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종업원이 와서 요구에 따라 작은 테이블을 하나 추가했다. 테이블에는 그릇과 젓가락, 그리고 차와 야채 두부만 있었다. 이 종업원들도 세상 물정을 좀 아는 편이라 정군 가족들을 아이러니한 눈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됐어요! 빨리 앉아요. 거기 서서 웃음거리가 되지 말고요!" 정지용이 웃는 듯 말듯 입을 열고 말했다. 정군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가서 앉으려고 했다. 어쨌든 그들의 가족은 정씨 가족이다. 설령 정군이 성남에 인맥이 조금 있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른 정씨 가족들도 틀린 말 하지 않았다. 어젯밤 김예훈 이 바보가 확실히 정씨 가문의 행운을 망쳤다. 정군 일가를 쫓아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인정을 베푼 것이다. 이때 김예훈은 갑자기 정민아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돌려 말했다. "정지용, 네가 말을 그렇게 잘하는데 내가 물어볼 게. 정씨 가문에 2,000억을 기여한 사람이면 어느 테이블에 앉아야 해?" 김예훈은 안색이 냉담했으며 그는 전에 정씨 가문의 지분 51%를 매수한 2,000억 원을 내놓은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정씨 가문에 기여한 것은 2,000억 원이다. 이 2,000억이 없었다면 정씨 가문은 지금 성남에 올 자격도 없었을 것이다. 김예훈의 말이 나오자 다들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보는 눈빛이 정말 다채로웠다. "하하하하…." 수십 초 후, 현장에서 폭소를 자아냈으며 모든 사람들이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어르신, 저는 이 바보를 용서할 게요. 그가 어제 바보 짓을 했다고 믿을 게요! 하하하!" "2,000억이라고? 이들 가족이 2억을 내놓아도 괜찮은 편이다!" "셋째 삼촌의 평생 명예가 이 데릴 사위 때문에 무너질 줄 몰랐네요!" "어르신께서 정민아를 다시 시집보내려고 하시는데 그녀가 거절하다니요? 이 바보 때문에요? 웃겨 죽겠네요!" "근데 2,000억짜리 사위, 역시 복씨 가문 사위보다 낫네요! 하하하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정씨 어르신은 따져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복 도련님, 이 큰 인물이 도대체 누구이신가요? 한 번 만나보고 싶네요." 복현은 신비로운 표정을 하고 말했다. "이 큰 인물은 우리 복씨 가문이 많은 인맥을 동원해서 알아본 거예요. 말해도 당신들은 믿지 않을 거예요!" "그분이 바로 김씨 가문의 진정한 후계자라고 들었어요.” “3년 전, 김씨 가문을 다시 빛나도록 이끌어온 김 세자!” "하지만 김 세자는 은퇴한 지 3년이 되었어요." "이번에 강세로 컴백한다는데 예상 밖이네요." "얼마나 많은 거물들이 김 세자를 만나고 싶어서 단단히 벼르고 있는지 몰라요!" "말하자면, 당시 저는 김 세자와 같은 대학에 다녔는데 몇 번 만나서 연락처까지 주고 받았어요!" "기회를 봐서 김 세자와 약속을 잡고 만나봐야겠어요." "김 세자가 원한다면 대충 손을 내밀어 정씨 가문을 일으켜준다면 정씨 가문이 일류 가문이 될지도 모르죠." 복현은 여기까지 말하고 더욱 의기양양했다. 당시 김씨 가문의 김 세자! 그분은 지금 김씨 사걸을 능가하는 최고의 인물이다. 들어보니 국내 최상급 인물들을 만났다고 들었는데 성남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만약 그런 게 아니라면 그가 이번에 컴백하는 데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나! 대단해요! 복 도련님이 이런 인물까지 아실 줄은 몰랐네요!" "이 김 세자는 듣기만 해도 대단하네요!" "기회가 되면, 복 도련님께서 꼭 소개해 주세요!" 그 자리에 사람들이 이 순간 미친 듯이 복현을 숭배한 듯 보고 있었다. 정씨 어르신은 지금 얼굴에 감탄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며 복현에 대해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만약 복현을 손녀사위로 삼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군 부부는 지금 안색이 복잡했다. 그들은 결정을 내렸다. 나중에 반드시 정민아를 잘 설득해야 하며 이렇게 좋은 사위를 절대 놓치면 안
