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오늘 아주 높은 분이 오후에 공항에 도착했다고 하던데, 귀 가문이 운이 좋아서 같이 도착했을지도 몰라!”“선우 가문, 윤씨 가문 등 일류 가문의 후계자들이 모두 와서 이 분을 만나보려고 한다는데, 아쉽게도 자격이 없대.”“김씨 가문의 김청미도 공항에 온걸 내가 봤어. 몇 시간을 기다린 것 같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어.”“혹시 그 분을 만난 적이 있나요?”“......”사람들의 말을 듣고 정동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 우리 정씨 가문도 이 일을 알고 나서 그분한테 초대장을 보냈는데, 그분이 이번 연회에 참석하실지 모르겠습니다.”“그럴 리 없겠지, 그런 분이 어떻게 이런 모임에 오겠어?”김씨 가문도 못 만난 사람인데.다들 그가 오지 않으리라 믿었다.정동철도 자신이 없었다. 그냥 시도해 보았을 뿐이다.이때 정민택이 달려왔다. “아버지, 그 분의 비서가 전화 왔는데 우리 환영 만찬에 오시기로 했다며 곧 도착하신다고 해요.”“뭐? 설마 하늘이 우리 정씨 가문을 돕는 건 아니겠지?”“우리 정씨 가문에 이런 행운이 올 줄이야!”“......”정 씨 가족은 모두 흥분한 기색이다.한 가문의 흥망성쇠는 운에 따른다.그리고 오늘, 그들은 기회를 얻었다!다른 하객들은 하나같이 부러워하였다.정씨 가문은 역시 운이 좋아. 이 추세에 따르면 성남시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정씨 가문의 아래뻘들이 모여 감탄하였다.정가을은 활짝 웃었다. “우리 정씨 가문이 일어선 건 다 삼촌 덕분이에요.”“그들 부녀도 우리 정씨 가문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그런데 정민아는 운도 없이 일찌감치 데릴사위를 얻었지.”“정가을이 복터지게 됐구나!”“맞아요, 가을 언니, 복씨 가문에 시집가면 앞으로 우릴 절대로 잊지 마요!”“네가 바로 우리 정씨 가문의 빽이야!”정지용도 정가을에게 아첨을 하였다.어쩔 수 없다. 지금의 정가을은 정씨 가문에게 아주 중요하다.“참, 정민아의 그 데릴사위는? 왜 안 왔지?” 정가을이 불쑥 말
순간 현장에 있던 김씨 가족 성원의 얼굴빛이 변했다.“이 병신 새끼가 안 온걸 잊었어!” 임은숙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 데릴사위는 눈치도 없어?여기가 어떤 자리인데 감히 여길 오다니!그리고 왜 하필 지금인데!빌어먹을!임은숙은 정군을 매섭게 노려보았다.그가 남해시에 있을 때 나약하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이 데릴사위를 벌써 내쫓았을 것이다!방금 복효가 자기 딸한테 반한 거 못 봤어?얼마나 좋은 기회야!모든 게 다 이 병신 새끼때문에 망쳤어!정군도 눈빛이 어두워졌다.남해시는 정동철의 구역이지만, 여기서는 다르다.반드시 이 병신 새끼를 내쫓아야 한다!김예훈은 의아한 시선을 아랑곳하지 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어르신 앞으로 다가갔다.“어르신, 오늘 정씨 가문이 성남시에 도착했으니 축하드립니다.”김예훈의 웃음은 의미심장하고 말 속에 말이 있었다.안타깝게도 그 자리에선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정동철은 김예훈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야! 우리가 여기에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 누가 오라고 했어!”“오면 왔지 무슨 허풍을 떨며 그래? 네가 잘 났다고 생각해?”“눈치도 없는 것. 제 주제도 모르고 여기에 와?”“오늘 이 자리가 우리 정씨 가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여길 찾아 오다니 재수 없어.”뒤에서 정지용이 다가오더니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네가 무슨 자격으로 와!?”김예훈은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왜 자격이 없어?”“너 이 등신같은 놈!”“너 우리 정씨 가문의 사위가 된지 3년 동안 매일 놀기만 하고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어.”“게다가 결혼한지 3년이 지났는데 아내의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고? 너 그래도 남자야?”“자기가 남자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꺼져!”“아니면 널 손 봐줄 거야!”정지용은 성남시에 와서 새로운 봄을 맞는 기분이였다. 그래서 그는 김예훈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뒤에서 정군이 갑자기 나서서 김예훈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김예훈, 방금 복씨 가문의 복효 도련님이 민아와 연을 맺으
