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듣고 정군과 임은숙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특히 임은숙은 정민아가 최소 10년 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오늘 들어 더욱이 기분이 좋지 않았다.임옥희는 걸어 들어와 임은숙의 두 손을 잡고 위로하며 말했다.“은숙아, 엄마는 너랑 정군도 들어갈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니. 너희 둘이 피해자 가족들한테 돈을 찔러준 사실이 폭로되면 너네도 감옥에 들어가야 해! 지금 너희가 아무 일 도 없는 걸 다행으로 생각해.”임옥희의 표정은 걱정과 위로가 가득했지만, 내뱉는 말은 정군과 임은숙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정군과 임은숙은 호화로운 삶을 더 누리고 싶어 했다!감옥살이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순간 임은숙은 무심코 말했다.“엄마, 제발 우리 민아 좀 구해줘. 우리 좀 구해줘.”“에잇, 한 가족이 두말하겠어? 도울 수 있는 상황에서는 엄마도 당연히 너희를 돕지. 그래서 이번 사건도 너희 오빠한테 당연히 물어봤지. 근데 조금 어렵다네, 너네도 알지?”말을 끝내고 임옥희는 임무경과 눈을 마주쳤다.임무경은 난처하다는 듯이 말했다.“은숙아, 오빠가 너를 돕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이번에 민아가 일을 너무 크게 벌여서 정말 어쩔 수가 없다. 네 그거 알아? 서울의 수많은 거물이 백운 별장을 사람 통해서 알게 모르게 매입했어. 지금 이분들 입장이 난처해. 부실 공사랑 연관됐는데 그냥 넘어갈 것 같아? 내가 네 오빠니까 돕고 싶은데 지금 나조차도 지위가 위태위태해.”임무경은 정말로 정민아를 위해 생각이라도 한 듯 마음이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이 말을 듣고 정군과 임은숙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절망스러워했다.이 둘은 성남시에 어떠한 인맥도 없고 있다 하더라도 서울 거물들을 감당할 수는 없다.정말 가망이 없다!이때 임은유가 잽싸게 입을 열었다.“언니, 사실 민아가 감옥에 가도 뭐 별거 없어. 나중에 오빠한테 부탁해서 어떻게든 입원 치료를 위해 보석 석방을 청구해달라 하는 것도 안 되는 건 아니야. 그런데 지금 일이 꼬인 게 이번 사건 때문에
임은숙이 당황하며 말했다.“엄마, 우리 사이에 비즈니스 얘기할 게 뭐가 있어?”“당연히 백운 그룹 얘기지! 엄마는 너희 가족을 위해 큰일들을 해결해야 해. 그러니까 내 비상금 2억을 꺼내서 정민아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백운 그룹의 지분을 매수했어.”임옥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2억?”정군과 임은숙은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이 둘은 회사 경영에 대해서 문외한이지만 그래도 백운 그룹의 시가총액은 몇억이 넘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런데 2억으로 지분을 다 매수했다니 말도 안 된다.둘의 갈등을 빚는 표정을 보고 임옥희는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이 지금,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에는 힘든 거 엄마도 알아 그런데 상황이 심각해. 너희는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아무것도 몰라. 방현아 와서 큰아버지와 큰어머니한테 지금 상황을 설명해 주렴.”방현은 미소를 지으며 걸어와 깍듯하게 말했다.“큰아버지, 큰어머니, 먼저 제 소개부터 드리겠습니다. 저는 로열 가든 그룹 사업 부서 부대표이고 성남시 부동산 업계에서 10년간 종사했습니다.”정군은 당황하며 말했다.“로열 가든 그룹? 부동산 업계에서 유일하게 손씨 가문과 어깨를 견주는 그 로열 가든 그룹?”“맞습니다. 우리 로열 가든 그룹 뒤에도 큰 어르신이 계십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가 어떻게 성남시에서 풍족하게 살았겠습니까?”방현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우선은 전문가 입장에서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께 현재 백운 그룹이 직면한 문제들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정군과 임은숙은 알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봐도 방현이 전문가 엘리트 같아 보여 방현의 말을 들어서 나쁜 것은 없어 보였다.방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백운 그룹은 사실 부동산 업계에서 신생기업일 뿐입니다. 그리고 진행하는 사업도 백운 별장 하나입니다. 전남산 어르신과의 관계 때문에 백운 별장 사업은 엄청나게 흥했고 70% 정도의 별장이 며칠 만에 다 팔려 백운 그룹은 전체 집값의 30%를 계약금으로 받았습니다. 원래는 너무 좋은
