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핸드폰이 울려서 그는 깜짝 놀랐다.핸드폰의 화면을 보고 갑자기 안색이 이상해졌다. ‘이렇게 늦었는데 진 선생이 뜻밖에도 전화를 했어?’그는 감히 끊지 못하고 망설이면서 전화를 받았다.다른 사람들은 진루안의 무서움을 모르지만, 그는 정말 훤하게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진루안이 손복기를 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것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것이다. 그로 하여금 감히 조금도 소홀히 하지 못하게 한다.[이찬국?]전화기에서 진루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찬국은 얼른 대답했다.“예, 진 선생님, 접니다.”[사람들을 데리고 신희도의 거처로 와. 지금, 당장.]진루안은 이찬국에게 많이 말하지 않고 이 두마디만 한 후 휴대전화를 끊었다.이찬국은 크게 놀랐지만 진 선생의 뜻을 알 수 없었다.그러나 그는 감히 소홀히 할 수 없었다.‘진 선생이 이렇게 말한 이상 틀림없이 원인이 있을 거야.’그러나 그는 보증을 지키기 위해 신희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신희도의 전화는 아무도 받지 않는 상태였고, 연속 세 번 걸었는데도 마찬가지였다.그는 곧 사고가 났다는 것을 깨달았다.만약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신희도가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을 리가 없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못하고 바로 집을 나섰다. 다시 수하에게 전화를 걸어서 전부 신희도의 거처로 달려오도록 했다.진루안은 밖에 서 있었다. 이때 주위에서는 이미 총소리와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모두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대책임자는 진루안의 지시하기 전에 부하들에게 이곳을 에워싸게 했다.아파트 주위는 총을 든 요원들이 경비하면서 이곳은 흡사 금지구역처럼 되었다.주민들 모두는 감히 시끄럽게 굴지 못하고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20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대의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왔다.경찰까지 대규모로 온 것을 본 주민들은 큰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하였다.특히 일부 거주자는 이 별장에 사는 사람이 신희도 일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차에서 내린 이찬국은 얼굴의 땀을 닦을 겨를도 없이 바로
이찬국은 자기가 어떻게 신희도의 별장을 떠났는지 몰랐다. 그는 줄곧 머리가 멍한 상태로 있다가, 치안국으로 돌아와서야 깨어났다.그의 마음은 충격을 받았지만 그보다 더 겁이 났다.‘이런 실력을 가진 사람은 몇 명 없어.’‘그러나 진루안은 이런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전혀 할 필요가 없었어. 그는 바로 신희도와 신희도의 가족들을 엄벌할 수 있었어.’이찬국은 신희도의 가족이 어떻게 오만방자하게 날뛰면서 금구시에 해를 끼쳤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신희도의 막내아들 신익호는 그야말로 작은 악마였다.‘그러나 신희도가 자신의 아들을 감쌌고, 또한 천촉성의 곽진성이 커버하면서 신익호를 무죄로 석방시켰지. 오히려 그 소녀의 가족이 감히 말을 하지 못하게 강제로 위협했어.’‘얼마 전에 신희도의 아내가 사람들 앞에서 노부인의 귀싸대기를 때렸고, 우울증에 걸린 노부인은 결국 죽음에 이르렀는데 죽기 전에 모두 그녀의 이름을 외쳤어.’‘이런 죄만이 아니라 신희도의 아내에게도 많은 인명과 관련된 소송이 있었지만, 그런 소송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고 해결할 수도 없었어.’이찬국 그도 신희도와 곽진성의 위협과 권력에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그가 정의를 구현하고 싶었다고 해도, 지금의 이 시대는 정의 구현의 대가가 너무 컸다. 그는 이런 대가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우리가 어려운 난제를 하나 받은 거지요?”이때 이찬국의 보좌관이 만면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그는 신희도가 죽은 이 일이 금구시에 얼마나 큰 충격을 불러올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필연적으로 금구시에 대지진을 불러올 거야.’‘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게 될까 봐 모두가 두려워할 거야.’“이 일은 우리가 상관할 필요가 없어. 당연히 높은 분이 떠받칠 거야.”이찬국은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의 보좌관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진루안의 신분을 알게 된 후에, 그는 긴장할 것이 없었다. ‘어차피 진루안이 이 일을 했으니 필연적으로 이 일을 끝낼 수 있는 능력도 있을 거야.’그는 또한 그렇게
