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은 차를 한 잔 따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밀양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허씨 가문을 몇번이고 건드렸잖아. 반격하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야.”허민재는 두 손을 잃었고, 허도겸은 두 발을 잃었고, 허준서마저 큰 손해를 입었으니 말이다.김예훈은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가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김예훈을 계속 내버려 뒀다간 허준서마저 위협받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아무리 그래도 도박왕인데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추문성은 이 상황을 이해하고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총사령관님, 만약 배후자가 정말 도박왕 허순재라면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어요. 총사령관님은 물론 저희 추씨 가문을 밀양에서 쫓아내려고 할지도 몰라요. 저희 아빠가 최근 몇 년 동안 어떻게든 허씨 가문이 가지고있는 네 개의 도박패 중에 두 개를 더 뺏어오고 싶어 했거든요. 이건 허씨 가문의 이익을 건드리는 거나 마찬가지란 말이에요.”“너희 아버님이 도박패를 갖고 싶어했다고?’김예훈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도박왕 스타일대로라면 추씨 가문을 상대하려고 했다면 이런 타이밍을 고르지 않았을 거야. 내가 나타나기 전부터 누군가 추씨 가문을 해치려고 했던 것 같아. 갑자기 나타난 빚이든, 희망호가 나타난 일이든, 하루 이틀 만에 벌어질 일이 아니라고...”추문성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총사령관님 뜻은 허씨 가문 이외로 누군가 저희 추씨 가문을 해치려고 했다는 말씀이세요?”“그럴 가능성이 큰 거지.”김예훈은 최근에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나는 그저 우연히 타깃이 되었을 뿐이야. 추씨 가문이야말로 가장 큰 먹잇감이고. 재밌군.”김예훈은 핸드폰을 꺼내 또 누군가에게 전화했다.“공진해 씨, 저 사람 좀 조사해 줘야겠어요. 희망호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소나린이라는 사람이요.”추문성은 이 이름을 듣자마자 멈칫하더니 믿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점심 12시, 밀양 송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빌라.점심시간이었지만 숲이 무성한 관계로
추양주는 기나긴 복도를 거쳐 반쯤 오픈된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그는 밀양 1인자가 되기 전에 이곳에 자주 왔었지만 밀양 1인자가 된 이후로는 십몇년 동안 와보는 것이다.추양주가 화원에 도착했을 때, 몸매가 좋은 신비로운 여인이 공손하게 인사했다.“어르신께서 지금 통화 중이셔서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네.”추양주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다.허순재가 텃세를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자기 발로 찾아온 것이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만약 추양주가 화를 못 참고 가버린다면 도박왕 허순재는 오히려 기뻐할지도 몰랐다.추양주가 다시 시가에 불붙이려고 할때, 아까 그 여비서가 허리 숙여 인사했다.“어르신, 이쪽입니다. 추양주 씨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여비서는 곧 허순재를 화원으로 모셨다.“허허. 무슨 댓바람이 불어서 밀양 1인자께서 이 늙은이를 보러온 거지? 이 시간에 점심밥 먹으러 온 건 아니겠지?”추양주가 정자에 들어서자마자 맞은편에서 웃을 듯 말 듯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들자 개량 한복 차림에 정신이 말짱해 보이는 도박왕 허순재가 서 있는 것이다.보잘것없어 보일 정도로 평범한 외모였고, 그럴듯한 분위기마저 없었다. 하지만 심상찮은 기세에 추양주는 동공이 흔들리고 말았다.몇 년 안 본 사이에 허순재의 실력이 더욱 향상된 것만 같았다.허순재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문은 그저 헛소문이었다.허순재는 서 있는 추양주를 보더니 웃었다.“이보게, 낯 가리지 말고 얼른 앉아. 다 서로 아는 사이잖아.”추양주는 자리에 앉는 대신 단도직입적으로 허순재를 쳐다보면서 말했다.“도박왕님, 사실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묻고 싶은 것이 있다고?”허순재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전화해서 물어보면 내가 얼마든지 답해줬을 텐데. 설마 내 전화번호를 몰라? 그럴리가.”추양주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하고 싶은 말만 했다.“그게요. 어젯밤 제 아들딸이 희망호에서 도박하다 돈을 땄는데 둘째 도련
