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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박밈정은 윤소현이 그런 말을 할 줄 몰랐다.

한수민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했던 딸의 입에서 나온 소리다.

병원 앞에 이른 한수민은 핸드폰을 들고서 윤소현에게 말했다.

“이미 와 있어요.”

그 말을 듣고서 윤소현은 더 이상 핑계를 찾지 않았다.

“나도 갈게.”

전화를 끊고 비서에게 차를 대기하라고 했다.

병원 안에서.

수술을 마친 한수민은 한참이나 기절해 있었다.

힘겹게 눈을 뜬 한수민의 시야로 가장 먼저 들어온 이는 베란다에 서서 전화를 하고 있던 윤소현이었다.

“소현아...”

힘없는 한수민의 소리에 윤소현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가갔다.

“엄마, 깨어나셨네요.”

한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병원으로 데리고 온 거야?”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윤소현은 거짓말을 했다.

“네, 앞으로 혼자 병원 밖으로 나가지 마세요. 너무 위험하지 않아. 네?”

병원으로 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박민정이 떠났다.

“알았어. 우리 소현이 말 들어야지.”

윤소현을 바라보고 있는 한수민은 눈빛은 그토록 자상할 수가 없었다.

분위기를 보아 윤소현은 자리에 앉았다.

“엄마, 전에 드렸던 그 제안에 대해서 생각 다 하셨어요? 이혼 냉각기라는 것도 있고 하니 얼른 결정 내리셔야 해요.”

한수민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 거예요? 개의치 않으셔도 괜찮아요. 어차피 한 달 동안 냉각기도 있잖아요.”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은 윤소현이다.

“그래.”

한수민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재산만 지킬 수 있다면 박민정에게 빼앗기지만 않는다면 이 정도 억울함은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내일 아빠랑 엄마 구청으로 모시고 갈게요.”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 윤소현은 바로 태도를 바꾸며 한수민과 담소를 나눴다.

윤소현이 떠나고 나서 옆에 있던 간병인은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사모님, 제가 보고만 있을 수 없어 그러는데요... 사모님 수술하시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던 분은 저분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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