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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Author: 낭아감자
“미친! 너 이 자식!”

도적 구자의 부하가 씩씩거리며 달려들었다. 오정범이 손을 뻗자 소매에서 칼이 튀어나와 부하의 얼굴을 찔렀다.

부하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 안고 비명을 질렀다. 오정범이 다시 손을 휘두르자 작은 칼 한 자루가 손바닥에 끼여 도적 구자의 목을 찔렀다.

도적 구자는 바로 정신을 차렸다.

도적 구자는 얼른 손을 모으고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

“일이 있으면 잘 해결하면 되지. 정범 형님, 우리 모두 한 길에 있는 사람들인데. 평소에 얼굴도 자주 보는 사람들인데 말로 해결하는 건 어떤지..?”

도적 구자도 바보는 아니었다. 지금 자신이 바로 꼬리를 내려야만 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그는 바로 알아차렸다.

오정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피식 거리고 다시 손을 치켜들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두운 곳에서 달려들었지만 잠시뿐이었다. 기세등등한 도적 구자의 백여 명의 부하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

그 속도가 실로 놀라웠다.

처음 느껴보는 공포에 불량배들은 그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어떻게 이토록 무서운 사람이 있을까?

이런 사람을 자신의 부하로 둔 저 젊은이는 대체 누구일까?

“털썩!”

오정범의 발짓 한 번에 도적 구자는 무릎을 꿇었다. 온몸을 벌벌 떠는 그는 오정범과 대적할 여지가 없었다.

이제 자신의 목숨은 오정범의 손에 달렸다.

그의 잔인한 수단에 도적 구자는 당장이라도 바지에 지릴 것 같았다.

“형 씨, 아직도 입을 꾹 닫고 말하지 않을 거야?”

오정범은 도적 구자와 시선을 맞추고 그의 뺨을 톡톡 건드렸다.

도적 구자는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 한참 후에야 쓴웃음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범 형님, 네가 모시는 사람의 신분이 얼마나 높은 분이신지 모르겠지만 나를 사주한 사람의 신분도 어마어마해....”

“내가 그분을 배신하면 나와 나의 부하들은 모두 죽게 될 것이야.”

이 말을 하는 도적 구자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은 절대 보통 사람이 아니었지만 자신을 사주한 사람의 신분도 어마어마하였다.

도적 구자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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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지존 사위   제563화

    전화를 건네받은 김예훈은 휴대폰 안에 있는 내용을 살폈다.저장되지 않은 번호였지만 거기에는 사주를 하는 내용이 있었다.상대방이 도적 구자에게 사주한 일은 아주 간단했다. 바로 백운 별장의 프로젝트가 영원히 성공하지 못하게 만들고 정민아를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드는 것이었다.김예훈은 바로 그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한참 후, 전화기 너머에서 중후적인 목소리가 들렸다.“구자, 바로 나한테 연락하지 말라고 했잖아?”“세자가 지시한 일은 어떻게 됐어?”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어떻게 되었을 것 같아?”“뚝!”상대방은 신속하게 전화를 끊었다.김예훈은 다시 전화를 걸지 않고 휴대폰을 바닥에 던졌다.“도련님, 대체 누가...”“복 씨 가문의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이 말했다.오정범은 조금 의아하게 물었다.“도련님,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십니까?”“성남시에서 세자를 자칭하는 사람은 두 사람뿐이에요.”“김세자....”“그리고 복세자...”고개를 숙인 오정범은 감히 입을 열지 못하였다. 김예훈의 의도를 그가 알아차렸다.성남시에 두세자가 있지만 상대방이 말하는 세자는 바로 복세자 였다. 그렇다면 그의 신분은 자신의 예상이 거의 맞을 것이다.하지만 김예훈이 자신의 신분을 먼저 밝히기 전에 오정범은 감히 캐묻지도 못하였다. 그럴 용기조차 없었다.“도련님, 이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모두 물고기 밥으로 버릴까요?”오정범은 싱긋 웃으며 대화의 주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형님, 정범 형님. 제발 살려주세요.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서라도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저희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했습니다!”“저희도 하고 싶어서 한 일이 아닙니다!”땅에 엎드린 도적 구자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땅에 머리를 박으며 말했다.김예훈과 살려달라고 말할 자격이 없는 그는 오정범의 가랑이를 잡고 애원했다.“도련님....”오정범도 감히 그들을 살려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눈빛만 보냈다.김예훈이 쌀쌀맞게 말했다.“현장을 3일 내에 원상

