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영은 방세한이 직접 인정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진한영의 안색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 세화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모함을 한 사실에는 관심 없다. 진한영은 방씨 가문이 그렇게 한 것이, 진성그룹에 대해 숨기고 있는 야망이 있기 때문일까 봐 걱정했다. 화란은 약혼자인 방세한이 혹시라도 욕을 먹을까 봐 재빨리 말했다. “할아버지, 원망하시려면 저희 탓을 하세요. 세화가 권력을 잡게 하고 싶지 않아서, 저희가 방씨 가문을 찾아가서 세화를 물러나게 시킬 방법을 찾았어요!” “맞아요. 아버지도 보셨겠지만, 세화가 사장이 되더니 가문의 어른들도 안중에 없어서, 저희가 이런 식으로 세화를 상대할 수밖에 없었어요.” 진한강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나섰다. 진한강은 진한영이 화가 나서, 그룹의 경영권을 준 것을 번복할까 봐 무서웠다. 방세한도 상황을 지켜보더니, 서둘러 세화의 일은 자신이 장인인 진한강을 도와 그룹의 권력을 되찾게 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세화의 말처럼 진성그룹에 대해 무슨 야망이 있는 것은 아니란 말이지?’ 진한영은 불만스럽게 콧방귀를 뀌었다. 세화에 대한 계획을 자신은 완전히 몰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이 놓였다. ‘방씨 가문에서 감추고 있는 꿍꿍이만 없으면 상관없어.’ ‘우리 가문과 방씨 가문이 곧 사돈이 될 텐데, 이런 때 괜히 지난 일을 들춰서 체면을 구기면 진씨 가문에 안 좋으면 안 좋았지 좋은 것은 하나도 없어.’ 그래서 진한영은 크게 손짓을 하며 말했다. “그럼, 진성그룹 계좌에 있는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향방주택 계좌로 이체하고, 방한그룹의 판매팀이 전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 진한강 가족들은 매우 기뻐했다. 즉시 전화를 걸어 그룹의 자금 이체를 지시했다. 곧 진성그룹의 계좌에 있던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향방주택의 특별 자금 계좌로 이체되었다. “세한아, 이제 나머지는 너희 가문에게 맡기마.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 앞으로 우리 진씨 가문이 다른 도시에도 진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박학명이다. 박학명은 진한영이 낚시를 할 때 알게 된 낚시 친구로, 제3자 공증 기관의 회장이었다. 이 말을 들은 진한영은 놀라서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박 회장, 무슨 말이야? 우리 향방주택 매물은 아직 팔지 않았어!” [진 회장, 우리 사이에 이러면 곤란해! 뭐 이런 일로 사람까지 속이려 하나?] 박학명이 말했다. [방금 진성그룹 산하 부동산 회사의 모든 자산을 다른 도시의 회사에 양도했고, 우리가 공증을 했다고.] 갑자기 흥분한 진한영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한영은 황급히 침실을 나와 진한강을 불렀다. “한강아, 당장 가서 우리 진성그룹의 부동산 회사 자산이 양도되었는지 확인해!” 진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놀라 연이어 와서 무슨 상황인지 물었다. 곧 당황한 표정으로 진한강이 돌아왔고, 휴대폰을 든 손을 떨며 말했다. “아버지, 확인했는데, 저희 부동산 회사 명의의 모든 자산이 향방주택 매물을 포함하여 S시의 세방그룹에 패키지로 매각되었답니다. 판매 가격은 200억 원입니다!” 헉! 현장에 있던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이 충격적인 소식에 잠이 다 사라져 버렸다. 향방주택 프로젝트 초기에 이미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는데, 뜻밖에도 200억 원에 팔렸다. 이것은 최저 판매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다. 진한영도 충격으로 온몸에 피가 솟구치면서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진한영은 늙어빠진 두 손을 내밀어 진한강을 붙잡고 초조하게 물었다. “방금 송금한 4000억 원은? 아직 있지?” “그것도 없어요. 아버지, 이제 우리 부동산 회사는 빈 껍데기예요!” 진한강은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져 초초하게 진한영을 보고 있었는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방씨 가문이야. 방씨 가문의 짓이 틀림없어!” 진한영이 갑자기 발을 동동 구르더니, 화가 나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방씨 가문일 리가 없어요. 세한이와 저는 내일 약혼식을 한다고요!” 화란은 당황해서 소리를 질렀
