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경의 표정만 어두워진 게 아니다.임씨 가문의 다른 가족들도 모두 순간 표정이 굳었다.하지만 임옥희는 반응이 빨라 다시 웃음을 되찾으며 말했다.“문 반장, 저번에 내 생일을 축하해 준 일 아직 기억하고 있어. 계속 찾아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했네. 오늘 이렇게 우연히 만났으니 문 반장도 앉아서 술 한잔 드는 건 어때?”임씨 가문 사람들은 문준남이 갑자기 여기에 왜 왔는지 몰라 모두 문준남을 바라봤다.‘이번 사건을 공평하게 처리하라고 말한 걸 보니, 설마 뭘 알아낸 것은 아니겠지?’문준남은 차갑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사람을 잡으러 온 것뿐입니다. 그리고 회장님은 협조 부탁드립니다.”“응? 누굴 잡아?”임무경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당황했다.“로열 가든 그룹 방현, 너 혐의가 가장 많아. 증거도 확실해서 이미 체포영장도 다 받았어!”문준남은 차갑고 매정하게 말했다.“내가 체포된다고? 지금 증거 있어?”방현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다 알려줄게. 백운 별장 공사장 감시카메라 영상 이미 복원 완료했어! 사건 발생한 다음 날 사직한 인부들 다 찾아냈고 인부들이 이미 전부 다 네가 시킨 일이라고 이실직고했어! 방현, 넌 끝났어. 너 아무 데도 도망 못 가. 지금부터 너는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네가 한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문준남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잡았다!”임씨 가문이 아직 정신도 차리기 전에 방현은 몇몇 형사에게 체포되어 끌려갔다.그들이 다 나가고 자리에 있던 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오랜 기간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비록 이 모든 계획을 방현이 세웠지만 뒤에서 모든 일들을 봐준 건 임씨 가문이었다. 만약 임씨 가문을 불기라도 하면 큰일이다.이런 생각을 하니 임무경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어쩌면 방현을 죽일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백운 그룹 사건이 지금, 이 지경이 된 걸 보면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방현이 잡혀갔다는 것은
한편, 전남산 어르신도 매우 기뻤다.원래 전남산을 탓했던 피해자 가족들이 과일을 가지고 사과와 감사의 인사를 하러 직접 찾아왔다.전남산은 한평생 동안 명예와 권력 그리고 돈에 대한 욕심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장 행복한 일은 자기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다.이런 상황에서 원래 백운 그룹에 환불 요청을 하려던 사람들은 더 이상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전남산 어르신이 함부로 대변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이다.백운 별장의 건설 품질은 매우 좋았다.거기에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백운 그룹은 백운 별장의 전체적인 품질과 부대시설을 더욱 완벽하게 하려고 분명 온갖 노력을 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집값은 수직으로 상승할 게 안 봐도 뻔하니 그 누구도 환불하려 들지 않았다.백운 그룹의 업무는 빠르게 복귀되고 있었다. 정민아가 소중히 여기는 일류 별장을 나중에 특별히 사용하려고 준비하는 것 외에 다른 별장은 대부분 다 팔렸다.중요한 것은 정민아가 원래 임씨 가문에 팔려던 별장을 회수한 점이다.왜냐하면 임씨 가문은 원래부터 입으로만 말하고 절대 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없으며 어떠한 협의서를 체결한 적도 없다.그리고 이번에 임씨 가문이 불난 집에 부채질한 일로 인해 정민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임씨 가문.이번 사건으로 인해 임씨 가문은 뛰는 토끼 잡으려다 잡은 토끼까지 놓치는 꼴을 당해 손실이 엄청났다.비록 금전적인 손실은 크지 않았지만, 임무경은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인맥과 힘을 사용했다.그러나 결론적으로 지금 임씨 가문을 위해 손을 써준 몇몇 사람은 겁에 질려 임씨 가문을 멀리하기 시작했다.그렇게 임씨 가문의 인맥과 힘은 어느새 많이 줄었다.임씨 가문은 이번 일로 가문의 세력이 최소 30% 정도 줄어 엄청나게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경기도 삼인자인 임무경도 이번 일은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임무경도 이렇게 욕심내다 큰코다칠 줄은 애초에 상상도 못 했다.그래도 다행히도 임씨 가문에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이전에 임
