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이 잠깐 망설이더니 물었다.“오늘 저녁은 어떻게 된 일이에요? 아무리 빚이 있다고 해도 도박장에 가서 몇천억 원짜리 내기할 정도는 아니잖아요.”김예훈은 전체 과정을 알고 있었지만 추하린의 목적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추하린이 추문성을 힐끔 보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두 가지 목적이 있었어요. 첫째, 문성이 빚을 탕감하는 것. 김 도련님께서는 모르실 수 있는데 저희 밀양에서는 신용이 가장 중요해요. 빚을 졌으면 무조건 갚아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문성이가 도대체 얼마나 빚졌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고, 철저히 해결해 보려고 했던 거예요. 둘째, 갑자기 나타난 빚에 누군가 함정을 파놓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어요. 누가 감히 저희 추씨 가문을 건드리려고 하는지 확인해보고 싶었거든요. 가끔은 작은 수단으로 배후자를 끄집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죠. 처음에는 일이 잘 풀렸는데 허민재 저놈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줄 몰랐어요. 밀양 허씨 가문의 체면은 말이 아닐 거예요.”추하린은 한숨을 내쉬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이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추하린 씨, 가장 중요한 일을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빚이 생긴 타이밍이라든지. 밀양에 도박장이 많고도 많은데 아무 곳에서든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왜 하필 그 위험한 희망호에 간 거예요?”이것이 바로 김예훈의 가장 큰 의혹이었다. 추하린이 희망호에 오른 일이든, 추문성이 자기한테 도움을 신청한 일이든 너무나도 우연의 일치였기 때문이다.누가 파놓은 함정이 아니라고 해도 믿지 못할 지경이었다.추문성은 한참 동안 추하린과 마주 보더니 입을 열었다.“사실 저의 잘못이었어요. 3날 전에 술자리를 가지면서 한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 매일 저에게 문자를 보냈거든요. 그 사람이 오늘 희망호가 밀양으로 올 것이니 흥미가 있으면 가봐도 된다고 해서... 그리고 허씨 가문이 일부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진짜 주인이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가봤자 저를 알아볼 사람도 없
다음 날 아침, 김예훈은 누군가에 의해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다.거실에서 조급하게 기다리고 있던 추문성은 김예훈이 방에서 나오자마자 벌떡 일어서더니 말했다.“총사령관님, 큰일 났어요.”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무슨 일인데? 어젯밤 이후로 무슨 일이 있었어?”추문성은 억지 미소를 지었다.“반 시간 전에 밀양 경찰서에서 밀양 부두에 세워져 있던 희망호를 압류했다고 해요. 몇조 원에 달하는 칩을 몰수한 것도 모자라 허민재, 임현우를 구속했다고 했어요. 지금 전체 밀양 상류사회가 발칵 뒤집혔다고요. 저 두 사람 신분이 워낙 심상치 않잖아요.”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압류당한 이유가 뭔데?”“도박패 없이 밀양구역에서 함부로 도박장을 영업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희망호가 밀양 부두에 세워졌다고 해도 영업하지 않으면 경찰들이 암묵적으로 모른 척해줬는데 이번에는 누가 그 룰을 깨는 바람에 일이 커진 거죠...”추문성의 표정은 일그러지고 말았다.김예훈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어제저녁까지만 해도 이번 기회를 빌어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말이다.그런데 망설이고 있는 사이 다른 사람이 먼저 나설 줄 몰랐다. 희망호를 압류한 것도 모자라 허민재, 임현우마저 구속했다니...“재밌군...”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누가 나한테 덤터기를 씌우려는 모양이군. 임현우가 나를 탓할 것이 분명해.”“그게 문제에요.”추문성이 고개를 끄덕였다.“총사령관님, 어젯밤 저희 쌍방 모순이 너무 컸어요. 이제 겨우 막 한숨 돌리려고 하는데 압류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누가 봐도 저희가 한 짓이라고 오해하기 일수에요. 그리고 희망호를 압류할 정도면 평범한 사람은 아닌것 같은데 밀양 경찰까지 나선 걸 보면 총사령관님을 의심할지도...”김예훈이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추하린 씨 경찰서에 가셨어? 출동한 사람이 누군데?”추문성이 고개를 끄덕였다.“밀양 경찰서 서열 1위인 분이죠. 그분은 중립을 지키고