“이 사람이 데릴사위라고? 그들의 태도를 보면 아무런 지위도 없는 것 같아.”“입은 옷 좀 봐. 돈도 별로 없겠지?”“이런 가난뱅이은 2억이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어. 저 돈 받을것 같아.”“그런데 정씨 가문도 참 재미있네, 이런 에피소드를 만들어 우리를 웃기게 하다니, 하하하…”“......”현장에 있던 손님들은 모두 구경거리를 보는 것처럼 김예훈을 바라보았다.다들 이 데릴사위가 과연 무릎을 꿇을것인지에 대해 추측하고 있었다.정지용은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빨리 무릎 꿇고 절해!”지금 그는 예전 같지 않다.정지용은 여러 빽이 있다.그는 김예훈이 지금 와서 감히 함부로 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김예훈은 차갑게 힐끗 쳐다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무릎 꿇어!”정지용은 김예훈의 어깨를 꾹 눌러 강제로 무릎을 꿇게 하려고 했다.하지만 김예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빨리 무릎 꿇어!!!”정지용은 최선을 다해 김예훈을 무릎 꿇게 하려고 했다.“퍽!”김예훈이 갑자기 정지용에게 뺨을 후려쳤다.정지용은 7~8미터나 날아갔다.장내가 조용해졌다.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정씨 가문의 사람들은 크게 놀라하지 않았다.김예훈이 정지용을 여러 번 때렸으니 이제 놀랄만하지도 않았다.이 데릴사위가 가끔 정신이 나가니까.하지만 다른 손님들은 다 놀랐다.이 데릴사위가 무슨 짓을 했지?정지용의 뺨을 후려갈기다니?정지용은 정씨 가문의 후계자이다!“털썩...”정지용이 막 발버둥치며 일어서려 하자 김예훈은 발로 그의 얼굴을 그대로 밟고 걸어갔다.그는 어르신에게 다가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본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정씨 가문이 앞으로 성남시에서 사업을 하려면 먼저 저한테 보고하세요.”“당신들이 성남시에 온 지 며칠 되지 않아 뼈도 남지 않은 채 먹히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이것은 김예훈에게 흔치 않은 선의이다.원래 그의 선의는 정민아에게만 향하는 것이다.하지만 그는 정민아가 정씨 가문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니 그
정민택도 의아해 했다. “오실 시간이 다 됐는데...비서한테 전화해 물어볼 게요.”곧 정민택은 풀이 죽은 채 말했다. “아버지, 그 분이 왔다 가셨다고 해요!”“뭐? 여기 오셨었다고?”“그분이 우리가 너무 어리석다고 해요…”“아차! 틀림없이 마침 김예훈 그 멍청이가 소란을 피우는 걸 보고 화가 나서 떠났을 거야!”“우리 정씨 가문이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게 틀림없어!”정동철은 호통쳤다. “김예훈 이 못된 놈. 우리 일을 망쳤어.”다른 사람들도 알아챘다.정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그 분을 화나게 했다!이것은 정씨 가문의 운명을 망친 것이다!김예훈이 바로 정씨 가문의 죄인이다!정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이를 갈고 있다. 김예훈을 통째로 잡아먹고 싶었다.정동철은 돌아서서 정군을 보며 외쳤다. “이혼을 동의한다!”“당장 민아 보고 이혼하라고 해! 그리고 썩 꺼지라고 해!”“죽여버릴 거야!”정동철은 그를 죽이려고 작정한 것 같았다.뒤쪽의 정민아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그녀는 김예훈이 이렇게 큰 사고를 칠 줄을 생각지도 못했다.이 즐거운 환영 만찬이 이렇게 되었다니.하객들이 떠날 때 하나같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속으로 웃었다.그들도 그 분을 만나지 못했는데, 정씨 가문이 무슨 자격이 있는가?그 데릴사위 참 잘했어!......밤.정씨 가문은 성남시에 별장 한 채와 아파트 열 채를 구했다.정민아 가족은 그다지 넓지 않은 아파트를 배정받았다.하지만 이것은 땅값이 비싼 성남시에서는 이미 아주 좋은 대우였다.정민아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앉았고 그들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민아야, 잘 들어, 이건 기회야.”“할아버지가 그 쓸모없는 놈과 이혼하는 걸 허락하셨으니 빨리 가서 수속을 밟아!”“맞아! 네 할아버지께서 내일 복효 도련님과 함께 작은 가족 모임에 참석할 거라고 하셨어.”“그 병신 새끼를 버린 후, 반드시 복효 도련님의 마음을 잡아야 해!”“민아야, 이건 너의 운명을 바꿀 기회야. 복