정군과 임은숙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했다.2억으로 정민아의 모든 지분을 파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손해 보는 것 같았다.그러나 안 팔자니 방현이 한 말이 너무나도 무서웠다.이때 방현은 계속 웃으며 말했다.“큰아버지, 큰어머니, 아직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 모르시겠어요? 현재 아직 대규모 환불 요구가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이삼일 내에 분명 요청이 들어올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 그렇게 머뭇거리시면 2억을 못 가져가는 것은 둘째 치고 빚더미에 나앉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확신하는데 회사를 임씨 가문에 팔고 난 후에도 정민아를 계속 회사에서 일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떤 손해도 없습니다.”정군과 임은숙은 여전히 결심하지 못하고 있었다.이때 임옥희가 헛기침하며 화제를 바꿨다.“은숙아, 네가 보기에 방현 부대표는 어때 보이니?”임은숙은 무심코 말했다.“성공한 사람 같아.”“맞아!”임옥희가 웃었다. “방현은 이 업계에서 오래 종사해서 경험도 많아. 그래서 임씨 가문이 백운 그룹 지분은 인수한 이후에 그중 10%를 방현한테 줄까 해. 그리고 회사 운영도 맡기고.”정군과 임은숙은 이 둘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임옥희는 계속 말했다.“그리고 방현도 민아한테 장가가고 싶다고 말했어. 내 말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그때 가서 너희 그 쓸모없는 데릴사위를 내쫓고 방현한테 민아를 시집보내면 돼. 그러면 백운 그룹의 지분도 여전히 너희가 소유하는 거야. 그리고 임씨 가문이 지분을 얻은 다음에 어떻게서든 인맥을 풀어서 이번 회사 위기를 해결할 거야. 엄마가 이렇게 너희를 위해 애쓰는데 어떻게 할 건지 빨리 답을 줘야지!”임옥희가 이렇게 속 시원히 말해주니 정군과 임은숙은 마음이 기울었다.중요한 것은 이 둘은 김예훈이 아무짝도 쓸모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뭘 해도 안 되는데 그에 비해 방현은 너무나도 강했다.만약 사위를 바꿀 수만 있고 어느 정도의 지분도 보장받을 수 있다면 호화로운 생화를 유지할 수 있다. 너무 좋은 일이다!“그렇
정소현은 뺨을 만지며 안 믿긴다는 표정으로 임은유를 바라봤다. 정소현은 자신을 가장 사랑했던 이모인 임은유가 지금 이러한 일 때문에 자신을 때렸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짝!이때 뒤에서 보고만 있던 김예훈이 갑자기 걸어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상황에서 임은유의 뺨을 날렸다. 임은유는 당황했다.사실상 임은유뿐만 아니라 여문성, 임옥희, 아니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당황했다.다들 김예훈이 이곳에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들의 눈에 김예훈은 임씨 가문 앞에서는 화장실도 감히 마음대로 못 가는 못난 데릴사위이다.그러나 이 못난 데릴사위가 지금 임은유의 뺨을 때렸다니?!여문성이 제일 먼저 달려와 김예훈을 가리키며 욕했다.“이놈! 이놈! 일개 데릴사위 주제에 감히 우리 임씨 가문 사람을 때려? 넌 큰일 난 거야! 이번에 정민아만 감옥에 가는 게 아니라 너도 같이 감옥에서 썩어봐! ”시끌시끌김예훈은 앞에서 이리저리 날뛰는 여문성을 보며 짜증 섞인 표정으로 또 뺨을 날렸다.이번에는 더 세게 때려 여문성의 치아 몇 개가 날아갔다.여문성은 돼지 멱따는 소리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바닥에서 자기 뺨을 감싼 채 데굴데굴 굴렀다.여문성이 아무리 그래도 나름 엘리트인지라 이런 상황이 있던 적이 없었다.임은유는 이 상황을 보고 잔뜩 겁에 질렸다. 만약 아까 김예훈이 조금만 더 세게 내리쳤다면 임은유의 얼굴도 비뚤어졌을 것이다.임무경도 화가 났다.임무경은 잔뜩 분노한 채로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이 건방진 녀석아! 이게 지금 무슨 짓거리야? 이렇게 사람을 때리는 건 뭐 하자는 거야! 임은숙! 정군! 너희는 가정교육을 이딴 식으로 하니? 내가 똑똑히 말하는데 오늘 우리가 만족할 만한 대답하지 않으면 2억도 가질 생각은 꿈도 꾸지 마!”방현이 옆에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무경 어르신, 지위도 높으신 분이 왜 이런 정신병 있는 녀석이랑 말을 섞으세요. 그냥 경찰서 사람들 불러서 잡아가라 하면 되는 일을! 감히 우리 앞에서 사람을 때려? 그것도 임씨
이때 임무경은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인심 써서 우리가 한 가족이니까 네가 임씨 가문을 때린 일은 따지지 않을게. 그런데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해서 너희 장인어른과 장모님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되지 않겠어?”“해를 끼친다고요? 제가 왜 우리 장인어른과 장모님에게 해를 끼치겠어요?”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임무경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회사 지분을 우리에게 팔지 못하게 하는 게 바로 해를 끼치는 거야! 거물들이 전부 환불을 요구해 봐 그 빚더미를 무슨 수로 갚게?”김예훈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외삼촌이 있지 않습니까? 들어보니 외삼촌 뒤에 있는 어르신이 한국의 거물이신데, 외삼촌이 나서서 조금만 말해도 큰일을 작은 일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 아니신가요?”김예훈의 말을 듣고 정군과 임은숙의 얼굴이 밝아졌다.임은숙이 급하게 말했다.“맞아, 큰 오빠! 우리가 왜 이걸 까먹었지? 지분은 필요가 없었네. 오빠가 나서 준다면 분명 오빠 체면을 살려줄 거야. 그때 민아한테 말해서 별장 하나 줄게!”파산하지 않을 방법만 있다면 임은숙은 사실 회사 지분을 팔고 싶지 않아 했다.정군은 아내 말만 따르는 사람이라 임은숙이 이렇게 나오자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임무경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웃으며 말했다.“은숙아, 천진난만하게 굴지 말자. 내가 너희를 위해 나서준다고? 어떤 명분으로? 어떤 일이든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거 알아 몰라? 근데 지금 네가 하는 말은 명분이 없잖아! 만약 백운 그룹이 임씨 가문의 것이라면 그럼 내가 직접 나서서 거물들이 나의 체면을 세워주는 건 당연한 거야. 근데 내가 너희를 대신해서 나선 준다? 너희가 거물들 앞에 설 자격이 있어? 거물들이 보기에는 너희는 아무것도 아닌데 너희를 위해서 뭘 해주겠니?! 됐고, 지금 상황은 대충 알겠지? 하루 동안 생각할 시간 줄게, 정민아랑 얘기를 나누든 알아서 해. 근데 내일 지금, 이 시간까지 결정하지 않으면 임씨 가문은 너희가 우리와 가족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거야!”임무경은 웃으며 손을
