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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며칠 동안 나는 강제로 구진혁과 백윤아와 함께 묶여있었다.

그들은 내 앞에서 결혼식 준비에 대해 논의했고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았으며 메이크업을 해보았다.

나는 구진혁이 결혼을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예전에 우리가 결혼할 때, 나는 몇 번이나 그와 함께 결혼식 세부 사항을 상의하고 싶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그의 간단한 한마디였다.

“넌 내가 바쁜 거 몰라?”

“결혼식 하나 올리는 데 나까지 신경 써야 해?”

결국, 보면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사랑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였다.

처음에는 그들을 보며 숨 쉴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팠지만, 이제는 그저 무덤덤해졌다.

그러다 그들의 결혼식 날이 왔다.

구진혁은 몸에 딱 맞게 재단된 턱시도를 입고 있었고 백윤아는 구진혁이 그녀를 위해 맞춤 제작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마치 동화 속의 완벽한 공주님과 왕자님 같았다.

반면 3년 전에 나는 40만 원짜리 대여 드레스로 대충 때웠는데 말이다.

그들은 문 앞에서 손님들을 맞이했고 주변 사람들은 그들에게 가장 진심 어린 축복을 보냈다.

나와 함께 생사를 넘나들었던 동료들도 모두 이 결혼식에 참석했다.

내가 죽은 후 3년 동안, 그들은 구진혁과 백윤아를 받아들인 것이다.

나의 제자였던 하준은 축의금 봉투를 건네며 말했다.

“윤아 누나, 진혁 형, 결혼 축하해요!”

“이렇게 좋은 날에 형, 우리랑 포근히 한잔해요!”

백윤아는 구진혁의 품에 기대어 웃으면서 말했다.

“우린 지금 임신 준비 중이라 술은 안 마실게!”

이 말이 나오자, 홀에 있던 사람들은 잠시 멈칫하더니, 모두 입을 열었다.

“나 양엄마 할래요!”

“그럼 난 양아빠 할 거야!”

난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들이 아이를 가지기로 했다고?

순간 분위기는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사람들은 모두 즐겁게 웃고 있었지만, 내 가슴은 누군가 심장을 꽉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점점 조여 오면서 숨이 막혔다.

“윤아 누나는 진혁 형을 너무 챙겨요!”

하준은 불만스럽게 백윤아를 바라보며 투덜거렸지만 농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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