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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훤칠한 키의 유남준은 입구 앞의 한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 앞이 보이진 않지만 보디가드에게서 박민정과 에리가 이미 와 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유남준을 발견한 박민정은 발걸음을 멈췄다.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그녀는 에리 앞에 섰다.

“나 도착했으니까 먼저 돌아가.”

그 말을 들은 에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다음에 봐.”

에리의 차가 천천히 길옆에 섰다.

그가 차에 올라탄 걸 확인하고서야 박민정은 돌아서 병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유남준 앞에 온 후 박민정이 입을 열었다.

“나 이제 윤우 만나러 가도 돼요?”

차가운 유남준의 얼굴은 그 어떤 감정도 내비치지 않았다.

“시간이 몇 시인데. 윤우는 이미 잤어.”

유남준이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박민정은 휴대폰을 들어 확인했는데 벌써 열 시가 넘었다.

에리와 곡에 관해 토론하느라 너무 몰입해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알겠어요. 그럼 내일에 보러 갈게요.”

그 말을 들은 유남준은 그녀의 팔을 확 잡았다.

“정말 아이를 걱정하는 거야? 아니면 걱정하는 척하는 거야?”

박민정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게 무슨 말인지는 네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유남준은 그렇게 박민정 곁을 스쳐 지나갔다.

박민정은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

‘또 갑자기 왜 저러는 거지? 윤우를 못 만나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내 진심을 의심하다니. 열 달 품어 낳은 아이를 내가 왜 걱정하는 척하겠어?’

박민정은 그와 싸우기도 귀찮아 먼저 병원에 돌아가서 쉬고 내일 아침 다시 윤우를 만나러 오기로 했다.

박윤우의 옆 병실에는 유지훈이 입원해 있었다.

하루 동안의 치료를 받은 그는 마침내 생기를 되찾았다.

“엄마, 아빠, 다 그 재수 없는 놈 때문이에요.”

이제 말할 수 있게 되었으니 유지훈은 바로 부모에게 일러바쳤다.

최현아가 그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

“아들,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전에 박민정과 박윤우를 통해 그날에 있었던 일에 대해 들었지만 유지훈에게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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