저녁이 되자 임씨 가문은 가문 클럽에 모였다.임무경은 술잔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방현아, 너의 계획 너무 좋았어. 방금 이미 몇몇 사람들한테 연락 해놨어! 내일 그들이 백운 그룹에 압박을 가할 거야. 나는 정군과 임은숙이 견딜 수 없다고 봐! 내일 이 시간에 우리는 백운 그룹의 지분을 손에 넣는 거야! 우리 임씨 가문도 명문가가 될 수 있다고!”방현은 술잔을 높이 들고 말했다.“모두 이런 보잘것없는 저에게 기회를 주신 회장님 덕분입니다. 앞으로 임씨 가문을 위해 어떤 위험도 감수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저는 앞으로 임씨 가문의 돈주머니입니다!”방현의 말을 듣고 임씨 가문은 모도 박장대소를 했다.이때 여문성은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형님, 일이 끝난 이후에 김예훈, 그 쓸모없는 녀석을, 혼쭐을 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멍청한 녀석이 감히 저를 때리다니. 세상이 미쳐 날뛰는 것입니다!”임은유 역시 이를 깨물고 말했다.“맞아요! 이런 녀석은 남은 인생 감옥에서 썩게 해야 해요!”방현은 웃으며 말했다.“회장님, 그 데릴사위가 눈에 거슬리는 존재이긴 합니다. 일이 끝난 후에 어떻게든 처리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임무경은 웃으며 말했다.“다들 걱정하지 마라. 다 생각이 있어.”임옥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휴, 사실 그 녀석도 나쁜 애는 아닌데 잘못된 길을 가는 게 그저 딱할 뿐이야. 됐어, 그때 감옥에도 보내지 말고 그냥 속 시원하게 살게 해주자!”임옥희는 애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뱉는 말은 잔인하기 짝이 없었다.임옥희는 아예 김예훈을 죽일 생각이었다.방현은 임씨 가문의 본성을 이제야 조금 알게 되어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이 가족들은 혈연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이익만을 추구할 뿐이다.만족할 만한 이익을 위해 이들은 누구도 죽일 수 있다!방현은 이번에 충분한 이득을 취한 뒤에 이 사람들을 멀리할 생각을 하고 있다.방현은 표정 변화 없이 이런 생각을 하며 임무경에게 술을 따랐다.쾅!순간 갑자기 대문에서 굉음
임무경의 표정만 어두워진 게 아니다.임씨 가문의 다른 가족들도 모두 순간 표정이 굳었다.하지만 임옥희는 반응이 빨라 다시 웃음을 되찾으며 말했다.“문 반장, 저번에 내 생일을 축하해 준 일 아직 기억하고 있어. 계속 찾아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했네. 오늘 이렇게 우연히 만났으니 문 반장도 앉아서 술 한잔 드는 건 어때?”임씨 가문 사람들은 문준남이 갑자기 여기에 왜 왔는지 몰라 모두 문준남을 바라봤다.‘이번 사건을 공평하게 처리하라고 말한 걸 보니, 설마 뭘 알아낸 것은 아니겠지?’문준남은 차갑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사람을 잡으러 온 것뿐입니다. 그리고 회장님은 협조 부탁드립니다.”“응? 누굴 잡아?”임무경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당황했다.“로열 가든 그룹 방현, 너 혐의가 가장 많아. 증거도 확실해서 이미 체포영장도 다 받았어!”문준남은 차갑고 매정하게 말했다.“내가 체포된다고? 지금 증거 있어?”방현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다 알려줄게. 백운 별장 공사장 감시카메라 영상 이미 복원 완료했어! 사건 발생한 다음 날 사직한 인부들 다 찾아냈고 인부들이 이미 전부 다 네가 시킨 일이라고 이실직고했어! 방현, 넌 끝났어. 너 아무 데도 도망 못 가. 지금부터 너는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네가 한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문준남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잡았다!”임씨 가문이 아직 정신도 차리기 전에 방현은 몇몇 형사에게 체포되어 끌려갔다.그들이 다 나가고 자리에 있던 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오랜 기간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비록 이 모든 계획을 방현이 세웠지만 뒤에서 모든 일들을 봐준 건 임씨 가문이었다. 만약 임씨 가문을 불기라도 하면 큰일이다.이런 생각을 하니 임무경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어쩌면 방현을 죽일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백운 그룹 사건이 지금, 이 지경이 된 걸 보면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방현이 잡혀갔다는 것은
