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진한강 가족이 정말 오랜만에 가장 즐거운 날이다. 그동안 받았던 울분을 오늘 다 풀었다. 진성그룹도 돌아왔고, 집과 차도 돌아왔다. 게다가 진성그룹은 4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고, 곧 분양도 시작된다. 집은 2000억 원짜리 저택으로 변했고, 차는 슈퍼카로 변했다. 모든 것이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다 세화에게 고마워해야지! 그렇게 오랫동안 노력해서 우리에게 혼수를 챙겨 주었으니까!’ “류혜진, 뭘 그렇게 울고 있어? 울려면 네 범죄자 딸에게 가서 울어! 빨리 짐 싸서 이사 나가!” 류혜진이 소파에 앉아 소리 없이 울고 있는 것을 보고 천미연은 짜증이 났다. 천미연은 류혜진과 줄곧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요 몇 년 동안 많이 싸웠었다. 지금 진창하 가족의 불행을 보고 천미연은 얼마나 고소했는지 모른다. “천미연, 감히 내 딸을 범죄자라고? 내가 네 더러운 입을 갈기갈기 찢어줄까?” 류혜진은 고개를 들고 천미연에게 욕을 했다. 류혜진은 세화가 감옥을 간다고 해서 눈물이 마를 정도로 울었지만, 다른 사람이 세화를 모욕하며 말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을 수 없었다. “흥, 네 딸이 감히 일을 저질렀는데, 넌 왜 다른 사람이 네 딸이 범죄자라는 말을 못 하게 해?” 천미연은 팔짱을 낀 채 신랄하고 각박하게 말했다. “우리 세화는 그런 아이가 아니야. 전부 누명을 쓴 거야. 그러니 조사를 마치고 곧 돌아올 거야!” 류혜진이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다. 소식이 전해지자 류혜진 등은 세화가 모함을 당했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세화의 사람됨으로는 결코 그런 음모를 꾸밀 리가 없었다. 그러나 세화가 모함을 당했다는 것을 알고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류혜진 등은 더욱 절망했다. 천미연은 콧방귀를 뀌었다.“그건 세화가 돌아올 수 있을 때 다시 이야기해! 지금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은 이사하는 거니까! 지금 네 딸이 감옥에 들어가서, 일가족의 수입이 없지? 만약 감히 이사를 가지 않고 계속 떼를 쓰면, 내 남편에게 이야기해 네
장태리가 자백한 대로, 장태리가 세화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모함한 것은 방씨 가문의 사주였다. 하지만 세화는 진한강 가족이 분명히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심지어 적지 않는 도움을 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세화의 계좌이체증명서를 위조하는 것은 진한강 가족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세화는 진한강 가족의 잔인하고 무정함에 진정 마음을 다쳤다. ‘큰아버지 가족이 우리에게 가족애를 전혀 보이지 않는 이상, 나도 더 이상 큰아버지 가족을 내 가족으로 대하지 않을 거야.’ 이번에는 동혁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악인을 자처할 필요가 없었다. 세화는 천공그룹의 원소강 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원 사장님, 누군가 제 집에 무단 침입했어요. 당장 경호원을 보내 저들을 쫓아내세요.” 진한강 가족 모두가 깜짝 놀랐다. 천미연은 화를 내며 외쳤다. “세화, 이 배은망덕한 것 같으니라고. 감히 다른 사람을 시켜 우리를 쫓아내려고 하다니!” “세화 너, 나는 네 큰아버지이고, 이 사람은 네 큰어머니인데, 감히 버릇없이 우리를 쫓아내?” 진한강도 펄쩍펄쩍 뛰었다. 진한강 부부가 노발대발해도 세화는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화는 큰소리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실제 행동으로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세화의 태도가 이렇게 단호한 것을 보고, 진한강 부부도 조카인 세화가 정말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세화는 예전처럼 순종적이지 않았다. 태휘는 매섭게 말했다. “세화, 넌 이제 진성그룹의 사장이 아니야. 그룹 내 권력을 잡은 사람은 우리 아버지라고. 넌 저택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네 말을 듣고 우리를 쫓아낼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 건 꿈도 꾸지 마!” 하지만 현실은 곧 태휘의 뒤통수를 때렸다. 천공그룹에서 보낸 관리인들은 누가 진성그룹의 사장인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관리인들은 세화가 하늘 거울 주택의 주인인 사실만 알고 있었고, 두말없이 진한강 가족들에게 나가줄 것을 요청했다. 관리인