진한영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소리쳤다. ‘향방주택을 방씨 가문에 맡겨 판매를 하도록 부추겼어.’ ‘4000억 원의 자금을 모두 부동산 회사의 계좌로 이체하라고도 했지.’ ‘처음부터 끝까지 이 첫째 놈 가족이 날 꼬드겼어.’ 진한영은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무서운 눈초리로 이 진한강을 노려보며, 진한강을 죽이지 못해 한스러워했다. 진한강도 지금 큰 사고를 쳤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진한강은 일어나 다시 무릎을 꿇고 벌벌 떨며 말했다. “아버지, 방씨 가문이 화란과의 약혼식을 위해 다이너스티호텔을 빌렸고, 각 가문들에게 청첩장까지 보냈어요. 절대 모른 척할 리가 없습니다.” “내일 우리는 다이너스티호텔에 가서 향방주택 매물과 투자금을 다시 모두 내놓으라고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 놈들의 행위를 폭로해서 앞으로 H시에 발붙일 수도 없게 해 주겠어!”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니, 다른 방법이 없었다. “좋아요! 내일 모두 다 같이 다이너스티호텔에 가서, 방씨 가문에서 가져간 자금과 이자를 모두 토해내게 하자고요!” 이날,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괴로워하며 밤을 보냈다. 다음날이 되었다. 오늘의 다이너스티호텔은 온통 붉은색으로 장식이 되었고, 매우 시끌벅적했다. 최상층 연회장에는 H시의 각계 유명 인사들이 모두 화려한 복장을 하고 참석했고, 3대 가문까지도 모두 사람을 보냈다. 방씨 가문이 오늘의 주인공으로 명망 있는 내빈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진한영이 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단체로 몰려와 방씨 가문의 잘못을 물으려 했다. 연회장 안이 H시의 명망 있는 거물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진씨 가문 사람들은 다소 망설였다. 연회가 예정대로 거행되었고, 거물급 인사들도 적지 않게 보였다. ‘설마 우리 진씨 가문에 일어난 일을 방씨 가문이 정말 몰랐단 말인가?’ “할아버지 보시라고요. 우리가 방씨 가문을 오해한 거예요. 도둑이 제 발 저린다면 감히 방씨 가문이 저와 세한을 위해 이 약혼식을 준비할 수 있
냉소하는 방세한을 보고 진씨 가문 사람들은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르신이 오셨습니다!” 진씨 가문 사람들이 방세한의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몰라 서로 얼굴을 마주 볼 때였다. 연회장에서 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방씨 가문의 가주 방준석이, 둘러싸고 있는 많은 사람들 사이로 얼굴에 홍조를 띠고 들어왔다. “여러분, 나이 70세가 되어서, 늙은 제가 염치없이 이 다이너스티호텔을 빌려 생일잔치를 열었습니다. 이렇게 각계각층의 여러분들께서 오셔서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방씨 가문의 가주 방준석의 생일잔치?’ 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멍해졌다. 태휘는 방세한의 멱살을 잡고 으르렁거렸다. “방세한 너 이 자식, 오늘은 분명히 너와 내 여동생의 약혼식인데, 언제 생일잔치로 바꾼 거야?” 태휘와 방세한의 모습이 금세 방준석의 주의를 끌었다. 방준석은 무슨 상황인지 알게 된 후, 불쾌한 듯 말했다. “우리 가문 손자가 어떻게 너희 진씨 가문 딸과 약혼을 해? 무슨 약혼식이라고? 전혀 터무니없는 소리군! 세한아, 우리가 보낸 초대장을 저들에게 보여줘라.” 진씨 가문 사람들은 곧 손님들의 초대장을 보았다. 역시 생일잔치라고 적혀있었다.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화가 나서 거의 피를 토할 정도였다. ‘우리가 어떻게 지금까지 이 사실을 몰랐지?’ ‘우리가 방씨 가문에게 속은 거야!’ 진씨 가문 사람들이 욕망에 눈이 먼 탓이기도 했다. 방세한이 화란과 약혼한다고 하자, 진씨 가문 사람들은 그저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다.그래서 초대장이 무슨 내용인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방준석, 이 늙은 놈이!” 진한영은 갑자기 화를 내며, 씩씩거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원래 네 놈 가문은 진작에 우리 진씨 가문의 사업을 빼앗을 계획이었던 거야! 향방주택 대형프로젝트, 그리고 4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네 놈들 손으로 그렇게 쉽게 모두 네 놈들 것으로 바꾸어 버리다니!” 와! 연회장 안이 온통 시끌벅적했다
진한영이 화가 나서 길거리에서 혼수상태에 빠졌고, 진씨 가문 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얼른 인공호흡을 하고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데려갔다. 오랫동안 실랑이를 한 끝에 진한영은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 겉보기에 마치 얼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진한영은 병상에 누워 천장을 빤히 쳐다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명히 벌건 대낮인데도 병실을 지키고 있는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암울함을 느꼈다. 진한영이 쓰러지니, 모두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우리 진씨 가문은 이제 정말 끝이야!’ 지금 가장 낙담한 것은 바로 진한강 가족이다. 평소에 기세 좋게 떠들던 화란이 가만히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마치 넋을 잃은 것과 같았다. 