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행장님, 당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에요. 어차피 돈은 우리 것이니, 우리가 쓰고 싶은 대로 사용하면 그만입니다. 단지 행장님의 은행에 우리 돈을 예금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오종천 등은 줄줄이 돈을 인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각 은행의 행장들은 곤욕을 겪으며, 이 모든 일을 초래한 화근인 모태국을 바라보았다. 모태국은 발을 동동 구르며 사람들에게 소리쳤다.“이건 모두 음모, 음모입니다! 당신들이 저희 은행들과 완전히 등을 지려고 이러십니까? 그렇게 되면 앞으로 대출도 받을 수 없어요!” 이런 기업들에게 있어서, 은행과 관계를 잘 맺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기업의 사람들은 모태국의 말을 그저 비웃을 뿐이었다. “모태국, 네가 잘났다고 생각하지 마. 우리는 은행에 밉보이고 싶지 않을 뿐, 은행에서 일하는 너같은 사람과는 얼마든지 맞서 싸울 수 있어.”“맞아, 마 사장님이 이렇게 흥분하다니, 악덕 채무자가 되고 싶은 건 아니죠?” 방금 모태국은 세화에게 악덕 채무자가 되고 싶냐고 비아냥거렸지만, 지금은 반대로 모든 사람들에게 야유를 받고 있었다. 모태국은 위협적인 표정으로 이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좋아, 너희들끼리 잘해봐. 감히 3대 가족에게 미움을 사고도 앞으로 당신들이 잘 지내는지 보자고!” 소윤석 등은 별로 두렵지 않았다. ‘법은 다수를 처벌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야.’ ‘여기 일류 가문이 이렇게 많고, 큰 그룹도 이렇게 많이 있다고.’ ‘이번에 서로 전에 없던 협력을 맺은 이상.’ ‘제아무리 3대 가문이라도 동시에 우리에게 복수할 수 없어.’ 소윤석 등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자 유덕화 등 행장들은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결국 소윤석 등이 나중에 돈을 인출하도록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미룰 필요가 없지.’각 가문과 기업은 일찌감치 사람을 배치해 가능한 한 빨리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도록 했다.1분도 채 안되었다. 유덕화는 유한은행 남강지사 사장의 전화를 받았다. “유덕화 행장, 올해 실적 심사
“하세량, 하세량을 만나게 해 줘! 나는 3대 가문의 사위야. 하세량이 무슨 근거로 나를 체포해?” 모태국이 아무리 떠들어도 경제수사팀 사람들은 수갑을 꺼내 망설임 없이 모태국의 손에 채웠다. 그렇게 아주 특별해 보이던 가란은행 모태국 사장은 끌려가며 망신을 당했다. 세화는 심호흡을 했다. 오늘 발생한 일들은 모두 세화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세화는 진성그룹의 운명을 구한 20여 명의 H시 재계 거물들을 보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이어서 세화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러분, 왜 이 시점에서 저희 진성그룹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세화뿐만 아니라 현장의 많은 사람들도 동일한 의문을 품고 있었다. 이전의 진성그룹은 전혀 희망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 20명 이상의 재계 거물들이 3대 가문의 미움을 살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진성그룹을 지지한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진 사장님, 사장님의 경영하에 있는 진성그룹이라면, 우리가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나는 진성그룹이 사장님의 경영하에 높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소씨 가문의 가주 소윤석이 먼저 대답했다. 나머지 재계의 거물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소윤석 등은 동혁이 세화를 매우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동혁은 가진 힘을 드러내 보이고, 묵묵히 진씨 가문에서 데릴사위가 되어 기꺼이 세화의 들러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화의 환심을 사는 것이 동혁의 환심을 사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나를 봐서, 진성그룹에 투자하는 거라고?’ 세화는 늘 이 이유가 매우 억지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재계 거물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떴고, 모두 떠나며 동혁에게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화는 순간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모든 상황을 눈치챘다. 세화는 줄곧 묵묵히 곁에 서 있던 동혁을 의심하며 보는 중이었다. “동혁 씨, 이 사람들 모두 당신이 불렀어?” “응, 맞아.” 동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세화는 기가 막힌 듯