“수색영장을 내린 사람이 나냐고?”허순재가 피식 웃었다.“자네, 나에 대한 오해가 깊은 모양이군. 나 허순재, 비록 도박왕으로 불리고 있지만 10년 전 자네가 자리에 올라앉았을 때 난 이미 퇴직했어. 나같이 이미 퇴직한 노인네가 무슨 자격으로 경찰서에 수색영장을 내리라고 하겠어. 나를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니야?”추양주가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똑똑한 사람끼리 굳이 돌려서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어르신께서 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굳이 명령까지 내려야겠어요? 엄연히 한때 도박왕이신데. 눈빛 하나면 어르신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허순재는 놀란 눈치였다.“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희망호를 저격한 사람이 정말 우리 허씨 가문과 연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허순재는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진지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 일은 내가 직접 처리할 거니까. 만약에 정말 우리 허씨 가문이 한 짓이라면 자네한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도록 하지. 내가 자네를 직접 그 자리에 앉혔는데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넘보는 거 용서 못 해. 지금 밖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는 거 알아. 자네가 허씨 가문이 가지고있는 도박패 중에서 두 개나 노리고 있다고. 우리 둘 사이의 관계는 이미 끝났다고. 그런데 내가 오늘 말해줄 수 있는 건 자네가 우리 허씨 가문의 도박패를 원한다고 하면 얼마든지 줄수있어. 말만 하면 바로 줄게. 다 줘도 상관없어. 그런데 난 자네를 너무 잘 알아. 은혜에 보답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우리 허씨 가문의 도박패를 노릴 수 있겠어. 안 그래? 또 이상한 소문이 들리면 그 소문을 퍼뜨린 사람의 입을 찢어버릴 거야.”“어르신, 너무 감사해요.”추양주는 멈칫하더니 표정이 평온해졌다.분명 오늘은 해명 받으러 왔는데 허순재한테 반격당할 줄 몰랐다.이로써 이 사건에 정말 허씨 가문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하지만 허순재의 강경한 태도를 보면 증거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만 같았다.잠시 후, 롤스로이스 차량에 올라탄 추양주
“아버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허성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동안 도박패 6개를 모으느라 얼마나 큰 노력을 들였는데요. 왜 지금 기회가 있을 때 오히려...”허순재가 담담하게 말했다.“도박패 6개가 모이는 순간 우리 허씨 가문이 진주와 밀양에서의 지위는 진주 4대 가문을 훨씬 초과할 것이고, 심지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거야... 그런데 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와 밀양에서 권력을 다투는 가문이 생기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것 같아?”허순재는 찻잔을 만지작거리다 한 모금 마셨다.허성빈은 멈칫도 잠시, 그제야 깨닫는 것이 있었다.“알겠어요. 도박패 6개를 모으려면 몇 년 전에 얼마든지 모았을 텐데 계속 내버려두는 건 저희의 약점을 보여주려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 희망호를 압류하라고 시킨 거예요?”“내가 언제 시켰다고 그래.”허순재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도청당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어. 우연히 정보 하나를 흘렸는데 글쎄 희망호를 이용해서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을 짓밟으려고 했더라고. 그게 왜 내 탓이야? 두 아들놈도 구속되었는데 나도 엄연히 피해자잖아?”허성빈은 입가를 파르르 떨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그러면 민재를 꺼내올까요...”“왜 꺼내는데?”허순재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밀양 내에서 함부로 도박장을 운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밀양의 법이잖아. 민재가 법을 어겼으면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지.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허씨 가문에서는 민재가 이런 짓을 벌인 거 몰랐다고 전해. 오늘부로 나한테는 민재 같은 아들이 없는거야.”...반 시간 뒤, 밀양 허씨 가문이 대외적으로 기사를 냈다.[허민재는 이미 허씨 가문에서 쫓겨났으며, 그가 한 짓은 허씨 가문과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희망호 사건에 대해서는 저희 허씨 가문에서 밀양 경찰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입니다.]이것은 전 세계에 밀양의 법도를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었다....밀