지금 다른 정씨 가족들도 이리쿵저리쿵 입을 열고 떠들었다. "민아야, 앞으로 너 이 데릴 남편을 데리고 나오지 마라!" "네가 부끄럽지 않아도 우리가 부끄럽다." "맞아요! 빨리 쫓아내는 게 좋아요! 창피하네요!" "우리 정씨 가문은 지금 성남의 새로운 가문인데, 이렇게 바보 같은 사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밖에 나가서 활동하겠어?" "네가 체면을 차리지 않는다고 우리도 그런 줄 알아?" "정군, 너네 가족은 정말 엉망진창이네. 정말 실망했어!" 정민택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정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이구! 우리 가문은 전생에 도대체 무슨 죄를 지은 거야!"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은 평소에는 말솜씨가 좋았는데, 오늘은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였다. 너무 수치스럽다! 원래 성남에 오면 모든 것이 변하고 예전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성남에 온 후 모든 것이 이렇게 수치스러울 줄 몰랐다! 정민아는 구석에 앉았다. 온갖 조소와 풍자에도 그녀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눈물만 계속 흘렸다. 이토록 더 창피한 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그녀가 김예훈에 대한 조금의 호감도 모두 사라졌다. 그녀는 김예훈이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도 개의치 않았고, 김예훈이 바보라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다만 그가 열심히 하면 된다! 성남에 온 후에 그가 착실하게 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김예훈은 정말 그녀를 실망시켰고, 심지어 절망했다! 비현실적이다! 환심을 사려고 한다! 죽어도 체면을 차린다! 하찮은 놈 같다! 전에 이혼할 생각이 없던 정민아도 이 순간 이혼할 생각이 좀 들었다. 그녀는 이 사람이 자기 남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복현은 지금 김예훈을 가만두고 싶지 않아서 냉소하며 말했다. "좋아요! 당신이 김 세자라면서요? 내일 저녁 성남에서 파티가 열리는데 김씨 가문의 김청미 아가씨가 특별히 김 세자를 위해 준비한 환
정씨 어르신은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복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정씨 가족들도 기대하면서 복현을 바라보았다. "문제없어요." 복현은 바로 대답했지만, 마음이 좀 아팠다. 또 몇 억이 나간다! "전화 한 통으로 되는 일이예요!" 복현은 전화 한 통을 걸더니 초대장 두 장을 더 샀다. 정가을은 잠시 정민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미소를 짓고 말했다. "민아, 내일 저녁 파티에서 너를 만날 수 있을까? 하하하…." 정민아는 얼굴이 새까맣게 어두워졌다. 정가을은 일부러 그녀를 난처하게 했다. 정가을은 복씨 가문에 시집갈 여자이며 복현이 정씨 가문에게 보낸 초대장 두 장 중 분명 한 장은 그녀의 것이다. ...... 얼마 지나지 않았다. 은색 렉서스 승용차 한 대가 레스토랑 문 앞에 섰다. 그러자 양복 차림에 구두를 신은 한 남자가 들어와 정씨 가문이 있는 룸으로 향했다. "이분이 김 총관님 아닌가요?” 이 남자를 보고 다른 사람들은 반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복현이 제일 먼저 맞이했다. 김 총관은 김씨 가족의 백운별원의 총관이며 말하자면 하인이자 가신이다. 하지만 문제는 김씨 가문이 경기도에서 지위가 너무 높다. 비록 백운별원의 총관이라 할지라도, 많은 가문에게는 접촉할 수 없는 큰 인물이다. 복현 같은 일류 가문의 인물이라도 김 총관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 김 총관은 허리를 굽히고 공손히 말했다. “어느 분이 정씨 어르신입니까? 제가 이번에 온 목적은 간단해요. 바로 내일 저녁 파티에 정씨 가문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여기 초대장 열 장이 있습니다!" 초대장을 남긴 후, 김 총관은 쓸데없는 말없이 바로 돌아서서 빠르게 떠났다. 그가 떠나는 순간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분이 여기 계신다! 그분이 정말 여기 계신다! 그냥 거기 편하게 서 있는 것 만으로도 김 총관에게 엄청 큰 압력을 주었다. 평소라면 그는 절대 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 김청미가
