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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간병인이 빠르게 손을 뻗어 한수민을 붙잡아 준 덕분에 한수민은 바닥에 넘어지지 않았다.

한수민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다시 자리에 앉고는 간병인을 향해 박민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봤지? 이게 내 딸이야. 배은망덕한 불효녀라고. 돈을 달라고 해서 안 주니까 강제 집행을 신청하겠다는 거야!”

간병인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박민정을 바라봤다.

나이 든 간병인은 사람을 보는 눈이 정확했다.

그녀의 눈에 박민정은 순하고 온화한 모습이라 불효녀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박민정은 변명하지 않고 단지 한마디만 남겼다.

“돈이 없다고 하면 윤씨 가문에 가서 받을 거예요.”

그녀는 한수민이 돈을 모두 윤씨 가문에 넘겼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

“어디 한 번 그렇게 해봐!”

한수민은 분노에 차 있었다.

지금의 한수민은 박민정의 눈에 그저 우스꽝스러운 광대에 불과했다.

박민정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또 물었다.

“윤소현은 어디 있어요? 당신의 착한 딸은 왜 한 번도 병문안 오지 않았나요?”

한수민은 박민정의 말에 격분하여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집어 던졌다.

박민정은 당연히 이대로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라 모두 날렵하게 피했다.

“앞으로 매주 시간을 내서 여사님을 보러 올게요. 여사님이 그러셨잖아요,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요. 당신이 천천히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거예요.”

박민정이 또박또박 말했다.

그녀는 이 말을 한 이유가 있었다.

오늘 아침 정민기가 박민정에게 한수민이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정확히 한수민이 아버지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내기 어렵다고 했다.

박민정이 병원을 떠난 후에도 한수민은 여전히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간병인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사모님에게 딸이 하나뿐이라고 들었는데요?”

한수민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방금 그 애는 짐승만도 못한 존재야. 내 딸이 아니라고. 내 딸은 유명한 무용가 윤소현이야. 인터넷에 치면 바로 찾을 수 있는 유명한 인물이지.”

“아, 그렇군요.”

간병인은 마음속으로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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