  • 지존 사위   제564화

    다음날.아침 일찍 공사현장에 도착한 정민아와 정군은 현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공사현장의 열기가 아주 뜨거웠기 때문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무너져내렸던 공사현장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더욱 무서운 것은 몸에 문신을 하고 절뚝거리는 불량배들로 가득한 모습이었다.“그날에 그 사람들이잖아?”그들을 알아본 정민아가 믿기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 방해하지 않는 것만으로 좋았는데 현장에서 돌을 나르고 있다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대체 무슨 일이야?”정민아와 정군은 모두 넋이 나갔다.그때, 검은색 옷을 입은 중년의 남자가 자신의 부하들을 거느리고 달려왔다.정민아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까무러칠 것 같았다.정민아가 경찰에 신고를 하려던 그때, 도적 구자가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정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도적 구자에요!”“저와 저의 부하들이 잠깐 미쳐서 폐를 끼쳤습니다! 사과를 하러 왔습니다!”“어제저녁, 제가 이미 따끔하게 혼내고 모든 것들을 원상 복귀 시켰습니다!”“그리고 저의 손아래에 5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두 현장에 투입되었으니 절대 소란을 피우는 일이 없을 겁니다!”“그리고! 돈도 필요 없습니다!”도적 구자는 한껏 들든 표정으로 말했다. 정민아는 그 모습을 한참이나 의아하게 쳐다보았다.도적 구자가 너무 열정이 넘쳐 정민아는 하는 수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리고, 도적 구자는 공손하게 400억 현금을 가져왔다. 현장을 부순 정신적 피해 보상이라고 했다. 정민아는 더욱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현장이 피해를 워낙 많이 받아 보상을 해줄 돈이 필요했다. 정민아는 거절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정민아는 김예훈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대체 뭘 한 거야? 왜 그 조폭이 나한테 공손하게 사과를 하고 보상금을 건네주는 거지?”조폭들은 원래 그렇게 상냥했던가?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김세자가 내 와이프한테 부탁을 해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했어.”“김세자 이름

  • 지존 사위   제565화

    그 시각, 복세자의 등 뒤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막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무릎을 꿇은 사람들 모두 조선시대의 수가 놓인 옷차림을 한 모습이었다. 지금 현대 사회에서 이런 차림을 한 사람들의 모습은 많이 괴상해 보이기도 하였다.한참 후, 복세자가 손을 치켜들자 곁에 있는 시종이 오래된 사냥용 활 한 자루를 건넸다.그가 활을 쐈지만 활에서 튕겨 나온 것은 활이 아니라 작살이었다.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 위에는 피물결이 일었다.복세자만의 사냥이 끝났다.그가 활을 놓고 정교한 수를 놓은 손수건으로 여러 차례 손을 닦은 뒤, 그제야 자신의 뒤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들을 힐끗 보며 말했다.“일어나시오.”“감사합니다. 세자!”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손은 여전히 내려놓지 않았다. 마치 김병욱이 나타나는 장면보다 더 웅장했다.몇몇 사람들은 복 씨 가문 정사에 관한 일들을 보고하였다. 매 하나의 사건 모두 대량의 자금이 움직이는 정사였다.복 씨 가문은 김 씨 가문보다 역량은 적었지만 차이가 많은 것은 아니었다.지금의 복 씨 가문은 성남시 재벌 가문 중에서 서열 1위라고 할 수 있다.크고 작은 정무들을 처리하고 복률은 그제야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물었다.“일은 어떻게 되었소?”세자한테는 파리를 죽이는 일처럼 쉬운 일이었다.하지만, 김 씨 가문의 그분이 사주한 일이기에 복세자는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복 씨 가문은 김 씨 가문의 제약을 받지 않지만 복률은 똑똑한 사람이다. 자신이 누울 자리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그는 몸을 낮추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다. 김 씨 가문과 같은 가문을 상대할 때,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한방에 쳐야 한다. 아니면 복 씨 가문은 순식간에 망하게 될 것이다.그리하여 김 씨 가문에서 사주한 일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고 하여도 그가 직접 신경 써야 한다.그때, 복현이 자리에서 나와 두 손을 높게 들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세자, 이번

