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언니. 지금 당장 H시로 돌아가자!” 세화는 눈시울을 붉히며 재빨리 말했다. ‘나천일이 내부 첩자라면 동혁 씨는 정말 누명을 썼다는 거잖아!’ 그녀는 지금 너무 후회하고 있었다. 전에 난정호텔에서 동혁을 믿어 주어야 할 세화를 포함해 모든 가족이 동혁을 믿지 않았다. 심지어 세화는 화가 나서 동혁의 뺨을 때렸다. 세화는 당장 날개라도 달고 H시로 돌아가 동혁을 구치소에서 꺼내오고 싶었다. 그녀는 어서 동혁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그럼 가자.” 천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세화와 함께 돌아가려 했다.. “잠깐! 진 회장님, 그 100억의 잔금을 아직 저에게 이체하지 않으셨습니다.” 바로 그때 뒤에서 백효성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100억의 잔금을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렇게 인내심 있게 두 여자와 오랫동안 쓸데없는 말을 함께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화는 한시가 급했지만 잠시 참으며 걸음을 멈추고 직접 휴대폰을 꺼내 서인영에게 돈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곧 나머지 100억도 비트코인이 되어 백효성의 계좌로 이체되었다. “백 사장님, 돈을 모두 지불했으니 이제 가도 되죠?” “역시 진 회장님은 시원시원하십니다.” 백효성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회장님께서는 아직 가실 수 없어요. 아마 여기에 이틀 더 머무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당황한 세화의 안색이 금세 변했다. “백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죠?” 천미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의 정보 제공 비용은 저희가 이미 다 지불했는데요?” “지금 우리를 여기에 잡아두고 뭘 하려는 겁니까?” 그러더니 천미는 휴대폰을 꺼내 사람을 부르려고 했다. “천미 누님을 R시까지 따라온 네 명의 부하에게 전화하시는 건가요? 그럼 쓸데없는 짓 할거 없습니다.” 백효성은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이 오시기 전에 그들은 이미 나 부사장님께서 H시로 데려갔고, 곧 천미 누님이 강오그룹의 내부자라는 것이 증명될 겁니다.” 천미
세화가 자신을 탓하지 않아 천미는 마음이 가벼워졌다. 세화는 우선 눈앞에 닥친 문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했다. “천일이 그 자식이 백효성과 짜고 나를 내부자로 만들려고 한 건 아마도 선도일 아저씨가 무서워서 그런 걸 거야. 자기 대신 내게 죄를 뒤집어 씌어 선도일 아저씨가 나를 죽이게 하겠다는 거지.” 천미는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그럼 선도일이라는 분이 언니를 죽이러 왔을 때, 분명히 설명하면 되잖아. 그럼 적어도 확인은 해보지 않겠어?” 세화는 선도일이 누군지 몰랐다. 하지만 천미 말에서 그녀는 이 선도일이 중립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천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도일 아저씨는 우리 아버지께 충성한 분이야. 나는 아직 그분을 본 적이 없어. 그래서 그분에게 나는 천일이보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이야. 아무래도 천일이의 돌아가신 생부는 함께 암흑가를 주름잡던 오랜 형제였으니까.” “거기다 전에 H시에서 누군가에게 보고를 받았는데, 선도일 아저씨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 동혁이는 죽이지 않았데.” “하지만 블루산장에서는 염동철이 빨리 도망가지 않았다면 바로 그분의 손에 죽었을 거라는 거야.” “그건 만약 선도일 아저씨가 나를 내부자라고 생각한다면, 그의 성격으로 볼 때 나를 만나도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지.” 방금 세화는 선도일이 구치소에 있는 동혁을 찾아갔었다는 것을 알고 식은땀을 흘렸다. 천미는 세화를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천일이 만약 나를 모함한다면, 동혁이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래, 동혁이는 천일이와 원한이 있었어!’ 이때 천미는 왜 나천일이 동혁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는지 이해했다. 세화의 눈에 두려움이 짙게 드리워졌다. “그럼 강오그룹의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나천일의 잘못을 폭로하라고 할 수 없어?” 천미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휴대폰을 뺏겨서 외부와 연락할 수도 없고, 설령 연락을 할 수 있어도 누구에게 연락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금의 강오그룹에서 누
