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야, 만약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너 위일천은 집에 돌아가 손자를 안아 주게 될 거야!”진루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위일천을 매섭게 노려보았지만, 오히려 그에게 살길을 열어 주었다.당연히 감격에 겨운 위일천은 고개를 끄덕였고, 한숨 돌리게 되었다.“황홍비, 너의 처세도는 이 전해동과 같아?” 진루안은 또 황홍비를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황홍비는 염치불구하고 일어서서 진루안을 향해 대답했다.“저는 이전에 확실히 그런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 선생님은 안심하세요. 저 황홍비는 앞으로 대신 일을 잘 하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하지 못한다면, 저도 손자를 보러 집에 돌아갈 것입니다.”두 사람은 앞뒤 모두 서약서를 쓴 셈이다.그들은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진루안의 한마디면 그들의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다.그리고 그들은 건성에서 하루, 심지어 용국에서 하루만 있어도 진루안의 관리를 전혀 벗어날 수 없다.“그랬으면 좋겠어요.” 눈살을 찌푸린 진루안은 두 사람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지금 안정이 필요한 동강시는 그들도 필요하기에, 더 이상 혼란을 줄 수 없었다.만약 계속 혼란해진다면, 그것은 정의를 신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진루안의 능력이 부족해서 지방의 작은 시도 잘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다.지금 혼비백산한 전해동이 그 자리에 서서 부들부들 떨었지만, 진루안은 그를 상대하지 않았고, 성태양을 바라보며 마침내 미소를 지었다.“성태양, 너의 원칙 고수에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나는 네가 이전에 네가 직장을 잃고 나를 원망했다는 것을 안다.”“하지만 너의 이런 꺾일지언정 굽히지 않는 성격이 비록 좋다고 해도, 너의 지위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야.”“나는 너에게 물결을 따르는 사람이 되라고 하는 것이 아니야. 그러나 네가 우뚝 일어서기 전에, 이 정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정의를 지키고 고수하려는 마음을 굳건하게 가져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해…….”“너
성태양은 벼락감투를 썼고 전해동은 직접 18층 지옥에 떨어졌다. 그는 동강시 나아가서는 건성에서는 아무런 미래도 없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진루안에게 미움을 사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거야.’위일천과 황홍비는 모두 표정이 밝아졌다. 그들은 이미 이전을 초월한 진루안의 권세의 무게를 더욱 느꼈다. 필경 그들 두 사람은 왕에 봉해진 진루안의 진짜 모습을 잘 알고 있었고, 진루안에 대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외심을 가지고 있었다.성태양도 한참동안 어리둥절했다. 그는 뜻밖에도 1주 만에 자신의 운명이 바뀌고, 바로 벼락감투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이런 결과가 그가 결코 원하던 것은 결코 아니라고 느꼈다. 그는 확실히 차근차근 한 걸음씩 더 높이 오르고 싶었다. 이런 방식을 통하는 것을 그는 결코 좋아하지 않았다.다만 그는 진루안의 말을 생각하고 또 침묵했다. ‘그래. 만약 계속 고정 관념을 고수한다면,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거야.’‘어떤 때는 타협이 필수적이야, 힘을 빌려서 힘을 쓰는 것도 필수적이며, 힘을 빌리는 것도 필수적이야. 오직 이렇게 해야만 정의를 주관할 수 있어.’그래서 그는 그 순간에 타협했다.진루안은 성태양이 자신이 준 선의를 거절하지 않았음을 보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죽어도 굴복하지 않는다는 건 소용이 없어, 타협이 필요해.’성태양이 이러한데 진루안 그는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모두 그가 진루안이 왕에 봉해지고 지위가 더욱 높아지는 것을 보았지만, 이렇게 손씨 가문을 대할 때에도 진루안 그는 그 흉악범들을 처리할 수 없었고, 바로 손씨 가문을 건드릴 수는 없었다.‘이것이 타협이야. 그러나 타협은 평생이 아니라, 정세에 따라 타협하는 거야.’‘상황이 바뀌면, 이 타협은 상대방을 죽이는 칼이 돼.’‘손씨 가문은, 조만간 처리하겠어.’진루안은 준비하고 계획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이번은 아니다.위일천과 황홍은 날아갔다. 오늘 넋이 나갈 정도로 자극을 받으면서 그들은 더욱 신중하게 되었다. 지난 몇 달