  • 지존 사위   제566화

    “예전이었다면, 진짜 대단했지…”복률이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 않아…”“세자의 뜻은 그러면…”복현이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복률의 눈에 찰나의 감정이 스쳐 지나가고 천천히 말했다.“성남시에 세자는 한 명이면 될 것이야.”“나 복세자가 있으니 김세자는 존재할 의미가 없어.”복 씨 가문의 사람들 눈에 광란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세자가 드디어 움직이려는 걸까?복률은 더 말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백운산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뜻이 있는 자는 언젠간 일을 성공할 것이고, 열심히 노력한 자는 그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다음날, 백운 별장의 건설 현장에 임시 사무실이 세워졌다.정지용과 정가을 두 사람은 함께 정민아를 만나러 왔다.정민아가 두 사람을 보고 물었다.“무슨 일이야?”“소문에 의하면 어느 신분 높으신 분이 현장에 와서 난동을 부렸다면서요? 정 대표께서 처리를 했는지 몰라 내가 도울 것이라도 있으면 도우려고 왔지요.”정지용이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능력이 되는 일을 해야지 않겠어요? 이렇게 작은 일도 혼자 해결하지 못하고. 정민아 넌 진짜 퇴물이에요!”정가을이 정민아를 비웃으며 말했다.정민아는 두 사람을 천천히 훑어보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 진짜 대단하네. 성남시에 온 시간이 얼마나 됐다고 벌써 깡패들을 끼고 자기 회사에 일을 만들어?”“역시 내 선택이 맞았어.”“아니에요. 우리가 성남시에 온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어떻게 벌써 깡패와 손을 잡을 수 있겠어요?”정지용은 아니라고 했다.“하지만 어제저녁 마음씨 좋은 누군가가 말해줬어요. 우리 프로젝트 현장에 일이 발생했다고요. 나는 우리 백운 별장을 걱정하는 거라고요!”정지용은 모든 잘못을 정민아에게 덮어씌우려고 했다. 하지만 정민아도 바보는 아니었다. 두 사람이 나타난 순간부터 도적 구자의 일은 두 사람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은 정민아에게 복 씨 가문이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

  • 지존 사위   제567화

    “팍! —”도적 구자가 손을 들어 정지용의 뺨을 갈겼다.정지용의 머리가 반대 방향으로 쏠렸다.뺨을 맞은 정지용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숙였다.“구자 어르신,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어르신을 알아보지 못하고…”“지시를 내리시면…”정지용은 겁에 질렸다.자신의 목숨은 도적 구자한테 그저 파리 목숨일 것이다.정민아 앞에서 허세를 부리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었다.정가을도 몸을 사렸다. 복 씨 가문과 혼담이 오가고 있어 평범한 신분이 아니지만 그래도 겁이 났다!도적 구자가 자신을 더럽히면 복 씨 가문과 결혼할 자격도 없어지게 된다.지금 그녀는 정지용보다 도적 구자가 더욱 무서워졌다.하지만 도적 구자는 그런 정지용을 무시하고 정민아의 앞에 다가가 파리처럼 손을 비비며 공손하게 물었다.“정 대표님, 이 두 사람이 대표님을 괴롭혔나요? 제가 지금 당장 두 사람을 물고기 밥으로 쓰겠습니다.”그의 말을 들은 정지용과 정가을의 눈에서는 당장이라도 눈물이 떨어져 내릴 것 같았다.도적 구자라면 충분히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정지용은 정가을 보다 조금 괜찮았다. 정가을은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다.“민아 언니, 저는 곧 복 씨 가문과 결혼할 사람이에요. 앞으로 제가 정 씨 가문을 보호해 줘야 하지 않겠어요? 내가 잘못되면 안 돼요. 나 살려줘요.”정가을은 정민아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정민아가 그녀를 한심스럽게 쏘아봤다. 하지만 곧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두 사람이 아무리 심하게 말해도 같은 정 씨 가문의 사람이었다.정민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도적 구자는 정지용의 뺨을 갈기고 다시 정민아를 보며 말했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누군가 와서 난동을 부리면 저희가 죽여버리겠습니다!”………정민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김예훈도 그런 정민아를 생각해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다른 이유도 있었다. 바로 복 씨 가문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시간은 흘러 연휴의 마지막 하루가 다가왔다.유미니는 김

