것이야.”맹승현이 외투를 풀어 헤치는 순간 옷 속에서 또 몇 개의 검은 수류탄이 보였다.수류탄이 터지는 순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죽을 운명이었다.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에 사람들은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수십 명의 용전 부하들과 경호원들은 본능적으로 후퇴했고, 어떤 사람들은 은신처를 찾느라고 정신이 없었다.맹승현은 그야말로 진정한 미친놈이었다.남윤지조차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심지어 왜 이런 미치광이를 전쟁터에서 데려왔는지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맹승현의 스타일을 봤을 때 정말로 동반자살 하는 행동을 저지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추문성은 피식 웃으며 앞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추하린이 꽉 잡았다.“왜. 아까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나를 죽이겠다면서? 왜 이제는 하나둘 겁먹은 거야
“체면을 지켜주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 뺨을 때리면 뭐 어쩔 거냐고.”남윤지는 천천히 소파로 돌아가 다리를 꼬고 앉았다.그러면서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참기만 하더니 드디어 폭발할 준비가 된 거야? 이제는 나를 때리려고? 자, 한 대 쳐봐. 어떻게 나를 건드릴 건지 지켜볼 거니까.”“너!”추문성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뒤에서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수십 명의 제복을 입고 전신 무장한 사람들이 나타나 총을 빼 들고 전체 마당을 포위했다.이때 제복을 입고있는 추하린이 긴 다리를 뻗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남윤지 씨, 저희 추씨 가문을 건드리기 전에 제 의견을 물어본 적 있어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고 있냐고요.”말하는 사이 추하린은 추문성 앞으로 다가가 그의 퉁퉁 부어오른 얼굴과 처참한 모습을 보고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어머, 이게 누구야. 진주·밀양 용전 전주 추하린이잖아. 왜? 전주를 며칠 해봤다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감히 옥루 회관에 와서 소란을 피워? 그것도 모자라 지금 나에게 도전장을 내민 거야?”남윤지가 가소로운 표정으로 말했다.“김현민 도련님이 어르신 생신 때문에 너를 해결할 시간이 없었을 뿐인데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할 판에 여기서 허세를 부려? 이런 제기랄! 이따 네 뺨까지 때려줄까?”맹승현도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창피하게 그깟 총을 꺼내지도 마. 하나같이 피를 본 적도 없는 초보들이 방아쇠를 당길 줄이나 알아? 그것도 모르면서 어디서 잘난 척하는 거야.”‘맹승현?’이때 추하린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추문성이 여기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났다고 해서 바로 달려오느라 김예훈을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다.추문성이 남윤지만 건드렸다면 그걸로 끝났겠지만 문제는 맹승현도 있다는 것이다.남윤지와 맹승현은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 두 가문을 대표하고 있어 잘못했다간 용전도 이 상황을 수습하지 못할 수도 있었
“그리고 강씨 가문 지분이 추씨 가문의 것도 아닌데 대신 결정할 자격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면 당신 주인이 이미 두려워서 우리를 건드리지 못하는 건가? 그래서 이런 굴욕적인 조건을 스스로 제안한 건가?”남윤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응시하며 다음 행동을 위해 그의 표정으로 뭔가를 읽어내려 했다.하지만 추문성이 무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남윤지 씨,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고 한 번만 더 물을게요. 저희랑 이 거래를 할 의향이 있는 거예요?”남윤지는 천천히 다가와서 추문성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이렇게 좋은 조건이라면 물론 거래할 의향이 있지만 아쉽게도 네가 강서연 씨를 납치한 게 아니거든. 설령 그렇다 해도 당신 주인이 이렇게 큰 힘을 들여 데려가겠다고 하는데 차라리 계속 붙잡아 두고 강씨 가문이 당신들이랑 연을 끊게 하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 당신 주인이라는 사람은 그깟 똑똑한 척하는 머리와 기술로 진주·밀양에서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지? 정말 순진하긴. 나타나기조차 두려워서 너 같은 쓰레기를 보낸 것만 해도 병신인 것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 오늘 이 모든 것은 김예훈을 위해 준비된 것인데 김예훈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이른바 거래를 할수 없었다.게다가 추문성은 그녀와 거래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남윤지 씨는 저의 체면을 지켜줄 생각이 없나 봐요?”“당연히 체면은 지켜줘야지.”남윤지는 샴페인을 들고 다가왔다.“당신 체면을 봐서 고서희를 납치한 일은 따지지 않을게. 돌아가서 사람을 풀어주고 옥루 회관에 2천억 원을 배상하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을게. 내 조건을 들어줄 수 있겠어? 안 된다면 너까지 잡아둘 수밖에. 네가 먼저 옥루 회관 사람들을 건드렸으니 붙잡아도 너희 누나도 뭐라고 하지 못할 거야.”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걸어오던 임수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추문성 도련님, 동의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아까 동영상이랑 사진을 많이 찍었