김예훈의 말에 추문성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지고 말았다.각 증거들을 봤을 때 그 배후자가 김예훈이 아니라면 밀양 추씨 가문일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아니면 누가 밀양에서 이렇게 큰 일을 저지를 정도로 큰 권력을 가지고 있을까?“경찰청장은 조사해봤어?”김예훈이 물었다.“네. 밀양 현지인으로서 3대가 경찰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청렴결백하여 소문도 아주 좋고요.”추문성이 답했다.“이미지는 완벽할수록 문제가 더 큰 법이야.”김예훈은 누군가에게 문자 한통을 보냈다.띠링.잠시후, 핸드폰이 울리면서 문자 한통이 도착했다.김예훈은 보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바로 아까 공진해 씨가 경찰청장 정보를 입수했어. 예전에 진주에서 기숙하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누군가 일부러 이 과거를 숨겼지만 결국 확인해냈어. 공진해 씨가 조사하는 김에 동창들도 조사해보았는데 재밌는걸 발견했더라고. 그중 한명의 이름을 들으면 너도 흥미를 느낄거야.”추문성이 의식의 흐름대로 물었다.“김현민은 아니죠?”“당연히 아니지.”김예훈이 고개를 흔들었다.“그 사람은 바로 허민재야.”추문성은 멈칫하고 말았다.“어떻게 허민재일 수가 있어요? 만약 친한 사이였다면 희망호를 차압할 이유는 없는거잖아요. 허민재는 희망호의 30% 지분을 가지고 있잖아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허민재가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아? 밀양에서는 추씨 가문을 빼고 권력이 가장 큰 사람이 바로 허씨 가문이잖아. 이런 연기는 허씨 가문 전화 한통이면 해결할수 있는 일이야. 피해자가 허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라 허씨 가문을 의심할 사람은 없겠지?”추문성의 눈빛은 어두워지고 말았다.“총사령관님, 만약 정말 허씨 가문의 짓이라면 그들의 목적은 저희가 철저히 리카 제국 임씨 가문한테 밉보이는 거겠죠? 심지어 독수리 파를 건드렸으면 하는거 아닐까요? 저희 이 사실을 알릴까요?”“아니.”김예훈은 고개를 흔들었다.“공진해 씨가 5분도 안 되어 확인한 정보를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서도 조사해
김예훈은 차를 한 잔 따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밀양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허씨 가문을 몇번이고 건드렸잖아. 반격하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야.”허민재는 두 손을 잃었고, 허도겸은 두 발을 잃었고, 허준서마저 큰 손해를 입었으니 말이다.김예훈은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가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김예훈을 계속 내버려 뒀다간 허준서마저 위협받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아무리 그래도 도박왕인데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추문성은 이 상황을 이해하고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총사령관님, 만약 배후자가 정말 도박왕 허순재라면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어요. 총사령관님은 물론 저희 추씨 가문을 밀양에서 쫓아내려고 할지도 몰라요. 저희 아빠가 최근 몇 년 동안 어떻게든 허씨 가문이 가지고있는 네 개의 도박패 중에 두 개를 더 뺏어오고 싶어 했거든요. 이건 허씨 가문의 이익을 건드리는 거나 마찬가지란 말이에요.”“너희 아버님이 도박패를 갖고 싶어했다고?’김예훈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도박왕 스타일대로라면 추씨 가문을 상대하려고 했다면 이런 타이밍을 고르지 않았을 거야. 내가 나타나기 전부터 누군가 추씨 가문을 해치려고 했던 것 같아. 갑자기 나타난 빚이든, 희망호가 나타난 일이든, 하루 이틀 만에 벌어질 일이 아니라고...”추문성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총사령관님 뜻은 허씨 가문 이외로 누군가 저희 추씨 가문을 해치려고 했다는 말씀이세요?”“그럴 가능성이 큰 거지.”김예훈은 최근에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나는 그저 우연히 타깃이 되었을 뿐이야. 추씨 가문이야말로 가장 큰 먹잇감이고. 재밌군.”김예훈은 핸드폰을 꺼내 또 누군가에게 전화했다.“공진해 씨, 저 사람 좀 조사해 줘야겠어요. 희망호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소나린이라는 사람이요.”추문성은 이 이름을 듣자마자 멈칫하더니 믿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점심 12시, 밀양 송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빌라.점심시간이었지만 숲이 무성한 관계로