이튿날.김예훈은 CY 그룹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정민아는 때마침 방에서 나왔다.“김예훈, 요 며칠 내가 땅 하나 보고 있는데 내가 살 수 있게 노력하고 있어. 그리고 소현이 오늘 시험이래. 나 대신해서 데려다줄 수 있어?”정민아가 말했다.이번 사건이 너무 커서 백운 그룹은 명예도 실추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이름을 날렸다.정미아는 이번 기회를 잡아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려고 성남의 땅 몇 군데를 봐뒀다. 이를 통해 백운 그룹의 사업이 더 흥하길 원했다.정민아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김예훈은 웃었다.작은 일은 자기가 하면 되기 때문에 부인이 잘 되면 좋은 일이다.“당연하지. 그럼, 소현이를 태워서 성남 대학교에 데려가 시험 보게 하면 되는 거야?”“맞아!”김예훈은 성남 대학교를 인정하지 않아 정소현이 유명한 학부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지만, 정소현 스스로 대학 입학시험을 보고 싶어 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 시험 날인데 시간이 촉박해 보였다.김예훈은 정소현을 대학교에 데려다준 이후 떠나려고 했다.“형부, 여기서 잠깐만 기다렸다가 저 시험 끝나고 다시 데려다주시면 안 될까요?”정소현은 무척 긴장했다.김예훈은 정소현의 안색을 보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사실 이전에 처제와 김예훈의 사이는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오만소리 다 하는 절친이 됐다.기왕 처제가 요구하니 김예훈은 절대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아무 의자에 누워 쉬다가 정소현이 돌아와 깨우니 벌써 점심이었다.“형부, 우리 같이 밥 먹어요. 들어보니 성남 대학교 학생 식당 음식이 맛있고 저렴하대요. 저 먹어보고 싶어요.”정소현은 기대에 차 김예훈을 바라봤다.정소현은 자기가 마음에 두는 사람과 성남 대학교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서로 사귈 기회가 생긴다는 얘기를 계속 들었었다.그래서 오늘 김예훈한테 자신을 기다리라고 했다.김예훈은 이런 꼬마의 속마음을 알 터가 없었다.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보니 밥 먹을 시간이 됐다.김예훈은 거절하지 않고 말
정소현의 말은 일리 있어 보이지만 사실 정소현은 자기만의 속셈이 있었다.형부와 가까워질 기회는 흔치 않다.김예훈은 정소현이 이렇게 말하는 게 앞뒤가 조금 안 맞지만, 기왕 학업을 위한다니 김예훈도 거절하기 쉽지 않아 정소현을 맞춰 줬다.어쩔 수 없었다. 처제의 학업을 위해 김예훈 역시 애쓰고 있는 셈이다.두 사람이 손도 잡고 가까이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정소현을 구애하던 많은 남자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정소현 보기에는 순수해 보이고 예뻤는데 아저씨랑 사귀어? 안돼 난 인정 못 해! ”“됐어, 네가 뭔데 인정을 못 해? 너는 어항 속에 몇 번째 물고기니?”많은 남자애가 화를 냈지만, 그저 멀리서 한 마디씩 욕할 뿐 앞에서는 뭐라 하지 못했다.정소현과 김예훈은 학생 식당에 빠르게 도착했다.두 사람은 구석에서 밥을 먹었지만 그래도 관심을 계속 받았다. 많은 사람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김예훈은 어이가 없어 말했다.“소현아, 앞으로 이렇게 예쁘게 꾸미지 마요. 봐봐 다들 처제만 쳐다보잖아요.”정소현은 입을 삐쭉 내밀고 말했다.“형부, 저 화장 안 했고, 민낯이에요. 저도 언니처럼 모태 미녀예요! 아 형부 말해주세요. 저랑 언니 중에 누가 더 예뻐요?”말이 끝나고 정소현은 얼굴을 김예훈 얼굴 앞으로 들이밀고 눈은 크게 떴다. 너무 가까워 콧바람도 느껴졌다.정민아와 정소현은 모두 연예인 뺨치는 국보급 미녀들이다. 차이라고 하면 정민아는 이미 어느 정도 나이를 먹어 성숙미와 지성이 더욱 느껴진다.그에 반해 정소현은 아직 사춘기 소녀의 티가 나고 얼굴은 새하얘서, 정소현을 본 사람들은 모두 갖고 싶고 뽀뽀하고 싶은 정도였다.김예훈은 참지 못하고 정소현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어떻게 형부한테 그런 걸 물어봐요? 네?”“형부, 아파요...”정소현은 눈물을 글썽이며 사과했다.“형부 저를 놔주시면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아 근데 까먹고 돈을 안 가져왔어요. 형부, 돈 있어요?”김예훈은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지갑을 줬다.정소현은