정민아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때 정가을은 대놓고 그녀를 모욕하는 것이 명백하잖아? 그러면 어때서? 복씨 가문은 정말 대단하다! 역시 성남의 일류 가문이다! 복현이 아직 후계자가 아니고 중요한 인물도 아니다. 그런데 그의 전화 한 통에 김씨 가문의 총관이 직접 초대장을 보내왔다. 복씨 가문의 인맥이 너무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지? 경기도에서 김씨 가문 외에 가장 세력이 있는 가문이 복씨 가문이겠지? 정군은 죽을 만큼 후회하고 있다. 자신이 어떻게 정민아에게 김예훈 이 폐인을 돕겠다고 약속했을까? 최대한 빨리 이혼을 시켜서 이렇게 좋은 사위를 건질 수 있을지 봐야 한다. 만약 복씨 가문의 도련님처럼 좋은 사위가 생긴다면 웃으며 잠에서 깨어나겠지? 앞으로 매일 돈만 세면서 살면 되지 않을까? 무엇을 더 할 필요가 있을까? 복현은 좀 어리둥절했다. 다른 사람들은 김 총관이 어떤 인물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매우 잘 알고 있다.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비록 자신의 큰형 복률일지라도 김 총관이 그들을 무시하고 싶다면 그냥 무시하는 것이다. 분명 누군가 뭔가를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서 자신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그래야 자신이 더 위풍당당해 보일 것이다. 그러자 복현은 살짝 웃었다. "어르신, 죄송해요. 제 능력이 부족해서 초대장 열 장밖에 구할 수 없었어요. 원래 이런 급의 파티에 자리가 많지 않거든요." 정씨 어르신은 기분이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복 도련님, 천만에요. 정말 대단하세요. 상상 그 이상이예요! 자, 제가 한 잔 올릴 게요!" 복현도 이 상황을 보고 매우 정중하게 말했다. "이렇게 됐으니 이 초대장 열 장을 정씨 가문에 선물드릴 테니 누가 파티에 갈지 가족들끼리 결정하세요." "네!" 정씨 어르신은 초대장 한 묶음을 받고 너무 웃어서 얼굴이 비뚤어질 것 같았다. 그를 제외하고 정민택 가족, 정가을 가족 모두 초대장
정지용은 이미 참지 못하고 말했다. "김예훈, 체면을 좀 차릴 수 없어? 이 초대장은 분명히 복 도련님이 사람 찾아서 얻은 것인데, 너랑 무슨 상관이야?” 복현도 분노했다. "당신은 뭐예요? 감히 내 공로를 뺏어가요?" 정민택은 심지어 정군을 삿대질하며 호통을 쳤다. "셋째! 네 사위의 꼴을 좀 봐봐! 얼른 데려가!" "아니면 빨리 이놈을 쫓아내든가!" "아니면 앞으로 이놈을 데리고 와서 망신당하지 말고!" "우리 정씨 가문은 이런 망신당할 수 없어!” 김예훈이 막 뭐라고 말하려는데 정민아가 뺨을 한 대 때렸다. "따라와!!!" 정민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더 이상 망신당할 수 없었다. 오늘 그녀는 자신이 당한 모욕은 이미 충분하다고 느꼈는데 김예훈이 끊임없이 그녀에게 모욕을 주고, 끊임없이 그녀를 망신시켰다. 아무리 그녀가 심성이 좋아도 지금 이 순간은 무너질 것 같았다. 레스토랑 밖에 나왔다. 정민아는 이미 울음을 터뜨렸다. "김예훈, 제발!" "정씨 가문에서 요즘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졌어!" "내가 어렵게 다진 사업의 기반이 이젠 없어졌어!" "나는 성남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 "제발 나 좀 살려줘. 다시는 망신시키지 마!"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 정말 버틸 자신이 없어! 버틸 수가 없어…." 정민아는 울다가 억울해서 길가에 주저앉았으며 마치 무력한 소녀 같았다. 김예훈은 마음이 너무 아파서 손을 뻗어 그녀의 눈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민아야, 내일 저녁 파티에 가고 싶어?" 정민아는 흐느끼며 말했다. "누가 가고 싶지 않겠어? 정씨 가문을 대표해서 참석하면 나중에 정씨 가문의 실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뜻이야!" "정씨 가문을 저 무능한 인간들에게 넘겨줄 수 있겠어?" "그리고 엄마, 아빠, 소현의 눈빛을 못 봤어?" "하지만 가고 싶다고 해서 어쩌겠어?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초대장을 전혀 주지 않아! 당신이 구할 수 있어?" "구할 수 있어.