정군은 냉소하면서 말했다. "김예훈, 내가 너에게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네가 지난 3년 동안 남해시에서 무슨 꼴이었는지 생각해 봐?" "폐인! 바보 새끼! 쓰레기! 다 너를 말하는 거야!" "그래 가지고 민아를 보호한다고? 정씨 가문을 보호한다고?" "뭘 가지고 보호해?" "너 이 주둥이 가지고?!" 임은숙도 냉소하면서 말했다. "생각도 안 하고 허풍 떠는 이 주둥이로? 김예훈! 제발 부탁하는데 허풍 떨어도 정도가 있어야지!” 김예훈이 웃었다. "아버님, 어머님, 지금 상황은 남해시에 있을 때와 달라요." “남해시에서 저는 조용하게 살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성남으로 돌아오면 저는 왕이 귀환한 셈이예요!" 이번에는 정민아까지도 더 이상 들어줄 수 없었다. 그녀는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김예훈! 좀 현실적인 말을 하면 안 돼?" "무슨 왕이 귀환한다고?!" "당신이 정말 능력이 있다고 해도 조금씩 노력하고 조금씩 나아가야지!” "최근 당신이 좀 변한 줄 알았는데, 여전히 이 모양이네?” "이 허풍 떠는 버릇을 좀 고치면 안 돼?" "내가 덜 걱정하게 해줄 수 없어?"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진지하게 말했다. "민아, 나를 믿어야 해. 내가 너를 보호할 수 있고, 정씨 가문도 보호할 수 있어. 이 모든 것은 너를 위한 것이야." "너…" 정민아는 이때 화가 나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남해시에 있을 때 김예훈은 이미 약간의 변화가 있었으므로 그녀는 자신이 결혼을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성남에 오자마자 왜 이렇게 되었을까? 설마 번화한 곳에 오더니 자극받아 바보된 건가? 정민아는 차갑게 말했다. "그래. 날 지켜줄 수 있다며? 증명해 봐! 어떻게 지켜주려고 했어!" "할아버지께서 지금 나를 복씨 가문에 시집보내려고 하시는데 네가 그렇게 능력이 있다면 한 마디로 복씨 가문이 머리를 숙이고 굴복하게 해!" "그건…." 김예훈은 멍해졌다. 만약 3년 전이라면
"닥쳐! 너의 그 비현실적인 환상을 듣고 싶지 않아!" "김예훈, 너 몇 살이니? 아직 세 살짜리 어린인 줄 알아?” "우리 좀 현실적이면 안 돼?" "아무리 가진 게 없어도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면, 나는 당신이 할 수 있다고 믿어!" 정민아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김예훈은 입을 벌렸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럴 때, 그가 무슨 말을 해도 정민아는 믿지 않을 것이다. 정민아는 옷장에서 양복 한 벌을 꺼냈다. “이건 네 거 산 거야. 내일 갈아입고 가족 파티에 참석하자.” "내가 할아버지께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부탁할 게!" "하지만 오늘처럼 미친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명심해. 알았지?"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았어. 당신이 하자는 대로 할 게." 이 말을 하고 나서, 그도 어쩔 수 없었다. 남해시에 있을 때, 자신이 YE 투자 회사의 대표라고 말했는데 정민아는 믿지 않았다. 성남에 와서 정씨 가문을 보호한다고 말했지만 정민아는 여전히 믿지 않았다. 사실 정민아뿐만 아니라 정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 김예훈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 밤이 지나도 할말이 없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임은숙은 거실 소파에서 자고 있는 김예훈을 손바닥으로 쳐서 깨웠다. "못난 놈아, 빨리 안 일어나. 너 오늘 반드시 민아와 이혼 신고를 해야 돼!"정군은 김예훈을 노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김예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버님, 이건 우리 둘 사이의 일이예요. 그리고 저는 이혼할 생각이 없어요." “너네 둘의 일이라고? 네 맘대로 할 수 있는 거야?” "김예훈, 잘 들어. 당시 우리 정씨 가문이 너를 데릴 사위로 삼을 수 있다면 오늘 너를 정씨 가문에서 내쫓을 수도 있어!" "정말 우리 정씨 가문에서 뻔뻔스럽게 평생 먹고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우리 정씨 가문은 폐인이 필요 없어!" "넌 자격이 없어!"
