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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또다시 익숙한 해부대와 익숙한 구진혁이었다.

“어떻게 너일 수 있지? 어떻게...”

구진혁의 손은 심하게 떨렸고 내 몸이 든 주머니를 여러 번 시도해서야 간신히 열었다.

주머니를 열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확 퍼졌지만, 구진혁은 신경 쓰지 않고 내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더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내 얼굴은 깊게 팬 흉터로 가득해서 알아볼 수가 없었다.

문득 그는 뭔가 생각난 듯 시선을 빠르게 내 아랫배로 옮겼다.

끔찍한 상처들이 내 아랫배를 차지하고 있었다.

구진혁은 조금씩 그 흉터들을 살펴보다가 결국 눈에 띄지 않는 흉터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 상처는 꽤 오래된 것으로 5cm 정도의 작은 흉터에 꿰맨 자국이 있었다.

그건 4년 전, 나와 구진혁이 사귀던 시절 그를 위해 남긴 상처였다.

4년 전, 구진혁은 한 사건의 부검을 맡았다.

범인은 극악무도한 사람이었고 체포되기 전에 구진혁과 함께 죽으려고 했다.

그가 칼을 구진혁에게 찌르려고 할 때,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의 앞에 몸을 던졌다.

바로 그날, 나는 우리의 첫 아이를 잃었고 아이를 갖기 어려울 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날 병실에서 구진혁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고 그저 내 손을 잡고 약속했다.

“해월아, 걱정하지 마. 우리 결혼하자. 내가 평생 잘해줄게.”

“네가 회복해서 퇴원하면 바로 결혼해!”

그때의 구진혁은 진심이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그는 정말 나와 결혼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는 구씨 가문의 외동아들이었다. 나는 손자 손녀를 바라는 그의 어머니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구진혁, 우리 헤어지자!”

그 말에 구진혁은 버림받을까 두려워하는 어린아이처럼 내 손을 꽉 잡았다.

“괜찮아, 해월아. 우리 입양하면 되잖아!”

“아니야, 아니야. 난 아이가 필요 없어. 너만 있으면 돼!”

나는 지금도 확신한다. 그때의 구진혁은 정말 나를 사랑했다.

날 위해 아이도 포기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진혁아, 네가 한 모든 말은 거짓말이었어.’

구진혁은 떨리는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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