화란이 떠나기 전에 던진 독설을 생각하니 류혜진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큰아버지 가족이 득세하면 분명 더 날뛸 거야.’ ‘앞으로 그 가족이 우리를 분명 더 괴롭힐 텐데!’ 세화는 류혜진의 뒷말을 염두에 두지 않고 눈살을 찌푸렸다. “역시 방씨 가문이 향방주택 프로젝트를 얻은 거였어.” 지난번에 동혁은 주택건설국에서 소란을 피우고 돌아온 후 세화에게 방씨 가문이 배후에서 음모를 꾸미고 진성그룹을 빼앗으려고 한다고 말했었다. 다행히 당시 동혁이 하세량과 문제를 처리하여 방씨 가문의 음모를 좌절시켰다. 그런데 뜻밖에도 방씨 가문이 도둑놈 심보를 꺾지 않고, 다시 진성그룹을 빼앗으려 시도했고, 게다가 이번엔 그것을 성공했다. 세화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진한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화, 너 조사받고 있는 거 아니었어? 어떻게 전화한 거야?] 진한영은 원래 세화의 전화를 받지 않으려 했는데, 진한영은 지금 세화를 죽도록 미워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궁금증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전화를 받았다. “이미 제 사건은 뒤집어졌어요. 하세량 시장님이 직접 하정훈을 시켜 저를 위해 증언하게 했거든요.” 세화는 진한영의 이전 태도를 생각하면 한심하고 화가 나서 할아버지라고도 부르지 않았다. “전 방씨 가문에게 모함을 당한 거예요. 장태리가 그들의 사주를 받은 거였어요. 방씨 가문은 저희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았어요.” “방씨 가문의 목적은 향방주택 프로젝트를 얻는 거예요. 지금 진씨 가문이 방씨 가문과 협력하는 것은 무모하고, 마치 늑대를 집 안방으로 들이는 것과 다름없어요.” 세화는 진성그룹을 방씨 가문에게 빼앗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고심 끝에 진한영을 설득했다.세화의 말을 듣고 전화기 너머의 진한영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진한영은 워낙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세화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진한영은 세화의 차가운 태도에 자극을 받았다. ‘내가 그래도 명색이 할아버지인데, 세화, 네가 감히 어디서 내게 조언질이야?’ [세
“진 사장님의 사건이 해결되었으니, 제발 빨리 돌아가서 진성그룹 내 권력을 찾으세요. 저희들은 진 사장님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바로잡고, 하루빨리 사장님과 함께 일하기를 바랍니다!” 향방주택 판매 매니저인 우세희가 말했다. 우세희의 말은 함께 사임한 임직원들의 마음도 대변하고 있었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진한강 부자에 의해 해고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진성그룹을 떠났다. 세화가 연행되고, 진한강이 다시 진성그룹으로 돌아와 권력을 잡자, 임직원들은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다음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회사를 그만둔다면 다음 직장에서의 대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지만 모두 의연하게 진성그룹을 떠났다. 왜냐하면 사임한 임직원들은 진한강 부자가 일을 성사시키기에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일을 망치기에 딱 좋은 바보들이라, 억지로 진성그룹에 머무르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화는 또한 우세희로부터 자신이 연행된 직후 방한그룹의 사람들이 향방주택 공사장에 입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프로젝트 책임자뿐 아니라, 수석 엔지니어들도 모두 방한그룹의 사람으로 바뀌었다. 최근까지 우세희가 이끌었던 판매팀은 모두 숙청되었고, 방한그룹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향방주택 전체 프로젝트를 통제했다. 방씨 가문이 이렇게 재빨리 움직이자 세화는 더욱 걱정되었다. ‘내일 오후 2시, 바로 원래 향방주택의 분양이 시작하는 때인데, 방씨 가문은 그전에 이 모든 것을 서둘러 끝냈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지?’ 그동안 많이 성장했지만,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세화는 여전히 좀 당황했다. 방씨 가문은 급박하게 모든 일들을 처리해 세화에게 문제들을 해결할 시간을 전혀 주지 않았다. 세화는 매우 달갑지 않았다.세화는 자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고생해, 곧 수확을 얻게 될 프로젝트를 이렇게 방씨 가문에게 빼앗기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세화야, 돌아왔으면서 어떻게 내게 전화 한 통 안 해? 도경찰청 사람들이 너를 곤란하게 한건 아니지?”