세화 가족이 병실에 도착했을 때, 본 것은 진씨 가문 사람들의 산송장 같은 모습이었다. “아버님은 심각하세요?” 진창하를 밀고 들어온 류혜진은 병상 앞으로 다가와 진한영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심전도 장치에 진한영의 생명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류혜진 등은 모두 진한영이 이미 편히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진한영의 눈이 움직이더니 마침내 생기를 되찾았다. 진한영은 눈을 돌려 세화 가족을 힐끗 쳐다보면서 애써 소리쳤다. “너희 가족은 여기 왜 왔어? 내 우스운 꼴을 보려고 온 거냐?”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러서야 진한영은 후회가 되었다. 진한영은 진한강 가족의 이간질을 믿고 세화를 진성그룹에서 쫓아낸 것을 후회했다. 또한 방씨 가문을 경솔하게 믿고 그들에게 향방주택 프로젝트를 인수하게 한 것과 하루아침에 진성그룹의 자금을 날려버린 것을 후회했다. 진한영은 누구보다 체면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다. 세화 가족을 보자마자, 진한영은 창피하여 땅속으로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세화 가족들이 하는 말 한마디, 몸짓 하나하나가 모두 진한영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내 안목이 한물갔다고 비웃고, 내가 고집만 세다고 비웃겠지!’ 류혜진은 재빨리 위로하며 말했다. “아버
동혁이 이 말을 하자마자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자아냈다. 진씨 가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류혜진 부부조차 믿지 않았다. 방씨 가문이 오랫동안 계획한 약탈 행위에 대해 진씨 가문 전체는 어떻게 손쓸 방법이 전혀 없었다. 진씨 가문 사람들은 동혁을 쓸모없는 인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동혁의 말을 더욱 믿을 수 없었다. “쓸모없는 네 놈이 향방주택 매물을 되찾는다면 내가 옥상으로 올라가 뛰어내리겠어!” “내가 보기에 네 놈은 우리 진씨 가문이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보고 일부러 우리를 놀리러 온 것 같아! 우리 진씨 가문이 아무리 못났어도, 너 같은 바보의 무례함은 용납할 수 없어!” “이 쓸모없는 놈에게 본래 착한 마음이란 없어. 분명 방세한, 그 짐승 같은 놈의 수법을 따라 해 진씨 가문에 남은 마지막 200억 원을 속여 뺏으려는 거야!” 진씨 가문 사람들은 냉소를 금치 못했다. ‘이 바보가 방세한을 흉내 내서 우리에게 돈을 사기 치려 하다니, 정말 꿈도 야무지네.’ ‘방세한이 진씨 가문에 와서 허세를 부리고 사기를 쳤어도, 배후에는 어쨌든 방씨 가문의 지지가 있지만, 이동혁 이 쓸모없는 놈은 대체 뭘 믿고 이러는 거지?’ “너희에게 돈을 사기 친다고? 너희들은 내가 그 정도로 신경을 쓰게 할 정도도 안돼!” 진씨 가문 사람들의 냉소와 빈정거림에 대해 동혁은 똑같이 냉소했다. “내가 방씨 가문에게 부동산 회사를 돌려달라고 하려는 건 내 아내를 위해서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너희들이 죽든 말든 상관하지도 않을 거야!” 이 진씨 가문의 추악한 몰골을 동혁은 철저히 꿰뚫어 보았다. ‘방씨 가문에게 재산을 빼앗기고도, 방씨 가문에게 따질 엄두도 못 내는 주제들이.’ ‘오히려 진씨 가문을 걱정하는 세화를 괴롭힐 때는 어떤 악랄한 방법도 다 쓰다니.’ ‘정말 어리석고 못된 것들.’ “아아, 저 쓸모없는 놈이 정말 미쳤구나! 저 놈은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죽든 살든 상관 안 한다는 거야? 제 앞가림도 못하는 병신 주제에 뭐가 잘나
“이놈아, 넌 조용히 입이나 닫고 있어!” 천화는 말을 채 다하기도 전에 류혜진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고 돌아갔다. “동혁아, 내가 경고하는데, 어쨌든 너는 함부로 소란을 피워서 우리 집에 화를 초래해서는 안돼!” 류혜진이 무섭게 노려보자 동혁은 반박하기 어려워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예, 어머니, 알겠어요.” 류혜진은 콧방귀를 뀌며 차에 올랐다. 하지만 세화는 그렇게 대충 넘어가지 않았다. “동혁 씨, 엄마 말 들어, 괜히 방씨 가문에 가지 마. 내가 다시 방법을 생각해 볼게, 변호사와 상의해서, 그들의 법률상의 허점을 발견할 수 있는지 살펴보려고. 만약 사업을 정말 되찾지 못하면, 다시 다른 계획을 세울 거야.” 세화는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방씨 가문은 일류 가문이고, 베테랑 변호사도 있으니, 틀림없이 각종 법률문제를 다 생각해 놓았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소송도 오래 걸렸다. 걸핏하면 1년 반이 넘게 걸렸고, 그 시간이 지나면 이미 때가 너무 늦었다. “여보, 정말 나보고 그냥 내버려 두라고? 오후에 향방주택 분양이 문을 열 텐데, 그들을 막아야 하지 않겠어?” 세화는 손목시계를 보았는데, 이전에 자신들이 오늘 오후에 분양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었다. 지금은 점심시간, 이미 시간이 별로 남아있지 않았다. “그럼 방씨 가문을 어떻게 막을 작정인데?” 세화는 문득 전에 게스트하우스에서 한표국이 한 말이 생각났다. “설마 한 팀장에게 방씨 가문 사람을 잡으라고 할 작정이야? 하지만 방연문은 방씨 가문의 핵심 구성원이 아니어서 어떠한 계획도 바꿀 수 없어.” 한표국은 여전히 방연문과 연결된 방씨 가문의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었다. 현재 약간의 진전은 있었지만 동혁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그래서 동혁도 당분간은 이 방법으로 방시 가문을 제재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동혁에게는 다른 방법이 많았다. 동혁이 차갑게 말했다. “물론 아니야. 내게 다른 방법이 있어. 방씨 가문은 지체 없이 분양을 시작하고 싶어 할 거야