"어머? 못난 놈! 우리 정씨 가문의 좋은 일을 망쳐버리고 무슨 낯짝으로 여기까지 와?" "우리가 정말 너를 때리지 못한다고 생각해?" "오늘 셋째 삼촌이 어르신 앞에서 너 대신 사정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지금 너를 때려죽였을 거다!" "폐인 새끼, 사람답게 사는게 좋아." “......” 그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김예훈에게 쏟아졌다. 정씨 어르신은 냉담한 얼굴로 김예훈 일행을 전혀 보지 않았다. 이건 단순히 여기가 성남이고, 정군의 인맥이 다소 있고, 복씨 가문의 일도 그가 연락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씨 어르신이 조금이라도 체면을 세워줘야 했다. 만약 여기가 남해시라면 정씨 어르신의 성격으로 김예훈 일행은 벌써 집에서 쫓아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 순간 그는 김예훈 일행을 정면으로 한 눈도 쳐다보지 않았다. 정씨 어르신이 지금 가장 좋아하는 건 정가을 가족이다. 아무튼 정가을은 곧 복씨 가문에 시집갈 것이다. 이 일에 있어서, 그동안 마음에 들었던 정지용 가족조차 정가을 가족의 신분에 미치지 못한다. 아무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민아 가족은 일단 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런데 막 앉으려고 할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삼촌! 여기는 성남이지 남해시가 아니에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요. 이제 우리는 성남의 새로운 가문이니까 가문의 규칙도 좀 고쳐야 한다고요.” "그러니까 여기 앉으면 안 돼요.” 입을 연 사람은 정지용이었다. 이 순간 그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당당했다. "무슨 뜻이야?" 정군은 분노한 얼굴이었다. "이 호텔은 내가 사람 찾아서 예약한 거야. 지금 내가 앉지도 못해?" "삼촌, 화내지 마시고요. 일단 우리 정씨 가문의 새로운 규칙부터 들어보세요.” 정지용은 일어서서 두 팔을 껴안았다. "할아버지께서 성남의 새로운 가문은 새로운 모습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오늘은 비록 가족 모임이지만 좀 있다가 복씨 도련님이 오시기 때문에 더욱 신
곧 종업원이 와서 요구에 따라 작은 테이블을 하나 추가했다. 테이블에는 그릇과 젓가락, 그리고 차와 야채 두부만 있었다. 이 종업원들도 세상 물정을 좀 아는 편이라 정군 가족들을 아이러니한 눈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됐어요! 빨리 앉아요. 거기 서서 웃음거리가 되지 말고요!" 정지용이 웃는 듯 말듯 입을 열고 말했다. 정군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가서 앉으려고 했다. 어쨌든 그들의 가족은 정씨 가족이다. 설령 정군이 성남에 인맥이 조금 있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른 정씨 가족들도 틀린 말 하지 않았다. 어젯밤 김예훈 이 바보가 확실히 정씨 가문의 행운을 망쳤다. 정군 일가를 쫓아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인정을 베푼 것이다. 이때 김예훈은 갑자기 정민아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돌려 말했다. "정지용, 네가 말을 그렇게 잘하는데 내가 물어볼 게. 정씨 가문에 2,000억을 기여한 사람이면 어느 테이블에 앉아야 해?" 김예훈은 안색이 냉담했으며 그는 전에 정씨 가문의 지분 51%를 매수한 2,000억 원을 내놓은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정씨 가문에 기여한 것은 2,000억 원이다. 이 2,000억이 없었다면 정씨 가문은 지금 성남에 올 자격도 없었을 것이다. 김예훈의 말이 나오자 다들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보는 눈빛이 정말 다채로웠다. "하하하하…." 수십 초 후, 현장에서 폭소를 자아냈으며 모든 사람들이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어르신, 저는 이 바보를 용서할 게요. 그가 어제 바보 짓을 했다고 믿을 게요! 하하하!" "2,000억이라고? 이들 가족이 2억을 내놓아도 괜찮은 편이다!" "셋째 삼촌의 평생 명예가 이 데릴 사위 때문에 무너질 줄 몰랐네요!" "어르신께서 정민아를 다시 시집보내려고 하시는데 그녀가 거절하다니요? 이 바보 때문에요? 웃겨 죽겠네요!" "근데 2,000억짜리 사위, 역시 복씨 가문 사위보다 낫네요! 하하하하!"