  • 지존 사위   제568화

    “그래.”김예훈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은혜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차를 보내오라고 할 예정이었다.하지만 하은혜가 자신을 대신해 업무를 처리하느라 너무 바쁘다는 것을 느끼고 유미니와 함께 가겠다고 했다. 그녀의 차를 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이 자신의 차에 타겠다고 하자 유미니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그녀의 눈에 김예훈은 돈이 많지만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았다.성남시에 돈이 많은 사람이 많지 않지만 적지는 않았다.재벌가 자제들이 잠옷을 입고 거리에서 활보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무엇이든 옳았기 때문이다.유미니기 운전하는 차는 조용하게 지하 주차장을 벗어났다.유미니는 운전을 하며 물었다.“김예훈, 3년 전 데릴 사위가 되기 전에는 뭐 하고 다녔어?”“혹시, 큰 계획을 꿈꾸고 신분상승하려는 거야?”김예훈은 유미니를 깜짝 놀란 얼굴로 쳐다봤다. 그의 3년 동안 행적을 궁금해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음, 작은 사업 하나 했어.”김예훈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3년 동안 작은 사업을 했다고? 그렇게 쉽게 400억을 벌었어?”유미니는 운전을 하고 있지만 김예훈에 대한 물음은 멈추지 않았다.”“보호비를 내야 되니까…”김예훈이 말했다.없는 말을 지어낸 것은 아니다. 몇 년 동안 돈을 벌어 직원들의 월급에 썼기 때문이다.보호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습!!”“설마!”유미니는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김예훈이 조폭에 가입한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아마 똘마니가 아닌 높은 신분을 가졌을 것이다.그녀한테 조폭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그녀가 오랜 시간 동안 김예훈의 소식을 듣지 못한 것도 모두 김예훈이 조폭에 몸을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차는 빨리 달려 성남시에 있는 고급 회관에 도착했다.로얄 회관.로얄 회관은 한 고급 회관으로서 성남시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 있다. 성남 타워 회전 레스토랑보다 레벨이 낮지만 이곳에서 밥을 한 끼 식사 비용은 40

  • 지존 사위   제569화

    첫 번째는 누구도 김예훈이 동기 모임에 나올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두 번째는 김예훈이 유미니가 운전하는 차 조수석에서 내린 것이다.오늘은 성남시 대학 동기 모임이다. 송문영은 남해시에 있는 자신의 친구들이 오지 않자 깜짝 놀랐다.“뭐야? 김 씨 도련님 아니야? 우리 학교에서 꽤나 소문이 많았는데!”제일 먼저 어색한 분위기를 깬 사람은 한껏 차려입은 남자였다.김예훈의 옆반 반장이었던 그의 이름은 고현문이었다.학교 시절 줄곧 김예훈의 기세에 눌리고 졸업한 그는 괜찮은 중형 기업에 입사해 연 수입이 억이 넘는다고 했다.오늘 외제 BMW를 운전하고 온 그는 한껏 으스대며 등장했다.김예훈은 싱긋 웃었다. 고현문과 가깝게 지내지 않은 탓에 웃어 보인 것으로 충분히 인사가 됐다고 생각했다.“김예훈, 우린 오늘 네가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맞아. 네가 남해시에서 데릴 사위가 되었다는 말은 들었어. 매일 장모님 발이나 닦아주고 화장실청소…”“와이프가 동기 모임에 보내준 걸 보니 오늘 집안일은 끝났나 보네?”동기들의 말투는 상냥했지만 말속에 가시가 있었다.고현문은 헛기침을 하며 다른 사람을 힐끔 보고 말했다.“그만해. 김예훈의 인생도 자기가 선택한 것이 아니잖아.”“우리 같은 친구들이니까 우울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사실, 김예훈이 데릴사위가 되었다는 말은 고현문이 제일 먼저 말했다.그가 진짜 동기 모임에 나타날 줄 몰랐기 때문이다.“그래! 김예훈도 사람인데 우리 동기 모임에 나와야지!”“김예훈한테 술 많이 먹이지 마. 형수님이 기분 나빠할 수 있어!”모두 장난치듯 웃으며 말했지만 김예훈을 무시하는 듯한 말투는 빼놓을 수 없었다.데릴 사위 김예훈이 밖에서 마음껏 놀고 집에 돌아가 괴롭힘을 당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현문은 자연스럽게 김예훈을 지나쳐 유미니 앞으로 와 웃으며 말했다.“유미니, 웨이터한테 차를 맡기고 우리 들어가자. 다들 너만 기다려!”고현문이 유미니한테 호감을 품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나타냈다. 자신의 실력이 어