추양주는 기나긴 복도를 거쳐 반쯤 오픈된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그는 밀양 1인자가 되기 전에 이곳에 자주 왔었지만 밀양 1인자가 된 이후로는 십몇년 동안 와보는 것이다.추양주가 화원에 도착했을 때, 몸매가 좋은 신비로운 여인이 공손하게 인사했다.“어르신께서 지금 통화 중이셔서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네.”추양주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다.허순재가 텃세를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자기 발로 찾아온 것이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만약 추양주가 화를 못 참고 가버린다면 도박왕 허순재는 오히려 기뻐할지도 몰랐다.추양주가 다시 시가에 불붙이려고 할때, 아까 그 여비서가 허리 숙여 인사했다.“어르신, 이쪽입니다. 추양주 씨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여비서는 곧 허순재를 화원으로 모셨다.“허허. 무슨 댓바람이 불어서 밀양 1인자께서 이 늙은이를 보러온 거지? 이 시간에 점심밥 먹으러 온 건 아니겠지?”추양주가 정자에 들어서자마자 맞은편에서 웃을 듯 말 듯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들자 개량 한복 차림에 정신이 말짱해 보이는 도박왕 허순재가 서 있는 것이다.보잘것없어 보일 정도로 평범한 외모였고, 그럴듯한 분위기마저 없었다. 하지만 심상찮은 기세에 추양주는 동공이 흔들리고 말았다.몇 년 안 본 사이에 허순재의 실력이 더욱 향상된 것만 같았다.허순재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문은 그저 헛소문이었다.허순재는 서 있는 추양주를 보더니 웃었다.“이보게, 낯 가리지 말고 얼른 앉아. 다 서로 아는 사이잖아.”추양주는 자리에 앉는 대신 단도직입적으로 허순재를 쳐다보면서 말했다.“도박왕님, 사실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묻고 싶은 것이 있다고?”허순재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전화해서 물어보면 내가 얼마든지 답해줬을 텐데. 설마 내 전화번호를 몰라? 그럴리가.”추양주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하고 싶은 말만 했다.“그게요. 어젯밤 제 아들딸이 희망호에서 도박하다 돈을 땄는데 둘째 도련
“수색영장을 내린 사람이 나냐고?”허순재가 피식 웃었다.“자네, 나에 대한 오해가 깊은 모양이군. 나 허순재, 비록 도박왕으로 불리고 있지만 10년 전 자네가 자리에 올라앉았을 때 난 이미 퇴직했어. 나같이 이미 퇴직한 노인네가 무슨 자격으로 경찰서에 수색영장을 내리라고 하겠어. 나를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니야?”추양주가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똑똑한 사람끼리 굳이 돌려서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어르신께서 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굳이 명령까지 내려야겠어요? 엄연히 한때 도박왕이신데. 눈빛 하나면 어르신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허순재는 놀란 눈치였다.“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희망호를 저격한 사람이 정말 우리 허씨 가문과 연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허순재는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진지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 일은 내가 직접 처리할 거니까. 만약에 정말 우리 허씨 가문이 한 짓이라면 자네한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도록 하지. 내가 자네를 직접 그 자리에 앉혔는데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넘보는 거 용서 못 해. 지금 밖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는 거 알아. 자네가 허씨 가문이 가지고있는 도박패 중에서 두 개나 노리고 있다고. 우리 둘 사이의 관계는 이미 끝났다고. 그런데 내가 오늘 말해줄 수 있는 건 자네가 우리 허씨 가문의 도박패를 원한다고 하면 얼마든지 줄수있어. 말만 하면 바로 줄게. 다 줘도 상관없어. 그런데 난 자네를 너무 잘 알아. 은혜에 보답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우리 허씨 가문의 도박패를 노릴 수 있겠어. 안 그래? 또 이상한 소문이 들리면 그 소문을 퍼뜨린 사람의 입을 찢어버릴 거야.”“어르신, 너무 감사해요.”추양주는 멈칫하더니 표정이 평온해졌다.분명 오늘은 해명 받으러 왔는데 허순재한테 반격당할 줄 몰랐다.이로써 이 사건에 정말 허씨 가문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하지만 허순재의 강경한 태도를 보면 증거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만 같았다.잠시 후, 롤스로이스 차량에 올라탄 추양주