“소윤석, 다 늙은 주제에, 우리 가문이 언제 네 소씨 가문에 돈을 빚졌어? 내 생일잔치도 다 끝난 마당에, 갑자기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노려보며 돈을 갚으라는 소윤석에게 방준석은 버럭 화를 냈다. 방준석과 소윤석은 늘 마음이 잘 맞지 않아서, 서로가 눈에 거슬렸다. 방준석은 소윤석이 소란을 피우러 온 줄 알았다. 특히 자신의 생일잔칫날을 골라 온 것은, 더 짜증 나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일잔치를 벌일 정신이 있어? 방준석, 네 방씨 가문이 오늘 돈을 갚지 않으면 내가 네 놈의 장례를 치르게 해 주마!” 소윤석은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전에 소씨 가문이 170억을 빌려 진성그룹 산하 부동산 회사를 대신해 대출금을 갚았고, 계약서에 서명까지 했지. 아주 분명하게 말이야.” “지금 방씨 가문의 세방그룹이 진성그룹의 부동산 회사의 자산을 일괄적으로 인수했으니, 그 채무도 당연히 네 가문에서 책임져야 하잖아!” 사납게 성내는 소윤석을 보며 방준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소윤석, 네가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누가 세방그룹이 우리 가문의 것이라고 했어? 함부로 헛소문 퍼뜨리지 마!” 방준석은 황급히 부인했다. 세방그룹은 비밀리에 S시에 설립되어 투자에 사용되었는데, 이 소식은 항상 철저히 숨겨 외부에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 소윤석은 기가 막힌다는 듯이 거듭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다른 사람 몰래, 너희 방씨 성만 사용하지 않으면, 네 가문의 하는 짓들을 다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우리 같은 일류 가문은, 누구든 밖에 약간의 비밀 사업 정도는 가지고 있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너만 아는 것이 아니야!” 최근 몇 년 동안 H시의 각 대 가문은 비밀리에 외부에 투자하여 사업을 설립했다. 그 이유는 역시 몇 년 전, 몇 개의 대 가문이 진성그룹을 나눠 가졌던 일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은 위기감을 느끼며, 자신들도 진성그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두려워했다.2년 전 항난그룹
“시연아!”조카딸이 뺨을 맞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자, 소파에 단정하게 앉아 있던 우대평이 놀라 울부짖었다.그리고 탁자를 치고 일어나서 찢어질 듯한 시선으로 동혁을 노려보았다.“어디서 온 나쁜 놈이 감히 우리 H시 상공회의소에서 건방지게 굴어!”“여보, 아파?”동혁은 우대평을 보지도 않은 채 세화의 손을 잡고 애틋한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아.”볼을 만지면서 바닥에 뻗은 우시연을 본 세화는, 맞은 얼굴이 덜 아픈 것처럼 느껴졌다.동혁이 자신을 무시하자, 화가 난 우대평은 이를 악물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여보? 이 나쁜 새끼, 바로 진세화의 폐물 데릴사위 남편 이동혁이야?”“늙은이, 너는 또 뭐야?”동혁이 차가운 눈빛으로 우대평을 바라보았다.우대평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우시연을 부축하던 나건성이 바로 고함을 쳤다.“건방지게! 이 분은 우리 H시상공회의소의 우 회장님이셔! 감히 회장님에게 불경을 저지르다니!”“우 회장이라, 당신이 우대평이야?”우시연을 힐끗 본 동혁이 큰 소리로 물었다.“저 천한 년도 성이 우씨던데, 당신 사생아야?”“이동혁, 너 건방지게!”분노한 나건성이 고함을 쳤다.“시연 양은 우리 회장님의 조카딸이야! 정직하고 덕망이 높으신 우리 회장님을 네가 이렇게 중상모략하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어!”“빨리 회장님께 잘못을 빌지 못해!”“아, 내가 착각한 모양이네.”동혁은 고개를 끄덕이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던 우대평의 표정이 약간 누그러졌다. 자신의 신분을 알았으니 동혁이 복종할 걸로 생각한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저 천한 년이 무지막지하게 날뛰면서 설치길래, 나는 집에서 가르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걸로 생각했지. 바깥에 대놓고 내놓을 수 없는 사생라서 그런 줄 알았지.”“누가 가르친 모양이네... 그런데 어떻게 저따위로 가르쳤지?”동혁의 조롱하는 눈빛이 우대평의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 위로 떨어졌다.“피식!”세화는 바로 웃음이 나왔지만 얼른 입을 막았다.우시연에게 맞은 뺨이