아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동태원은 90퍼센트의 힘을 사용하기까지 했다.그런데 아무리 힘을 실어봤자 오히려 자기 손바닥만 점점 찢어지듯이 아파져 왔다.“대단하네요.”동태원은 적당히 물러나서 더 이상 계속하지 않았다.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계속해서 말했다.“머리가 뛰어난 것도 모자라 실력과 마음가짐도 대단하시네요. 이번에 그 쪽한테 당한 것이 하나도 억울하지 않네요.”이때 동태원의 손짓 하나에 집사 한명이 테이블과 의자를 두 사람 옆으로 가져왔다.김예훈한테 자리에 앉으라면서 직접 차를 한 잔 우려주었다. 이어 집사가 정교한 다과를 차례로 가져왔다.동하임은 아버지가 김예훈을 이렇게 높게 평가할 줄 몰랐는지 의아하기만 했다.복수극이 열릴 줄 알았는데 마치 갑자기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동태원은 보이차를 마시면서 이상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힐끗 보더니 갑자기 웃으면서 말했다.“하임아, 내가 김 도련님을 죽여버리지 않고 식사 초대를 해서 이상해?”동하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이에 동태원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원래부터 김 도련님께 식사를 초대하고 싶었어. 이곳까지 모신 이유는 나에게 중시 받을 자격이 있는지 테스트해 보려고 했던 것뿐이야. 그럴 자격이 없더라도 그냥 단순히 운이 좋아서 어젯밤 일을 일으켰다고 생각하고 똑같이 식사를 초대했을 거야. 그런데 그때는 그저 순수한 저녁 식사 한 끼에 불과한 거지.”동태원의 의미가 담긴 말에 동하림은 생각에 잠겼다.그러다 이제 막 보석으로 풀려난 김예훈이 자신의 아빠에게 이렇게 중시 받고 있을 줄 몰랐는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김예훈은 동태원 말속에 숨은 뜻을 알아차리고도 그저 피식 웃을 뿐이다.이 생각 많은 늙은 여우한테 함부로 말을 걸었다가 낭패 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이 아무말도 하지 않자, 동태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임아, 내가 김 도련님께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싶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동하임이 생각하더니 말했다.“어젯
샤샤샥!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동하임은 이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전혀 당황하지 않았고, 오히려 김예훈이 화들짝 놀라는 표정을 보고 싶은지 가소로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그런데 결국 실망할 줄 몰랐다.김예훈은 뒷짐 쥔채 제자리에 서서 나뭇가지들이 몸을 스쳐 지나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자기 실력을 뽐내고 있는 동태원을 쳐다보았다.‘대단한데?’김예훈이 속으로 감탄하고 있을 때, 동태원이 선글라스를 벗어 와이프한테 건넸다.그러고는 수건으로 손을 닦으면서 어눌한 한국어로 말했다.“젊은 나이에 전혀 당황하지도 않고 대단한데요? 제가 어젯밤 당신한테 호되게 당한 것도 이유가 있었네요. 당신 같은 사람 손에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요.”동태원은 김예훈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아까는 김예훈을 테스트하기보다 겁을 주면 놀라서 오줌을 지릴 정도의 사람인지 보고싶었다.그런데 표정 변화 하나 없는 모습에 다시 보게 되었다.진주·밀양 젊은 층 중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몇 명 없었다.이때 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과찬입니다. 그런데 왜 저 때문에 호되게 당했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어젯밤 제가 경찰에 신고한 것 때문에 그러시는 거예요? 시민이 어려움에 부닥쳐 있을 때 경찰에 신고하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니잖아요.”동태원은 멈칫하더니 박장대소를 지었다.“역시 재밌는 사람이네요. 맞는 말이죠. 경찰에 신고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자 권력이죠. 그것 때문에 제가 얼마나 많은 사람한테 죄를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이고요. 진주 1인자로서 큰 권력을 쥐고 있는 한편 막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에요.”동태원의 시원시원한 말투에 김예훈도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이때 동태원이 앞으로 다가와 오른손을 내밀면서 말했다.“자, 정식으로 인사하죠. 저는 진주 1인자인 동태원이라고 해요.”김예훈도 배시시 웃으면서 악수했다.“그러면 저도 제 자기소개를 하죠. 저는 용문당 회
허유주가 김예훈을 데리고 아침 먹으러 가려고 할때, 구룡성 경찰서에서 어떤 몸매가 좋은 여자가 걸어왔다.그 여자는 바로 동하임이었다.동하임은 허유주와 함께 웃고 떠드는 김예훈을 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쓰레기 같은 자식.”이어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김예훈의 옆으로 다가갔다.동시에 그녀에게 시선이 향한 추하린과 허유주는 진주 1인자의 딸인 그녀가 왜 갑자기 찾아왔는지 이해되지 않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설마 번복해서 김 도련님을 다시 구속하려는 건 아니겠지?’다시 경찰서로 들어간다고 해도 아무 상관 없는 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쳐다보았다.이대로 잡힌다고 해도 가장 골치 아픈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이 한참동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말했다.“김 도련님, 잠깐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다 같은 편인데 하실 말씀이 있으면 여기서 하시죠.”