“세화, 너 어디야? 내가 아침 일찍 내셔널센터로 너를 마중 갔는데 왜 회사에 없어?” 세화의 전화를 받았을 때 백천기는 하늘 거울 저택에서 류혜진 등과 함께 있었다. [그게, 지금 R시에...] 세화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 백천기는 세화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세화가 한밤중에 R시를 간 것이 동혁의 일을 위해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세화는 이동혁과 이혼했다고 말은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이동혁을 걱정하고 있었어!’ 백천기의 마음에 강한 질투심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 세화는 곤경에 빠졌어.’ ‘그리고 나에게 도움을 청했지.’ ‘이번만큼은 세화가 이동혁에게 의지하는 마음을 접은 거야.’ ‘이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시간이 지나면 세화도 동혁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겠지?’ 백천기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즉시 흔쾌히 말했다. “세화야 안심하고 기다려. 내가 바로 R시로 출발할게. 그곳도 우리 집안이 아는 사이니까, 그 백효성이라는 사람이 너희들을 절대 난처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 [정말 고마워! 꼭 나중에 보답할게.] 세화는 기뻤지만, 한편으로 머쓱했다. 그녀는 원래 백천기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지 않았다. “보답은 무슨, 우리는 친구잖아. 너를 봐서 내가 당연히 도와야지.” 백천기가 세화에 대한 마음을 담아 말했다. “천기야, 세화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 백천기가 휴대폰을 내려놓자 옆에 있던 류혜진이 재빨리 물었다. 백천기가 아침 일찍 하늘 거울 저택으로 와서 세화를 찾았을 때, 가족들은 세화가 회사에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 후로 계속 세화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세화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가족들이 모두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화를 찾을 방법을 생각하던 중 백천기가 세화의 전화를 받았다. 백천기가 말했다. “혜진 이모, 세화가 R시에 가서 백효성이라는 정보상을 통해 강오그룹의 내부자를 찾아 이동혁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입장을 바꿔 오
“아마 그렇겠지? 나도 헬기가 저기서 이륙하는 건 처음 보네.” 류혜진도 헬기에 대해 잘 몰랐다. 백천기가 웃으며 말했다. “저건 설 대도독님이 틀림없어요. 헬기 동체의 예리한 검이 그려진 것을 보셨어요? 그것은 전신직속부대의 표식이에요. 저 헬기가 전신직속부대 전용이라는 뜻이죠.” “전신직속부대의 헬기는 H시 군부의 전투기보다 권한이 더 높아요.” “그래서 출발하는 즉시 항공 관리 부서에서 통제가 시작되는데, 공중의 다른 항공기 운항을 제한해 전신직속부대의 헬기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아마 설 대도독님이 급한 일이 있어서 처리하기 위해 어딜 가는 것 같아요.” 백천기의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상황을 이해하고 부러워했다. 류혜진이 궁금한 것을 물었다. “천기야, 네 아버님은 N도 군부 부지휘관이시니 전용기도 가지고 계시겠네?” “그럼 출장 가실 일이 있으시면, 설 대도독처럼 항공 관리 부서에서 공중 통제를 해?” 백천기가 당황하며 조금 어색해했다. “이모, 아니에요. 설 대도독님은 H시 군부의 수장이고, 거기다 전신직속부대 소속인 만큼, 나라를 위해 수많은 공을 세웠으니 저런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아버지는 더 아랫사람이고, 설 대도독님은 뵌 적조차 없는데,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은 더더욱 없지요.” “하지만 아버지한테 들었는데 N도 군부에 새로 부임한 심석훈 총지휘관님이 저희 아버지의 직속상관으로 이 전신님이 훈련시킨 병사 중 하나라고 했어요.” “그러니 앞으로 저희 집안과 전신직속부대는 어느 정도 연줄이 생길 거예요.” “응. 그렇구나.” 일행은 더 이상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고 조용히 R시로 향해 갔다. 하늘. 방금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던 그 헬기에 동혁은 정면을 응시하며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어젯밤 그는 다시 구치소로 돌아가지 않고 설전룡의 저택에서 묵었다. 백천기가 세화의 전화를 받은 거의 같은 시간에 세화가 R시에서 백효성에게 붙잡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