동혁은 하세량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하세량은 자신의 앞날과, 나아가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목숨까지 걸고 동혁과 함께 하려 했다.동혁이 전신이기 때문이다.하세량에게 있어서 동혁에게 잘 보이는 일은,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의 운명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다.그래서 하세량은 동혁의 일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세화가 끌려간 그 순간, 동혁이 하세량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먼저 전화를 한 것이 아니라, 하세량이 먼저 동혁에게 전화를 걸어 즉시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이런 일을 천미 씨가 어떻게 믿겠어?’류혜진조차 믿지 않고 동혁이 허풍을 떨고 있는 줄 알았다.설명하기 귀찮은 동혁은 마침 선우설리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휴대폰을 들고 다른 곳으로 갔다.“무슨 일이야?”동혁이 전화를 받고 물었다.선우설리가 말했다. [회장님, 노광훈 등 몇 명이 전에 가란은행에서 재직할 때 법을 어기고 규율을 어긴 일들을 제가 이미 다 조사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선우설리는 이전에 하세량으로부터 가란은행 사장으로 채용된 후, 노광훈 몇 명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노광훈 등 몇 명의 비리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선우설리는 노광훈 등이 죽을 줄도 모르고 세화를 건드릴 줄은 몰랐고, 이렇게 된 이상 그간 조사한 것을 계속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물어볼 필요가 있어? 직접 하 시장에게 자료를 보내서 알아서 사람을 잡게 하면 돼. 법의 심판을 받게 말이야.”동혁은 별거 아니란 듯 말했다.선우설리는 예쁜 외모와 함께 일을 잘 처리해서, 무슨 일이든 지시하지 않아도 미리 해 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동혁의 생각을 너무 의식해서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먼저 동혁의 의견을 구했다. 사실 선우설리는 현명하고 재주가 뛰어나서 동혁의 생각을 묻지 않고도 이해할 때가 많았다. [예, 회장님.] 동혁은 전화를 끊고 다시 돌아왔다. 천미는 이미 동혁에게 몇 마디 나쁜 말을 했고, 이때 다시 동혁의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이동혁, 노광훈
세화는 류혜진의 말이 듣기 거북해서 불만스럽게 말했다. “엄마, 우리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동혁 씨에게 사과를 하라고 해요? 게다가 동혁 씨가 수선화에게 이미 증언을 시켰으니 곧 그 사건도 잘 종결될 거예요.” “너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저 놈을 감싸고 있어?” 류혜진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말했다. “방씨 가문 하나 때문에 하마터면 네가 감옥에 갈 뻔했어. 그럼 3대 가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서 편하게 있을 수 있겠어? 너는 꼭 우리가 너 때문에 조마조마하게 가슴 졸이며 살게 하고 싶니? 저 놈이 머리 좀 숙인다고 손해 볼일이 뭐가 있어?” 세화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동혁이 세화를 제지했다. 동혁은 천미를 보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천미 씨가 자리를 만드세요. 한번 두고 보시죠. 그때 누가 누구에게 사과하게 될지!” 동혁은 천미라는 여자를 정말 귀찮아했다. ‘그래 이 기회에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고, 심천미에게 본때를 보여줘서 저 여자가 다시는 나를 무시하지 못하게 해야겠어.’ “사람 속도 모르고 호의를 무시하다니!” 천미가 콧방귀를 뀌었다. 만약 세화가 아닌, 동혁의 태도만 봤더라면, 천미는 이 일에 절대로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혁의 말에 대해 천미는 전혀 개의치 않았고, 단지 동혁이 체면을 중요시 여겨, 그냥 고집스럽게 말하는 줄 알았다. “천일아, 전 가란은행장 노광훈에게 네가 연락 좀 해줘.” 천미는 그 자리에서 나천일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다.나천일은 천미와 마찬가지로 장해조의 양아들이었고, 강오그룹 내에서의 지위는 천미와 비슷했다. 그래서 나천일이 나선 것은 천미가 나선 것과 같았다. 곧, 노광훈 등 몇 사람이 만남에 응했고, 역시 한 가지 조건으로 동혁이 직접 사과하는 것을 요구했다. 세화와 천미가 절친이라고 들은 후, 노광훈 등도 더 이상 세화를 노리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노광훈 등 세 사람은 아직 병원에 있기 때문에, 동혁 등에게 일심병원으로 와서 얘기하자고 했다. “