‘심천미, 이 여자는 원래 거만한데, 뜻밖에도 다른 사람을 인정할 때가 다 있네.’ 동혁조차 천미의 생소한 모습에 의아해했다. 천미는 시큰둥하게 동혁을 쳐다보았다. “동혁아, 너 참 뻔뻔하다. 내가 말하는 건 성세그룹 회장이지 네가 아니야. 설마 진짜 네가 그 사람들을 진성그룹에 투자하라고 불렀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내가 부른…….” 동혁이 반박하려고 하자, 세화가 재빨리 말했다. “천미 언니, 이번에는 정말 동혁 씨가 억울하겠는데? 동혁 씨와 성세그룹의 선우설리 비서는 아는 사이야. 바로 동혁 씨가 전화를 해서 사람들을 오게 한 거야.” 세화는 지난번에 동혁이 복권에 당첨되어 가구를 살 때, 상관설리에게 도움을 구했던 관계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천미는 의외라는 듯 동혁을 보고 여전히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것도 성세그룹 회장이 마침 3대 가문과 싸우려고 각 그룹에 연락을 해서 그래. 그렇지 않으면 이 바보의 능력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서 부탁을 해도 들어주지 않았을 거야.” ‘지난번에도 난정호텔에서 이 바보가 허풍을 떨다가 나에게 들켰잖아.’ 천미에게 동혁에 대한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았다. 천미가 가지고 있는 동혁에 대한 이미지는 쉽게 되돌릴 수 없어 보였다. 세화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천미의 말을 묵인했다. ‘동혁 씨는 틀림없이 나 몰래 선우설리를 찾아갔을 거야.’ ‘마침 성세그룹 회장이 3대 가문에 불만을 품고 있어서 진성그룹을 도와준 거지.’ ‘진성그룹은 때마침 두 세력이 싸우는 바둑판 위의 하나의 바둑돌로 사용되었을 뿐이야.’이것을 생각하자 세화는 좀 우울했다. ‘누구의 바둑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은 스스로가 지배해야 해.’ ‘그러려면 반드시 진성그룹을 성장시켜야 해.’ ‘진성그룹이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을 때, 비로소 내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거야.’ 이 생각을 하자 세화는 갑자기 의욕이 넘쳐흘렀다. “진 사장님, 주요 은행에서의 우리의 대출이 이미 상환되어
“새 사장이 선우설리라고요? 그럼 안심할 수 있겠군요. 앞으로 자금은 모두 가란은행에 맡기도록 하죠.” 세화는 비로소 완전히 마음을 놓았다. ‘이번에 성세그룹이 진성그룹에게 큰 도움을 주었어.’ ‘선우설리는 분명 일부러 진성그룹을 괴롭히지는 않을 거야.’ “성세그룹 회장은 정말 대단하지 않아? 일개 비서가 가란은행의 사장이 되다니!” 천미는 완전히 감탄했고, 그럴수록 그 베일에 싸인 회장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동혁은 이번에는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에메랄드 정원. 소식을 들은 3대 가문의 가주들이 다시 허씨 가문의 집에 모였다. “우리가 진성그룹을 무너뜨리려 하자, 성세그룹이 나서서 진성그룹을 보호했어. 이것은 우리와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 거나 마찬가지야!” 허윤재는 이를 갈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한 손으로도 쉽게 무너뜨릴 있을 줄 알았던 진성그룹이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 허명신은 세화 때문에 식물인간이 되어 여전히 꼼짝 않고 침대에 누워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의 유능한 인재인 모태국도 잃었다. 허윤재는 지금 성세그룹과 황지강을 증오하고 있었다. 천정윤도 어두운 표정을 하고 말했다. “몇 년 만에 황지강은 잘도 이런 인맥들을 만들어 냈어. 이제 이 잔꾀 많은 놈이 또 우리 3대 가문과 싸울 작정인가 본데, 이 놈이 외지인이어서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가늠이 안돼.” 진성그룹에서 발생한 일을 허윤재 등은 이미 알고 있었다. 20개 이상의 그룹, 그중에는 소씨 가문 같은 일류 가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산전수전을 다 겪은 3대 가문의 가주조차도 모두 약간 겁에 질렸다. 조구용은 차분하게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 일은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어. 황지강이 비록 돈이 많지만, H시에서는 아직 우리 3대 가문의 영향력이 더 크니까. 소씨와 오씨 가문, 이 두 가문이 이번에 성세그룹의 뜻에 따른 건 역시 모태국이 너무 과하게 움직인 탓이야. 거기가 하세량
