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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침묵하고 있던 유남준은 박민정이 옆을 지나갈 때 팔을 덥석 잡았다.

“같이 가.”

아내 홀로 라이벌을 만나러 가게 가만히 둘 리가 없다.

박민정은 의아하기만 했는데.

“따라가서 뭐 하려고요?”

“외국은 안전하지 않아. 너 지켜주려고 따라가려는 거야.”

유남준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연지석이 있는 곳은 안전하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또다시 박민정을 데리고 숨어버리기라도 한다면 그때 후회해도 쓸모없을 것이다.

그렇게 자기만을 사랑했던 박민정인데 갑자기 연지석과 함께 4, 5년 동안 사라졌으니 말이다.

하물며 지금 두 사람 사이는 예전처럼 가까운 것도 아니라 그냥 보낼 수 없었다.

혹시나 또 사라질 수도 있으니.

“괜찮아요. 에스토니아에서 오랫동안 지내면서 아무런 문제도 없었어요. 그리고 지석이 만나러 가는데 같이 가는 것도 좀 그렇고요.”

“뭐가 그렇다는 거야? 난 네 남편이야.”

유남준은 소리를 한껏 내리깔았다.

박민정은 그제야 그의 뜻을 알아들었다.

자기 팔을 꼭 잡고 있던 유남준의 손을 뿌리치고 차가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걱정돼서 그러는 거죠? 내가.”

유남준은 여전히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넌 걱정이 안 돼. 환경이 걱정된다는 거지.”

“그럼, 혼자 갈래요.”

박민정은 고집을 피웠고 더 이상 그의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방으로 들어가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유남준도 따라서 들어왔는데, 분위기는 한껏 굳어졌다.

모르는 이가 봐도 유남준이 박민정을 ‘믿지’않고 있는 것이다.

이때 박윤우가 천천히 다가와 나지막이 말했다.

“아빠, 엄마 걱정되시면 몰래 따라가도 되잖아요.”

유남준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한기가 대단했다.

“그게 포인트가 아니야.”

박민정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게 포인트지.

박윤우는 손으로 턱을 짚고서 그럴듯하게 물었다.

“그럼, 뭐가 문제죠? 엄마가 지석 삼촌 만나러 간다고 해서 질투 난 거예요?”

“저라면 질투 날 것 같기도 해요. 지석 삼촌 키도 크고 잘생기고 게다가 엄마랑 죽마고우로 지내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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