“아버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허성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동안 도박패 6개를 모으느라 얼마나 큰 노력을 들였는데요. 왜 지금 기회가 있을 때 오히려...”허순재가 담담하게 말했다.“도박패 6개가 모이는 순간 우리 허씨 가문이 진주와 밀양에서의 지위는 진주 4대 가문을 훨씬 초과할 것이고, 심지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거야... 그런데 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와 밀양에서 권력을 다투는 가문이 생기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것 같아?”허순재는 찻잔을 만지작거리다 한 모금 마셨다.허성빈은 멈칫도 잠시, 그제야 깨닫는 것이 있었다.“알겠어요. 도박패 6개를 모으려면 몇 년 전에 얼마든지 모았을 텐데 계속 내버려두는 건 저희의 약점을 보여주려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 희망호를 압류하라고 시킨 거예요?”“내가 언제 시켰다고 그래.”허순재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도청당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어. 우연히 정보 하나를 흘렸는데 글쎄 희망호를 이용해서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을 짓밟으려고 했더라고. 그게 왜 내 탓이야? 두 아들놈도 구속되었는데 나도 엄연히 피해자잖아?”허성빈은 입가를 파르르 떨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그러면 민재를 꺼내올까요...”“왜 꺼내는데?”허순재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밀양 내에서 함부로 도박장을 운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밀양의 법이잖아. 민재가 법을 어겼으면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지.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허씨 가문에서는 민재가 이런 짓을 벌인 거 몰랐다고 전해. 오늘부로 나한테는 민재 같은 아들이 없는거야.”...반 시간 뒤, 밀양 허씨 가문이 대외적으로 기사를 냈다.[허민재는 이미 허씨 가문에서 쫓겨났으며, 그가 한 짓은 허씨 가문과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희망호 사건에 대해서는 저희 허씨 가문에서 밀양 경찰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입니다.]이것은 전 세계에 밀양의 법도를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었다....밀
“아무튼 법대로 처리한다고 했지만 사실 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어요. 허씨 가문이 기자회견을 여는 바람에 조사할 시간마저 없었거든요. 여론은 정말 무시 못 해요. 특히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경쟁상대들이 얼마나 임씨 가문을 짓밟고 싶어 하는지 아세요? 오늘만 해도 얼마나 많은 전화를 받았는지 몰라요. 그러니까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은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볼 수밖에 없어요. 가장 골치 아픈 것은...”추양주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도박왕 허순재가 노렸던 것일 수도 있는데 뒷감당은 김 대표님이 하셔야 할 수도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저희 추씨 가문은 아무리 상류인사라고 해도 시키는 대로 하는 거로밖에 보이지 않을 거예요. 김 대표님은 세자님과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어 더욱 원한을 사기 쉬울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은 조심하셔야 할 거예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이미 예상했던 대로예요. 기껏 해 저를 상대로 이런 일을 꾸민 거겠죠. 그런데 저에게도 방법이 없는건 아니에요. 추 선생님,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추양주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일은 제 아들딸이 김 대표님께 폐를 끼친 것이니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제 능력 범위에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아주 쉬운 일이에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혹시 구속된 사람 중에 소나린이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소나린 씨요?”추양주는 멈칫도 잠시, 바로 여기저기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구속된 사람 중에 소나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어요. 희망호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이긴 한데 3날밖에 출근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하린이랑 문성이가 희망호에 올라탄 순간 사직서를 내고 가버렸더라고요. 이번 사건과 아무런 연관 없는 사람인 것 같아 구속하지 않은 거고요.”“이런 우연이?”김예훈이 피식 웃었다.“혹시 이력서를 볼 수 있을까요?”추양주는 또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소나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