“못 할 거 같은데!” 지금 온몸에 살기를 두르고 있는 천일은 보통 사람에게는 약간의 자비를 보일지 모르겠지만, 동혁에게는 전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내게 도와달라고 하는 사람이, 이런 태도를 보인다고? 그런데도 내가 너를 때리지 못할 거 같아?” 천일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천일은 자신에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동혁을 혼내주려고 했다. “누가 도와달라고 했습니까?” 동혁은 천일을 태연하게 흘끗 쳐다보았다. 모든 것은 천미가 잘난 척하며, 기어코 동혁에게 사과를 하도록 강요해서 벌어진 일이다. 천미가 세화와 아주 가까운 사이여서, 동혁은 차마 천미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천일과 같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에게 동혁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 보기에 번쩍 든 천일의 손이 허공에 뻣뻣하게 멈춘 것 같았다. 동혁이 가볍게 보내는 눈빛이 천일에게는 오히려 온몸에 한기가 도는 느낌을 준다. 천일이 올린 손은 마치 신비한 힘에 갇힌 듯 무거워져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천일은 머리가 쭈뼛거리고, 몸의 솜털이 모두 곤두서 있었다. 천일은 이대로 손을 휘둘러 뺨을 후려갈기면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천일아, 멈춰, 정말 이 놈의 빰을 때려죽일 작정이야?” 바로 그때 옆에 있던 천미가 차갑게 소리쳤다. 비록 천미도 동혁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당연히 천미는 세화를 봐서라도 천일이 동혁을 때려죽이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천일은 고수였고, 천일이 때리는 뺨의 힘은 정말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천일이 손을 내려놓은 것을 보고, 천미는 바로 동혁을 노려보았다. “천일이의 말이 맞아. 천일이는 어쨌든 우리를 도와주러 온 거야. 그러니 아무에게나 시비 좀 걸지 마. 능력도 없으면서, 성질은 있어가지고!” 동혁은 그저 태연하게 웃으며 아예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잘난 체하는 이 여자와 말을 해봤자 나만 손해야.’ ‘그냥 직접 내 실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천일은 그제야 자신의 심신을
“그러니 누가 너보고 남의 다리를 차서 부러뜨리고, 술까지 들이켜게 해 중환자실로 보내라고 했어? 거의 죽을 뻔했다고.” “우리 강오그룹이 나서서 화해를 하지 않았더라면, 노광훈, 그 놈들이 너를 패가망신시킬 때까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야!” 다 동혁 자신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도록, 천미는 몇 마디 말로 동혁을 설득했다. 천미는 동혁에게 체면을 좀 구기는 게 죽는 것보다 낫다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천미의 말속에 깔려있는 동혁에 대한 무시는, 그저 동혁을 매우 불쾌하게 할 뿐이다. ‘내 무릎이 언제 이렇게 싸게 변했어?’ 그때 엘리베이터가 6층에 도착해 문이 열렸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요? 누가 누구에게 무릎을 꿇을지 보자고요!” 동혁은 천미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동혁은 그렇게 무뚝뚝하게 한마디 던지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나왔다. “흥, 네가 아직 정신을 덜 차렸구나!” 천미는 화가 나서 하마터면 그대로 몸을 돌려 돌아갈 뻔했다. ‘이동혁, 저 자식 정말 사람 짜증 나게 하네. 자기 아내를 구하기 위해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게 뭐가 어때서?’ 세화가 아니었다면 천미는 지금 동혁이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천일은 동혁의 뒷모습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천미야, 저놈이 이렇게 너를 무시한다고? 안 되겠어, 이따가 병원에서 떠날 때 내가 혼 좀 내서 직접 네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해야겠어!” “됐어, 내 일에 참견하지 마!” 천미는 매섭게 천일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천일이 너, 내 이름을 부르면서 괜히 친한 척하지 마!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까지는 아니니까!” 말을 마치고 천미는 동혁을 쫓아갔다. “모르는 척하는 거야? 난 계속 너를 좋아한다고.” 천일은 헛웃음을 두어 번 지었고, 얼굴에 그늘이 지며 씁쓸함을 느꼈다. 간호사의 안내로 동혁 등 세 사람은 노광훈의 병실밖에 도착했다. “노 행장님, 문 여세요. 이동혁이 무릎 꿇고 사과하러 왔으니까!”천일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사해상공회의소의 욕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S시 재계의 거두가 되려고 할 뿐만 아니라, 지금은 또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서 다른 도시들의 상공회의소에 손을 대기 시작했어.’그러나 이것은 동혁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그래, 알았어.”