“죄송합니다, 회장님. 저는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옳고 그름을 견지할 뿐입니다.”“이 세상을 비록 흑백 논리로 구분할 수 없다고 해도, 때로는 무조건 옳거나 틀린 경우도 있으니까요!”세화는 변함없이 우대평을 존중했지만 그 말투는 단호했다.우대평은 마치 발작할 듯한 기세로 코웃음을 쳤다.바로 그때, 안경을 쓴 여자가 잔뜩 화가 난 모습으로 뛰어들었다.“큰아버지, 제 화를 좀 풀어주세요!”“큰아버지, 그 이동혁이라는 폐물 데릴사위가 얼마나 날뛰는지 아세요?” “제가 그자를 자원봉사자에서 제명했을 때, 그 인간이 뜻밖에도 저를 위협했어요. 오늘이 제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로 있는 마지막 날이 될 거라고요!”“그 인간은 큰아버지를 정말 우습게 여기는 거예요. 정말 화가 나 미치겠어요!”여자는 세화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우대평의 앞에 와서 눈노를 쏟아냈다.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앞서 동혁을 자원봉사자 명단에서 제명했던 우시연이다.스타공익재단은 H시상공회의소가 출자해서 설립한 재단으로, 당연히 큰아버지 우대평 덕분에 우시연이 책임자가 될 수 있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우대평의 눈에서 노기를 드러냈다.“이동혁이 정말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제가 큰아버지를 왜 속이겠어요! 그렇게 많은 자원봉사자 앞에서 저를 아주 우습게 여겼어요.” “큰아버지가 저를 도와주시지 않으면, 이 분노를 해소할 수 없을 거예요!”우대평의 옷자락을 붙잡고 하소연하던 우시연은, 문득 고개를 돌려 세화를 보고는 잠시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어, 저 사람은 누구에요, 큰아버지?”세화를 처음 봤지만 우시연의 마음속에서는 질투가 일었다.‘이 여자 너무 예쁜데.’ 세화의 온몸에 넘치는 자신감과, 속세를 벗어난 듯한 고귀한 기질에 우시연은 열등감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시연아, 저 여자는 바로 그 폐물 이동혁의 아내이자 혜성그룹의 회장인 진세화 씨야.”나건성이 마치 환심이라도 사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우시연이 줄곧 큰아버지 우대평의 총애를 받고 있기에
나건성은 세화에게 전혀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고압적인 태도가 계속 이어지자, 곧 세화는 심한 압박감을 느꼈다.우대평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면서 세화가 말했다.“회장님, 상공회의소에 끼친 손실에 대해서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그저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우대평은 가만히 앉은 채 가타부타 태도를 표명하지 않았다.나건성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 회장님, 이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사과를 해도 소용없습니다.” “지금 리성투자회사에서는 당신의 남편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당신의 남편은 무법천지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스타공익재단을 통해서 원화투자회사로 연락하여 사과하라고 했습니다만 당신의 남편은 거절하고 항난그룹을 찾았습니다.”“더군다나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허, 정말 우리 H시상공회의소를 안중에도 두지 않다니.”“당신의 남편은 회원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다 해도, 진 회장 당신은 다릅니다.” “당신은 우리 H시 상공회의소의 정식 회원입니다. 솔선수범해서 회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이 말에 세화는 반박할 수가 없었다.H시상공회의소 회원이 확실하기에.앞서 H시상공회의소에서 찾아와서 입회 서류를 작성하게 했다.원래 세화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비즈니스계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늘 온갖 협회와 단체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지금은 입회 서류 한 장 때문에 H시상공회의소에서 자신에게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을 가지게 된 것이다.“H시상공회의소에서 제게 뭘 요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세화는 염치불구하고 물을 수밖에 없었다.나건성이 간단하게 대답했다.“아주 간단합니다. 남편분이 천용훈 씨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도록 진 회장님이 나서서 얘기하시면 됩니다!”세화가 우대평을 힐끗 쳐다봤지만, 우대평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무표정한 얼굴이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진 회장님, 이런 작은 일에 뭘 망설입니까? 되든 안 되든 말을 해야지요!”