동혁은 눈살을 찌푸리고 뒤따라왔던 장양호를 쳐다보았다. 장양호가 곧장 앞으로 나왔다. 쓱! 그는 도장이 찍힌 증명서를 꺼내 물류센터 직원 앞에 내밀었다. “난 H시 군부, 설전룡 대도독의 경호 실장 장양호다. 즉시 물류센터의 책임자에게 연락해 진세화 회장님을 내놓으라고 전해!” “설 대도독이라고? 그럼 나는 이 전신이다! 네 뒤에 있는 저 놈이 어딜 봐서 설 대도독이냐?” “그렇게 어설프게 제멋대로 이름을 지어내서 사람을 겁주려고 한 거야?” 물류센터 직원이 동혁을 보고 킥킥거리며 비웃으며, 두 사람을 사기꾼으로 치부했다. 직원이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조용히 꺼져! 빨리!” 동혁 앞에서 이렇게 축객령을 받자 당황한 장양호의 표정이 울그락불그락 바뀌었다. 동혁도 표정이 차갑게 바뀌더니 그냥 바로 들어가려고 했다. 바로 그때 물류센터 철문 뒤에서 제복을 입은 두 명의 사무직 소령이 화난 표정으로 물류센터를 걸어 나왔다. 인상이 험한 몇몇 건장한 사내들이 그들 뒤를 따라왔다. 밖으로 나오면서 두 소령은 달갑지 않은 듯이 말했다. “우리 상관은 R시 군부 정구현 지휘관이시다.” “마지막으로 여기 사장에게 한마디 충고하겠는데, 그냥 순순히 그 두 여자를 내놓는 것이 좋아. 그렇지 않으면 다음 결과는 네 놈들 스스로 책임져야 할 거야!” 말을 마치자 따라오던 사람들 중 선두에 선 사내가 소령을 한 번 밀치더니 콧방귀를 뀌며 냉소했다. “어디서 쫑알쫑알거려? 우리 사장님이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셨잖아. 너희 그 군부의 지휘관 도 그냥 일개 대령일 뿐이야. 우리 사장님께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어!” 그 두 명의 사무직 소령은 결국 쫓겨났다. “이 두 사람은 또 뭐야?”그러자 방금 선두에 선 우람한 체격의 사내가 문 밖의 동혁과 장양호를 가리키며 물었다. 입구의 직원이 방금 전의 일을 설명했다. 직원의 말을 들은 사내 몇 명이 갑자기 비아냥거리며 크게 웃었다. “그냥 빨리 꺼지라고 해. 어디서 사기꾼 같은 것들이 설치냐!” 이
곧 차량 두 대가 물류센터 입구에 멈추어 섰다. 진창하 부부, 세화의 이모인 류혜연 가족, 그리고 백천기가 차에서 내렸다. 단지 천화만이 어제부터 세화와 동혁의 이혼에 대해 화가 나 따라오지 않았다. 모두 차에서 내려 동혁을 발견하고 어리둥절해했다. ‘동혁이가 이곳에 왜 있어? 더군다나 우리보다 더 빨리 여길 오다니?’ ‘이동혁은 지금 구치소에 있어야 하지 않나?’ “동혁이, 넌 여긴 웬일이야? 혹시 너 탈옥했어?” 류혜진이 차가운 얼굴을 하고 달갑지 않은 어조로 물었다. 그녀는 조금도 동혁에게 좋은 표정을 비추지 않았다. “어머니, 제 결백이 이미 증명됐어요. 저는 장 회장님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동혁이 설명했다. “세화가 물류센터 사장에게 붙잡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데리고 나오려고...” “어머니라고 부르지 마, 난 더 이상 네 어머니가 아니니까!” 류혜진은 화가 나서 동혁의 말을 끊고 이를 갈며 노려보았다. “동혁 이 놈 염치도 없이 세화를 데리러 왔다고? 세화가 바로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네놈이 벌인 그 난장판이 아니었다면, 세화가 이렇게 큰 위험을 무릅쓰고 R시로 달려왔겠어?” “네가 바로 화근덩어리라고!” 류혜진에게 욕을 먹고 손가락질당해도 동혁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동혁 때문에 세화가 위험을 무릅쓰다 붙잡혀 갇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동혁은 자신이 확실히 남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자책했다. 백천기는 얼굴에 약간의 미소를 짓고 말했다. “이동혁 씨, 세화가 사고를 당하자마자 여길 온걸 보니 소식이 꽤 빠르군요.” “그런데 이 물류센터의 사장이 누군지는 아세요? R시에서도 유명한 깡패예요.” “그런 사람 손에서 세화를 데려올 능력은 있나요?” 백천기의 마음은 동혁도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 백선풍이 N도 군부의 부지휘관이라고 했나?’ ‘백천기 저 놈이 아버지의 힘을 등에 업고 이제는 자신감이 넘쳐서 대놓고 세화에게 다가가겠다는 건가?’ ‘방금 R시 군부에서 쫓겨난 그 두