허윤재 등 세 가주는 모두 한참 동안 웃으며 밝은 미래가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때 허윤재는 손짓으로 그의 작은아들 허명현을 불렀다. “네가 광도그룹 사장을 맡아라. 모태국과 모태현라는 두 쓸모없는 놈들이 체포됐으니, 광도그룹은 당연히 우리 허씨 가문이 회수해야지.” 허명현은 크게 기뻐했다. 예전에 허명현은 허씨 가문에서 항상 큰형인 허명신에게 모든 것을 양보해야 했다. ‘큰형이 식물인간이 되었으니, 이제 허씨 가문의 후계는 내 차지지.’ ‘지금 아버지가 나를 광도그룹 사장으로 보내겠다는 것은 그에 대한 시험이야.’ “아버지 걱정 마세요. 제가 광도그룹을 잘 관리하겠습니다.” 허명현은 기뻐하며 비서와 함께 에메랄드 정원을 떠났다. 하지만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허명현은 풀이 죽어 다시 돌아왔다. “아버지, 큰일 났어요. 광도그룹을 누군가가 발 빠르게 빼앗았어요.” 허명현은 울상을 지었는데, 나가기 전의 의기양양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 지 오래였다. 허윤재는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 “어떤 놈이 그렇게 간덩이가 부은 거야? H시의 광도그룹이 명목상으로 모태국 형제 것이지, 사실은 우리 허씨 가문의 소유인 것을 모르는 건가?” 차를 다 마시고 떠나려던 조구영과 천정윤은 그 말에 발길을 돌렸다. 다들 그게 누구냐고 물었다. 3대 가문은 얼마 전 진씨 가문의 손에서 주원그룹을 빼앗았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누군가가 3대 가문의 손에서 광도그룹을 빼앗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마치 받은 대로 똑같이 돌려주는 일이 벌어졌다. 허명현이 말했다. “백항서라는 젊은 놈입니다.” ‘백항서?’ 허윤재 등 세 가주는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어딘가 익숙했다.이름을 듣고 조구영이 가장 먼저 물었다. “설마 2년 전에 죽은 백항남과 관계있는 놈인가?” ‘백항남? 그 항난그룹?’ 허윤재 등 세 가주는 기억이 생생했다. 우선 항난그룹의 백항남 사장이 죽었다. 이어서 항난그룹이 파산해 사장이 바뀌었다. 그 모든 일이 3
동혁은 이미 모태현의 입에서 2년 전 백항남에게 일어난 사고가 3대 가문이 저지른 일임을 확인했다. 그때 백항남은 창업에 성공하여 금의환향했고, 고향의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 줄 생각으로 가득했다. 남방 연안에 있는 최첨단 산업을 H시에 유치하고, 3대 가문의 협력을 간곡히 요청했다. 백항남은 그것이 늑대를 집안에 들인 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3대 가문은 직접 백항남을 죽이고 항난그룹을 나눠 가졌다. 5년 전, 3대 가문이 H시 제일인 이씨 가문과 함께 진성그룹을 나눠 가졌던 것처럼 말이다. 3대 가문의 역사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약탈의 역사였다. 진성그룹을 나눠가져 3대 가문은 일류 가문에서 상위 1% 명문가가 되었다. 항난그룹을 나눠서 H시에서 하늘 높은 위세를 부리는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 것이다. ‘현재와 과거의 원한 모두 갚아주지!’ 동혁은 3대 가문을 파멸시키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혔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징벌의 의미로 동혁은 3대 가문을 두려움에 떨며 살게 하려 했다. ‘3대 가문, 네놈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잘하는 방식으로 똑같이 너희 3대 가문의 재산을 약탈하고 파멸시키는 내 모습을 분명히 보게 해 주지!’ 그래서 동혁은 백항서라는 이름을 가명으로 사용해, 가장 잔인한 수단으로 광도그룹을 약탈하기로 결심했다. 광도그룹 입장에서도 이건 부당한 것이 아니었다. 사실 항난그룹에 사고가 났을 때, 모태국은 가란은행 사장으로서 큰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얻은 혜택은 모두 광도그룹의 자산으로 바뀌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모태국 형제는 3대 가문에 의존하여 나쁜 짓들을 해왔고, 광도그룹의 자산규모도 수 천억 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모태국 형제는 동혁을 건드렸다.모태국 형제가 20년 동안 심혈을 기울인 그룹 경영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설리, 바로 이어서 광도그룹을 항난그룹으로 개명해. 3대 가문과 H시 전체에, 내가 3대 가문이 내 형제 항남에게서 빼앗은 물건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시 찾아올 거라는 것