전화를 끊은 동혁은 바로 선우설리가 보낸 주소로 달려갔다.H시상공회의소의 사무실은 다이너스티호텔에 있다.6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업무뿐만 아니라 접대와 회의에도 편리했다.세화는 동혁보다 조금 먼저 도착했다.직원의 안내로 회장실로 오자, 검은색 가죽 소파에는 우대평 회장이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후배 진세화가 우 회장님을 뵙습니다.”앞으로 나온 세화가 공손하게 후배로서의 예를 취했다. 이 덕망이 높은 선배에 대해서 세화는 줄곧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60이 다 된 우대평의 귀밑머리는 벌써 반백인 상태였다.우대평이 허허 웃으면서 손사래를 쳤다.“진 회장, 너무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요. 나는 그저 나이만 먹었을 뿐입니다.” “두 회사를 지휘하는 진 회장에 비하면, 그저 좀 일찍 태어난 정도의 경력밖에 없어요.”“그리고 그 당시 내가 창업을 시작했을 때, 진씨 가문에서는 할머님이 이미 진성그룹을 세우셨지요.”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 분의 인도를 받은 사람들이 많아요. 지금은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공을 세워 이름을 날렸고, 거부가 되기도 했어요.”“그런데 지금의 진성그룹은, 아이고,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요...”그렇게 말하면서도, 우대평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파에 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다.세화는 진성그룹의 지금 모습을 떠올리면서 마음속으로도 한숨을 내쉬었다.‘그 당시 진성그룹이 할머니 수중에 있었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지금은 전혀 존재감이 없어.’세화 일가를 제외하고는 진씨 가문 사람들 모두 성을 바꿔서, 조상마저 잊었다는 오명을 쓴 채 웃음거리로 전락했다.그러나 세화는 최근 제씨 집안에서, 할머니 제원화로 빚어진 각종 문제들을 청산하고 있는 것
우시연은 믿는 구석이 있기에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스타공익재단에서는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어서, 우시연이 자원봉사자로 뽑지 않겠다고 하면 자원봉사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좋은 일을 하는데 너희 동의가 필요하다니, 이게 무슨 개소리야!”자원봉사자들은 모두 분개했고, 몇몇 여성 자원봉사자들은 곧 울음이 터질 듯했다.그들 모두 대학생으로 현실은 어둡고 오싹하기만 했다.“나를 제명하겠다는 거지? 내가 가면 되겠네.”바로 그때 불쑥 말을 내뱉은 동혁이 레드 재킷을 벗으면서 그 여학생들을 위로했다.“모두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안 돼요. 우리가 자원봉사를 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잖아요.”“걱정 말아요, 나중에 내가 모두를 위해서 공정한 도리를 되찾아 줄 테니까요. “모두가 열심히 땀을 흘렸는데 또 눈물까지 흘리게 할 수는 없지요!”수위 변동이 긴급했기에, 동혁은 이 일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떠나게 되거나 구조가 지체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잠시 화를 참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레드 재킷을 우시연의 옆에 있는 직원에게 던진 동혁이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우시연,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 맞지? 기억해 두겠어.”“내가 한마디 충고하지. 내가 간 후에 너는 절대 이 자원봉사자들을 난처하게 해선 안 돼. 자신의 앞날이 걸린 문제니까 잘 생각해.”“오늘이 네가 스타공익재단 책임자를 맡은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야!”말을 마친 동혁은 돌아서서 바로 가버렸다.“흥, 항난그룹 회장 아주 대단해?”“우리 큰아버지 우대평에 비하면 너는 X도 아니야! 발톱의 때도 안 되는 주제에!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동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우시연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조롱했다.동혁은 상대하지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밤을 새운 데다가 또 반나절 동안 구조에 참여했기에, 피곤해서 좀 쉴 생각이었다.그러나 집에 돌아오자마자 장모가 동혁을 붙잡고 면전에서 퍼부어댔다.“이동혁, 이 나쁜 놈! 괜찮다고 해놓고서 왜 또 그 천용훈