레스토랑 룸에서. 지금 정민아의 안색이 냉담했고 다른 사람들의 안색이 이상했다. 분명히 방금 전에 정민아가 내일 저녁 김 세자의 환영 파티에 온 가족이 참석한다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 순간 모든 사람들의 눈빛이 김예훈에게 쏠렸다. "여러분 맞혀보세요. 이놈이 어떻게 초대장을 구할 것인지? 훔치는 걸까요, 빼앗은 걸까요?” "혹시 사는 건 아닐까요?" 복현이 이 말을 듣고 웃었다. "여러분들 모를 것 같은데, 이런 초대장은 살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전혀 구매할 경로가 없어요." "경로가 있어도 한 장에 5억 원 이상인데, 온 가족이 가면 5장을 사야 하는데 최소 25억 원이에요!" "그들 가족이 그렇게 많은 돈이 있나요?" "있겠죠? 정민아가 갖고 있는 다이아몬드가 비싸지 않나요?" "그런데 이런 물건을 갑자기 팔려면 가격을 많이 깎아야 할 것 같은데요?" "안타깝네요. 잘난 척하느라 반지까지 다 파네요!" 정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바보를 구경하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들 어떤 상황이고 누가 돈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정민아는 이제 정씨 회사의 재무를 관리하지 않으며 남해시 쇼핑 센터 프로젝트도 다른 사람이 넘겨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민아 가족이 무슨 돈이 있겠어? 설령 있다고 해도 몇 억 원은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다 털어내서 초대장을 산다고? 그러고 나면 살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의 비아냥거리는 시선 속에서 종업원이 음식을 서빙하기 시작했다."저 사람들 식탁을 보니, 야채 두부만 있어서 좀 불쌍하네요. 아니면 주방에 얘기해서 한 사람당 만두 한 개를 올리라고 할까요?" 정지용은 호의를 베푸는 듯 말했다.복현은 생각밖으로 대범하게 말했다. "정 대표님, 정씨 가문이 이 정도로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저 사람들에게 최저 기준으로 채소 4개와 찌개 1개를 준비해줘요. 만약 몇이 굶어 죽으면 재수 없잖아요." "좋아요!" 정씨 어르신이 손을 흔들었다.
복현은 고개를 저으며 자리를 떠났다.“하아-”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도 탄식이 끊이지 않았다.김예훈 이 찌질한 놈이 성남시에 오지 않았다면 자연스럽게 정민아와 이혼하게 되었을 것이다.그리고 정민아는 복현과 결혼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의 집안은 출세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게 되었다!이때, 복현이 앞을 지나가면서 한숨을 쉬며 내뱉은 말을 듣고 그들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연회가 끝난 후.“다 함께 우리 새 별장으로 가자고.”“오늘 밤, 성남시에서의 발전과 내일에 있을 저녁 파티에 대해 상의해봐야지!”“너희들도 모두 옆에서 들어. 너희들한테 좋은 점이 있을 거니까!”“그리고, 복현 도련님, 저희랑 함께 가시죠.”정동철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정동철을 쳐다보았다.특히 정군은 정씨 일가에서 중요한 위치에 오르는 것이 그의 오래된 야망이었다.오늘 밤, 자신도 집안 회의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랐다.다만 아쉽게도 정동철이 그들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셋째네는 이제 그만 돌아가거라.”정군은 약간 망설였다. “아버지, 저...”“왜? 여기는 네가 없어도 돼. 네 그 잘난 사위 놈이 너무 나대서 내 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릴까 봐 걱정돼서 그래.”말을 마치고 정동철은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떠나기 전에, 정지용과 정가을이 김예훈 앞으로 다가와서 웃으며 말했다. “김예훈, 내일 밤 우리를 실망시키지 마!”“그 잘난 김세자이잖아!”“파티 장에 들어오지 못하면 정씨 일가의 데릴사위라고 하지 마. 우리 가문의 명성에 먹칠을 하지 말라고!”“김세자” 라고 말하면서 정지용과 정지용은 한껏 조롱하는 눈치였다.데릴사위 자식은 정말 웃기는 놈이다. 감히 자신을 김세자라고 하더니? 죽고 싶어 환장한 것인가?바로 이때, 복현이 이쪽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부대표님, 농담은 함부로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요!”“오늘 이 자리에서는 말해도 상
아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동태원은 90퍼센트의 힘을 사용하기까지 했다.그런데 아무리 힘을 실어봤자 오히려 자기 손바닥만 점점 찢어지듯이 아파져 왔다.“대단하네요.”동태원은 적당히 물러나서 더 이상 계속하지 않았다.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계속해서 말했다.“머리가 뛰어난 것도 모자라 실력과 마음가짐도 대단하시네요. 이번에 그 쪽한테 당한 것이 하나도 억울하지 않네요.”이때 동태원의 손짓 하나에 집사 한명이 테이블과 의자를 두 사람 옆으로 가져왔다.김예훈한테 자리에 앉으라면서 직접 차를 한 잔 우려주었다. 이어 집사가 정교한 다과를 차례로 가져왔다.동하임은 아버지가 김예훈을 이렇게 높게 평가할 줄 몰랐는지 의아하기만 했다.복수극이 열릴 줄 알았는데 마치 갑자기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동태원은 보이차를 마시면서 이상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힐끗 보더니 갑자기 웃으면서 말했다.“하임아, 내가 김 도련님을 죽여버리지 않고 식사 초대를 해서 이상해?”