천강호. 바로 이전에 진성그룹에서 앞장서서 사직했던 그 임원이었다. 그리고 천강호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도 모두 진성그룹에서 사직했던 임원들과 직원들이었다.청강호 등은 진성그룹이 위기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각 그룹으로부터 4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모두 진성그룹에서 사직한 것을 후회했다. ‘진성그룹은 이제 빠르게 성장해 직원들은 그에 따라 더욱 큰 복지혜택을 누리게 될 거야.’ 천강호 등은 진성그룹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달려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지원자가 너무 많았다. 회사를 사직했다 다시 온 일반 직원들은 지원자들이 먼저 입사해 자신들이 들어갈 자리까지 뺏길까 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은 천강호와 다른 임원들을 부추겨서 이 지원자들을 쫓아낼 방법을 찾았다. 천강호 등 몇 명도 바보가 아니었다. 이미 진성그룹을 떠난 배신자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시 진성그룹으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만약 진성그룹을 사직한 많은 직원들을 끌어들여 함께 한다면, 천강호 등은 세화와 흥정할 때 좀 더 유리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 말도 없이 예전의 신분을 내세우며 새치기를 강행했다. “진성그룹 인사부 부장이라고? 우리가 진성그룹으로 입사하려면 모두 인사부를 거쳐야 해. 인사부 부장에게 벌써부터 괜히 찍힐 필요는 없지.” 주변의 지원자들이 이 말을 듣자마자 서둘러 길을 비켜주었다. 천강호는 사직하고 다시 돌아온 직원들을 데리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걸어 들어갔다. 이제 진성그룹 입사 지원자들은 모두 전 진성그룹 인사부 천강호 부장이 뜻밖에도 사람들을 데리고 새치기를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입사 지원자들이 모두 분노하기 시작했다. 천강호의 뒤를 따라오던 진성그룹을 사직했던 직원들이 지원자들을 비웃었다. “우리는 진성그룹의 선임 직원이었으니 당연히 합격할 거야. 그러니 너희들은 쓸데없는 생각 말고 다른 곳이나 알아봐!” “맞아. 우리가 천 부
진성그룹 밖으로 나가던 지원자들이 망설이다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진 사장님? 대학 동기의 증언으로 더러운 오명을 썼는데, 모두 사실이 아닌 일로 드러났었지?” “은행들이 합세해 대출을 중단해서 진 사장님에게 복수하려 할 때도, 진성그룹이 궁지에 몰렸지만, 진 사장님이 진성그룹을 구했다고 했잖아. 능력이 대단하지 않아? 그러지 말고 진 사장님의 말을 믿어볼까?” 세화의 명성에 힘입어, 이 진성그룹 입사 지원자들은 화가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돌아가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감사합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사정을 모두 설명하겠습니다.” 세화는 상황이 일단 진정되자 그제야 천강호 등에게 눈을 돌렸다. 세화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천강호, 당신들은 진성그룹이 가장 어려울 때 이미 퇴사하신 분들 아닌가요? 저는 당신들의 월급을 적게 주지도, 보너스를 체불하지도 않았습니다. 전 퇴사하는 여러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취해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지금 이미 퇴사한 당신들이 진성그룹 채용 현장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은 무슨 도리죠?” 세화의 말을 듣고 그 진성그룹 입사 지원자들은 상황을 이해했다. ‘알고 보니 천강호 등은 진작에 진성그룹에서 퇴사한 사람들이었고, 지금 일부러 말썽을 피우고 있다는 말이잖아.’ ‘너무 염치없고 뻔뻔한 거 아니야?’ 천강호 등의 얼굴빛도 변했다. 원래는 세화가 만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세화가 오자마자 먼저 사람들의 이목을 빼앗을 줄은 몰랐다. 세화는 두세 마디 말로 모든 사람들 앞에서 사람의 도리를 언급하며 진성그룹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천강호 등은 갑자기 불쌍한 척을 하며 애원했다.“진 사장님, 저희의 결정이 틀렸어요. 진성그룹에서 사임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저희 모두 진성그룹이 무너지는 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부양해야 할 연로한 부모와 어린 자녀들이 있기 때문에 안정되게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돼서,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사직한 겁니다.”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