“아무튼 법대로 처리한다고 했지만 사실 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어요. 허씨 가문이 기자회견을 여는 바람에 조사할 시간마저 없었거든요. 여론은 정말 무시 못 해요. 특히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경쟁상대들이 얼마나 임씨 가문을 짓밟고 싶어 하는지 아세요? 오늘만 해도 얼마나 많은 전화를 받았는지 몰라요. 그러니까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은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볼 수밖에 없어요. 가장 골치 아픈 것은...”추양주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도박왕 허순재가 노렸던 것일 수도 있는데 뒷감당은 김 대표님이 하셔야 할 수도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저희 추씨 가문은 아무리 상류인사라고 해도 시키는 대로 하는 거로밖에 보이지 않을 거예요. 김 대표님은 세자님과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어 더욱 원한을 사기 쉬울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은 조심하셔야 할 거예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이미 예상했던 대로예요. 기껏 해 저를 상대로 이런 일을 꾸민 거겠죠. 그런데 저에게도 방법이 없는건 아니에요. 추 선생님,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추양주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일은 제 아들딸이 김 대표님께 폐를 끼친 것이니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제 능력 범위에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아주 쉬운 일이에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혹시 구속된 사람 중에 소나린이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소나린 씨요?”추양주는 멈칫도 잠시, 바로 여기저기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구속된 사람 중에 소나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어요. 희망호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이긴 한데 3날밖에 출근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하린이랑 문성이가 희망호에 올라탄 순간 사직서를 내고 가버렸더라고요. 이번 사건과 아무런 연관 없는 사람인 것 같아 구속하지 않은 거고요.”“이런 우연이?”김예훈이 피식 웃었다.“혹시 이력서를 볼 수 있을까요?”추양주는 또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소나린
따르릉.김예훈이 송산 빌라로 돌아갔을 때, 이지윤한테서 전화가 왔다.전화기 너머의 이지윤은 태도가 공손하기 그지없었다.“김 대표님께서 부탁하신 사람에 대해 조사가 끝났습니다. 얼굴 성형을 한 것도 모자라 몸매 성형까지, 또 신분 세탁을 위해 큰돈을 들였더라고요. 그런데 인도는 저희 청별 그룹의 구역이 아니겠습니까. 조사해 보니 바로 나오더라고요. 이 사람 신분을 아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김예훈이 평온하게 물었다.“누군데요?”“진주에서 이름난 미녀이자 사람마다 두려워하는 블랙 위도우 소한미 씨였습니다.”...오후 4시, 밀양 국제공항 VIP 대기실.김예훈은 문을 열고 들어가 사방을 둘러보다 가장 구석에 있는 위치로 가서 앉았다.맞은편에는 정갈하게 메이크업하고, 선글라스까지 하고, 손에는 인도로 가는 티켓을 들고 있는 여자가 앉아있었다. 자꾸만 손목에 있는 까르띠에 시계를 쳐다보는 것이 매우 급한 모양이었다.“얼굴도 바뀌고, 몸매도 바뀌었는데 분위기는 여전하네.”김예훈은 그녀의 앞에 가서 앉더니 피식 웃었다.“난 그래도 예전의 블랙 위도우가 좋은데. 포스도 있고 애교도 넘치고. 그런데 지금의 소나린은 예전의 소한미 느낌이 나지 않네. 아쉽네. 너무 아쉬워.”김예훈이 중얼거리면서 직원이 가져다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이곳 주인처럼 자유롭기 그지없었다.상대는 멈칫하더니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고개 들어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모르는 분이신 것 같은데 사람 잘 못 본 거 아니에요?”김예훈은 찻잔을 만지작거리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소한미, 우리 둘 사이에 원한이 있는 건 맞지만 이 정도 원한은 아무것도 아니야. 너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을 내가 특별히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 네가 죽든 살든, 어떤 모습으로 변했든 관심도 없어. 그런데 하지 말아야 할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 잘못을 저질렀으면 인정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지.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소나린은 멈칫하더니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봐요. 저는 당신이 무슨 말
