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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고영란은 예쁘고 단정한 옷차림에 매우 젊어 보였다.

들어와서 박윤우를 보자 유남준의 어렸을 때 모습이 떠올랐다.

“윤우야, 난 네 친할머니야.”

고영란은 허리를 숙여 박윤우를 안고 싶었다.

그러나 박윤우는 피했다.

“할머니, 사람 잘못 보셨어요. 저는 할머니의 손자가 아니에요.”

그러자 고영란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도 할머니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즉시 부하더러 선물을 가지고 들어오라고 했다.

“윤우야, 이거 다 할머니가 너 주려고 사 온 거야.”

또 자신에게 주려고 선물을 샀다니...

하지만 경호원들 손에 들고 있는 것들은 최신 게임 굿즈들이랑 고급 레고들도 있었다... 한눈에 봐도 비싼 것들이었다.

나쁜 할머니에게 돈도 많고 손도 크다니. 적어도 한수민보다는 인색한 사람이 아니었다. 표정도 더 자상해 보이고 말이다.

“할머니, 죄송해요. 엄마가 낯선 사람이 주는 물건은 받으면 안 된다고 했어요.”

낯선 사람이라니...

고영란은 또 한 번 상처받았다.

“윤우야, 할머니는 낯선 사람이 아니야. 이제 곧 알게 될 거야. 할머니가 주는 선물은 받아도 돼. 괜찮아.”

솔직히 다른 아이들이 자신더러 할머니라고 부르면 화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친손자가 이렇게 부르니 더없이 기뻤다.

박윤우는 하품하면서 말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전 할머니가 누군지 몰라요. 사람 잘못 보신 것 같아요. 전 쉬어야겠어요. 안녕히 가세요.”

고영란은 다시 말문이 막혔다.

이 아이는 왜 선물을 보고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아이들은 이런 것들을 좋아하지 않나?

고영란은 박윤우를 어떻게 달래 줄지 몰라 당황했다.

박윤우는 유남준 어릴 때와 똑 닮았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네 친할머니라는 거 믿어 줄 거야?”

고영란은 온화하게 물었다.

그러나 박윤우는 진지하게 말했다.

“할머니, 저는 안 믿을 거예요. 저한테는 할머니가 이미 있거든요.”

고영란은 얼어붙었다.

자신 말고 누가 감히 유남준의 엄마 행세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생각해 보니 박윤우가 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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