“여보세요, 저는 전해동입니다.”전해동은 휴대전화를 들고 오랫동안 행방불명된 양화담에게 연락했다.[쯧쯧, 전해동, 보아하니 선택의 여지가 있나 보네?]전화기 안에서 양화담의 그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는데, 웃음 소리는 조롱기를 띠고 있었다.양화담의 조롱에도 전해동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는 지금 양화담에 의해 신세를 고쳐야 하니, 계속 이전과 마찬가지로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다. 그의 말에 따르자면, 말을 잘 듣는 도리를 따르는 것이다.“양 보스, 저는 파직당했어요. 모두 빌어먹을 진루안 때문이예요!” 전해동은 이를 갈며 그의 처지를 양화담에게 말했다.양화담은 이 말을 들은 후, 바로 웃으며 말했다.[내가 일찍이 말했듯이, 이 진루안은 도모하고 싶은 배경이 아니야. 너는 한사코 듣지 않았는데, 지금은 괜찮지?][당초 동강시에서 나와 마 대신은 모두 그에게 빼앗겼지, 그때 이 진루안이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하지만 괜찮아, 전해동, 너는 북관성으로 와. 나는 지금 여기서 일하고 있어. 내 후원자는 북정왕 이광정이야!]전해동은 원래 가망이 없지만 최선을 다해 보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이런 놀라운 소식을 듣자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북정왕 이광정? 그건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내가 갈게요, 곧 갈게요!”전해동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쳤고, 양화담이 준 구체적인 주소를 얻은 후 두 사람은 전화를 끊었다.숨을 크게 내쉰 전해동은 더 이상 미움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하하, 진루안, 너는 틀림없이 죽게 될 거야!”“그 사람은 북정왕이야. 그는 왕이야. 이 왕야에 비하면, 진루안 너는 뭐야? 정말 건성에서의 작은 영향력을 가지고 방자할 수 있다고 생각해?”“하지만 최근에 진루안이 왕을 봉했다고 하지만 애석하게도 너는 그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정말 복수를 할까 망설이겠지.”전해동의 눈에는 왕을 봉한 진루안과 이 진 선생이 한 사람이라는 것을 전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그렇게 높은 인물이 동
성태양은 진루안에게 전화번호를 남기고 마영관을 떠났다.이로써 진루안은 성태양에 대한 이 일도 다 처리했다. 자신 때문에 성태양은 억울함을 당하고 일자리를 잃었지만, 오히려 그에게 희망을 더 갖게 해 주었다.마영삼과 진도구는 진루안의 곁에 서 있었고 황지우는 성태양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입가에 기쁜 미소를 지었다.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그와 성태양은 사실 고등학교 동창이다. 다만 황지우는 후에 지하세력에 들어갔고 성태양은 유명한 대학에 입학했기에 두 사람은 교집합이 없었다.그러나 지금 옛 학우의 미래가 열린 것을 본 황지우는 여전히 기쁘고 안심이 되었다.“진 선생님, 마 보스, 드래곤 엔터테인먼트의 회장 양청조가 왔습니다!”바로 이때, 다실 입구에는 양아치 한 명이 서서 성실하게 보고하고 있었다.진루안은 의아하게 밖을 보았다. ‘내가 아직 이 양청조를 소환하지 않았는데, 그가 뜻밖에 스스로 왔어.’마영삼은 오히려 의외가 아니었다. 이 양청조도 자신과 진루안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차를 마시러 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도 친구가 되었다.지금 드래곤 엔터테인먼트는 동강시에 정착했다. 비록 동강시는 지방의 시에 불과하지만, 용국 연해 지역의 도시는 지방의 시라도 내륙의 대도시보다 더 발달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동강시는 바로 이런 곳으로서 매년 총 GDP가 백조 원이 넘기에, 드래곤 엔터테인먼트는 동강시에서도 발전에 지장을 받지 않았다.“도련님, 양청조가 당신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왔을 겁니다.”마영삼이 웃으며 한마디 한 후, 입구의 부하에게 말했다.“양 사장님을 모셔와.”진루안도 고개를 끄덕였다. 양청조가 와도 좋고 어떤 일들은 그에게도 말해야 한다.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아르마니 양복을 입은 양청조가 들어왔는데 진루안을 보고 유난히 감격했다.얼마 전에 진루안과 돈친왕이 아니었다면, 상도에서 모욕을 당했을 때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절대 그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는 두렵지 않