동하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이에 동태원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원래부터 김 도련님께 식사를 초대하고 싶었어. 이곳까지 모신 이유는 나에게 중시 받을 자격이 있는지 테스트해 보려고 했던 것뿐이야. 그럴 자격이 없더라도 그냥 단순히 운이 좋아서 어젯밤 일을 일으켰다고 생각하고 똑같이 식사를 초대했을 거야. 그런데 그때는 그저 순수한 저녁 식사 한 끼에 불과한 거지.”동태원의 의미가 담긴 말에 동하림은 생각에 잠겼다.그러다 이제 막 보석으로 풀려난 김예훈이 자신의 아빠에게 이렇게 중시 받고 있을 줄 몰랐는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김예훈은 동태원 말속에 숨은 뜻을 알아차리고도 그저 피식 웃을 뿐이다.이 생각 많은 늙은 여우한테 함부로 말을 걸었다가 낭패 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이 아무말도 하지 않자, 동태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임아, 내가 김 도련님께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싶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동하임이 생각하더니 말했다.“어젯
샤샤샥!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동하임은 이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전혀 당황하지 않았고, 오히려 김예훈이 화들짝 놀라는 표정을 보고 싶은지 가소로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그런데 결국 실망할 줄 몰랐다.김예훈은 뒷짐 쥔채 제자리에 서서 나뭇가지들이 몸을 스쳐 지나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자기 실력을 뽐내고 있는 동태원을 쳐다보았다.‘대단한데?’김예훈이 속으로 감탄하고 있을 때, 동태원이 선글라스를 벗어 와이프한테 건넸다.그러고는 수건으로 손을 닦으면서 어눌한 한국어로 말했다.“젊은 나이에 전혀 당황하지도 않고 대단한데요? 제가 어젯밤 당신한테 호되게 당한 것도 이유가 있었네요. 당신 같은 사람 손에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요.”동태원은 김예훈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아까는 김예훈을 테스트하기보다 겁을 주면 놀라서 오줌을 지릴 정도의 사람인지 보고싶었다.그런데 표정 변화 하나 없는 모습에 다시 보게 되었다.진주·밀양 젊은 층 중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몇 명 없었다.이때 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과찬입니다. 그런데 왜 저 때문에 호되게 당했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어젯밤 제가 경찰에 신고한 것 때문에 그러시는 거예요? 시민이 어려움에 부닥쳐 있을 때 경찰에 신고하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니잖아요.”동태원은 멈칫하더니 박장대소를 지었다.“역시 재밌는 사람이네요. 맞는 말이죠. 경찰에 신고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자 권력이죠. 그것 때문에 제가 얼마나 많은 사람한테 죄를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이고요. 진주 1인자로서 큰 권력을 쥐고 있는 한편 막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에요.”동태원의 시원시원한 말투에 김예훈도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이때 동태원이 앞으로 다가와 오른손을 내밀면서 말했다.“자, 정식으로 인사하죠. 저는 진주 1인자인 동태원이라고 해요.”김예훈도 배시시 웃으면서 악수했다.“그러면 저도 제 자기소개를 하죠. 저는 용문당 회
허유주가 김예훈을 데리고 아침 먹으러 가려고 할때, 구룡성 경찰서에서 어떤 몸매가 좋은 여자가 걸어왔다.그 여자는 바로 동하임이었다.동하임은 허유주와 함께 웃고 떠드는 김예훈을 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쓰레기 같은 자식.”이어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김예훈의 옆으로 다가갔다.동시에 그녀에게 시선이 향한 추하린과 허유주는 진주 1인자의 딸인 그녀가 왜 갑자기 찾아왔는지 이해되지 않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설마 번복해서 김 도련님을 다시 구속하려는 건 아니겠지?’다시 경찰서로 들어간다고 해도 아무 상관 없는 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쳐다보았다.이대로 잡힌다고 해도 가장 골치 아픈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이 한참동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말했다.“김 도련님, 잠깐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다 같은 편인데 하실 말씀이 있으면 여기서 하시죠.”동하임은 잠깐 침묵하더니 겨우 한마디 꺼냈다.“저희 아빠가 김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아침 식사 함께하는 거 어떠세요?”동태원이 주동적으로 만나자고 할 줄 몰랐는지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은 이를 거절하지 않고 추하린더러 허유주의 안전을 책임지라고 하고는 동하임의 포르쉐 911차에 올라탔다....반 시간 뒤, 태산 뒤쪽에 있는 별장에 도착하게 되었다.드넓은 이 별장에서는 멀리 있는 남태평양까지 보였다.습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면서 소금 짠 내가 풍기기도 했다.하와이풍의 반바지와 반소매 티를 입은 진주 1인자 동태원은 손에 낚싯대를 들고 바닷가에서 낚시하고 있었다.동하임과 함께 별장으로 들어섰을 때, 마침 동태원이 잡은 물고기를 들어올렸다.그의 옆에 있던 여인은 낚싯바늘을 떼어내고 다시 물고기를 방생했다.이 모습을 보고있던 김예훈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이런 생활은 그가 꿈꾸던 노년 생활이었기 때문이다.그때되면 과연 그의 옆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아니면 모두 다?김예훈