동하임은 잠깐 침묵하더니 겨우 한마디 꺼냈다.“저희 아빠가 김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아침 식사 함께하는 거 어떠세요?”동태원이 주동적으로 만나자고 할 줄 몰랐는지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은 이를 거절하지 않고 추하린더러 허유주의 안전을 책임지라고 하고는 동하임의 포르쉐 911차에 올라탔다....반 시간 뒤, 태산 뒤쪽에 있는 별장에 도착하게 되었다.드넓은 이 별장에서는 멀리 있는 남태평양까지 보였다.습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면서 소금 짠 내가 풍기기도 했다.하와이풍의 반바지와 반소매 티를 입은 진주 1인자 동태원은 손에 낚싯대를 들고 바닷가에서 낚시하고 있었다.동하임과 함께 별장으로 들어섰을 때, 마침 동태원이 잡은 물고기를 들어올렸다.그의 옆에 있던 여인은 낚싯바늘을 떼어내고 다시 물고기를 방생했다.이 모습을 보고있던 김예훈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이런 생활은 그가 꿈꾸던 노년 생활이었기 때문이다.그때되면 과연 그의 옆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아니면 모두 다?김예훈
10분 뒤, 구룡성 경찰서를 벗어난 김예훈은 거들먹거리는 표정으로 자신을 째려보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발견했다.김예훈이 경찰서를 힐끔 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진주 1인자라는 사람이 재밌군요. 상대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라고 해도 절대 봐주지 않네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래서 안동 김씨 가문, 일본 야마구치파, 홍성파에서 얼마나 벼르고 있는지 몰라요. 진주 1인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비 거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진주 1인자라는 그분 성함이 뭐죠?”추하린이 답했다.“동태원이요.”“동태원 씨가 진주 1인자 자리에 앉은 걸 보면 능력이 대단할 거예요. 그리고 누군가 그 사람이 그 위치에 앉아있기를 원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안동 김씨 가문에서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요.”김예훈은 추하린의 어깨를 툭툭 치려다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가 생각나 다시 손을 거뒀다.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진주 1인자인 동태원 씨랑 만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줘요. 그분도 저를 만나고 싶어 할 거예요.”김예훈이 손을 툭툭 털면서 이곳을 떠나려고 할때, 주차장에 있던 토요타 알파드 차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예훈 오빠.”온밤 여기서 기다리면서 온갖 인맥을 다 동원한 허유주는 바로 김예훈에게 안기려고 했다.“나왔어? 정말 다행이야.”어젯밤 그녀는 김예훈이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한테 짓밟힐까 봐 걱정이었다.진주에 깊은 뿌리를 박은 홍성파는 진주 기관 사람들과 친했으니 말이다.김예훈이 무사히 풀려난 것만으로도 놀라울 정도였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라이언 킹의 뺨까지 때렸는데 김예훈이 보석되고 진세은이 갖힐 줄 몰랐다.김예훈은 자기를 와락 끌어안은 허유주를 떼어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난 다른 사람을 도와준 착한 시민일 뿐이야. 나까지 구속하면 진주 법도가 신뢰를 잃는 거 아니겠어? 그리고 네가 날 도와주고 있는데 누가 감히 날 건드리
추하린이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경찰에 신고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진 이상 공평하게 처리해야만 했다.뚜벅뚜벅.두 사람이 대화를 마쳤을 때, 제복을 입은 한 경찰이 걸어들어왔다.짧은 머리에 혼혈인으로 보이는 그녀는 높은 콧대에 움푹 파인 두 눈을 하고 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가져다주었다.그리고 그녀의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동하임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그녀는 김예훈을 한참동안 쳐다보고는 추하린을 힐끔 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씨, 이 사람 보석으로 풀려났어요. 그런데 보름 동안은 진주를 벗어나지 못하며 언제든 저희 연락을 기다리셔야 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김 도련님은 피해자예요. 누구를 죄인으로 몰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잘 협조할 거예요. 저희한테는 인증이면 인증, 물증이면 물증, 없는 것이 없어요.”이 말에 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자료 하나를 던져주었다.“여기에 사인하고 당장 꺼져요.”펜을 든 김예훈은 급히 사인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림을 쳐다보았다.“저희 처음 본 사이인 것 같은데 제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을까요?”동하임은 콧방귀만 뀔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이때 추하린이 말했다.“김 도련님께서는 잘못한 거 없어요. 그런데 진주 1인자인 동하임 씨 아버님을 건드린 건 맞죠.”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 있던 김예훈은 그제야 동하임이 왜 자신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어제저녁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진주 1인자를 궁지로 몰고 갔으니 말이다.표정이 차갑기만 만 동하임은 사실 감정을 잘 숨기고 있었다.김예훈이 펜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제가 보석되었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동하임이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김현민 씨 일행이 모든 일을 도모한 사실은 증거 부족으로 전부 석방되었어요. 야마구치파는 죄가 극악