양청조는 진루안의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꿰뚫어 보았다.이런 총명한 사람도 진루안을 매우 만족시켰다. ‘오직 이런 수하만이 내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또한 홍보 플랫폼의 부설은 절대적인 의미의 좋은 점이 있어. 손씨 가문의 발언권을 뺏어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손씨 가문의 권리도 압박할 수 있어. 언젠가 용국의 홍보 플랫폼이 4할만 내 수중에 있으면, 국왕도 손씨 가문을 꺼리지 않고 바로 손을 댈 수 있을 거야.’그때가 바로 진루안이 손씨 가문에게 손을 쓸 때일 것이다. 이 모든 생각은 이미 진루안의 마음속에 구축되었다. 다만 변경 문제로 인해 지체된 것이다.‘그러나 지금도 늦지 않았어. 이 기회를 틈타 홍보 플랫폼을 까는 거야.’드래곤 엔터테인먼트는 전반 용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오랜 경력을 가진 회사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엔터테인먼트 자원을 가지고 있고, 또 비록 엔터테인먼트에 국한된 채널이지만 홍보 플랫폼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민중들은 엔터테인먼트에 더욱 관심을 돌리고 있기에 이런 홍보 효과가 더욱 좋아질 수 있다.“당신은 즉시 이 일을 하기 시작하세요. 나는 과정은 묻지 않고 결과만 원합니다.”“1년 안에, 적어도 드래곤 엔터테인먼트는 3할 이상의 홍보 점유율을 빼앗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당신에게 주는 목표예요.”진루안은 아주 진지한 말투로 양청조에게 말했다. 이것은 명령이라고 할 수 있다.진루안이 자신에게 제정한 임무를 들은 양청조는 생각했다. ‘뜻밖에도 1년에 3할의 홍보 플랫폼을 선점해야 하는 건가? 이것은 손씨 가문 이 맹호의 입에서 먹을 것을 빼앗겠다고 하는 게 아니겠어?’그러나 진루안의 극히 엄숙한 표정을 보자, 그는 이 일이 필연적으로 바뀔 기회가 없고 3할의 목표도 절대 털끝만큼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그는 비록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동력도 충분했다.“진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서 이 일을 해내겠습니다. 그런데, 바로 자금 방면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왜 두 그룹도 돈이 없을까? 이건 좀 이상한 것 같아.’양청조는 진루안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단지 진루안이 이렇게 묻는 것을 듣자, 그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양원 그룹은 6백억 원밖에 내놓지 못했습니다. 올해 양원 그룹은 개발할 매물이 10여 개 있어서 여분의 돈이 없습니다.”“왕흥 그룹에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자금줄이 끊어졌는데, 구체적인 사항은 저도 모르겠습니다.”양청조는 진루안의 문제에 성실하게 대답하였고, 진루안은 왕흥 그룹에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만약 정말 일이 생긴다면, 왕교문 그 녀석은 어째서 내게 말하지 않은 걸까?’지난번 오향아의 일이 발생한 후부터 이미 진루안은 왕교문을 형제로 여졌고, 심지어 앞으로 매제가 될 수도 있다.‘이런 관계라면, 이 녀석은 안 되겠어?’진루안은 눈살을 찌푸리고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양청조의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서 4천억 원을 쓴 뒤, 수표를 양청조에게 건네주었다.“화연은행에서 4천억 원을 찾으세요. 오피스 빌딩을 세우기에는 충분하겠죠?”“충분해. 심지어 직원 아파트 두 개도 지을 수 있습니다.” 양청조는 희색이 만면한 얼굴로 일어나 손이 떨렸다. 그는 비록 돈을 본 적이 있지만 한번에 4천억 원은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이번에 그는 정말 마음이 격동되었다. 또 진짜 진루안의 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되었다. ‘6천억 원의 자금이야, 그것도 유동자금을 이렇게 마음대로 꺼내다니, 너무 패기가 있어.’물론 이것도 그가 줄곧 만나기를 바라던 주인의 모습이었다. ‘이런 배경이 있는데, 내가 또 무엇을 의심해야 해? 뭐가 걱정이야?’‘손씨 가문이면 또 어쩌라고? 손씨 가문의 손이 아무리 넓어도, 그들은 동강시에 들어올 수 없어. 누가 감히 손을 내밀어 들어오면, 진루안이 반드시 그들을 끊어버릴 거야.’“뒤에 내가 있으니, 당신들은 아무 걱정도 하지 말고 일을 잘 하세요.” 진루안은 양청조의 표정에