가까워진 남윤지의 얼굴을 보던 추문성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추문성은 그녀를 때리지 않으려고 꾹 참고 있었다.쨕!추문성이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남윤지가 다시 한번 추문성의 다른 한쪽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자식. 여자한테 맞고도 반격할 용기도 없는 멍청한 자식. 이러고도 체면을 지켜달라고? 체면이라고 있는 거야?”이순간 남윤지는 추문성을 극도로 경멸했다.‘진주·밀양 도련님 중의 한 명으로서 나한테 손대지도 못하는데 잘나면 얼마나 잘났을까? 그냥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얼굴을 감싸고 있는 추문성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얼마나 처참한지 이보다도 더 처참할 수가 없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박장대소를 지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술잔을 부딪치며 좋은 구경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이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부잣집 도련님이 쩔쩔매는 모습이 온라인에 퍼진다면 절대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다.동하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윤지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동하임은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남윤지와 맹승현의 막무가내를 봤을 때 가끔은 능력과 인맥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실력이야말로 진정으로 믿을 구석이었다.지금 이 순간 남윤지의 실력이 추문성보다 강하기 때문에 추문성이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심지어 말도 하지 못했다.“농담도 심하시네요.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따님이자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제가 아무리 겁 없는 사람이라도 남윤지 씨를 어떻게 모욕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제 체면을 지켜주셨으면 바람이네요.”추문성의 눈빛은 차가웠고, 이 순간 그는 분노도 두려움도 없었으며 오히려 얼굴에 남은 손자국을 문질렀다.“저는 오늘 화해를 구하러 온 것이지 남윤지 씨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가끔 어떤 일은 크게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문제가 커져봤자 모두에게 좋지 않잖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피하지 못한 추문성은 제대로 뺨을 맞았다.얼굴에 빨간 손자국이 나 있는 그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추문성이 소리를 질렀다.“남윤지 씨!”바로 이때 사면팔방에서 남씨 가문의 경호원이 열몇 명 달려왔다.이들은 하나같이 총을 들고 추문성의 이마를 겨냥하고 있었다.그가 조금이라도 경솔한 행동을 한다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길 기세였다.김예훈과 동하임은 사람무리와 동떨어지고 말았다.“제 이름이 함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줄 알았어요? 부를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시냐고요.”남윤지는 한껏 싫증난 표정이었다.“추씨 가문은 그저 1류 가문에 불과하면서 누나가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꿰차면 우리 앞에서 체면이 세워질 거로 생각하셨어요? 허씨 가문의 힘을 빌려 이 자리까지 온 거 잊었어요? 예전에는 허씨 가문에 빌붙어 살더니 이제는 김예훈 씨한테 의지하려는 거예요? 정말 자존심도 없어요? 제가 말해주는데 옛정만 아니었다면 바로 총으로 쏴 죽였을 거예요. 어디서 체면을 지켜달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남윤지는 어제 김예훈에게 뺨을 맞고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오늘 남지훈과 함께 판을 짜놓은 것도 김예훈을 이곳까지 불러내서 기회를 틈타 죽여버리기 위함이었다.그런데 김예훈은커녕 추문성이 찾아와서 떠들 줄 몰랐다.이로 인해 남윤지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미지만 아니었다면 직접 총으로 추문성을 쏴 죽였을 것이다.동하임이 옆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남윤지, 말로 해결해요. 다 이 바닥 사람들인데 추문성 도련님도...”“무슨 할 얘기가 있다고 그러세요?”남윤지는 싫증난 표정으로 웨이터가 건넨 따뜻한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아까 추문성의 뺨을 때린 것이 자기 손을 더럽혔다고 느낀 모양이다.그녀는 수건을 추문성의 얼굴에 던져버린 후 냉랭하게 말했다.“저를 건드려 놓고 협박하러 오셨어요? 이러고 무슨 화해 한다고. 추문성 씨,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아니면 누가 이럴
“화해? 화해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맹승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조롱하는 표정으로 지었다. 그러면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이걸 먹어버리면 내가 윤지 씨를 대신해 이른바 화해를 받아줄게!”맹승현의 행동을 지켜보던 김예훈은 그의 허리춤에 걸려있는 또 다른 수류탄들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는 흑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사람답게 수시로 이런 물건을 지니고 있었다.‘사고로 자신은 물론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일까 두렵지도 않은가?’다른 사람들도 수류탄을 보고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몇몇 아름다운 여성들은 심지어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맹승현에게 잘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이런 살상 무기를 가지고있는 남자는 무섭기도 하지만 무한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결국 여자들은 항상 강한 남자에게 복종하기 마련이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무시한 채 남윤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분명 화해하러 왔다고 말씀드렸어요. 강서연 씨를 납치해 갔다고 들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풀어주시죠.”“강서연 씨요? 강씨 가문 강서연 씨?”