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임지용을 쳐다보다가 결국 미소를 살짝 보였다. 어쩐지 정소현이 그에게 이상한 요구를 한다 싶었는데 이제 보니 주변에 날파리가 너무 많았던 탓이었으며 특히 눈앞에 있는 이 날파리의 태도가 유난히 김예훈의 심기를 건드렸다.만약 그저 정소현을 쫓아다니는 보통 남자였으면 김예훈도 곁에서 지켜봤을 것이고 심지어 남자가 좋은 사람 같아 보이면 그 남자를 도와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곱게 자란 이 도련님은 고고하고 막무가내인 자태를 뽐냈기에 김예훈의 자신의 처제가 저런 놈에게 넘어가는 건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김예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화가 잔뜩 난 정소현이 언성을 높였다.“임지용, 내가 전부터 너에게 얘기했잖아! 너와 나는 절대 가능성이 없다고!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일에 관여하는 거야!”“자격? 성남 대학교에서 나 임지용이 곧 법이야. 내가 원하는 여자는 무조건 내 여자친구가 되어야 해! 이게 바로 성남 대학교 규칙이야. 알아? 감히 내 여자를 탐내는 놈은 다리가 잘리거나 손이 잘리게 될 거야.”임지용이 웃으며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말했다. 로열 가든 그룹의 도련님인 임지용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쓰는 사람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으며 더군다나 성격이 건방진 탓에 주먹을 휘두르는 경우가 흔했기에 성남 대학교에서 소문난 난폭군이다. 소문에 의하면 임지용이 마음에 드는 여선생님도 있었는데 결국 거절을 못 하고 몇 달 동안 그의 여자친구 노릇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소현은 여러 번이나 그를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 별 볼 일 없는 남자까지 학교에 데리고 와서 자랑하다니. 이건 임지용의 체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동이었다.바로 이때, 임지용 뒤에 서 있던 농구복을 입은 학생들이 앞으로 다가와 너도나도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정소현! 우리 지용 도련님이 널 마음에 들어 한 건 너한테 영광이야! 감히 주제도 모르고 어디서 저런 남자를 데려와서 지용 도련님 체면을 깎아내리고 있어!”“네가 남자를
“오성주 선배님.”정소현은 그 남자를 보자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고 오성주라는 남자도 성남 대학교 학생이지만 4학년이기에 학교에 자주 나오지는 않았다. 그도 정소현을 좋아하는 남자 중 한 명이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신사적이고 매너가 좋았다.“임지용이 또 괴롭혀?”오성주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들을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가볍게 웃으며 정소현에게 물었고 임지용이 정소현을 많이 괴롭힐수록 그가 정소현 앞에서 정의를 구현할 기회가 더 많이 생기는 셈이다.오성주는 눈살을 찌푸리며 임지용을 쳐다보았다.“임지용, 소현이에게 그만 들이대라고 내가 전부터 경고했잖아?”“너랑 뭔 상관이야!”임지용이 욕설을 확 퍼부었지만, 표정이 다소 어두웠다. 그도 오성주라는 사람을 알고 있었으며 부잣집 도련님은 아니지만 오성주의 아버지가 성남시 시청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권력이 꽤 컸다. 임지용도 굳이 오성주를 건드리고 싶지는 않았다. “뭐라고?”오성주의 표정이 확 굳어버렸다. 그는 성격이 상대적으로 다정하고 온순하지만 그래도 도련님 신분이었기에 단 한 번도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오성주, 머리에 똥이 든 거야? 정소현 저 여자가 어디 신분도 모르는 천한 남자를 데리고 온 거 못 봤어? 그런데도 지금 저 여자 편을 드는 거야? 머리가 고장 났어?”임지용이 싸늘하게 말하자 흠칫하던 오성주가 김예훈을 아래위로 쓱 훑다가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임지용, 이유가 어찌 됐든 넌 난동을 피운 건 잘못된 거야. 오늘 일은 이 정도에 끝내. 정소현이 사회인에게 괴롭힘을 당한 일은 내가 해결할게. 내 체면을 봐서 이쯤에서 그만해.”오성주가 보기엔 김예훈은 그저 사회인에 불과했으며 그런 김예훈이 정소현 곁에 서 있는 것 자체부터 기분이 언짢았지만, 임지용처럼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았다.김예훈은 오성주를 아래위로 빤히 훑어보며 꽤 용기가 있고 대담한 그의 모습에 만족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체면? 오성주, 네 아버지가 성남시 시청에서 근무한다고 나를 누를 수 있을 거 같