한편, 전남산 어르신도 매우 기뻤다.원래 전남산을 탓했던 피해자 가족들이 과일을 가지고 사과와 감사의 인사를 하러 직접 찾아왔다.전남산은 한평생 동안 명예와 권력 그리고 돈에 대한 욕심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장 행복한 일은 자기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다.이런 상황에서 원래 백운 그룹에 환불 요청을 하려던 사람들은 더 이상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전남산 어르신이 함부로 대변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이다.백운 별장의 건설 품질은 매우 좋았다.거기에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백운 그룹은 백운 별장의 전체적인 품질과 부대시설을 더욱 완벽하게 하려고 분명 온갖 노력을 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집값은 수직으로 상승할 게 안 봐도 뻔하니 그 누구도 환불하려 들지 않았다.백운 그룹의 업무는 빠르게 복귀되고 있었다. 정민아가 소중히 여기는 일류 별장을 나중에 특별히 사용하려고 준비하는 것 외에 다른 별장은 대부분 다 팔렸다.중요한 것은 정민아가 원래 임씨 가문에 팔려던 별장을 회수한 점이다.왜냐하면 임씨 가문은 원래부터 입으로만 말하고 절대 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없으며 어떠한 협의서를 체결한 적도 없다.그리고 이번에 임씨 가문이 불난 집에 부채질한 일로 인해 정민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임씨 가문.이번 사건으로 인해 임씨 가문은 뛰는 토끼 잡으려다 잡은 토끼까지 놓치는 꼴을 당해 손실이 엄청났다.비록 금전적인 손실은 크지 않았지만, 임무경은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인맥과 힘을 사용했다.그러나 결론적으로 지금 임씨 가문을 위해 손을 써준 몇몇 사람은 겁에 질려 임씨 가문을 멀리하기 시작했다.그렇게 임씨 가문의 인맥과 힘은 어느새 많이 줄었다.임씨 가문은 이번 일로 가문의 세력이 최소 30% 정도 줄어 엄청나게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경기도 삼인자인 임무경도 이번 일은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임무경도 이렇게 욕심내다 큰코다칠 줄은 애초에 상상도 못 했다.그래도 다행히도 임씨 가문에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이전에 임
김예훈은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그리고 김현민이 일본, 영국과 결탁한 의혹이 있는 것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의 생신날 김현민이 상속받으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주세요.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여러가지 버전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퍼뜨려 주세요. 김현민이 밖에 나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긴장감을 줘야죠. 맨날 집에서 음모와 계략을 연구하는 것도 정신상태에 좋지 않거든요.”김현민이라는 사람은 너무 계산적이고, 자기 보호에 강했다. 그런 그에게 짜증 날 대로 짜증 난 김예훈은 이렇게라도 그를 압박하고 괴롭혀 보기로 했다.그가 미쳐 날뛰기 시작해야 자기가 짜놓은 판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네. 알겠어요. 지금 바로 알아볼게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동씨 가문은 그래도 진주에서 어느 정도 힘이 있어서 이런 일은 쉽게 처리할 수 있거든요.”김예훈은 웃으면서 다시 한번 상황을 정리했다.김현민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너무 의도적으로 계획하면 안 되었다. 너무 티 나게 하면 그가 눈치챌 수 있었다.오히려 이런 무심한 계획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린 채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있던 동하임은 갑자기 웃더니 그에게 다가가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도련님께서 저희 동씨 가문에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마땅히 내놓을 것도 없고 해서 제 몸을 바치는 거 어떨까요?”농담처럼 보이지만 사실 큰 용기를 낸 것이다.김예훈만 원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튈 것이 분명했다.“하하하.”김예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오른손으로 동하임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하임 씨, 농담도 참. 아무리 그래도 저는 하임 씨 아버지의 친구이자 하임 씨의 삼촌이 되는 사람이에요. 이런 농담으로 저를 화나게 하면 제가 어떤 벌을 내릴지도 몰라요.”동하임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도련님께서 이런 걸 좋아하셨어요? 그러면 삼촌, 저한테 어떤 벌을 주실 건데요?”김예훈은 갑자기 주제가 잘못된 것 같아 순