아래층으로 내려간 후 별장의 문을 열었다.그러나 문을 열자, 강한 빛이 바로 비추면서 그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그가 눈을 뜨기도 전에, ‘찰칵’ 소리를 내면서 두 손에 차갑게 수갑이 채워졌다.지금 눈을 뜬 그는 문 밖에 제복을 입은 한 무리의 남자들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우두머리인 남자는 그가 아주 잘 아는 사람이었다.“천룡,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상대방을 노려보던 곽진성은 노여움으로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그가 천룡이라고 부른 중년 남자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아무것도 하지 않아. 단지 당신은 우리와 함께 좀 가 줘야겠어.”“너희들, 왜 나를 잡는 거야?” 곽진성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쳤지만, 그를 제압한 두 건장한 청년들에게는 근본적으로 버틸 수가 없었다.그를 바로 승합차 안으로 밀어넣은 뒤에, 차문을 닫고 황급히 떠났다.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온한 밤이 계속 이어졌다.그러나 금구시에서 시작된 진동은 이미 천촉성까지 확대되었다.곽진성은 승합차 안에서 두 손에 수갑을 찬 상태였고, 그의 가방은 강천룡의 손에 있었다.“강천룡,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너 설마 나한테 원한을 사겠다는 거야?”곽진성은 완전히 당황해서 강천룡을 향해 줄곧 화를 내며 포효했다.강천룡은 마음대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가방을 열고 안에 있는 물건들과 은행카드, 예금통장을 꺼냈다.“헐, 곽진성, 너 정말 돈이 많네. 한밤중에 이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뭘 하려는 거야?”강천룡은 놀리듯이 은행카드를 들었다. 이것은 다이아몬드카드로 적어도 백억 원대의 예금이 들어있다.“네가 무슨 상관이야?” 강천룡을 노려보던 곽진성은 위기의식이 전혀 없거나, 지금 그를 겨냥한 위기를 눈치채지 못한 채, 여전히 그의 신분에 의지해서 말했다.“됐어, 억지로 말하지 마. 내가 이미 너를 잡았는데 너는 설마 이유를 모르겠어?” 귀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던 강천룡은 곽진성을 노려보며 물었다.곽진성은 그의 말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들어가자.” 손복기는 진루안을 보고 한마디 했다. 마지막으로 흰 셔츠와 검은 바지를 앞세운 뚱뚱한 남자에게 눈길을 주었다.“신대평, 너는 여기서 강천룡 일행을 기다려.” 손복기는 이 뚱뚱한 사람에게 지시했다.진루안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진도구와 함께 손복기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표창룡은 따라오지 않았고 대소 책임자도 올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신분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그들은 들어가고, 신대평이라는 이 사람이 남아서 강천룡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지금 신희도가 죽자, 적어도 신대평은 마음속에서 은근히 기뻐하고 있었다. 물론 이 기쁨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진 선생, 주빈 자리에 앉으시지요?” 회의실 테이블 앞에 선 손복기는 한껏 미소를 지으면서 진루안을 바라보았다.진루안은 마음대로 손을 흔들었고, 주빈 자리를 다투지 않고 아무데나 앉았다.그는 여기에 위세를 부리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단지 신희도의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왔을 뿐이다.진루안이 마음대로 의자에 앉는 것을 본 손복기는 진루안의 뜻을 알게 되자, 사양하지 않고 주빈 자리에 앉았다.‘이 젊은이는 도대체 누구야?’그들은 신희도가 살해된 일에 대해 단지 모호한 개념만 있을 뿐,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당연히 진루안을 알지 못했고, 진루안이 신희도를 죽인 것도 몰랐다.아마도 이 사람들 중에서 유일하게 잘 아는 사람은 이찬국일 것이다.“모두 앉아. 여기가 원래 당신들의 근거지인데 무슨 예의를 차리는 거야?”주위의 사람들이 감히 자리에 앉지 못한 채 모두 테이블 옆에 서 있는 것을 본 손복기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손복기가 말을 하자, 그제서야 한숨을 돌린 사람들은 천천히 순서대로 자리에 앉았다.진루안이 차지한 자리에 앉아야 할 사람은, 감히 진루안에게 일어나라고 하지도 못한 채 묵묵히 다른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손복기까지 이처럼 그를 존중하는데, 지금 누가 감히 건방지게 이 신비로운 젊은이를 건드릴 수