10분 뒤, 전신 무장한 경찰들이 닥쳐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체포했다.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열몇 명의 기자들도 피비린내를 맡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늘, 이 거대한 사건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가 연루된 사건이었다.어느 한쪽만 있었다고 해도 뉴스 메인을 차지했을 텐데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진주 경찰은 공과 사를 구분하면서 공평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진주·밀양에서 신분 높은 김현민이라고 해도 도망칠 수 없이 똑같이 조사받아야 했다.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진주 경찰들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공정해야 했다.그렇게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고 말았다.경찰은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을 포함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를 진행했다.김예훈도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긴 했지만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이번에 일부러 김현민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작정한 것이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어느정도로 대단한지, 그리고 이곳에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두번째 날 아침, 추하린이 그럴싸한 브런치를 들고 취조실로 들어왔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브런치를 건네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도련님, 어젯밤 그 전화 한 통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알아요?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께서 화가 난 나머지 진주 1인자인 동태원에게 전화해서 왜 김현민을 구속했냐고 따졌대요.”김예훈이 브런치를 즐기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겁이 났대요?”“얼마나 많은 기자가 지켜보고 있는데 겁이 날 새나 있었겠어요? 계속해서 진주 1인자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추하린이 피식 웃었다.“그저 법대로 진행하는 거라고 답장했대요. 그리고 온밤 구룡성 경찰서를 포위한 홍성파 사람들은 자기 사람을 풀어달라고 하면서 김 도련님을 처리하라고 했대요. 그런데 증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요. 야마구치파가 허유주 씨한테 약을 탄 것만 해도 충
“이런 제기랄!”“지금 김현민 도련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죽고 싶어?”김현민 뒤에 서 있던 남녀들이 김예훈을 차갑게 째려보고 있었다.비록 김예훈이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라이언 킹을 뺨 한 대로 죽여버리긴 했지만,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상류 인사들한테는 그저 싸움만 잘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김예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들의 힘, 배경과 권력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예전처럼 혼자서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었다.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저 대단한 것뿐이었다.김현민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까지 건드리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수장님도 참. 제가 언제 수장님을 건드리겠다고 했나요?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정의로운 분을 제가 왜 건드리겠어요.”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언급할 때 김예훈의 표정은 흥미진진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이 타이틀을 이용해서 과연 거들먹거릴지 보고 싶었다.김현민 역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저 소문일 뿐이에요.”“그래요?”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김현민은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인 것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이 기세를 빌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굳히고 싶은 모양이었다.이대로라면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될지도 몰랐다.아니라면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순간 김예훈은 김현민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김현민은 한참동안 김예훈을 쳐다보다 아무 말 없이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그의 앞길을 막았다.