“그렇다면 덕망 높은 두 분의 끊임없는 호소 끝에 김현민은 반드시 전략을 바꿔야겠죠. 만약 도련님께서 상대가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멀리 놓고 봤을 때 저 두 사람은 김현민이 자신을 위해 분풀이를 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겠죠. 그렇다면 저 두 사람이 김현민의 마음을 흔들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다 단단한 고리에 작은 균열이 생길 수도 있어요. 만약 김현민이 오늘 일때문에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선다면 계획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그중에서 부족한 점이 보이겠죠. 어쩌면 도련님께서 이 기회를 이용해 그를 뿌리째 뽑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무튼 도련님은 이 건물에 들어선 순간부터 함정에 빠진 것이 틀림없어요.”동하임은 손에 들고 있던 수표를 김예훈에게 건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예훈이 흥분한 나머지 일을 너무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아버지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조언을 듣고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김예훈의 행동이 막무가내로 보이지만 사실은 신중한 움직임이었고, 걸음마다 김현민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비록 김예훈과 김현민이 아직 정식으로 붙지 않았지만, 신경전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현재 파악된 상황을 봤을 때 적어도 김현민은 김예훈에게서 그 어떠한 이득도 본 적이 없었다.이로써 동하임은 왜 아버지가 진주·밀양에서 아무런 기반도 없는 김예훈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였지만 안타깝게도...동하임은 김예훈이 미혼일 때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이때 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힐끔 쳐다보았다.비록 동태원의 조언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사람은 조금만 더 가르쳐주면 곧 큰 인물이 될 사람이었다.하지만 김예훈은 인정하지 않고 피식 웃을 뿐이다.“너무 과대평가하신 거 아니에요? 저는 그저 사람을 때렸을 뿐인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신 거 아니에요? 저를 너무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말아
잠시 후, 용현성과 장현준은 처참한 모습으로 이곳을 떠났다.동하임은 손에 든 2,000억 원의 수표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김 도련님, 이번 만남은 정말 실패네요. 아무쪼록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줄 알았는데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줬냬요. 이 2,000억 원, 더 두 분이 여기저기 연락해서 겨우 모은 거예요.”동하임은 여전히 한숨이 나왔다.‘그렇게 거들먹거리더니 돈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었어. 2,000억 원을 울며불며 여기저기서 빌려야 한다니.’김예훈은 그들에게 2,000억 원을 내놓으라고 한 것은 그들의 뺨을 때리는 것보다도 더 심했다.그들의 노후 자금마저 탈탈 턴 것과도 같았다.이로써 쌍방은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평화롭게 지낼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저희가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고 해도 저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었을 거예요. 어차피 저들 눈에는 제가 죽어야 마땅한 존재니까요.”김예훈은 다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공진해가 보내온 자료를 확인했다.“소식에 따르면 용현성은 특별한 능력 없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어요. 암암리에 일본 쪽과 연락하는 것 같더라고요. 류서우가 초대하지 않았더라도 일본인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기 위해 무조건 문제를 일으키러 왔을 거예요. 장현준은 원래부터 식민지 시대 때 영국에서 기르던 개였을 뿐이에요. 평생 무릎 꿇고 개처럼 살더니 외국인이 하느님인 줄 아나 봐요. 이런 사람은 아무리 체면을 세워주고, 또 기회를 줘봤자 절대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튼 제가 회장 패쪽을 내놓지 않고, 또 그들의 요구에 따라 일본에 가서 사죄하지 않는 한 둘 중 하나는 죽는 운명이었다고요.”김예훈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해서 말했다.“어차피 죽고 못 살 판에 2,0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한 것도 많이 봐준 거예요. 오늘 이렇게 많은 눈이 지켜보지 않았다면 저 사람들 오늘 이곳을 벗어나지도 못했어요.”김예훈의 담담한 말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에게는 외국과 은밀히 연락하고 국민을 해치려는 비겁한 자