그는 그와 같은 높은 직책의 사람은 사고가 날 리가 없다고 줄곧 생각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일이 터진 것이다. 게다가 죄명이 이렇게 무거우니, 일단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는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밖에 없다.“누구야, 도대체 누가 나를 괴롭히려는 거야?” 곽진성은 이를 악물고 원한이 맺힌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지금 그의 행동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꾸민 정치적 음모라는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진루안은 상대방이 법률조차 존중하지 않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마음속에는 국가의 개념도 없고, 국민들도 파리 목숨처럼 여겼다.이에 대해서 진루안은 심한 혐오감을 느꼈다.“이런 사람은 살려둘 수 없어!”진루안은 짙은 살기를 품은 말투로 차갑게 손복기를 향해 말했다. 진루안의 한마디는 그의 입장을 나타냈다.손복기는 오히려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의 귀를 믿지 못했다. ‘진루안은 결국 곽진성과 같은 사람은 살려 둘 수 없다고 한 거야? 곽진성은 죽는 길 밖에 없다는 의미 아니겠어?’곽진성은 순간 진루안을 노려보았다. 그는 진루안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만면에 원한이 가득한 험악한 표정을 하고 정말 같잖다는 식으로 노려보았다.“X발, 네가 뭔데? 이 X끼가 지금 감히 끼어들어?”“너 이 잡종 X끼야, 이 몸이 아직 너 따위에게 괴롭힘을 당할 정도로 전락하지 않았어.”“말해 봐, 너는 누구 후손이야? 어느 집 자제야?”“너의 부모님을 대신해서 내가 반드시 너를 잘 교육시켜주마!”곽진성은 분노하며 포효했다. 그는 더욱 이를 갈며 원한 맺힌 듯이 진루안을 노려보았다. 진루안을 만만한 상대로 여기고, 마치 마음속의 분노를 모두 발산하려는 것처럼 진루안을 업신여겼다.자신에 대한 곽진성의 분노의 욕설을 듣고 눈살을 찌푸린 진루안은, 뒤에 있는 진도구를 힐끗 보았다.“도구야?”“소주!” 싸늘한 표정으로 변한 진도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가서 그에게 규칙을 알려 줘!”진루안은 왼손을 가볍게 휘두르며 마음대로 명령을 내
‘정말 독하네.’ 손복기는 자신의 얼굴도 좀 저리다고 느낄 정도였다. 거의 40대에 육박하는 이 따귀 세례로 곽진성의 얼굴은 빨간 빵처럼 부어올랐다. 피와 살이 뒤엉켜 있어서 더욱 공포스러웠다.진루안은 예전과 다름없이 악랄했다. 신희도 일가를 죽인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곽진성은 아직 정식으로 해직되지 않았고, 위에도 정식으로 보고한 문건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물론 진루안의 실력과 지위는 이런 것들을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곽진성이 주둥이를 놀린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감히 진루안이 교양이 없다고 욕을 했으니, 진루안이 바로 그를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관용을 베푼 셈이다.진도구는 돌아온 뒤에 계속 손을 흔들었다. 따귀를 때리는 것은 시원했지만, 그의 손도 좀 아팠다. 손의 신경은 예민하기에, 비록 그가 고대무술 수련자라도 참을 수가 없었다. 진루안은 손복기를 보고 그의 뜻을 표시했다.손복기는 기침을 하며 곽진성을 향해 계속 말했다.“아무도 너를 겨냥하지 않았어, 아직도 깨닫지 못한 거야? 너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조사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거야?”“너의 범죄 증거는 모두 사실로 전혀 변명할 수가 없어. 지금 사람들 앞에서 죄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좋아.”손복기는 곽진성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지만, 마음속으로는 곽진성이 자신이 말을 받아들여서 성실하게 죄를 인정하기를 바랐다.그러나 곽진성은 뺨을 맞고도 죄를 인정하지는 않았다.손복기의 말을 들은 그는 바로 냉담하게 웃으며 말했다.“허허허, 내 죄가 사실이야? 설마 너희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야?”“너희들 멍청한 척하지 마, 내가 신희도와 야합하는 것을 누가 몰라? 하지만 너희들은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는 걸 전혀 보고도 못 본 척 했잖아.”“손복기 당신의 그런 행동이야말로 바로 잘못을 저지른 거야. 당신이 지금 무슨 면목으로 여기에 앉아서 허풍을 떨고 있어?”“모두 오십보백보야. 속은 시커먼 주제에 결백한 척 가장하지 말아.”“손복기, 굳이 이럴 필요