장가연의 말을 듣자, 동혁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장가연과 H시상공회의소는 리성투자회사의 흉악한 속셈을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어.’‘소위 법적 절차를 밟는다는 건 말짱 헛소리야.’‘증거가 확실하기 때문에, 리성투자회사에서 소송을 한다 해도 절대 이길 수 없어.’‘만약 내가 압력에 못 이겨서 정말로 사과를 한다면, 평생 그 누명을 안고 가야 해.’‘더군다나 상대방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한 건, 나를 마음껏 모욕하겠다는 수작에 지나지 않아.’동혁은 확신했다.‘일단 내가 공개적으로 사과하면, 사건이 마무리되는 게 아니라 시작되는 거야!’“투자회사의 뜻? 장가연 씨, 당신이 투자회사를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사장인 내가 잠시 떠나 있을 뿐입니다.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요!”장가연이 자신의 사과를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상 동혁도 거침없이 말을 내뱉었다.‘때로는 양보할수록 더 욕심을 내는 법이지.’[이동혁, 당신!]동혁의 태도가 이렇게 강경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장가연은 화를 참지 못하고 식식거렸다.“어차피 나는 절대 사과할 수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요. 나는 또 구조 작업에 가야 합니다.”동혁도 장가연이 화가 나든 말든 전화를 끊어버렸다.“당신이 이동혁 씨입니까?”몇 분 후 동혁 등 구조대원들은 계속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었다.갑자기 레드 재킷을 입은 사람들이 바로 동혁을 찾으며 다가왔다. 기세등등한 태도에 눈빛도 곱지 않았다.“내가 바로 이동혁입니다. 왜요?”동혁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선두에 선 젊은 여자가 안경을 고쳐 세우고는 거드름을 피우면서 말했다.“나는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 우시연입니다. 지금 당신에게 우리 자원봉사자 명단에서 제명되었음을 알립니다!”이 말을 듣고 멍해진 주변의 구조대원들이 곧 우시연을 에워쌌다.“왜 이동혁 씨를 제명하는 겁니까?” “이동혁 씨는 우리 자원봉사자들 중에서도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데요!” “더럽고 피곤한 것도 전혀 마다하지 않았어요. 저
“왜요, 장 부사장님?”동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전화를 받자마자 장가연이 기세등등하게 질문하는 걸 보고, 동혁은 이 여자가 또 인터넷상의 뉴스를 봤을 거라고 추측했다.[아직도 뻔뻔스럽게 왜 그런지 물어요?]장가연이 화를 내며 말했다.[당신이 천용훈을 폭행한 사건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왔어요. 당신의 이력과 배경도 모두 드러났고요!][지금 우리 투자회사도 덩달아 욕을 먹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좋은 프로젝트들도 모두 리성투자회사로 넘어갔어요!][당신은 우리 회사를 대표해서 자원봉사를 하러 간 사람입니다. 설령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보복한다고 해도 다른 때 하면 안 되는 건가요?] [우리 회사의 이익을 고려하고 나서 손을 쓰면 안 되나요? 이 사장님!]화가 난 장가연이 계속 퍼부었다.장가연은 지금 정말 어이가 없었다. 심지어 마음속으로는 심천미에 대해서도 꽤 불만이 많았다.‘애초에 이동혁을 여기 사장 자리에 앉힌 의도가 뭔지 정말 모르겠어.’‘실권이 없는 상징적인 자리에 앉힌 거라면 상관없지만, 이동혁은 여전히 말썽만 일으키고 있어.’‘원화투자회사에 들어간 뒤에도 한동안 어떤 이익도 회사에 가져다주지 않았지.’ ‘오히려 여러 차례 말썽만 일으키면서 회사에 적지 않은 손실만 가져왔어.’장가연이 한창 화가 나 있다는 걸 아는 동혁은 묵묵히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상대방의 말이 끝나자 동혁이 비로소 차분하게 말했다.“나는 악의적으로 보복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상대방이 내게 더러운 누명을 씌운 겁니다.”“장 부사장님, 안심하세요. 저렇게 날뛴다 해도 오래 가지 못합니다.”“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 프로젝트 책임자들은 기회주의적 태도를 취했습니다.” “신중하게 판단하지 않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기에, 프로젝트 자체도 좋은 거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나중에 내가 좋은 프로젝트를 몇 개 찾아 주지요.”원화투자회사에서 투자를 모색하는 회사들은 모두 인터넷 스타트업 회사들이다.이 프로젝트들이
그러나 이런 고발 전화는 기본적으로 접수하는 사람조차 없고 감감무소식이었다.S시일보 쪽은 전화는 받았지만, 직원들의 태도는 오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당신들이 현장 구조대원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요? 현장 사진은 있나요?] [사진이 있어도 꼭 진실이라는 건 아니지만. 하하, 올해에는 촬영을 적게 한 모양이죠?][아무튼 더 이상 고발 전화는 하지 말아요. 예은설 기자는 우리 S시일보의 간판 기자입니다. 외국에서 주는 세계 십대 양심적 기자상도 받았어요!][만약 더 이상 예 기자를 중상모략한다면, 우리도 법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어요...]거대언론사답게 S시일보에서는 곧바로 사람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이 매체들은 고의로 못 본 척하는 게 분명해. 천용훈의 돈을 받고 우리를 상대하지 않는 거야!”