“김예훈 도련님께서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김현민은 김예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런 순간에 김예훈이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실력이 대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어지지 않는지 정신마저 해이해지는 느낌이었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라이언 킹이 결국 뺨 한 대로 김예훈의 손에 죽을 줄 몰랐다.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진주·밀양을 종횡무진하는 홍성파의 고수가 이렇게 치욕스럽게 죽어버렸으니 말이다.김예훈은 뺨 한 대로 라이언 킹을 죽여버린 것도 모자라 홍성파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홍성파 부하들은 복수심에 심장이 들끓는 대신 그저 총을 쥐고 있는 손이 무지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어마어마한 한기가 불어와 온몸이 굳어져 눈 하나 깜빡하지도 못했다.“죽여! 죽여버리라고! 라이언 킹 님을 위해 복수해야지!”잠시 후, 그제야 반응한 진세은이 이성을 잃었는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순간 자기가 인생을 망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도 죽고, 라이언 킹도 죽고, 타케이도 살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일련의 사건 때문에 진세은은 거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김예훈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만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홍성파 부하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총구를 김예훈에게 조준하지도 못했다.아까 그 뺨 한 대에 넋을 잃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 역시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는지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하고있었다.이순간 그제야 김예훈이 왜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김서하를 물리칠 수 있었는지 이해되는 것만 같았다.뺨 한 대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부들부들 떨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진세은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진세은은 총을 빼앗아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방아쇠를 당겼다.“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피융! 피융! 피융!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총알은 김예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모조리 그의 발밑에 떨어지고 말았다.김예훈은 서서히 다가가 진세은의 턱을 잡으면서 피식 웃었다.“봐봐. 총을 가
김예훈 뒤에 서 있던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총을 꺼내 홍성파 부하들을 겨냥했다.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열세에 처해있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하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들 역시 속으로는 김예훈이 너무 거들먹거린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다.‘홍성파가 용전처럼 도리를 따지고, 룰을 지키는 조직인 줄 아나 봐. 우리 몇 명으로 어떻게 홍성파를 제압하려고 그러는 거지? 말도 안 돼.’투닥투닥.공격을 주고받고 있는 사이, 라이언 킹은 갑자기 표정이 확 변하더니 몸에 지니고 있던 비수 하나를 꺼냈다.라이언 킹은 갑자기 추문성 발밑까지 굴러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비수를 내밀었다.아무 생각 없는 행동인 것 같았지만 추문성의 요충을 노리고 있었다.파란 불빛을 띠고 있는 비수에 찔리는 순간 추문성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비수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피 냄새가 맡아지기도 했다.일반인이 이런 상황을 맞이했다면 피하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던 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하면서 당도를 내리 찔렀다.만약 라이언 킹이 계속 추문성을 죽이는 것을 택한다면 똑같이 추문성의 당도에 의해 두 동강 날 것이 뻔했다.등골이 오싹해진 라이언 킹이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더니. 김예훈 저놈의 말을 듣고 목숨까지 내놓기로 한거야.’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한다고 해도 라이언 킹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홍성파 고수로서 매일 아무 걱정 없이 크루즈나 들락거리는 사람이 죽고 싶을 리가 없었다.다음 순간, 라이언 킹은 어쩔 수 없이 노리던 부위를 피해 비수로 추문성의 당도를 막았다.쨍!두 사람은 몸이 굳어져 버리더니 동시에 뒤로 튕겨 나갔다.“풉!”바닥에 떨어진 순간, 창백한 얼굴로 피를 토해낸 추문성과는 달리 라이언 킹은 피를 꾹 삼키면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라이언 킹은 추문성 같은 젊은이를 상대로 양쪽 모두 크게 다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