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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경비원의 얼굴색은 순식간에 창백하게 변해 몹시 보기 흉했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절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눈앞에 있는 평범한 옷차림에 극성팬 같은 남자가 뜻밖에도 당자현이 마음 속에 품은 남자라니...

당자현은 회사의 높은 임원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눈빛 하나면 그 경비원은 한순간에 실직할 수도 있었다.

“죄송합니다. 아까는 제가 뭐를 잘 몰라서 큰 실수를 범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용서해주시면...”

그때, 임건우가 그의 말을 끊었다.

“제가 당신 입장을 난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남자면 자기가 한 번 내뱉은 말은 꼭 지켜야 하죠. 저는 당신이 이번 일을 통해 이 한 마디를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눈은 백 퍼센트 정확한 게 아니여서 때때로 자신을 속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말 한 마디로 비웃은 상대방은 당신을 영원히 망가뜨려놓을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존재일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쓰레기통을 먹는 건 좀 그렇고, 대신 퇴근할 때까지 쓰레기통을 안고나 있으세요.”

쓰레기통을 먹는 것과 쓰레기통을 안고 있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그의 말에 경비원은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심지어 그의 눈빛에서는 감격스러움이 물씬 풍겼다.

그때, 경비원은 재빠르게 임건우에게 다가가 그를 덥석 안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똑똑하고 눈치빠른 당자현은 비록 조금 전에 발생한 일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속으로 무슨 일인지 대충 알아차리고 경비원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앞으로 잘 기억하세요. 본분만 지키고 일만 열심히 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의 무기가 되지 마세요. 무기는 무기로서의 용도가 끝나면 그 가치를 금방 잃게 돼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임건우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 오늘 당신 생일이지?”

임건우가 말했다.

당자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 일찍 말하지 않았어? 그러면 생일 선물이라도 준비했을 텐데...”

“말하면 꼭 내가 마치 생일 선물을 달라고 하는 것처럼 보이잖아. 됐어, 없어도 돼.”

“그럼... 말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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