  • 지존 사위   제570화

    김예훈이 대학에 진입할 그때는 마침 김 씨 가문이 다시 부활하는 중요한 시기였다.그때 마침 그가 맨손으로 제국을 설립하고 많은 일을 했던 시기였다.친구들은 그가 어떤 일들을 했는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김예훈은 그저 돈이 많은 재벌 2세였다.재벌 2세에 잘생긴 외모, 그를 추종하는 여학생들도 아주 많았다.하지만 나이가 같은 동기들보다 생각이 빨리 성숙된 김예훈에게 동기들은 어린아이들처럼 보였다.그렇게 김예훈은 대학교 시절 풍문이 많은 남자였다.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 년 후, 김 씨 가문을 다시 일으켰을 때, 김 씨 가문 내부에서 혼란이 생겼다.김 씨 사걸과 어르신의 협박하에 김예훈은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비켜났다.금방 재기한 김 씨 가문이 다시 망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김예훈은 어쩔수 없이 자리에서 물러났다.몸을 숨기고 있는 3년 동안, 그는 데릴 사위라는 이름을 가졌다.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보기에 김예훈은 집에서 버림받고 다른 가문의 데릴 사위가 된 것이다.빛이 나던 소년이 이제는 길거리에서 누구나 수군거릴 수 있는 개미가 된 것이다.김예훈을 짝사랑하던 여자들에게 차인 남자들은 그런 그를 더욱 미워하게 되었다.“내가 말했잖아! 재벌 2세 같은 사람은 절대 좋은 결과가 없어. 저기 봐! 다른 집 데릴 사위나 하는 주제야!”“데릴 사위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나는 데릴 사위가 아니라 길거리에서 노숙이 훨씬 편하겠어!”“그런 신분으로 동기 모임에 참석하다니. 진짜 쪽팔려!”“돈을 빌리려고 온 게 아닐까? 다들 조심해!”“……”김예훈을 질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이제 겨우 자신을 어필할 기회를 잡은 사람들은 절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돈만 밝히는 여자들도 한껏 우쭐거리는 표정이었다.그때 김예훈과 만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났다면 자신도 지금 김예훈처럼 다른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김예훈! 너 거기서 뭐해? 이리 와! 여기 아직 좋은 구경 못 해

Pinakabagong kabanata

  • 지존 사위   제2759화

    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일본인이 말 잘하는 걸로 유명하던데 오늘 그걸 직접 경험할 줄이야. 대한민국 무신이 나한테 이런 말을 했으면 분명 믿었을 거야. 그런데 입만 번지르르하고 배신에 익숙한 일본인이 한 말을 어떻게 믿으라고. 내가 곧 죽을 나이가 된 건 맞지만 알건 다 알아. 남양국과 대한민국 간의 분쟁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어. 그런데 만약 언젠가 일본이 목적을 달성하는 날이 다가온다면 우리 남양국도 좋은 날이 없을 건 확실해. 공과 사를 불문하고 내가 너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설득에 실패한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얼마든지 덤벼. 지옥으로 보내줄 거니까.”아마미네 토시로는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속으로는 김예훈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진주·밀양에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거지? 김예훈을 죽이지 않았다간 앞으로 일본인이 진주·밀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거야.”“불가능할 텐데? 지금은 물론 전성기 시절에도 나를 죽이지 못했을 거야. 나를 죽이려면 아마 야마자키파 전 수장인 야마모토 타케시를 모셔 와야 할 거야.”양상철은 태연하기만 했다.“넌 아직 그럴만한 자격이 없어.”아마미네 토시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분은 더 이상 속세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 너 같은 잡것들이 어르신을 방해하지 않게 내가 노력할 수밖에.”아마미네 토시로는 또 알약을 하나 삼켰다.알약을 삼키자마자 그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눈동자가 새빨개지기 시작했다.다음 순간 양상철을 향해 비수를 날렸다.양상철은 넓은 소매를 휘둘러 비수를 한쪽으로 내팽개쳤다.펑.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숲속에 불꽃이 튀겼다.이 모습에 양상철은 속으로 일본인이 정말 뻔뻔하다고 욕했다.‘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 정정당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옆길로 샐 궁리만 한다니. 정말 염치가 없네.’공격을 피한 양상철은 앞으로 나