‘사해상공회의소의 욕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S시 재계의 거두가 되려고 할 뿐만 아니라, 지금은 또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서 다른 도시들의 상공회의소에 손을 대기 시작했어.’그러나 이것은 동혁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그래, 알았어.”전화를 끊은 동혁은 바로 선우설리가 보낸 주소로 달려갔다.H시상공회의소의 사무실은 다이너스티호텔에 있다.6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업무뿐만 아니라 접대와 회의에도 편리했다.세화는 동혁보다 조금 먼저 도착했다.직원의 안내로 회장실로 오자, 검은색 가죽 소파에는 우대평 회장이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후배 진세화가 우 회장님을 뵙습니다.”앞으로 나온 세화가 공손하게 후배로서의 예를 취했다. 이 덕망이 높은 선배에 대해서 세화는 줄곧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60이 다 된 우대평의 귀밑머리는 벌써 반백인 상태였다.우대평이 허허 웃으면서 손사래를 쳤다.“진 회장, 너무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요. 나는 그저 나이만 먹었을 뿐입니다.” “두 회사를 지휘하는 진 회장에 비하면, 그저 좀 일찍 태어난 정도의 경력밖에 없어요.”“그리고 그 당시 내가 창업을 시작했을 때, 진씨 가문에서는 할머님이 이미 진성그룹을 세우셨지요.”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 분의 인도를 받은 사람들이 많아요. 지금은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공을 세워 이름을 날렸고, 거부가 되기도 했어요.”“그런데 지금의 진성그룹은, 아이고,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요...”그렇게 말하면서도, 우대평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파에 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다.세화는 진성그룹의 지금 모습을 떠올리면서 마음속으로도 한숨을 내쉬었다.‘그 당시 진성그룹이 할머니 수중에 있었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지금은 전혀 존재감이 없어.’세화 일가를 제외하고는 진씨 가문 사람들 모두 성을 바꿔서, 조상마저 잊었다는 오명을 쓴 채 웃음거리로 전락했다.그러나 세화는 최근 제씨 집안에서, 할머니 제원화로 빚어진 각종 문제들을 청산하고 있는 것
우시연은 믿는 구석이 있기에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스타공익재단에서는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어서, 우시연이 자원봉사자로 뽑지 않겠다고 하면 자원봉사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좋은 일을 하는데 너희 동의가 필요하다니, 이게 무슨 개소리야!”자원봉사자들은 모두 분개했고, 몇몇 여성 자원봉사자들은 곧 울음이 터질 듯했다.그들 모두 대학생으로 현실은 어둡고 오싹하기만 했다.“나를 제명하겠다는 거지? 내가 가면 되겠네.”바로 그때 불쑥 말을 내뱉은 동혁이 레드 재킷을 벗으면서 그 여학생들을 위로했다.“모두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안 돼요. 우리가 자원봉사를 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잖아요.”“걱정 말아요, 나중에 내가 모두를 위해서 공정한 도리를 되찾아 줄 테니까요. “모두가 열심히 땀을 흘렸는데 또 눈물까지 흘리게 할 수는 없지요!”수위 변동이 긴급했기에, 동혁은 이 일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떠나게 되거나 구조가 지체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잠시 화를 참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레드 재킷을 우시연의 옆에 있는 직원에게 던진 동혁이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우시연,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 맞지? 기억해 두겠어.”“내가 한마디 충고하지. 내가 간 후에 너는 절대 이 자원봉사자들을 난처하게 해선 안 돼. 자신의 앞날이 걸린 문제니까 잘 생각해.”“오늘이 네가 스타공익재단 책임자를 맡은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야!”말을 마친 동혁은 돌아서서 바로 가버렸다.“흥, 항난그룹 회장 아주 대단해?”“우리 큰아버지 우대평에 비하면 너는 X도 아니야! 발톱의 때도 안 되는 주제에!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동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우시연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조롱했다.동혁은 상대하지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밤을 새운 데다가 또 반나절 동안 구조에 참여했기에, 피곤해서 좀 쉴 생각이었다.그러나 집에 돌아오자마자 장모가 동혁을 붙잡고 면전에서 퍼부어댔다.“이동혁, 이 나쁜 놈! 괜찮다고 해놓고서 왜 또 그 천용훈
