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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휴대폰을 들고 있는 구진혁의 몸은 조금씩 구부정해졌고 휴대폰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구진혁은 멍해진 눈으로 앞만 바라보았다.

“진혁아, 무슨 일이야? 누구한테서 온 전화인데 그래?”

옆에 있던 백윤아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살폈다.

구진혁은 말을 하려다 말고, 결국 다시 삼켰다.

“아무 일도 아니야, 그냥 동료 전화야.”

오태건은 웃으며 그를 가볍게 밀었다.

“진혁아, 오늘은 네 결혼식이잖아. 일 생각할 때가 아니지.”

“어서 들어가. 결혼식이 곧 시작할 거야!”

백윤아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구진혁의 팔을 잡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나는 구진혁의 온몸이 흩어지지 않는 어둠에 휩싸인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백윤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마치 그녀의 진실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나는 그의 눈빛이 낯설지 않았다. 예전에 백윤아가 나를 모함했을 때, 그는 나를 똑같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의심과 불신, 그리고 경계가 가득한 눈빛이었다.

“왜 그래? 진혁아.”

백윤아의 목소리에는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다.

“윤아야, 방금 수사대에서 전화가 왔는데 내가 이전에 검사했던 게 문제가 생겼대.”

구진혁의 목소리에는 깊은 죄책감이 묻어 있었다.

“오늘 결혼식은 아마도...”

나는 순간 얼어버렸다. 구진혁이 나 때문에 백윤아와의 결혼식을 포기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백윤아 역시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란 표정으로 구진혁을 바라보았다.

“뭐라는 거야? 오늘은 우리 결혼식이잖아.”

하지만 구진혁은 이미 영혼을 잃은 사람처럼 굳어 있었다.

그는 딱딱한 기계적인 말투로 백윤아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윤아야. 나 정말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겠어.”

“일 끝나고 나서 우리 다시 결혼식 올리자.”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게 바로 인과응보라는 건가.

예전에 구진혁은 백윤아 때문에 우리의 결혼식을 미뤘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 때문에 그는 결혼식 도중에 백윤아를 남겨두고 떠나버린 것이다.

말을 마친 그는 백윤아의 손을 뿌리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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