10분 뒤, 구룡성 경찰서를 벗어난 김예훈은 거들먹거리는 표정으로 자신을 째려보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발견했다.김예훈이 경찰서를 힐끔 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진주 1인자라는 사람이 재밌군요. 상대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라고 해도 절대 봐주지 않네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래서 안동 김씨 가문, 일본 야마구치파, 홍성파에서 얼마나 벼르고 있는지 몰라요. 진주 1인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비 거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진주 1인자라는 그분 성함이 뭐죠?”추하린이 답했다.“동태원이요.”“동태원 씨가 진주 1인자 자리에 앉은 걸 보면 능력이 대단할 거예요. 그리고 누군가 그 사람이 그 위치에 앉아있기를 원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안동 김씨 가문에서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요.”김예훈은 추하린의 어깨를 툭툭 치려다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가 생각나 다시 손을 거뒀다.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진주 1인자인 동태원 씨랑 만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줘요. 그분도 저를 만나고 싶어 할 거예요.”김예훈이 손을 툭툭 털면서 이곳을 떠나려고 할때, 주차장에 있던 토요타 알파드 차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예훈 오빠.”온밤 여기서 기다리면서 온갖 인맥을 다 동원한 허유주는 바로 김예훈에게 안기려고 했다.“나왔어? 정말 다행이야.”어젯밤 그녀는 김예훈이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한테 짓밟힐까 봐 걱정이었다.진주에 깊은 뿌리를 박은 홍성파는 진주 기관 사람들과 친했으니 말이다.김예훈이 무사히 풀려난 것만으로도 놀라울 정도였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라이언 킹의 뺨까지 때렸는데 김예훈이 보석되고 진세은이 갖힐 줄 몰랐다.김예훈은 자기를 와락 끌어안은 허유주를 떼어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난 다른 사람을 도와준 착한 시민일 뿐이야. 나까지 구속하면 진주 법도가 신뢰를 잃는 거 아니겠어? 그리고 네가 날 도와주고 있는데 누가 감히 날 건드리
추하린이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경찰에 신고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진 이상 공평하게 처리해야만 했다.뚜벅뚜벅.두 사람이 대화를 마쳤을 때, 제복을 입은 한 경찰이 걸어들어왔다.짧은 머리에 혼혈인으로 보이는 그녀는 높은 콧대에 움푹 파인 두 눈을 하고 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가져다주었다.그리고 그녀의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동하임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그녀는 김예훈을 한참동안 쳐다보고는 추하린을 힐끔 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씨, 이 사람 보석으로 풀려났어요. 그런데 보름 동안은 진주를 벗어나지 못하며 언제든 저희 연락을 기다리셔야 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김 도련님은 피해자예요. 누구를 죄인으로 몰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잘 협조할 거예요. 저희한테는 인증이면 인증, 물증이면 물증, 없는 것이 없어요.”이 말에 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자료 하나를 던져주었다.“여기에 사인하고 당장 꺼져요.”펜을 든 김예훈은 급히 사인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림을 쳐다보았다.“저희 처음 본 사이인 것 같은데 제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을까요?”동하임은 콧방귀만 뀔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이때 추하린이 말했다.“김 도련님께서는 잘못한 거 없어요. 그런데 진주 1인자인 동하임 씨 아버님을 건드린 건 맞죠.”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 있던 김예훈은 그제야 동하임이 왜 자신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어제저녁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진주 1인자를 궁지로 몰고 갔으니 말이다.표정이 차갑기만 만 동하임은 사실 감정을 잘 숨기고 있었다.김예훈이 펜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제가 보석되었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동하임이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김현민 씨 일행이 모든 일을 도모한 사실은 증거 부족으로 전부 석방되었어요. 야마구치파는 죄가 극악