  • 지존 사위   제2758화

    오륜 사찰 금지구역.아마미네 토시로는 복부 상처를 감싸 쥔 채 얼굴이 일그러져있었다.그는 곧 알약 하나를 삼키고는 절벽 끝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아래쪽 상황을 지켜보았다.잠시 후 그는 얼굴이 약간 창백해지더니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혜선 스님이 아직 저 자식을 죽이지 않았다니. 역시 여자 등이나 처먹는 기생오라비가 맞았어. 여자들마다 아까워서 죽이지 못하잖아.”아마미네 토시로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이곳에 남긴 흔적을 없애고는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일어서는 순간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무언가를 짐작한 듯 재빨리 거즈로 상처를 감싸고는 검을 쥐고 심각한 표정으로 뒤쪽을 바라보았다.1분 1초가 흘러가면서 주변 공기는 점점 무겁게 가라앉았다.이 순간은 1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잠시 후, 마침내 숲속에서 어떤 노인이 뒷짐을 쥐고 서서히 걸어 나왔다.그는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내면서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아마미네 토시로를 쳐다보았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맞은편에 있는 노인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남양 무신 양상철?”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나를 알아봤으면 너의 아들보고 너한테 전하라고 한 말도 들었을 텐데. 지금 보니 내 말을 귓등으로 흘린 모양이군. 왜. 10년 동안 너무 조용하게 지냈더니 나를 잊은 거야?”남양 무신 양상철을 알고 있는 아마미네 토시로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남양국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섬라국과 화국에 의해 멸망하지 않은 것도, 심지어 동해 해역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양상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전해지기로는 대한민국 출신인 그의 조상님이 남양국으로 이주한 뒤 혼자 힘으로 이 나라를 일궈냈다고 했다.남양 무신은 남양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양국을 쥐락펴락할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도 했다.간단히 말해서 남양국에는 무신이 한 명뿐이지만 단 한 명으로 모든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적어도 아마미네 토시로는 지금 상태로는 절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 지존 사위   제2757화

    “총사령관님은 젊고 멋있는 분이야. 포스까지 장난 아니라고. 그분은 우리 대한민국 국방부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무슨 염치로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하는 거야? ‘총사령관’이라는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혜선 스님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이 이유만으로도 난 네가 너무 싫어졌어. 오륜 사찰에 사람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되는 규칙만 없었더라면 넌 오늘 살아서 나가지도 못했을 거야.”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인데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네.”혜선 스님은 김예훈이 우상인 총사령관의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김예훈을 쫓아내. 저 자식이 원하든 말든 진주 밖으로 쫓아내라고. 그리고 앞으로 김예훈이 총사령관이라고 자칭하거나 진주·밀양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오륜 사찰에서 죽여버릴 거라는 공식적인 입장도 전해.”혜선 스님은 말을 끝내자마자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다음 순간, 열몇 명의 오륜 사찰 제자들이 나타나 검으로 김예훈을 겨냥했다.그중 한 명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김예훈, 꺼져.”김예훈은 이들을 무시한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혜선 스님을 바라보며 말했다.“혜선 스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해. 나를 오륜 사찰에서 쫓아내는 건 상관없는데 진주·밀양에서 쫓아낼 생각은 하지도 마. 내가 총사령관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한마디만 물을게. 김현민이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걔가 과연 전설 속 당도 부대 총사령관일까? 나이, 실력은 막론하고, 정말 김현민이 총사령관이라고 생각해? 총사령관님은 유라시아 전쟁에서 5대 강국을 단숨에 제압하고 혼자 힘으로 일본의 수많은 검신, 음양 대가들을 물리치신 분이야. 총사령관님 같은 분이 굳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탐내서 일본인에게 굽신거릴까? 솔직히 말해서 김현민 같은 사람한테 총사령관이라는

  • 지존 사위   제2756화

    “24시간 내로 진주에서 꺼져주시면 예전에 있었던 일을 따지지도 않을게요. 어쩌면 저희가 약간의 혜택도 드릴 수 있어요.”혜선 스님의 진지한 말투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성녀님, 저희 오늘 두 번째로 만나는 거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도 싫으세요? 제가 정말 진주를 떠났으면 좋겠어요?”“네. 김예훈 씨가 진주에 오고부터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요.”혜선 스님은 차분한 모습으로 제자가 건넨 차를 마시며 말했다.“안동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의 기둥과도 같아요. 김예훈 씨 존재만으로도 진주·밀양에 피바람이 불고 있는데 하루빨리 떠났으면 좋겠어요. 안동 김씨 가문을 위한, 진주·밀양을 위한, 김예훈 씨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 간단한 조건을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혜선 스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걸 보면 김현민이 수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있든 없든 수장 자리를 지켜낼 자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일로 제가 진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혜선 스님이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씨,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해서 그래요. 제가 왜 진주를 떠나야 하는 거죠?”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직설적으로 말했다.“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제 자유 아닌가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오륜 사찰이 아직 저한테 해명해야 할 것이 있는 건 둘째치고, 그런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가 실수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고 꺼지라는 거예요? 혜선 스님, 장사를 너무 잘하시네요. 오히려 제가 그 보잘것없는 몸매를 보고 눈을 버릴 뻔했는데도요? 서로 없었던 일로 하는 건 괜찮은데 이걸로 저를 협박해서 진주에서 쫓아내려