김예훈은 소나린의 말을 무시한 채 흥미진진하게 말했다.“내 생각이 맞는다면 네가 성남에서 사고를 저지른 이후로 뒤에 숨어있어야만 했어. 성형하고 신분까지 바꿔서 다시 진주로 들어간거지. 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거겠지. 네가 이럴 정도라면 상대방이 많이 챙겨준 모양이야. 예를 들어 천억 원의 현금이라든지.”김예훈이 핸드폰을 꺼내 계정이 적혀 있는 사진을 보여주자 소나린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저는 그쪽이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모르겠어요!”소나린이 대뜸 화를 내자 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여기 들어오기 전에 어제 있었던 일을 한번 돌이켜봤거든. 너는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야. 전에는 진주에 있어서 움직일 기회가 없었겠지. 그런데 내가 며칠 전에 진주와 밀양에 오는 바람에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한 거지. 내가 도착한 그날부터 희망호로 불려 간 거고, 바로 그날에 희망호를 타고 일본에서 밀양까지 온 거야. 그러다 누군가가 너에게 밀양 1인자의 아들인 추문성의 빚 쪽지를 건네준 거고. 너한테 준 목적은 추문성한테 접근해서 그 누나까지 희망호로 유인하려는 작전이었겠지. 특별히 뭐 말할 것도 없었을 거야. 희망호에 아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만 말하면 되니까. 추문성한테 빚이 있다는 것만 알려지면 추하린도 따라서 올 거라고 예상했던 거지.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던 허민재는 바로 추하린한테 덮칠 수 있었고. 추하린이 예뻐서,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추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짓누르고 있어서 불만이 많았던 거지. 네 뒤에 있는 사람은 내가 추문성이랑 친하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추씨 가문 오누이가 희망호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을 때 내가 나타나 도와줄 거라고 이미 예상했던 거지. 그런데 오히려 허민재가 나한테 짓밟혔으니 임현우를 보낼 수밖에. 그러면 나는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을 상대해야 하는 거고. 그런데 내가 쉽게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지. 그래서 오늘 아침에 희망호를 압류하는 연기까지 펼쳤던 거 아
김예훈은 여유롭게 홍차를 마시면서 말했다.“지금 너를 가장 원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텐데. 굳이 신분을 감출 필요 없어. 네가 소한미라는 것을 내가 알아낼 수 있는 만큼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서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만약에 네가 여전히 신분을 감추고 나한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면 미안하지만,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 네 신분을 폭로해 버릴 거야.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은 나랑 스타일이 다르더라고. 너의 모든 조상님을 무덤에서 파내서 그 뼈를 갈아버릴 사람들이야.”“너!”소나린은 몇번이고 김예훈의 말을 끊고 싶었지만 동공이 흔들렸다.예전에 잘나갔던 블랙 위도우라고 해도 죄지은 사람처럼 숨어지내다 보니 아무래도 많이 겁먹은 모양이다.왕년의 포스를 잃어버리니 이제는 영락없는 나약한 여인이었다.그녀 역시 김예훈이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이번에 소한미가 뒤에서 수작을 부리는 바람에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이 명성도 잃고, 희망호도 잃고, 몇조 원에 달하는 손해도 보게 되었다.충분히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이 그녀의 모든 조상님을 무덤에서 파내서 그 뼈를 갈아버릴 정도였다.이 순간 소나린은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냉수를 들이켰다. 이렇게 해야만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이때 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만약 너의 뒤에 있는 사람을 폭로하고 싶지 않거나, 그 사람의 이름을 직접 말하고 싶지 않으면 내가 물어보는 대로 고개를 끄덕이기만 해. 내가 진주와 밀양에 온 이유는 우리 장모님이 납치되어서야. 그 배후자의 타깃이 나고. 아주 칼같은 사람이더라고. 내가 어느 만큼 미웠으면 이렇게까지 하겠어. 그러니까 그 사람은 너의 주인이 아니야. 이건 그 사람의 스타일이랑 맞지 않거든. 내가 진주와 밀양에서 가장 많이 접촉한 사람은 허씨 가문과 홍성파 사람들이었어. 비록 나한테 많이 당하긴 했지만 예전부터 나를 죽이려고 계획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어. 그러니까 네 뒤에 있는 사람은 나한테 원한을 품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