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손발이 다 있는 사람이 왜 저한테 있다고 말씀하세요? 그것도 모자라 납치한 걸 풀어달라고요? 추문성 도련님,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남윤지 씨,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실 텐데요.”추문성은 그녀에게 많은 배려를 하지 않았다.“고서희 씨가 저희 손에 있는데 당연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수밖에 없는거 아니겠어요?”남윤지의 눈빛은 차가워지고 말았다.“고서희가 당신들 손에 잡혔던 거예요? 글쎄 오랫동안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던 거네요.”김예훈은 예리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남윤지의 말로부터 그녀가 바로 이번 사건의 주동자 중의 한 명임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강서연도 옥루 회관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양측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맹승현은 갑자기 일어나서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큰소리쳤다.“추문성, 감히 옥루 회관의 사람을 잡아? 반 시간만 더 줄 테니
“게다가 추문성 도련님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을 장악하고 있잖아요. 추씨 가문이 지금 진주·밀양에서 지위가 얼마나 높은데요. 추문성 도련님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생각이나 해보셨어요? 만약에 정말 겁도 없이 죽였다가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을 데려와서 저희 옥루 회관을 더럽히면 어쩌려고요.”남윤지는 애가 타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추문성 도련님이 오늘 화해할 겸 사과하러 왔다는데 왜 총을 꺼내 들고 무릎부터 꿇게 만들어요. 이래서 어떻게 화해한단 말이에요.”남윤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분명 어제 일어난 일은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는 모양이었다.추문성이 김예훈의 사람이라면 그를 밟아 죽이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물론 추문성을 밟아 죽이기 전에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싶었다.“그래요. 윤지 씨 체면을 봐서라도 오늘 밤은 죽이지 않을게요.”이때 맹승현의 손짓 하나에 웨이터가 공손하게 샴페인을 한잔 가져왔다.맹승현은 샴페인 잔을 들고 추문성의 머리에 부으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대로 사과해. 무릎 꿇으라면 꿇고 머리를 박으라면 박아. 아니면 윤지 씨 기분을 망쳤다간 제일 먼저 죽여버릴 거니까.”맹승현이 소파에 다시 앉았지만 그의 보디가드들은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 일행을 째려보고 있었다.현장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추씨 가문이 김현민의 대립 구도에 서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무슨 염치로 윤지 씨한테 화해하러 온 거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것도 모자라 저 김예훈이라는 사람을 위해 화해를 요청하다니.’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기억했다.남윤지는 맹승현을 비난할 생각이 없었고,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쳐다보았다.“추문성 도련님, 모욕을 당하게 해서 죄송해요. 제가 맹승현 도련님
맹승현은 인내하는 추문성을 보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추문성, 내 앞에서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못하겠으면 한 번만 더 물을게. 무릎 꿇을 거야 말 거야.”이 말에 동하임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제가 너무한다고요?”맹승현은 동하임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동하임 씨 아버지가 진주·밀양 1인자라고 해서 제가 하임 씨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요? 저를 방해한다면 똑같이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예요.”맹승현은 왼손으로 동하임의 얼굴을 쥐어 잡으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더니 추문성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음산하게 말했다.“셋 셀 때까지 무릎 꿇으면 윤지 씨랑 이야기할 기회를 줄게. 그런데 무릎을 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물론 저항해도 좋지만 그러는 순간 너희들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맹승현은 피식 웃으며 숫자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셋, 둘, 하나...”이 순간 추문성은 맹승현 몸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듯해 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부잣집 도련님인 추문성의 성격을 봤을 때 절대 굴복할 리가 없었지만 오늘 밤 목적을 생각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동하임이 놀라며 말했다.“추문성 도련님!”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굽신거릴 수 있다는 것은 김예훈의 예상 밖이었다.양쪽이 대판 싸울 기세였는데 말이다.“아이고, 추문성 도련님. 어쩌다 무릎을 꿇었을까? 아까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총으로 쏴보라더니. 왜 갑자기 겁을 먹었어?”맹승현은 총으로 추문성의 턱을 쳐들며 조롱하듯 말했다.“난 네가 진작에 마음에 안 들었어. 누나가 지켜주니까 맨날 잘난 척하더니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봐? 내 눈에는 너 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야. 더 자랑할 게 뭐가 있다고. 당도 부대에 3년 동안 있다가 장병급 실력자가 되어서 돌아온 거? 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