10분 뒤, 전신 무장한 경찰들이 닥쳐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체포했다.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열몇 명의 기자들도 피비린내를 맡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늘, 이 거대한 사건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가 연루된 사건이었다.어느 한쪽만 있었다고 해도 뉴스 메인을 차지했을 텐데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진주 경찰은 공과 사를 구분하면서 공평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진주·밀양에서 신분 높은 김현민이라고 해도 도망칠 수 없이 똑같이 조사받아야 했다.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진주 경찰들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공정해야 했다.그렇게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고 말았다.경찰은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을 포함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를 진행했다.김예훈도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긴 했지만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이번에 일부러 김현민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작정한 것이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어느정도로 대단한지, 그리고 이곳에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두번째 날 아침, 추하린이 그럴싸한 브런치를 들고 취조실로 들어왔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브런치를 건네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도련님, 어젯밤 그 전화 한 통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알아요?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께서 화가 난 나머지 진주 1인자인 동태원에게 전화해서 왜 김현민을 구속했냐고 따졌대요.”김예훈이 브런치를 즐기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겁이 났대요?”“얼마나 많은 기자가 지켜보고 있는데 겁이 날 새나 있었겠어요? 계속해서 진주 1인자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추하린이 피식 웃었다.“그저 법대로 진행하는 거라고 답장했대요. 그리고 온밤 구룡성 경찰서를 포위한 홍성파 사람들은 자기 사람을 풀어달라고 하면서 김 도련님을 처리하라고 했대요. 그런데 증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요. 야마구치파가 허유주 씨한테 약을 탄 것만 해도 충
“이런 제기랄!”“지금 김현민 도련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죽고 싶어?”김현민 뒤에 서 있던 남녀들이 김예훈을 차갑게 째려보고 있었다.비록 김예훈이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라이언 킹을 뺨 한 대로 죽여버리긴 했지만,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상류 인사들한테는 그저 싸움만 잘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김예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들의 힘, 배경과 권력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예전처럼 혼자서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었다.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저 대단한 것뿐이었다.김현민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까지 건드리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수장님도 참. 제가 언제 수장님을 건드리겠다고 했나요?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정의로운 분을 제가 왜 건드리겠어요.”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언급할 때 김예훈의 표정은 흥미진진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이 타이틀을 이용해서 과연 거들먹거릴지 보고 싶었다.김현민 역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저 소문일 뿐이에요.”“그래요?”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김현민은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인 것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이 기세를 빌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굳히고 싶은 모양이었다.이대로라면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될지도 몰랐다.아니라면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순간 김예훈은 김현민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김현민은 한참동안 김예훈을 쳐다보다 아무 말 없이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그의 앞길을 막았다.