“왕씨 가문에 가봐야겠어.” 진루안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이 한 번 보러 가야 한다고 느꼈다. 왕교문과 오향아의 관계 때문이든, 왕흥 그룹과 서화 그룹 간의 합작 관계 때문이든 진루안은 상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만약 그렇지 않고 왕흥 그룹에 정말 파국이 생긴다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드래곤 엔터테인먼트와 서화 그룹이야.’‘드래곤 엔터테인먼트에 영향을 미치면, 홍보 플랫폼의 구축에 일부 문제가 생기고, 드래곤 엔터테인먼트가 불안정해질 수 있어. 서화 그룹은 왕흥 그룹에 연루되어 자금 유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이런 일은 진루안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도구야, 나랑 왕씨 가문에 가자.” 진루안은 일어나서 옆에 있는 진도구를 보고 말했다.진도구가 말없이 따라왔고, 두 사람은 다실을 나섰다.마영삼과 황지우는 모두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설사 양청조가 이미 떠났다 하더라도, 진루안의 명령이 없다면 그들은 감히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진루안 두 사람이 다실에서 나오자, 두 사람은 이를 보고 얼른 따라왔다.“도련님, 지금 가시는 겁니까?” 마영삼은 진루안이 이렇게 하는 것을 보고 이곳을 떠날 거라고 추측했다.“왕씨 가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습니까?” 진루안은 마영삼에게 바로 물었다.‘내가 그동안 동강시에 없었으니, 당연히 정보를 얻는 방면에서도 마영삼만큼 예민하지 않았어. 왕씨 가문처럼 이렇게 큰 가문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든, 바람이 불면 마영삼의 지위에서는 틀림없이 알 수 있을 거야.’진루안이 이렇게 마영삼에게 왕씨 가문에 대해서 물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는 정말 몇 가지 상황을 알고 있었고, 원래 진루안에게 이야기하려고 했다.다만 위일천과 양청조 등이 오는 바람에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이다.“왕흥 그룹의 자금줄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아주 큰 일이 생겼는데 아마도 남에게 미움을 산 것 같습니다.”“지금 왕씨 가문은 위아래로 여기저기 부탁을 해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일단 해결할 수
“내가 죄를 물으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진루안은 웃는 듯 마는 듯 왕계섭을 바라보다가, 왕계섭의 반응을 보고 웃었다.물론 진루안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정말 자신의 방법 때문에 그를 놀라게 한 것이다.“아니, 감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왕계섭은 깜짝 놀라 얼른 손을 흔들며 고개를 저었다. 비록 그는 확실히 이렇게 생각했지만, 감히 인정하지 못했다.어느 말이 틀렸는지 알 수 없지만, 진루안의 불만을 샀다면 왕씨 가문은 더욱 비참해질 것이다.“차 한잔 안 주세요?” 진루안은 일부러 불쾌한 척하며 왕계섭을 노려보며, 그를 위협했다.이 놀람은 어쩔 수 없었다. 왕계섭은 심장병에 걸릴 것처럼 놀랐는데, 어디서 감히 진루안을 원내에 서 있게 할 수 있겠는가?“진 선생님, 어서 들어오세요!” 왕계섭은 얼른 옆으로 비켜서면서 아주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진루안도 더 이상 그를 위협하지 않고, 진도구를 데리고 곧장 홀 안으로 달려갔다.홀은 아주 밝고 전형적인 현대화 인테리어 스타일로, 호화로운 것은 볼 수 없지만 매우 우아했다.보아하니 왕계섭도 분위기를 아는 사람이고, 안씨 가문처럼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벼락부자는 아니었다.“차를 드시지요.”왕계섭은 또 바로 차를 한 잔 따랐고, 그 후 긴장해서 한쪽에 서 있으면서 사지가 약간 뻣뻣해졌다.진루안은 그가 여전히 이렇다는 것을 보고, 쓴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저었다. 진작에 이럴 줄 알았다면, 자신이 구태여 그에게 겁을 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계섭 아저씨, 긴장할 필요 없어요. 제가 이번에 온 것은 악의가 없어요. 오히려 왕씨 가문에게 좋을 거예요.” 진루안은 왕계섭의 두려움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서 사근사근하게 웃으며 말했다.다만 한씨 가문이 멸망한 일을 생각하거나, 한씨 가문의 가주가 그에게 총에 맞아 죽는 공포의 장면을 생각한다면, 동강시에서 누가 감히 불경할 수 있겠는가?왕계섭은 비록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감히 조금도 예절상 소홀히 하지 못하고 여전히 공손하게 한쪽에 서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