“지금은 1인미디어 시대야. 그들도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진 못해.” “우리 스스로 동영상을 찍어서 동혁 씨 결백을 증명해야겠어!”구조대원들은 꿀꿀한 마음으로 바로 실행에 옮겼다.곧바로 구조 현장에 있는 자신의 동영상을 찍어서, 경위를 진술한 뒤에 트위치 플랫폼에 올렸다.곧 수많은 사용자들이 몰려들어서 댓글을 달았다.[또 이동혁을 옹호하고 있네. 돈을 받았지?] [동영상 하나 올리면 얼마 받아? 나도 데리고 가. 다 같이 돈 좀 벌게!][정말 현장 구조대원이야? 나는 못 믿겠어. 전부 포즈만 취한 것 같은데.][조심해! 이동혁이 부른 댓글부대가 출동했어.] [댓글부대가 아니라면, 어떻게 단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영상을 올려서, 자신이 구조대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동혁을 돕는 말을 할 수 있겠어!][정말 징그럽네. 권세가 아주 대단해! 이동혁, 진세화 일가는 모두 뒈져][인터넷은 치외법권지대가 아니야! 천용훈 씨에 대해서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비방하는 행동을 멈춰!][...]진짜 네티즌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지만.어차피 여론은 동혁을 욕하고 천용훈을 지지하는 쪽으로 쏠렸다.피곤에 쩔을 때가지 구조 활동에 참여했지만, 인터넷상에
“쯧쯧, 지금 이 기자들이 정말 엄청난 장난질을 했네.”“기자 나부랭이들이 악랄하게 사람을 모함하고 있어. 정말 우리를 깔보는 거잖아!”리성투자회사.오한민도 인터넷에서 각 언론 매체에서 발표한 뉴스들을 훑어보고 있었다.하나같이 충격적이고 의혹의 기운을 물씬 풍기는 제목이라서, 오한민도 눈길이 끌릴 정도였다. 하물며 교양 수준이 높지 않은 네티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옆에서 시중을 들던 비서가 말했다.“사장님은 언론의 보도가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하세요?”“보도의 초점이 이동혁 한 사람에게 집중되면 충분한데, 지금은 H시 경찰국까지 끌어들여서 관심이 분산되게 되었어요.”“이렇게 H시의 이미지가 더럽혀지면, 그 새 시장이 화를 낼 텐데요.”“아니면 제가 각 매체에 연락해서 한번 파악해 볼까요...”동혁에게 쫓겨난 천용훈은 자기 혼자서는 동혁에 맞설 힘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신속하게 오한민에게 보고해서 이 빅보스가 나서서 돕게 만든 것이다.리성투자회사에서는 곧바로 언론을 동원해서 지금 인터넷의 여론몰이 상황을 만든 것이다.“도가 지나쳐? 뭐가 도가 지나치다는 거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오히려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이동혁은 밟아 죽여야지. 그러나 그놈은 단지 별책부록일 뿐이야.” “이 불이 그 애송이 시장까지 태워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그 애송이 시장이 내 병원들을 꿀꺽할 생각이잖아? 그러니 내가 일을 좀 벌려서 시장이 곤경에 빠지게 만들어야겠지.”“애송이 시장에게도 자본의 힘이 어떤지 보여줘야 해. 작은 권력이 있다고 해서 결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걸 말이야!”오한민은 냉소를 연발했다.태블릿을 내려놓은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우선 폭로부터 해. 좋은 구경거리는 아직 뒤에 있어. 나중에 부천정에게 연락해서 잘 준비하라고 해.”“그 애송이 시장이 버틸 수 없게 되면, 바로 부천정이 나와서 상황을 안정시키고 평정하는 거야.”오한민은 타고난 음모꾼이다.평소에는 조용
“그걸 두고 볼 수 없었던 이동혁 씨가 제지하러 나선 겁니다.” “천용훈이 이동혁 씨에게 손을 쓰라고 다시 경호원들에게 지시했지만, 모두 이동혁 씨에게 쓰러졌지요.” “그런 뒤에야 비로소 고무보트가 구조에 투입될 수 있었습니다...”구조대원들은 구조 작업을 진행하면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기자 여러분, 우리는 이 뉴스가 천용훈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보도가 나오면 틀림없이 반응이 아주 뜨거울 겁니다.”“하지만 당신들은 반드시 사실대로 보도해야 합니다.” “천용훈이 돈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당신들이 정의와 양심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맞아요. 사람들이 모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 우리는 똑똑히 구분할 수 있어요!”일부 구조대원들은 또 이 매체들이 천용훈에게 매수될까 봐 이렇게 기자들에게 말했다.여러 기자들 중에 S시일보에서 온 예은설이라는 예쁜 여기자가 있었다. 이때 예은설이 큰 소리로 말했다.“안심하세요. 우리 언론인들은 모두 양심적인 기자들입니다. 반드시 사실대로 공정한 보도를 하겠습니다!”“그렇습니다. 긴급 구조 상황을 방해하고 악영향을 끼친 사람에 대해 우리 기자들은 펜으로 공정한 심판을 내릴 겁니다!”다른 기자들도 잇달아 공정한 보도를 보증했다.한 차례 취재를 마친 기자들은 다시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매번 이런 자연재해가 생길 때가 바로 그들이 기삿거리를 얻을 때이기에.“동혁 씨, 물 좀 마시고 좀 앉아서 쉬세요. 몇 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일했는데, 몸이 지치면 안 됩니다!”두 시간쯤 지난 뒤, 한 자원봉사자가 동혁에게 물 한 병을 건네며 말했다.이곳에서 동혁의 인기가 가장 높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지금 사람들은 이미 동혁이 바로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이자 항난그룹의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높은 신분인 사람이 평범한 사람들과 하나가 될 수 있다니.’‘정의롭게 손을 써서 천용훈을 쫓아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마찬가