  • 지존 사위   제2755화

    옷을 갈아입고 나온 혜선 스님은 정말 선녀와 다를 바 없었다.그녀는 유리알 같은 눈동자로 김예훈을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제 목욕탕에 무단 침입했으니 김예훈 씨를 죽일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전에 선재 스님 사건 때 저희 오륜 사찰에 해명을 요구했었죠? 이제 서로 빚진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혜선 스님.”오륜 사찰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성녀님의 알몸까지 봤는데 이대로 넘어간다고? 아, 선재 스님 사건을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면 누가 손해 보는 거지?’이때 한 여제자가 무의식적으로 혜선 스님을 힐끔 쳐다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설마 오륜 사찰과 맨날 사이가 안 좋던 저 자식을 성녀님이 인정해버린 걸까?’김예훈은 그저 어이없기만 했다.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어쨌든 잘못한 것이 있으니 천천히 목욕탕에서 나와 혜선 스님이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향긋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그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한 제자가 말했다.“그건 성녀님께서 몸 닦는 수건인데...”퍽.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선 스님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앞으로 걸어가 김예훈의 가슴팍을 쳤다.퍽.김예훈은 재빨리 손으로 막았지만 뻘쭘한 마음에 별로 힘을 쓰지도 않았다.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혜선 스님이 이미 수건을 빼앗아 간 후였다.혜선 스님의 표정은 다시 냉랭해지면서 김예훈을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이제 저희 오륜 사찰에 볼일 없을 것 같은데 이만 가시죠.”김예훈은 상대방의 분노를 느끼고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가 칼을 빼 들고 죽일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돌아서서 말했다.“가긴 가겠지만 한마디만 할게요. 오늘 이 일이 정말 우연이라면 제가 해명해야 되겠지만...”김예훈은 말을 하다 말고 눈빛이 차가워지고 말았다.“만약에 오륜 사찰이 일본인과 손잡고 저를 함정에

  • 지존 사위   제2754화

    “성녀님? 도포? 오륜 사찰? 당신이 바로 혜선 스님이에요?”보지 말아야 할 모습까지 다 봐버린 김예훈은 표정이 일그러져있었다.오륜 사찰의 성녀인 혜선 스님의 목욕탕에 빠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을 보니 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만 같았다.‘성녀의 목욕탕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계획이었나? 정말 그의 계획이라면 김현민이 자기를 죽일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을까?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김현민 그 자식이 성녀 혜선 스님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혜선 스님은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잠시 후, 갑자기 자기 목욕탕에 나타난 이 건방진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이때 혜선 스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뭐? 몇 번이고 우리 오륜 사찰의 얼굴에 먹칠하고 경매회까지 망친 그 김예훈?”“선재 스님을 해친 것도 모자라 3일 안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았어?”“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성녀님, 저 자식이 이곳에 나타난 건 성녀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모욕이에요. 죽여야 한다고요.”오륜 사찰의 한 제자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곧장 달려들어 김예훈을 검으로 찌르려 했다.퍽.이때 혜선 스님이 손가락을 튕겨서 검을 날려버리고는 뒤돌아 병풍 뒤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진주에 어쩌다 천연 온천이 생겼는데 여기서 피를 볼 순 없지.”제자들 모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성녀님, 저희가 너무 성급했나 봐요. 지금 바로 저 자식을 데리고 나가서 죽여버릴게요.”제자들은 검을 빼 들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아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은 김예훈을 째려보았다.‘계속 우리 오륜 사찰을 건들던 놈이 감히 성녀님 목욕탕에 뛰어들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툭하면 죽이느니 마느니 하지 말고 제 설명 좀 들어보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무리 그래도 여자 목욕탕에 뛰어들어 못 볼 꼴