“영국 사람을 등에 업으면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아니면 모든 사람이 어르신처럼 외국인을 언급하면 바로 무릎 꿇을 줄 알았어요?”쨕!말할수록 화가 난 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김예훈에게 얻어맞아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정신이 혼미해진 장현준이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했을 때, 김예훈이 또다시 접근해 오자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사과할 기회를 드릴게요. 아니면 오늘 갈 생각도 하지 마세요. 내년 오늘이 어르신과 부당주님의 기일일 줄 아세요.”“너...”장현준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면서도 얼굴을 부여잡은 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도 하고싶은 말을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비록 이 시대에서는 권력, 힘, 돈, 인맥이 모든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주먹이 강한 사람이 승자였다.용현성이 이미 김예훈에게 짓밟힌 것도 모자라 장현준도 뺨을 맞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장현준은 지금껏 의지해 온 영국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자 더 이상 김예훈과 맞서지도 못했다.이 순간, 장현준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미안하네.”쨕!“그렇게 사과하는 거 맞아요?”쨕!“영국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던가요?”쨕!“사과는 존중의 의미로 무릎부터 꿇어야 한다는 거 몰라요?”연이은 뺨에 장현준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그는 분노의 극치에 도달해 표정마저 일그러졌다.손을 쓰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떨리는 몸으로 결국 무릎을 꿇었다.“김 회장님,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잘못했습니다.”장현준 같은 사람은 무릎 꿇는 것이 그렇게 굴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의 인식 속에서는 외국인을 만나면 무릎을 꿇어야 하지만 외국인은 김예훈에게 무릎 꿇을 자격이 없었다.“어르신같이 비겁한 자가 무릎을 꿇는다고 해도 아무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지만, 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거든요.”김예훈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가보세요. 다음부터 저를
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김예훈과 동하임을 째려보았다.“기다려.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야!”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했다.“반드시 동씨 가문을 진주 1인자 위치에서 끌어내릴 것이고, 오늘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할 거야! 나는 전직 총독으로서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 이 일을 영국 황실에 알리면 너희는 끝장이야!”동하임은 피식 웃고 말았다.“영국이요? 저희가 끝장날 거라고요?”김예훈은 서서히 장현준 앞으로 다가가 비웃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어디 전화해 보세요. 영국에서 어디 저희 대한민국 일에 간섭할 수 있는지. 저희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정상에 서있는데 어르신은 아직도 서양인의 그림자 밑에서 살고 계시네요. 당신 같은 사람이 전직 총독이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어르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서양인에게 길들어진 개일 뿐이에요.”김예훈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장현준은 서양 격투기를 배워서 그런지 반응이 빨라서 김예훈이 발로 차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 피했다.하지만 손을 들기도 전에 복부에 통증을 느끼며 의자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악!”비명이 퍼져나가고, 장현준은 네 발이 하늘을 향해 뒤집어져 마치 뒤집힌 거북이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얼른 전화해 보세요. 어르신을 지켜줄 수 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자고요.”김예훈은 피식 웃었다.“어르신께서 말은 힘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어요.”류서우 등은 이 순간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뻔뻔한 자식. 동하임이 장현준 어르신을 다치게 한 틈을 타 진주에서 존경받는 전직 총독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다니. 정말 완전히 무시하는 거잖아!’“김 회장!”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쨕!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쓰러뜨렸다.다음 순간, 머리가 세게 바닥에 부딪힌 장현준의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고 말았다.화가 났지만 두려움과 절망감이 앞섰다.충분히 자기도 고수라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움직임을 전
