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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구진혁은 내 몸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나는 그가 계속 바라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갑자기 일어서더니 내 시신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그러고는 열쇠를 집어 들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집 문을 열자마자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주먹 한 방이었다.

“구진혁, 너 사람 맞아? 결혼식에서 윤아 누나를 혼자 내버려 두다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누나를 비웃었는지 알아?”

그를 때린 사람은 바로 하준이었다. 그의 얼굴엔 구진혁에 대한 분노가 가득했다.

하지만 구진혁은 못 들은 척하며 침묵한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구진혁, 내 양딸을 아내로 맞고 싶지 않다고 해도, 이렇게 모욕해서는 안 되지!”

오태건은 테이블을 쾅 하고 내리쳤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그들이 상처받은 백윤아를 위로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구진혁은 백윤아의 맞은편에 앉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괜찮아요, 아버지. 진혁이는 일 때문에 그런 거니까 이해할 수 있어요!”

백윤아는 이해심 깊은 듯 웃으며 말했다.

“윤아야, 네 상처 아직도 아파?”

구진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해 넌 정말 많은 피를 흘렸지.”

“너는 도망치려고 하는 강해월을 막으려다 다쳤다고 했지? 그런데 결국엔 그녀를 막지 못하고 놓쳤다 한 거 맞지?”

백윤아의 목소리엔 이미 긴장감이 가득했다.

“진혁아, 갑자기 왜 그걸 묻는 거야?”

“구진혁, 너 제정신이야? 지금 강해월 얘기할 때야?”

하준은 구진혁의 멱살을 잡았다.

“우린 지금 네가 오늘 정신 나간 사람처럼 결혼식에서 사라진 일에 대해 말하고 있잖아. 오늘 모든 사람 앞에서 윤아 누나한테 설명해봐!”

하지만 구진혁은 못 들은 척하며 계속 물었다.

“그러니까 네가 직접 강해월이 도망치는 걸 봤다는 거지?”

“맞아! 내가 똑똑히 봤어!”

백윤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나는 백윤아의 예쁜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그 속에 그렇게 썩어 문드러진 영혼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때 일은 이미 끝난 거잖아.”

오태건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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