  • 지존 사위   제2753화

    쨕.아마미네 토시로는 옆으로 날아가더니 세게 바위에 부딪히면서 피를 뿜어냈다.그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비록 처음부터 온갖 함정까지 파놓으면서 김예훈을 평생의 적으로 대했지만 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줄 몰랐다.연기까지 하면서 겨우 이곳까지 끌고 왔는데 김예훈을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뺨 맞을 줄은 더더욱 몰랐다.‘정말 괴물이네.’퍽.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이를 꽉 깨물더니 말없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칼날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처럼 빠르고도 정확했다.김예훈도 무심한 표정으로 검을 휘둘렀다.‘쨍’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김예훈은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울창한 숲 변두리에 서 있었다.“대단한데?”아마미네 토시로는 칼날을 만지작거리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 같은 사람은 몇 년 더 지나면 아마 내가 너의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널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자신 있었다면 왜 이런 꼼수를 부린 거지? 일본인은 무신 경지에 이르렀어도 결국엔 본성을 잃지 못하네. 네가 도망치려고 바다에 뛰어든 순간부터 넌 영원히 나를 따라잡을 수 없었어. 지금까지 너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도 네가 또 어떤 꼼수를 준비했는지 알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너무 실망이네.”“실망하긴 아직 이른 것 같은데?”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예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어? 여기에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냐고. 모르고 있었다면 내가 알려줄까?”아마미네 토시로는 검으로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쿵.격렬한 진동이 울리면서 김예훈이 서 있던 절벽이 순식간에 갈라졌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검을 앞으로 던졌다.“풉.”몸에 검이 제대로 꽂힌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후회되지 않는 듯 미친 듯이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반면으로

  • 지존 사위   제2752화

    “풉!”핏덩이를 토해낸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역시 대단해. 어린 나이에 탑 무신 급 경지에 이르다니.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너 같은 사람이 우리 일본의 귀족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마미네 토시로, 아무리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난 널 살려줄 마음이 없어. 요트에 있을 때 이미 이 구역 통신을 차단하라고 했거든. 간단히 말해서 네가 방금 나 몰래 보낸 메시지, 아무도 볼 수 없다는 뜻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이 살짝 굳으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몇 분 전에 보낸 구조 요청 메시지가 발신 실패로 떠 있는 것이다.“이런 제기랄!”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본능적으로 고함을 질렀다.“정말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받아라! 불사참!”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양손에 들고 있던 검을 힘껏 내리쳤다.칼날이 얼마나 매서운지 마치 귀신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김예훈은 아무런 무기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찌푸린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아마미네 토시로가 이 기세를 몰아 검을 휘두를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김예훈을 스쳐 지나 산꼭대기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다.김예훈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무신이라는 놈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공격하는 척하면서 또 도망쳐?’“아마미네 토시로, 그만 도망치지?”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그만 쫓아오지?”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울창한 숲을 이용해 김예훈을 따돌리려 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전혀 급할 거 없이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쫓아가는 것이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는 듯했다.곧 두 사람은 산 정상에 가까운 한 공터에 도착하게 되었다.먼저 땅에 발이 닿은 아마미네 토시로의 얼굴에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다음 순간 그는 땅을 구르더니 미리

  • 지존 사위   제2751화

    야마자키파 검신, 일본 무신, 황실 어의인 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명 눈치가 있는 놈이었다.오늘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까지 불러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한 방에 무너질 줄 몰랐다.이런 상황에서 아마미네 토시로가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남아서 김예훈과 맞서 싸울 일은 없었다.그래서 상대를 존중하는 척 부하의 뺨까지 때리고, 부하의 시체로 요트 엔진을 고장 내서야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친 것이다.게다가 도망치는 경험까지 풍부해서 바다 한가운데에 있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닷가에 도착해 있었다.김예훈은 요트 위에 남아있는 잔병들을 힐끔 쳐다보았다.이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져 마치 어떤 신념이 완전히 무너진 듯했다.이들과 말 섞기도 싫은 김예훈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아마미네 토시로가 도망친 방향으로 쫓아갔다.어쨌든 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었기에 아무리 겁을 먹었다고 해도 실력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김예훈은 오늘로써 한 방에 끝내고 싶었다.아니면 어딘가 숨어서 언제 또 습격할지 몰랐다. 김예훈은 상관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안전 또한 고려해야 했다.아마미네 토시로도 김예훈이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속도를 내 바닷가의 울창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이 지역은 진주 태산 뒷산으로 진주 상류 인사들이 휴양하는 곳이라 절대 개발이 허락되지 않았다.이곳은 산짐승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진주에서 보기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아쉽게도 지금의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온 힘을 다했더니 마침내 절벽 끝에 오래 방치된 정자 하나를 발견했다.그런데 숨을 돌리기도 전에 멀지 않은 숲속에서 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김예훈, 내가 이렇게까지 멀리 왔는데 좀 쉬면 안 돼? 요트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으로는 부족했어? 왜 하필 나를 따라다니는 거야. 노인을 공경할 줄도 몰라?”아마미네 토시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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