장가연의 말을 듣자, 동혁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장가연과 H시상공회의소는 리성투자회사의 흉악한 속셈을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어.’‘소위 법적 절차를 밟는다는 건 말짱 헛소리야.’‘증거가 확실하기 때문에, 리성투자회사에서 소송을 한다 해도 절대 이길 수 없어.’‘만약 내가 압력에 못 이겨서 정말로 사과를 한다면, 평생 그 누명을 안고 가야 해.’‘더군다나 상대방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한 건, 나를 마음껏 모욕하겠다는 수작에 지나지 않아.’동혁은 확신했다.‘일단 내가 공개적으로 사과하면, 사건이 마무리되는 게 아니라 시작되는 거야!’“투자회사의 뜻? 장가연 씨, 당신이 투자회사를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사장인 내가 잠시 떠나 있을 뿐입니다.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요!”장가연이 자신의 사과를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상 동혁도 거침없이 말을 내뱉었다.‘때로는 양보할수록 더 욕심을 내는 법이지.’[이동혁, 당신!]동혁의 태도가 이렇게 강경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장가연은 화를 참지 못하고 식식거렸다.“어차피 나는 절대 사과할 수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요. 나는 또 구조 작업에 가야 합니다.”동혁도 장가연이 화가 나든 말든 전화를 끊어버렸다.“당신이 이동혁 씨입니까?”몇 분 후 동혁 등 구조대원들은 계속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었다.갑자기 레드 재킷을 입은 사람들이 바로 동혁을 찾으며 다가왔다. 기세등등한 태도에 눈빛도 곱지 않았다.“내가 바로 이동혁입니다. 왜요?”동혁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선두에 선 젊은 여자가 안경을 고쳐 세우고는 거드름을 피우면서 말했다.“나는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 우시연입니다. 지금 당신에게 우리 자원봉사자 명단에서 제명되었음을 알립니다!”이 말을 듣고 멍해진 주변의 구조대원들이 곧 우시연을 에워쌌다.“왜 이동혁 씨를 제명하는 겁니까?” “이동혁 씨는 우리 자원봉사자들 중에서도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데요!” “더럽고 피곤한 것도 전혀 마다하지 않았어요. 저
“왜요, 장 부사장님?”동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전화를 받자마자 장가연이 기세등등하게 질문하는 걸 보고, 동혁은 이 여자가 또 인터넷상의 뉴스를 봤을 거라고 추측했다.[아직도 뻔뻔스럽게 왜 그런지 물어요?]장가연이 화를 내며 말했다.[당신이 천용훈을 폭행한 사건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왔어요. 당신의 이력과 배경도 모두 드러났고요!][지금 우리 투자회사도 덩달아 욕을 먹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좋은 프로젝트들도 모두 리성투자회사로 넘어갔어요!][당신은 우리 회사를 대표해서 자원봉사를 하러 간 사람입니다. 설령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보복한다고 해도 다른 때 하면 안 되는 건가요?] [우리 회사의 이익을 고려하고 나서 손을 쓰면 안 되나요? 이 사장님!]화가 난 장가연이 계속 퍼부었다.장가연은 지금 정말 어이가 없었다. 심지어 마음속으로는 심천미에 대해서도 꽤 불만이 많았다.‘애초에 이동혁을 여기 사장 자리에 앉힌 의도가 뭔지 정말 모르겠어.’‘실권이 없는 상징적인 자리에 앉힌 거라면 상관없지만, 이동혁은 여전히 말썽만 일으키고 있어.’‘원화투자회사에 들어간 뒤에도 한동안 어떤 이익도 회사에 가져다주지 않았지.’ ‘오히려 여러 차례 말썽만 일으키면서 회사에 적지 않은 손실만 가져왔어.’장가연이 한창 화가 나 있다는 걸 아는 동혁은 묵묵히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상대방의 말이 끝나자 동혁이 비로소 차분하게 말했다.“나는 악의적으로 보복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상대방이 내게 더러운 누명을 씌운 겁니다.”“장 부사장님, 안심하세요. 저렇게 날뛴다 해도 오래 가지 못합니다.”“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 프로젝트 책임자들은 기회주의적 태도를 취했습니다.” “신중하게 판단하지 않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기에, 프로젝트 자체도 좋은 거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나중에 내가 좋은 프로젝트를 몇 개 찾아 주지요.”원화투자회사에서 투자를 모색하는 회사들은 모두 인터넷 스타트업 회사들이다.이 프로젝트들이