진루안은 벌레 한 마리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고, 한 명의 나쁜 놈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진루안은 오히려 그가 손씨 집안 사람이라고 해서 고의적으로 보복하려 하지 않았다. 필경 손씨 가문 사람들 중에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겠지만, 진루안은 절대 나쁜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또 일이 있어요?” 손복기는 지금 아주 좋지 않은 표정이었다. 눈살을 찌푸린 채 진루안을 쳐다보면서 짜증스럽게 물었다.그는 지금 진 선생이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빨리 이곳을 떠나서, 자신에게 불이 옮기지지 않게 하고 싶을 뿐이다.하지만 진루안이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내가 괜찮으면, 당신은 그냥 가고 싶다는 겁니까?” 미간을 찌푸린 진루안은 불쾌하게 손복기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손복기는 차가운 얼굴로 진루안을 쳐다보고 담담하게 말했다.“나는 일이 바빠서 지금 반드시 돌아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 전체의 일은 아무도 처리하지 못할 겁니다.”“그리고 진 선생은 너무 많은 일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도 진 선생을 위한 것입니다.”“진 선생이 지금 한 행동은 이미 관심을 끌었을 것입니다. 진 선생, 잘 지내세요.”“천룡, 우리는 가자!” 손을 흔든 손복기는 강천룡을 데리고 가려고 했다.“도구야!” 진루안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고 진도구를 향해 호통을 쳤다.순식간에 바로 뛰쳐나온 진도구가 문 앞에서 손복기와 강천룡의 어깨를 잡았다.“건방진 것!” 금구시의 신대평은 진도구가 감히 손복기를 이렇게 대하는 것을 보고 즉시 일어서서 노발대발했다.이찬국은 눈빛은 복잡했다. 신대평을 보면서 신대평의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선급의 사람들이 싸우는 것이 분명한데 이 작은 인물도 감히 끼어드는 거야?’그러나 그는 신대평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 역시 그의 마음속의 잔꾀였다.“진루안, 너 도대체 뭐 하려는 거야?”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손복기는 주먹을 꽉 쥔 채 진루안을 노려보며 물었
“소주님, 손복기에게 정말 문제가 있다면 정말 처리하시겠습니까?”진도구는 굳은 얼굴로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진도구는 손복기의 일로 진루안이 수렁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의 마음속에는 처리할 수 없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관여하지 않거나 감히 관여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소주인 그는 무관심할 수가 없었다. 손복기가 자리만 차지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게 내버려 둔다면, 마지막에는 국민들이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당연히 엄정하게 처리해야지, 결코 손복기가 한쪽을 해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어.”“물론 곽진성이 말한 것이 진짜인지는 아직 자세한 조사가 필요해. 그를 처리할 증거가 없으면 안 돼.”“네가 생각하는 것도 일리가 있어. 결국 손복기의 영향력은 아주 광범위해.”진루안은 눈살을 찌푸린 채 정중하고 신중한 말투였다.이때 빠른 걸음으로 들어온 대책임자가 굳은 얼굴로 진루안의 앞에 섰다.“사고가 났습니다.”“무슨 일이야?” 진루안은 멍하니 대책임자를 바라보았다.대책임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했다.“방금 금주시에서 전해진 소식인데, 곽진성이 있던 별장에 불이 나서 모두 잿더미가 되었다고 합니다!”지금 대책임자의 말투는 아주 심각했다. 지부의 책임자인 그는 곽진성의 별장에서 뜻밖에 불이 난 것이 필연적으로 우연이 아니며, 틀림없이 누군가가 고의로 방화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왜 고의로 불을 질렀는지에 대해서 대책임자는 이미 어느 정도 추측하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진루안도 마찬가지로 깊이 생각했다. 다시 이 가능성을 생각하자, 안색이 변할 수밖에 없었다.“손복기가 손을 댔어.”“큰일이야, 곽진성이 위험해!”갑자기 진루안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는 이미 곽진성의 별장에 필연적으로 손복기의 범죄 증거가 있다고 추측했다. 그렇다면 곽진성 본인에게 있어서 마찬가지로 아주 큰 위험이 있었다. 손복기가 손을 써서 곽진성을 죽이고 후환을 막을 지도 몰랐다.“빨리, 네 정보 요원을 빨리 곽진성이 있는 차량으로 보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