“너...”용현성은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극심한 통증 때문에 어질어질한 상태였다.그는 용문당 집법 부대의 부당주이며 용씨 가문의 사람인데 말이다.그동안 무송과 용문당에서 항상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추앙하고 존경했는지 모른다.그는 어디에서든 자신감이 넘쳤고, 심지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런데 오늘 김예훈한테 체면이 짓밟힌 것도 모자라 큰 손해를 보게 될 줄 몰랐다.어린놈의 발에 체면과 존엄이 짓밟힌 지금, 용현성은 벽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하지만 김예훈이 또 움직일까 봐 소리치지도 못했다.“보아하니 이제는 사태 파악이 되셨나 보네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하면 안 되는지 아시겠죠?”김예훈은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용현성을 쳐다보고는 그를 발로 차버렸다.“오늘 교훈을 잘 기억하길 바랄게요. 안 그러면 언젠가 터질 정도로 얻어맞을 거니까요.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렇지. 김현민이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거예요. 무송으로 돌아가 집법 부대 사람들한테 알라세요. 앞으로 일을 처리할 때는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고 행동하라고요. 일본인의 말에 개처럼 달려오지 말고요. 한 명씩 올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요. 알겠어요?”용현성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얼굴은 일그러진 채 처참한 모습으로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이순간 그는 김예훈에게 도전할 용기가 없어 애써 진정해 보려고 들숨·날숨을 쉬었다.“김 회장, 하임 씨,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야?”용현성이 이 정도로 다친 모습을 보자 장현준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여기가 어디라고. 여긴 국제 대도시인 진주이자 이곳만의 법이 있다고! 전직 총독의 신분으로 요구하는데 당장 당주님께 사과하고 처벌을 받아! 안 그러면 내 한마디로 진주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게 될 줄 알아. 내 말 믿어 안 믿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못 믿겠는데요? 저도 한 말씀 드릴까요? 제 앞에서 나이를 내세우면서 우쭐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생
김예훈의 발에 짓밟힌 용현성은 끊임없이 몸부림쳤고, 얼굴에는 발자국과 손자국이 나있는 채로 무척이나 비참한 모습이었다.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김예훈의 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많은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비기도 하고,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특히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무도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담하게 행동할 줄 몰랐다.용현성의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그의 얼굴을 바닥에 짓밟다니.이는 용문당 장관회의 체면을 짓밟은 것도 모자라 용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것과도 같았다.모두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장현준이 제일 먼저 반응하고 소리쳤다.“김 회장, 지금 무례하게 뭐하는 짓이야! 감히 당주님을 건드려?”김예훈이 용현성마저 무시할 줄 몰랐는지 류서우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녀는 혈기가 솟구쳐 김예훈에 대한 두려움도 잊었다. 이때 그녀의 손짓하나에 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이 무기를 꺼내 분노에 차서 앞으로 돌진해 왔다.똑같이 동하임의 손짓에도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사방에서 나와 집법 부대 사람들을 가로막았다.집법 부대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모두 강력한 시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곳은 동씨 가문의 구역이라 인원이 더 많은 건 사실이었다.힘이 균형을 이룬 쌍방은 서로 대치 상태에 들어섰다.류서우는 또 한 번 누군가에게 가로막힐 줄 몰랐는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동하임 씨,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동하임이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도련님을 해치려면 제 시체부터 먼저 밟고 가세요!”“너희들!”류서우는 이 모습을 보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더니 김예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당주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함께 묻어버릴 거예요!”김예훈을 직접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너무 많이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이때 장현준이 기세등등한 말투로 말했다.“김 회장, 하임 씨, 지금 이러는 거, 어떤