“김예훈 도련님께서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김현민은 김예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런 순간에 김예훈이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실력이 대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어지지 않는지 정신마저 해이해지는 느낌이었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라이언 킹이 결국 뺨 한 대로 김예훈의 손에 죽을 줄 몰랐다.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진주·밀양을 종횡무진하는 홍성파의 고수가 이렇게 치욕스럽게 죽어버렸으니 말이다.김예훈은 뺨 한 대로 라이언 킹을 죽여버린 것도 모자라 홍성파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홍성파 부하들은 복수심에 심장이 들끓는 대신 그저 총을 쥐고 있는 손이 무지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어마어마한 한기가 불어와 온몸이 굳어져 눈 하나 깜빡하지도 못했다.“죽여! 죽여버리라고! 라이언 킹 님을 위해 복수해야지!”잠시 후, 그제야 반응한 진세은이 이성을 잃었는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순간 자기가 인생을 망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도 죽고, 라이언 킹도 죽고, 타케이도 살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일련의 사건 때문에 진세은은 거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김예훈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만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홍성파 부하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총구를 김예훈에게 조준하지도 못했다.아까 그 뺨 한 대에 넋을 잃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 역시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는지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하고있었다.이순간 그제야 김예훈이 왜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김서하를 물리칠 수 있었는지 이해되는 것만 같았다.뺨 한 대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부들부들 떨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진세은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진세은은 총을 빼앗아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방아쇠를 당겼다.“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피융! 피융! 피융!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총알은 김예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모조리 그의 발밑에 떨어지고 말았다.김예훈은 서서히 다가가 진세은의 턱을 잡으면서 피식 웃었다.“봐봐. 총을 가
김예훈 뒤에 서 있던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총을 꺼내 홍성파 부하들을 겨냥했다.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열세에 처해있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하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들 역시 속으로는 김예훈이 너무 거들먹거린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다.‘홍성파가 용전처럼 도리를 따지고, 룰을 지키는 조직인 줄 아나 봐. 우리 몇 명으로 어떻게 홍성파를 제압하려고 그러는 거지? 말도 안 돼.’투닥투닥.공격을 주고받고 있는 사이, 라이언 킹은 갑자기 표정이 확 변하더니 몸에 지니고 있던 비수 하나를 꺼냈다.라이언 킹은 갑자기 추문성 발밑까지 굴러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비수를 내밀었다.아무 생각 없는 행동인 것 같았지만 추문성의 요충을 노리고 있었다.파란 불빛을 띠고 있는 비수에 찔리는 순간 추문성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비수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피 냄새가 맡아지기도 했다.일반인이 이런 상황을 맞이했다면 피하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던 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하면서 당도를 내리 찔렀다.만약 라이언 킹이 계속 추문성을 죽이는 것을 택한다면 똑같이 추문성의 당도에 의해 두 동강 날 것이 뻔했다.등골이 오싹해진 라이언 킹이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더니. 김예훈 저놈의 말을 듣고 목숨까지 내놓기로 한거야.’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한다고 해도 라이언 킹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홍성파 고수로서 매일 아무 걱정 없이 크루즈나 들락거리는 사람이 죽고 싶을 리가 없었다.다음 순간, 라이언 킹은 어쩔 수 없이 노리던 부위를 피해 비수로 추문성의 당도를 막았다.쨍!두 사람은 몸이 굳어져 버리더니 동시에 뒤로 튕겨 나갔다.“풉!”바닥에 떨어진 순간, 창백한 얼굴로 피를 토해낸 추문성과는 달리 라이언 킹은 피를 꾹 삼키면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라이언 킹은 추문성 같은 젊은이를 상대로 양쪽 모두 크게 다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