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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죽은 지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또 이런 장면을 봐야 한단 말인가.

나는 아래로 내려와 작은 태아를 바라보았다.

이 아이를 직접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백윤아에게 죽임을 당할 때도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고 구진혁이 내 시신을 해부할 때도 울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내 눈물은 마치 줄 끊어진 구슬처럼 흘러내렸다.

이 아이는 이미 손과 발이 생긴 상태였다.

3년 전, 내가 백윤아의 손에 죽지 않았다면 이 아이는 지금 두 살이 넘었을 것이다.

아이는 나를 엄마라고 부르며 안겼을 테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아이에게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게 허망해졌다.

“사망자의 신원이 아직 명확하지 않으니 DNA를 분석해 비교해 봐.”

‘정말 아쉽구나. 구진혁. 네가 조금만 더 꼼꼼히 봤다면, 예전에 널 구하려다 배에 남긴 상처를 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우린 또 이렇게 놓쳐버렸네.’

조수는 DNA를 채취할 물건을 받아 들고 기록표를 보더니 물었다.

“진혁 형, 이 사람은 사망한 지 얼마나 된 것 같나요? 아직 말씀 안 하셨어요.”

해부대를 정리하던 구진혁의 손이 멈칫했다. 하지만 그는 대답 대신 조수에게 되물었다.

“성민아, 강해월이 도망간 지 얼마나 됐지?”

장성민은 구진혁의 질문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3년 됐어요. 진혁 형 잊었어요? 강해월이 도망간 후, 모든 영예와 직위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한 보고서도 형이 작성했잖아요.”

나는 멍하니 그 말을 듣고 있었다. 철회 보고서.

구진혁은 내가 과학 탐사대를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백윤아를 위해서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것들을 다 취소하다니!

“왜 그러세요? 형. 뭔가 떠오르셨어요?”

장성민은 구진혁을 바라보다가 다시 해부대 위에 누워있는 나를 바라보았다.

“형,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세요. 강해월은 그때 모든 물자를 다 훔쳐서 도망간 사람인데 그런 사람 생각은 왜 해요.”

구진혁은 조롱하듯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그냥 갑자기 생각났을 뿐이야.”

“이 사람, 사망한 지 대략 3년 정도 됐다고 기록해 둬.”

“난 이만 가볼게. 윤아가 집에서 저녁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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