이때 용현성의 손짓 한에 몇몇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서 칼을 뽑아 들고 김예훈을 노려보았다.이 장면은 동하임의 얼굴을 순간적으로 어두워지게 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부당주님, 패쪽은 당주님이 저한테 맡긴 거라 누구도 가져갈 수 없고, 저보고 일본인에게 사과하라고요?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일본인이 저의 사과를 받을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왜? 네가 그렇게 대단해?”용현성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김예훈, 내가 너의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고 일본에 보내는 것으로 끝내는 것도 당주님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야. 그러니까 너무 잘난 척하지 마. 내가 나이 들어서 성격이 좋아져서 다행이지, 젊을 때였으면 너는 이미 머리가 날아가고 온 가족이 살해당했을 거야.”이 순간, 용현성은 언제든지 일어나 김예훈을 한방에 쳐 죽일 것만 같았다.“김 회장, 당주님은 용문당 내부에서 덕망이 높고 권력 있는 분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많은 배려를 한 거라고.”장현준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러니까 절대 나대지 마. 당주님이 화를 내는 순간 너는 끝장이라고. 회장 패쪽을 내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사과용으로 너의 사지를 부러뜨려 일본에 버릴 거라고. 너의 가족 또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야. 당주님은 단순히 용문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용씨 가문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장현준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어 앉아 말했다.“우리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패쪽을 내놓고 스스로 손발을 묶어. 내가 당주님을 위해 두번째 즐길 거리를 마련했는데 말이야. 당주님이 즐기는 데 방해가 되는 순간 네가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볼 거야.”류서우도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얼른 패쪽을 내놓고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요. 아니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류서우, 지금 날 협박해?”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긴 했지만, 여전히 냉랭하게 말했다.“그렇게 이해하셔도 좋아요.”류
“나오키가 너를 죽일 수 있었는데 네가 용문당 이름으로 압박하는 바람에 생각에 잠겨있는 틈을 타 습격해서 죽였다는 것도 알아. 김예훈, 너는 정말 얼굴이 너무 두꺼운 거 아니야? 왜 그렇게 염치가 없는 거냐고.”용현성은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화가 잔뜩 나 있었다.김예훈은 멈칫하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힐끔 쳐다보았다.류서우 뒤에 서 있던 집법 부대 제자들은 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다.이로써 류서우가 용현성을 데려오기 위해 일부 진실을 숨겼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예를 들어 김예훈이 혼자서 타케이 가문을 모조리 때려눕혔다는 사실을 숨긴 채 김예훈이 용문당을 이용해 타케이 가문을 압박했다고 말했다.만약 용현성이 김예훈이 직접 나오키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감히 올 용기도 없었을 것이다.“부 당주님, 한 번만 더 설명해 드릴게요. 타케이 가문은 자결한 것이 맞아요. 용기가 대단해 일본 천황이 큰 상을 내리기로 했다니까요?”김예훈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미 진주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에요. 일본대사관 측에서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요. 부당주님께서 만약 불만이 있으시면 그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도 좋아요. 소송에서 이기면 다시 이야기해 볼까요?”“너!”용현성은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김예훈 이 자식, 실력 있는 것도 모자라 말솜씨도 대단해.’김예훈이 일본대사관까지 거들먹거려 한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이때, 장현준이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 어떻게 자결했는지는 김 회장이 나보다 더 잘 알잖아. 동씨 가문이 이 사건에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부었는지 김 회장도 모를 리가 없잖아. 굳이 밝혀봤자 재미도 없을 것 같고. 실력이 뛰어난 데다 동씨 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거 알아. 하지만 김 회장도 알겠지만, 이 세상에서 많은 일은 단순히 싸우고 죽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아. 이 바닥에서는 예의를 갖춰야 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데 당주님과 맞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