그러나 이런 고발 전화는 기본적으로 접수하는 사람조차 없고 감감무소식이었다.S시일보 쪽은 전화는 받았지만, 직원들의 태도는 오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당신들이 현장 구조대원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요? 현장 사진은 있나요?] [사진이 있어도 꼭 진실이라는 건 아니지만. 하하, 올해에는 촬영을 적게 한 모양이죠?][아무튼 더 이상 고발 전화는 하지 말아요. 예은설 기자는 우리 S시일보의 간판 기자입니다. 외국에서 주는 세계 십대 양심적 기자상도 받았어요!][만약 더 이상 예 기자를 중상모략한다면, 우리도 법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어요...]거대언론사답게 S시일보에서는 곧바로 사람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이 매체들은 고의로 못 본 척하는 게 분명해. 천용훈의 돈을 받고 우리를 상대하지 않는 거야!”“지금은 1인미디어 시대야. 그들도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진 못해.” “우리 스스로 동영상을 찍어서 동혁 씨 결백을 증명해야겠어!”구조대원들은 꿀꿀한 마음으로 바로 실행에 옮겼다.곧바로 구조 현장에 있는 자신의 동영상을 찍어서, 경위를 진술한 뒤에 트위치 플랫폼에 올렸다.곧 수많은 사용자들이 몰려들어서 댓글을 달았다.[또 이동혁을 옹호하고 있네. 돈을 받았지?] [동영상 하나 올리면 얼마 받아? 나도 데리고 가. 다 같이 돈 좀 벌게!][정말 현장 구조대원이야? 나는 못 믿겠어. 전부 포즈만 취한 것 같은데.][조심해! 이동혁이 부른 댓글부대가 출동했어.] [댓글부대가 아니라면, 어떻게 단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영상을 올려서, 자신이 구조대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동혁을 돕는 말을 할 수 있겠어!][정말 징그럽네. 권세가 아주 대단해! 이동혁, 진세화 일가는 모두 뒈져][인터넷은 치외법권지대가 아니야! 천용훈 씨에 대해서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비방하는 행동을 멈춰!][...]진짜 네티즌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지만.어차피 여론은 동혁을 욕하고 천용훈을 지지하는 쪽으로 쏠렸다.피곤에 쩔을 때가지 구조 활동에 참여했지만, 인터넷상에
“쯧쯧, 지금 이 기자들이 정말 엄청난 장난질을 했네.”“기자 나부랭이들이 악랄하게 사람을 모함하고 있어. 정말 우리를 깔보는 거잖아!”리성투자회사.오한민도 인터넷에서 각 언론 매체에서 발표한 뉴스들을 훑어보고 있었다.하나같이 충격적이고 의혹의 기운을 물씬 풍기는 제목이라서, 오한민도 눈길이 끌릴 정도였다. 하물며 교양 수준이 높지 않은 네티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옆에서 시중을 들던 비서가 말했다.“사장님은 언론의 보도가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하세요?”“보도의 초점이 이동혁 한 사람에게 집중되면 충분한데, 지금은 H시 경찰국까지 끌어들여서 관심이 분산되게 되었어요.”“이렇게 H시의 이미지가 더럽혀지면, 그 새 시장이 화를 낼 텐데요.”“아니면 제가 각 매체에 연락해서 한번 파악해 볼까요...”동혁에게 쫓겨난 천용훈은 자기 혼자서는 동혁에 맞설 힘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신속하게 오한민에게 보고해서 이 빅보스가 나서서 돕게 만든 것이다.리성투자회사에서는 곧바로 언론을 동원해서 지금 인터넷의 여론몰이 상황을 만든 것이다.“도가 지나쳐? 뭐가 도가 지나치다는 거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오히려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이동혁은 밟아 죽여야지. 그러나 그놈은 단지 별책부록일 뿐이야.” “이 불이 그 애송이 시장까지 태워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그 애송이 시장이 내 병원들을 꿀꺽할 생각이잖아? 그러니 내가 일을 좀 벌려서 시장이 곤경에 빠지게 만들어야겠지.”“애송이 시장에게도 자본의 힘이 어떤지 보여줘야 해. 작은 권력이 있다고 해서 결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걸 말이야!”오한민은 냉소를 연발했다.태블릿을 내려놓은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우선 폭로부터 해. 좋은 구경거리는 아직 뒤에 있어. 나중에 부천정에게 연락해서 잘 준비하라고 해.”“그 애송이 시장이 버틸 수 없게 되면, 바로 부천정이 나와서 상황을 안정시키고 평정하는 거야.”오한민은 타고난 음모꾼이다.평소에는 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