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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정말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날 낳아준 것을 봐서라도 죽게 두지는 않을 거예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박민정의 모습을 보고서 한수민은 비아냥거렸다.

“유남준이 너한테 홀딱 빠져서 지금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는 거 같지? 천만에!”

“내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죽게 두지 않아? 네가 신경 쓸 바가 아니야! 우리 소현이가 얼마나 우수하고 대단한지 알아? 소현이가 있어서 내가 얼마나 잘살고 있는 지 알기나 해? 그냥 떠보면서 하는 소리였는데, 이렇게 네 본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거야? 개를 키워도 너보다 낫겠어...”

욕설을 퍼붓고 있는 한수민이다.

박민정은 더 이상 상대하지 않고 다시 집안으로 돌아와 박윤우와 함께 제사 준비를 했다.

한참이나 욕설을 퍼부은 한수민은 아랫배가 또다시 아파 나기 시작했고 피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청소 아줌마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물었다.

“괜찮으세요?”

하지만 한수민은 이미 밀려온 통증에 말조차 할 수 없었다.

아줌마는 황급히 박민정을 찾으러 갔고 바지까지 피에 흠뻑 젖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채소를 다듬고 있던 박민정은 멈칫거렸으나 가지 않았다.

“병원으로 바래다 드리라고 경비원한테 부탁해 주세요.”

“네.”

박윤우도 함께 채소를 다듬고 있었는데 고개를 들어 박민정을 바라보았다.

“엄마, 외할머니 걱정되면 나가 봐.”

박민정의 마음이 얼마나 약한지 잘 알고 있는 박윤이다.

하지만 박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어린아이한테 한수민과 자기 사이의 모순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몰라 간명하게 설명해 주었다.

“윤우야,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키워주시면 어른이 되고 나서 부모님을 도로 돌봐줘야 한다는 말이 있단다.”

“만약 내가 윤우를 낳기만 하고 키워주지 않았다면 윤우는 앞으로 엄마를 돌봐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야.”

박윤우는 알아듣기라도 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외할머니께서 엄마한테 모질게 했으면 우리 그냥 신경 쓰지 말자.”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박민정은 박윤우를 꼭 안아주었다.

실은 전까지만 해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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