“너, 넌...”휘둥그레진 눈으로 동혁을 바라보는 천용훈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져 있었다.자신이 거금을 들여 초빙한 스카이쉴드의 경호원들이, 결국 동혁 앞에서는 이렇게 일격조차 막지 못하고 당한 것이다.짝!갑자기 고개를 돌린 동혁이 손바닥으로 천용훈의 따귀를 때렸다.“네가 뭔데! 꺼져!”말을 마친 동혁은 천용훈의 멱살을 잡고 물속에 처박았다. 몇 시간이나 공을 들였던 화장도 모두 허사가 되었다.이어서 한 손에 한 명씩 천룡훈 팀의 사람들을 잡고는 전부 물속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놀라서 멍한 상태인 고무보트 안의 노인과 아이를 안아서 나오게 했다.“모두 좀 도와주세요. 저와 함께 그 주민을 구하러 갑시다!”동혁이 사람들을 부르자, 곧바로 자원봉사자들과 병사들이 도와주러 왔다.짝! 짝! 짝!그리고 그 대열에 끼지 못한 사람들은 동혁의 뒷모습을 향해 박수를 치면서 탄복했다.“이동혁, 너 이 새끼 기다려! 내가 끝장을 보겠어!”천용훈은 더러운 물속에서 겨우 일어섰지만, 주변 사람들의 경멸하는 눈빛을 접하자 더 이상 버티고 있을 수가 없었다.이를 갈면서 욕을 내뱉은 뒤, 잔뜩 주눅이 든 촬영팀 사람들을 데리고 사라졌다.사람들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동혁 일행은 재빨리 물속에서 주민을 구해냈다.그리고 나서 말한마디 없이 다시 긴박한 구조 현장으로 뛰어들었다.바로 그때,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동혁 일행을 향해서 다가왔다.“안녕하세요. 천용훈 씨의 촬영팀과 충돌한 뒤 촬영팀 사람들을 때렸다는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손찌검한 사람이 이동혁 씨라고 하던데, 조사를 좀 진행하겠습니다.”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동혁을 찾았다.동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자원봉사자가 설명했다.“경찰 아저씨, 이동혁 씨는 사람을 때린 게 아니라 정의로운 행동을 한 겁니다!”“맞아요! 사람의 목숨이 가장 중요한데, 그 인플루언서가 내 고무보트를 강점하고서 촬영을 했어요.” “인명 구조를 지체하게 만든 건 말할 것도 없고 나까지 때렸어요. 이동혁
동혁의 말을 듣고 주위의 사람들은 다시 멍해졌다.‘이 젊은 자원봉사자는 무슨 내력이 있는 걸까?’‘훈계하는 듯한 말투로 천용훈 같은 인를루언서와 이야기했어.’‘그리고 저 청년의 말대로라면, 천용훈을 혼내줬다는 거야!’“이동혁, 역시 너였어!”섬뜩할 정도로 놀랐던 천용훈은 한사코 동혁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뼛속까지 새겨진 원한을 담은 눈빛으로.지난번에 동혁에게 한바탕 폭행을 당했던 천용훈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결국 동혁이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업었다. 오히려 동혁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결국 이동혁 저 개자식은 바로 말을 바꿔서 계약을 해지했고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어.’체면을 중시하는 천용훈에게 그 일은 평생의 치욕으로 여겨졌다.그는 꿈에서조차 동혁을 산 채로 찢어버리고 싶었다!“또 만날 줄 몰랐지?”씩 웃던 동혁의 표정이 갑자기 차갑게 가라앉았다.“나에게 쓸데없는 말 늘어놓을 필요 없어. 사람을 구하게 당장 고무보트를 내놔!”‘그 주민은 가슴까지 물이 찬 상태라 천용훈과 허튼소리를 할 겨를이 없어.’천용훈은 노발대발했다.“이동혁, 너는 네가 뭐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너의 신분을 모를 것 같아?!”“하지만 나는 지금 리성투자회사에서 중점적으로 밀고 있는 연예인이야. 내가 한 달 동안 올리는 매출이, 네 마누라 두 회사의 매출보다 더 많아.”“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명령을 해!”천용훈은 주로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 대량의 트래픽이 버팀목이 되었고 월별 판매 액수도 확실히 놀라웠다.1년 동안의 순이익이 일부 대형 상장회사보다 많을 정도였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나는 너와 상의하는 게 아니야. 스스로 꺼져! 아니면 내가 꺼지게 도와주지!”말하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꺼지지 않으면 손찌검을 하겠다는 기세로.강하게 나가면 말을 듣지만 부드럽게 말하면 듣지 않는 천용훈 같은 인간들에게는 주먹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허허, 이동혁, 내가 예전처럼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