“천기야, 군부에서 사람을 보냈으니 백효성이 세화를 분명히 풀어주겠지?” 류혜진은 동혁을 무시하고 세화의 안위를 걱정하며 물었다. 백천기는 확신 있게 대답했다. “그럼요. 군부가 나섰으니 백효성이 세화를 놓아주지 않을 수 없어요.” “우린 바로 들어가서 데리고 나오면 돼요. 아마 세화가 보면 놀랄걸요? 지금 가장 보고 싶은 것은 이모님일 테니까요.” 그러자 류혜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우리 빨리 들어가서 데려오자. 천기야, 이번에 정말 네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빨리 저 문 앞에 있는 직원에게 우리를 들여보내 달라고 말해.” 류혜진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알았어요.” 백천기가 물류센터 철문 앞에 섰다. 물류센터 직원은 사람을 보면서 응대했다. 백천기가 내린 차가 마이바흐인 것을 보고서 배경이 대단하다고 생각해 예의 바르게 그에게 말을 걸었다. 곧 백천기가 돌아왔다. “이모님, 세화를 데리러 들어가요.” “그래, 그래!” 류혜진은 기뻐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함께 온 일행이 모두 물류센터에 들어갔다. 그런데 류혜진이 들어가기 전, 갑자기 고개를 돌려 동혁을 노려보았다. “이 화근덩어리! 동혁이 넌 우리하고 들어갈 생각도 하지 마! 너와 세화는 이미 이혼해서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백천기는 미소를 지으며 동혁을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류센터로 들어갔다. ‘이동혁, 넌 더 이상 내가 신경 쓸 가치도 없어.’ 바로 류혜진 등이 백효성을 만났다. 백천기는 마치 아랫사람을 대하듯 거만하게 말했다. “백 사장님, 아마 방금 전에 R시 군부 사람들이 사장님과 잘 이야기를 나눴을 겁니다. 분명 풀어주겠다고 약속하셨을 테니, 그럼 사람을 내놓으세요.” 백효성은 그들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그는 부하들로부터 R시 군부 쪽에 또 사람이 왔다고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정구현이 직접 온 줄 알고 억지로 만나러 나왔다. 그러나 일개 도시 군부의 지휘관에게는 그가 2000억의 막대한 부를 포기하게 할 만한 능
백효성은 N도에서 가장 큰 정보상답게 백천기가 말하려는 이름을 먼저 말했다. 백천기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난 세화와 친구야. 그러니 세화를 어서 풀어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백효성에 의해 끊겼다. “네 아버지의 얼굴을 생각해서 네가 방금 전에 내게 한 무례한 말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어. 그러니 지금 당장 저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 백효성은 류혜진 등을 가리켰다. 백천기는 크게 분노했다. “백효성, 네 놈이...” “꺼지라잖아! 못 들었어?” 백효성의 부하들이 다가오며 말했다. 부채 같이 큰 손이 백천기의 어깨를 치자 그는 순간 아파서 소리를 질렀다.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잠시 후 백효성 부하들의 무서운 눈빛을 받으며 류혜진 등이 난감한 표정으로 물류센터 입구로 나왔다. 아까 전에 R시 군부에서 보낸 사람들처럼 모두 백효성에게 쫓겨난 것이다. 동혁은 백천기가 팔도 못 드는 모습을 보고 류혜진 일행이 백효성에게 혼이 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혁은 진창하 부부에게 관심을 보였다. “아버지, 어머니, 백 사장이 두 분에게 무례하게 굴지는 않았죠?” 진창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류혜진은 오히려 동혁을 노려보았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넌 천기가 다쳐서 그저 좋은 거지?” “이게 다 네 놈이 벌인 일을 천기가 수습하려다 이렇게 된 거 아니야? 모든 게 화근덩어리인 너 때문이야!” 류혜진은 동혁에게 화풀이를 했다. “언니, 지금 이 사람을 신경 쓸게 아니고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돼.” 류혜연은 심각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 “백효성이 천기 아버지도 안중에 두지 않고 저렇게 건방지게 굴지 몰랐어.” “저 놈이 저렇게 버티고 놓아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제 어떻게 세화를 구하지?” “그래 맞아. 들어가서 세화도 못 봤잖아. 세화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겠고, 만일 세화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째...” 류혜진은 동혁에게 더 이상 욕할 겨를도 없이 세화를 걱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