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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박민정은 예찬이를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

웃음이 만발한 채로 김훈이 다가왔다.

“우리 손자 왔어?”

박예찬은 김훈 앞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할아버지.”

김훈은 옷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며 마치 보물을 바치는 듯했다.

“할아버지가 심심할 때 만든 건데 어때?”

“예뻐요. 하지만 이 부분에 디테일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박예찬은 흠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있는 그대로 짚어주었다.

김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예찬이가 지적해 준 부분에 신경 쓰면서 또 만들어볼게.”

“먼저 들어가 있어. 엄마랑 얘기 좀 하고 들어갈게.”

“네.”

박예찬이 방에 들어간 뒤 박민정이 다가갔다.

“할아버님.”

예쁜 얼굴에 새로운 흉터가 또 생긴 것을 보고 김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잡았어?”

박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해외로 도주한 거 같아요.”

“감히 너랑 예찬이한테 그런 짓을 했는데, 해외든 어디든 내가 반드시 찾아내고 말 것이야.”

빈말이 아니라 김훈은 이미 부하들에게 찾아보라고 지시를 내렸다.

정수미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고 정수미 곁에 있는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고맙습니다.”

“나한테 그럴 필요 없다. 예찬이가 내 증손자이면 넌 내 친손녀랑 다름이 없잖아. 그리고 나랑 네 할아버지 예전에 친한 친구였잖아.”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따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 거 아니에요?”

“다름이 아니라 인우 대신 너한테 사과하려고 그래.”

김훈은 김인우가 생명의 은인을 잘못 알고 박민정에게 시시콜콜 시비를 걸었던 걸 알고 있다.

“그놈이 하도 어리석어서 누가 자기를 구해줬는지 기억도 못 해.”

박민정은 침묵을 유지한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자기한테 상처를 줬던 사람을 그렇게 쉽게 용서하고 싶지 않았다.

김훈 역시 난처해하는 그 모습을 눈치채고 덧붙였다.

“민정아, 내가 윗사람이라고 이렇게 너한테 무조건 용서를 바라는 행동이 옳지 않다는 거 나도 알아. 인우를 용서해달라고 하는 뜻이 아니라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우리 집안을,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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