오성주와 임지용 두 사람은 학교의 유명 인사였기에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많은 학생이 몰리기 시작했다. 임지용은 얼굴이 일그러지고 있었지만 이와 반대로 오성주는 덤덤한 표정이었으며 심지어 소문을 듣고 모여든 여학생들에게 손까지 흔들었다. 그는 성남 대학교 태권도 협회의 회장으로 검은띠를 따냈고 외모까지 출중했기에 여학생 팬이 많았다.오성주는 임지용의 건방진 태도에 되레 기분이 좋아졌다. 그가 이 자리에서 임지용을 제대로 혼내야 정소현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두 눈으로 똑똑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오성주가 오른손의 식지 손가락을 까닥거렸고 코웃음을 치던 임지용이 손에 들고 있던 농구공을 오성주한테 힘껏 던졌으며 오성주가 발을 뻗어 그 농구공을 날려버렸다.하지만 오성주가 발을 뻗던 순간, 임지용이 오성주 앞으로 달려가서 그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고 팍 소리와 함께 뺨을 맞은 오성주는 뒤로 날아가다가 바닥에 쓰러지던 그때, 임지용이 또 한 번 빠르게 달려가 발로 오성주의 배를 강타했다.“욱!”극심한 고통이 느껴진 오성주는 배를 끌어안고 바닥에서 뒹굴기 시작했으며 검은띠 따위는 몸집이 거대한 임지용 앞에서 무용지물이었다.한편, 몰려들어 구경하던 학생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용호상박의 대치 상황을 보려고 왔던 건데, 강하기로 소문난 오성주가 이렇게 한 방에 쓰러질 줄은 몰랐으며 다들 임지용을 보며 두려움에 덜덜 떨기까지 했다.역시 체육 특기생이라 체력과 폭발력이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었으며 이 정도 실력이라는 앞으로 성남시에서 감히 그에게 덤빌 사람은 아예 없을 것이다.“다들 잘 들어. 오늘부터 내가 바로 성남 대학교의 왕이고 내가 찍은 여자는 곧 왕비야! 이 대학교에서는 모두가 내 말을 들어야 할 거야! 쓰레기들아, 알겠어?”코웃음을 치던 임지용을 주위에 서 있던 학생들을 훑어보며 언성을 높였고 그의 뒤를 따르던 학생들도 피식 웃으며 고학년 유명 인사들을 흘겨보았으며 고학년 선배들은 너도나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돈으로 봤을
김예훈은 애들을 상대하는 게 너무 귀찮았다. 임지용 같은 학생들은 한껏 건방진 모습을 하고 있지만 김예훈이 보기엔 그저 어린애들이었기에 도무지 흥미가 생기지 않았으며 지금 이렇게 말을 걸고 있는 것도 임지용이 더는 정소현에게 껄떡대지 못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은 최대한 자세를 낮췄고 임지용의 체면을 생각해서 한 행동이었으며 솔직히 로열 가든 그룹의 도련님은 물론이고 대표 이사가 와도 김예훈 앞에서 예의를 갖춰야 할 것이다.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임지용은 김예훈의 말에 크나큰 수모라도 당한 듯 김예훈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당신이 뭔데 감히 나한테 사과를 하라고 하는 거예요! 내가 다시 한번 얘기하는데, 저 여자는 내가 찍은 여자예요! 찍기만 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 저녁에 잠자리까지 가질 거예요. 그리고 그 모습을 아저씨가 곁에서 무릎 꿇고 보고 있을 거고.”임지용의 말이 끝나자 뒤따르던 학생들이 너도나도 변태 같은 표정을 지었고 한눈에 봐도 처음 하는 짓은 아닌 게 확실했다.김예훈은 임지용의 말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자신은 처제에게 말로도 그런 장난을 치기 조심스러운데 저놈들이 감히 진짜 저지르려고 하다니. 화가 잔뜩 난 김예훈은 말없이 한 걸음 다가갔고 임지훈은 김예훈의 행동에 한껏 들뜬 얼굴이었다.“아저씨, 지금 제 발로 지옥에 들어온 거예요. 이따가 병신이 돼도 전 합의금 한 푼도 못 줘요!”임지용은 이미 김예훈을 어떻게 쓰러트릴지 계획을 짜고 있었고 심지어 김예훈을 이용해서 정소현을 협박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으며 그렇게 되면 오늘 저녁에 충분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눈 깜짝할 사이에 김예훈이 임지용 앞으로 다가갔고 임지용은 오른쪽 다리를 들어 김예훈의 얼굴을 공격하려고 했으며 이 한 방이면 김예훈의 머리가 깨질 거라고 확신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임지용의 얼굴이 확 굳어버렸다. 김예훈이 오른손을 들어 임지용의 발목을 꽉 잡아버렸으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휘둘렀다.임지용은 팍 소리와 함께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